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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태양전기
작가 : 윤신현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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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잃었고, 목표를 세웠다. 덧없이 죽어간 벗이 남긴 삶의 무게.
지금 그 길을 가슴에 품다. 벗이여, 저 하늘의 태양과도 같은 존재가 되겠다!
하류무사가 꿈꾸는 무의 대지, 천무십관 시작된 도전, 처절한 단련, 모든 것은 고독한 싸움이었다.
가슴에 태양을 품고 양손에 열기를 머금은 사내 신기주.
지금 그가 친구를 대신해 절대지로를 걷는다. 그의 족적 아래 신화는 눈을 뜬다!

 
제 11 화
작성일 : 16-07-19 13:25     조회 : 498     추천 : 0     분량 : 8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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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제 5 장. 백팔철인(百八鐵人).

 

 

 

 신기주는 개인 수련실을 나왔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다시 이곳에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이상하게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9년 동안 살아왔던 곳이니 만큼 정이 들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리라.

 정들었던 개인 수련실을 뒤로하고 신기주는 팔관의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뒤에서 암적표가 미세한 기척을 흘리며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게 느껴졌다.

 “흘흘! 너도 드디어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게냐? 크흘흘! 곧 병신이 되어 나오겠구만!”

 거침없이 팔관을 향해 걸어가는 그를 향해 노인이 저주나 마찬가지인 폭언을 내뱉었다.

 그러나 신기주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으며 그저 걸어갔다.

 뒤에서 하나의 시선이 더 느껴졌다.

 내공관에서 잠시 마주쳤던 청년이 오랜만에 모습을 보이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청년의 눈에 담긴 비웃음을 느끼며 신기주는 팔관 안으로 들어갔다.

 “어떤 곳인지 그동안 정말 궁금했었지.”

 석문 너머의 어두운 공간.

 그 공간이 신기주가 들어옴으로서 일렁이기 시작했다.

 천장에서 희미한 빛만 흘러들어오는 팔관에서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음울함이었다.

 사람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음울하고 어두운 풍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으로 사람 크기와 똑같은 철상(鐵像) 열여덟 개가 보였다.

 그그긍.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냥 사람과 비슷한 철상이라고만 여겼던 열여덟 개의 철상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과 똑같이 생긴 열여덟 개의 철상들은 각기 다른 병기를 쥐고 있었다.

 검(劍), 도(刀), 창(槍), 극(戟), 곤(棍), 봉(棒), 추(鎚), 단검 등 다양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장(拳掌)을 사용하거나 퇴각술(腿脚術)을 사용하는 철상도 있었다.

 그 중 신기주를 가장 먼저 공격한 철상은 주먹을 사용하는 녀석이었다.

 터억!

 “윽!”

 팔관의 내부를 살펴보고 있던 신기주는 갑자기 뻗어오는 일격에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막았다.

 불의의 일격을 막아내긴 했으나 충격이 상당한지 신기주가 얼굴을 찡그렸다.

 통짜 철로 만들어진 모양인지 팔뚝이 욱신욱신 거렸다.

 “이거 장난이 아닌데?”

 심지어 무게의 차이로 인해 뒤로 밀려나기까지 한 신기주는 왜 그동안 사람들이 팔다리가 부러져 나온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무식한 공격을 막아내니 몸이 남아날 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라면 견뎌낼 수 있다.’

 신기주의 눈이 빛났다.

 다른 이였다면 이번 공격에 팔다리 중 하나는 부러졌을 것이다.

 그러나 신기주는 달랐다.

 그는 이관에서 악착같이 몸을 단련했었다.

 그때 이미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충격을 많이 겪어봤기에 이 정도 충격은 아프긴 해도 견딜만 했다.

 ‘아마도 외공관은 팔관을 대비해서 준비해둔 관문이었나 보군.’

 부우웅!

 신기주가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에 검을 든 철상이 그를 향해 묵직한 철검을 휘둘렀다.

 두께만 해도 일반 장검에 두세 배는 될법한 크기의 철검이었지만 다행히 날은 없었다.

 하지만 제대로 맞는다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뭉개질 것은 자명했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팔관의 성격에 대해서는 파악이 끝났다.

 아마도 구관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 열여덟 개의 철상을 쓰러뜨려야만 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단숨에 끝내주지!”

 철상의 일권을 맞고 밀려났던 신기주가 마치 궁신탄영(弓身彈影)을 펼치는 것처럼 순식간에 앞으로 쏘아졌다.

 그런 신기주의 안면을 향해 끝이 뭉특한 봉이 일직선으로 뻗어왔다.

 얼굴 정면을 노리고 쇄도해 오는 철봉은 신기주의 머리를 금방이라도 아작낼 것만 같았다.

 스으윽.

 철봉이 이마 한 치 앞까지 다가온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쇄도해 오는 철봉을 직시하던 신기주의 머리가 사라진 것이다.

 아니, 아예 신형 자체가 사라졌다.

 터엉!

 신기주의 신형이 사라진 것과 동시에 묵직한 소리가 팔관을 울렸다.

 그리고 봉을 들고 있던 철상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놀랍게도 몸 전체가 철로 이루어진 철상이 허공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스슥!

 몸통박치기로 철상을 튕겨낸 신기주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떠오른 철상의 배 위에 나타나서는 강력한 일권을 머리에 꽂아 넣었던 것이다.

 까득!

 철로 이루어진 철상의 머리가 흉측하게 찌그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단숨에 철상 하나를 무력화시킨 신기주가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쌔애애액!

 착지한 신기주의 사방에서 철상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하나를 처리하긴 했으나 아직 팔관에는 열일곱 개의 철상이 남아있었다.

 정면에선 검과 도가, 좌측에선 창이, 우측에선 방천극이 무서운 기세로 떨어져 내렸고, 뒤에선 커다란 도끼를 든 철상이 신기주를 반으로 쪼개버리겠다는 기세를 풍기며 거칠게 도끼를 휘둘렀다.

 “흐읍!”

 사방이 꽉 막힌 상황에서 신기주는 움직였다.

 어디하나 마땅히 움직일만한 공간이 없었음에도 신기주는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신기주가 노린 곳은 의외로 정면이었다.

 검과 도가 매서운 기세로 떨어져 내렸다.

 정확히 심장을 노리며 파고는 날카로운 검과 태산조차 쪼개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져 내리는 도격은 강심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조차 식겁할 정도로 무서운 기세를 담고 있었다.

 제대로 맞으면 이승을 하직하고도 남을 공격을 신기주는 침착하게 바라봤다.

 스으윽.

 철상들의 공격은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엄청난 무게에서 나오는 힘과 강도는 평범한 무인이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기주는 달랐다.

 그에겐 강철같이 단련된 육체가 있었고, 무엇도 깨부술 수 있는 두 주먹이 있었다.

 타앙!

 양손으로 검과 도를 튕겨 궤적을 살짝 바꾼 신기주는 순식간에 두 개의 철상을 지나쳤다.

 그러자 두 자루의 단검을 쥐고 있던 철상이 신기주에게 쏘아지듯 다가왔다.

 다른 철상과는 달리 작은 체구의 철상이었는데 속도가 상당했다.

 다른 철상들의 공격이 묵직함을 풍겼다면 이 철상은 날렵했다.

 쉬이익! 쉬익!

 눈으로 쫒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휘둘러지는 단검이 어느 순간 신기주의 심장과 하복부를 노리며 파고들었다.

 눈을 현혹하고 빈틈을 찌르는 공격은 신기주가 봐도 감탄할 정도로 대단했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

 터엉! 텅!

 지금의 신기주에겐 아무리 빠른 공격도 소용이 없었다.

 현란한 기술도 결국엔 하나의 단검에서 파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없이 많은 변화를 일으켜도 그 근본을 볼 수 있는 신기주에게 현란한 기술은 오히려 막기 쉬운 편에 속했다.

 두 개의 단검을 손등으로 튕겨낸 신기주는 곧장 전진무적보를 펼쳤다.

 무식하리만치 앞으로만 나아가는 전진무적보는 순식간에 철상과 간격을 좁혔다.

 주먹을 뻗기에 최적의 간격.

 그 기회를 신기주는 놓치지 않았다.

 움켜진 주먹으로 개천일륜신공의 내력이 모이고, 그것을 주먹 끝에서 폭발시켰다.

 꽝!

 수십만 번 연습한 정권이 처음으로 움직이는 상대에게 펼쳐졌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왔다.

 강철로 만들어진 철상의 가슴이 마치 포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우그러졌다.

 힘없이 주저앉는 철상을 발로 차서 멀리 치운 신기주는 또 다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긍! 그그긍!

 갑자기 빨리 움직이는 신기주를 잡기 위해 철상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이제 남은 철상은 열여섯 개.

 하지만 신기주는 웃고 있었다.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자신의 생각대로 싸운다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다.

 언제나 혼자 수련하고 단련해야 했었기에 신기주는 자신의 수준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했었다.

 강해진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혼자서 펼치는 무공과 실전에서 펼치는 무공은 엄연히 달랐다.

 무림에서 실력이 삼이라면 경험이 칠이라는 얘기가 괜히 흘러 다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걱정을 했었다.

 혼자서는 눈을 감고도 펼칠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어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걱정이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걱정을 날려버린 신기주의 몸은 더욱 가볍고 빨라졌다.

 터엉!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는 철상의 공격을 옆으로 흘려낸 후 어깨로 철상의 가슴을 밀어 친 신기주가 두 손을 움직였다.

 굳은살로 가득한 그의 양손 중 좌수는 철상의 머리를, 우수는 철상의 복부에 닿았다.

 퍼엉!

 그저 닿기만 했건만 철상은 머리가 기괴한 각도로 꺾였고, 복부엔 수박만한 크기의 홈이 파였다.

 허물어지는 철상의 뒤로 새로운 철상이 뛰어 올랐다.

 각법이 장기인지 철상의 두 다리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가 벼락같이 신기주에게 떨어져 내렸다.

 찰나를 가르는 빠른 공격은 신기주조차 피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흐읍!”

 이번 공격은 피할 수 없다고 여긴 신기주가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곤 날아오는 공을 잡듯이 부드럽게 철상의 발을 잡았다.

 쿠웅!

 하지만 무게가 실린 공격이었기에 아무리 부드럽게 막아낸다고 해도 충격이 없진 않았다.

 대부분의 충격을 땅으로 흘려보냈지만 체내에 남은 충격도 상당했다.

 허리에서 느껴지는 뻐근함에 얼굴을 살짝 굳힌 신기주는 잡고 있던 철상의 발을 잡아 당겼다.

 그러면서 신기주는 그 상태로 철상을 반 바퀴 돌렸다.

 까가가강!

 신기주를 노리던 공격들이 붙잡힌 철상의 온몸을 난타했다.

 그로 인해 신기주의 손에 붙잡힌 철상이 순식간에 찌그러지며 항거불능 상태가 되었다.

 처참하게 망가진 철상을 한쪽 구석으로 던진 신기주가 피식 웃었다.

 “자, 그럼 계속해 보자고.”

 눈을 빛낸 신기주가 다시 한 번 질주했다.

 전진 밖에 모른다는 무적보로 신기주는 철상들과 간격을 좁혔다.

 싸움이란 어떻게 보면 단순했다.

 나는 맞지 않고, 상대방을 때리면 된다.

 아니면 치명상을 입히면 이길 수 있었다.

 그것을 신기주는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터엉! 텅!

 철상들의 공격을 신기주는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내면서 정확하게 치명상을 입혔다.

 머리와 심장 부위만을 가격하면 철상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 모습에 암적표는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의심했다.

 그가 아는 철상은 결코 머리나 심장 부위를 맞았다고 해서 주저앉는 인형이 아니었다.

 머리가 박살나거나 팔다리가 잘려나가야지만 움직임을 멈추는 악귀들이었다.

 팔 하나나 다리 하나 잘린 거 가지고는 철상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신기주의 일격에 맞으면 철상들은 허망하게 바닥으로 넘어졌다.

 그 사실을 암적표는 믿을 수가 없었다.

 콰앙!

 암적표가 경악한 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신기주는 어느덧 마지막 철상을 남겨두고 있었다.

 검을 사용하는 철상이 검을 낮게 휘두르며 신기주의 무릎을 베어왔다.

 이지(理智)가 전혀 없음에도 철상의 공격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단순하지만 철저하게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공격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반복적인 공격이 없었다.

 그게 신기주는 신기했다.

 ‘하지만 신기하다고 해서 맞아줄 수는 없지.’

 신기주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천무십관에서 얻을 것은 다 얻었다고 생각했다.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길다고 할 수 있는 12년의 시간.

 그 시간 동안 신기주는 충분히 강해졌다.

 혼자서 강해질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여겼기에 그는 천무십관을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니 이만 쓰러져라!”

 무릎을 베어오던 검이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사선으로 치고 올라오는 걸 손등으로 후려쳐 궤도를 바꾼 신기주가 철상의 안면을 향해 일권을 꽂아 넣었다.

 단순하나 개천일륜신공의 극양지력이 담긴 일격은 철상의 얼굴을 단박에 뭉개버렸다.

 마지막 남은 철상이 뒤로 넘어가자 팔관 내에 서 있는 철상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후우.”

 열여덟 개의 철상을 모조리 쓰러뜨린 신기주가 작게 심호흡을 한 후 바로 구관으로 향하는 석문을 향해 나아갔다.

 “…곧장 들어갈 생각인가?”

 “물론이죠.”

 여전히 믿기지 않는 얼굴로 철상들을 둘러보던 암적표가 신기주의 걸음 소리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후 물었다.

 구관으로 향하는 문은 마지막 철상이 쓰러진 순간에 이미 열려 있었다.

 신기주는 반쯤 열린 석문을 힘차게 밀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그긍.

 팔관 때와 마찬가지로 신기주가 들어오기 무섭게 석문은 스스로 닫혔다.

 누구도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듯이 닫히는 석문에게 신기주는 눈빛하나 주지 않고서 정면을 바라봤다.

 “가관이군.”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신기주는 피식 웃었고, 그림자에 숨어 있던 암적표는 경악했다.

 팔관만 해도 마의 관이라 불리며 통과하기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는데 구관은 그런 팔관보다 더했다.

 이번에는 무려 백 개가 넘는 철상들이 십관으로 향하는 석문 앞에 오열종대로 나란히 서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 백팔 개군.”

 육안을 얻음으로서 자신이 보는 것은 그 어떤 것이든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 신기주는 순식간에 철상들의 개수를 파악했다.

 동시에 백팔철인들이 들고 있는 병기들도 살폈다.

 기본적인 무장은 십팔반 병기들인데 간간히 사마외도에서나 쓸법한 기병들도 눈에 띄었다.

 “흐읍!”

 이제는 익숙한 기관음이 들려오자 싸울 준비를 했던 신기주가 숨을 몰아쉬었다.

 갑자기 엄청난 압박감이 그의 전신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날카롭게 변한 신기주의 눈이 백팔철인 중 가장 후미 쪽 정 가운데에 서 있는 깃발을 든 철상을 바라봤다.

 그 철상이 한 발짝 내딛자 압박감이 형성된 것을 신기주가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진세란 것인가?”

 팔관에서 만났던 십팔철인들의 경우에는 단단한 몸과 무기로 끊임없이 공격해 왔었다.

 마치 차륜전(車輪戰)의 방식으로 덤벼왔는데 구관은 그보다 한 단계 발전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각자가 지정된 자리에 섬으로서 무형의 기운을 일으켜 상대를 압박하는 진법의 효과에 신기주는 몸이 몇 배나 무거워진 것을 느꼈다.

 이 상태라면 평상시처럼 움직이는 것은 힘들 것 같았다.

 ‘역시 천무십관은 하나의 고리처럼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 압박감은 오관에서 겪었던 압력과 비슷해. 강도는 훨씬 더 높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한 신기주가 뒤쪽을 흘깃 바라봤다.

 자신이 이 정도라면 암적표는 더욱 힘들 것이 뻔했다.

 그의 예상대로 석문에 기대고 있던 암적표의 호흡이 약간 거칠어진 것을 신기주는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을 길게 끌어선 좋지 않겠군.’

 암적표의 은신술은 뛰어나다 못해 고절하다.

 그리고 무공의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암적표가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때는 단 한 명을 상대할 때이다.

 지금처럼 다수와의 싸움에서 암적표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칠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철상을 하나씩 상대하는 것이었다면 암적표는 아마 신기주보다 더욱 수월하게 관문을 통과했을 터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팔관과 구관은 암적표에겐 최악의 관문이었다.

 지금만 해도 암적표는 몸을 짓누르는 압력에 힘겨워하고 있었다.

 쿠웅.

 신기주가 몸 상태의 확인을 마치자 철상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였다.

 진형을 갖추고서 천천히 다가오는 백팔철인들이 풍기는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저 다가오는 것뿐인데도 몸이 받는 중압감이 더 심해졌다.

 신기주는 눈을 감았다.

 코앞까지 철상이 다가온 상태에서 눈을 감는다는 것은 싸우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신기주는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가진 것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좋아.”

 눈을 뜬 신기주가 가장 먼저 본 것은 자신의 머리를 내려 쪼개오는 거검이었다.

 거의 신기주의 키 만 한 거검이 위에서부터 찍어왔다.

 그리고 그 옆으로 도와 창이 파고들었다.

 팔관에서의 철상들은 어떻게든 신기주를 포위해서 공격하려 했는데 구관의 철상들은 달랐다.

 이 녀석들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유지하면서 신기주를 공격해왔다.

 부우우웅!

 묵직한 파공성이 점차 가까워지는 순간에 신기주가 앞으로 달려나갔다.

 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은 여전했지만 신기주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순간에 거리를 좁힌 신기주는 정면으로 떨어져 내리는 거검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스르륵.

 마치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신기주의 오른손이 움직이며 거검의 검면에 닿았다.

 그 순간 거검이 거짓말처럼 반대로 튕겨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신기주가 파고들었다.

 철상에게 안기듯이 파고든 신기주는 좌수를 철상의 머리에 댔다.

 팔관에서 철상들을 쓰러뜨릴 때처럼 촌경(寸勁)을 사용하려 한 것이다.

 터엉!

 촌경이 적중하자 철상의 얼굴이 우그러지며 뒤로 쓰러졌다.

 하지만 압박감은 여전했다.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 압박감에 신기주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저 녀석을 쓰러뜨려야 진세가 무너지는 모양이군.”

 실험 삼아 철상 하나를 쓰러뜨렸지만 압박감이 전혀 줄지 않자 신기주는 확신할 수 있었다.

 진세를 일으킨 깃발을 든 철상이 이 진의 중심이란 사실을.

 “그래서 가장 뒤쪽에 있는 것이겠지? 잡히면 진세가 무너질 테니.”

 대답할 수 없는 철상들에게 말하며 신기주가 두 손을 가볍게 풀었다.

 지금까지 신기주는 천무십관에서 익힌 무공을 제대로 펼치지 않았다.

 굳이 무공을 펼치지 않아도 철인들을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유운풍진수결이다. 막아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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