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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상은 현실
작가 : 걸리
작품등록일 : 2017.1.4

평범한 여고생 지희. 그런데 교통사고가 난 후 상상 하는 것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지희는 삶의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2)변화2
작성일 : 17-01-05 00:50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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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보는 밤하늘은 별이 없음에도 아름다웠다. 그래도 '별이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이기심에 사라져버린 별들은 나는 보고싶었다. 어릴적 보았던 찬란하던 밤하늘을 떠올려 보았다. 별이 하늘 가득 메웠던 그 하늘을. 그런 하늘을 상상했다.

 

  찰나였다.

 

  눈을 한번 깜빡이는 작은 시간. 수도꼭지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스위치를 누르자 불이 켜지는, 떨어지는 꽃잎이 바닥과 마주하는 그런 짧은 순간이었다. 그 순간에 눈 앞은 별로 가득했다. 내가 어릴 적 보았던 하늘만큼 가득. 눈부시게 아름다운 밤하늘은 마법같이 생겨났다. 정말 누군가 마법을 부린 것처럼.

 

  내가 그 하늘과, 그 별들과 마주했을때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넋을 놓고 오로지 그 하늘을 모두 눈에 담겠다는 듯이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그 시간 동안은 눈을 깜빡이는 것 조차 잊어버렸다. 눈이 시려워 눈물이 흐를 때쯤에 정신이 돌아왔다. '이게 현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하늘이, 이 순간이 현실인가. 내가 보고 있는게 환상이 아닌 걸까.

 

  답은 알 수 없었다. 왜 갑자기 내 눈 앞에 생겨난 것인지 모를 하늘을 나는 가만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중력처럼 이끌렸다. 분명 어릴적과 같은 하늘이지만, 이 상황과 이 장소에서 갑자기 뜻밖에 만난 하늘은 아름다웠고, 찬란했고, 신비로워서 내 심금을 울렸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만져본 내 얼굴은 눈물 범벅이었다.

 

  처음이었다. 슬퍼서, 억울해서, 화가나서 우는 게 아닌, 너무 아름다워서 우는 것은.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내 몸속의 하나의 기관 처럼 생동감있게 살라있다.

 

  한참을 하늘을 바라봤고, 그만 들어가야겠다고 느껴 일어나서 본 하늘은 별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 날의 하늘이 현실이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사라진 별들을 황망히 바라보던 당시의 나는 내가 너무 아파서 헛것을 봤다고 생각했다. 그런 헛 것에 눈물까지 흘려버린 자신이 부끄러워서 도망치듯 병실로 향했지만, 마음 속 한 곳에는 의심이 남아있었다.

 

  '정말 그건 단지 헛 것일까?'

 

  하지만, 나는 평범하고 평범한 학생이었기에 내게 이상하고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그다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냥 평범하고 순탄하게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소시민이었기에 사실을 외면했다. 그러나 외면한 그 사실을 다시 마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시 일주일 정도가 흘러 퇴원하는 날이었다. 부모님께서 퇴원 수속을 밟는 동안 나는 오랜만에 입는 내옷의 감촉과 내음을 느끼며, 병원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흔들거리는 내 발의 끝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퇴원수속이 생각보다 오래걸려 다리 흔들거리는 것조차 지겨워질 때에는 주위 상황을 구경했다. 모여 앉아 웃고 떠드는 환자들, 혼자 링겔을 끌고 복도를 거니는 환다, 무표정한 얼굴로 또는 친절한 얼굴로 업무를 보는 간호사들, 그리고 간호사를 대동하고 걸어가는 의사. 이게 바로 현실이었다.

 

  그때 내가 본 것은 이 현실과 달랐다. 공기의 무게조차. 그런데 자꾸만 그 때가 생생한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오히려 내 주위의 상황들이 멀리 있는 것 같고, 내 앞에는 그 때가 펼쳐진 것처럼 느껴졌다. 혼자 있는 것처럼 주변이 점점 멀어지고 있을떼, '탁'하고 엄마가 내 어깨를 쳤다.

 

 "이제가자. 오랜만에 집에 가니까,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게."

 라고 말하며 엄마는 빙그레 웃었다. 나도 따라 빙그레 웃었다.

 

  아빠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엄마와 아빠는 앞좌석에 앉고 나는 뒷좌석에 탔다. 나는 몸을 차문에 기대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하늘을 떠다니고 있었다. 몽실몽실한 구름들은 귀여웠다. '동물모양이면 더 귀여울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토끼 모양, 강아지 모양, 고양이 모양. 양 모양의 구름들을 떠올려봤다. 상상해봤다.

 

  찰나였다. 이번에도. 찰나의 순간에 하늘의 구름들은 원래 그랬다는 듯이 내가 상상한 모양들로 바뀌어있었다. 나는 이번에도 하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놀랐다. 그래서 하늘에 눈을 떼지 않고 간신히 쥐어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하늘에.."

  "하늘?"

 

  나는 그 순간에도 하늘에서, 구름에서 눈을 떼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가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엄마는 하늘을 봤을 것이다. 왜냐하면 엄마는 내게 말했기 때문이다.

 

  "어머 구름이 귀엽네. 저건 고양이고, 저건 강이지고, 저건 양인가? 저 구름은 토끼네! 살면서 이런 구름들은 처음이다. 신기하네."

 나는 엄마의 말을 듣자마자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하하"

  웃음은 공기 중에 흩어져갔다.

 

  "왜 갑자기 웃어?"

  엄마가 물었다.

 

  "그냥."

  허파에 바람이 가득찼다. 웃음이 계속해서 나왔다. 아마 그 때 날보는 엄마의 표정은 이상했을 것이다. 이상한 사람 보듯 나를 봤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웃음이 계속 났고, 일부로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웃음을 계속해서 계속해서 흘려보냈다. 그것만이 내가 나의 변화를 눈치채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이었으니. '하하하'하고 웃던 웃음소리가 멎어들 때까지, 웃음소리가 숨소리로 변할 때 까지 내 시선을 연전히 한 곳을 향해있었다. 내가 시선을 뗐을 때는 집에 도착했을 때였다.

 

  차에서 내려 다시 본 하늘은 원래의 하늘로 돌아가 있었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내가 본 것은 환상이라고 주장하듯리. 하지만, 나는 이제는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안다. 내가 외면했던 사실을, 내 변화를 다시 마주했을 때 그제서야 나는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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