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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적문주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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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가 혼란할 때마다 나타났던 전설의 문파 강호인들은 그들을 무적문이라 부른다.

마도천하의 시대.
명문파 비검문은 유일한 계승자인 설화를 보호하기 위해 표운성이라는 청년을 찾는데.
걸핏하면 돈돈돈.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도 돈이요, 가장 귀한 것도 돈이다.
돈에 환장한 문주가 나타났다.

 
제 24 화
작성일 : 16-07-19 13:23     조회 : 495     추천 : 0     분량 : 7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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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대혁이 웃지 못할 이 상황에 짜증이라도 내듯 소리쳤다.

 “네 이놈! 네놈은 누구의 사주를 받고 감히 본문에 잠입한 것이냐!”

 “......”

 역시 도검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차대혁이 다시 소리쳤다.

 “썩 입을 열지 못할까!”

 “...죽여라.”

 도검추가 힘겹게 말을 흘렸다.

 그의 말이 가시가 되어 차대혁의 심장을 찔렀다.

 하나 내색해서는 안 된다.

 ‘대주, 미안하네. 조금만 더 버티게.’

 차대혁이 다시 한 번 매몰차게 몰아붙였다.

 “죽음인들 허락할 것 같으냐! 배후를 밝혀랏!”

 “배후를 밝히라잖아.”

 운성이 끼어들며 깐죽거렸다.

 도검추가 무서운 눈빛으로 운성을 쏘아보았다.

 “어쭈? 노려보면 어쩔 건데? 어쩔 건데?”

 운성이 도검추의 무릎을 발로 밟았다. 진기를 잔뜩 싣자 으드득 소리가 났다.

 “끄으으윽!”

 도검추의 눈이 허옇게 뒤집혔다.

 무릎이 부서진 게다.

 그가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차마 두 눈 뜨고 봐주기 힘든 광경이었다.

 차대혁이 다시 소리쳤다.

 “말해! 누가 시킨 짓이냐!”

 “죽여라!”

 도검추가 발악하듯 소리쳤다.

 사실 그건 문주를 향한 간절한 애원이기도 했다. 제발 자신의 목숨을 빨리 끊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호소였다.

 운성이 다른 한쪽 무릎도 발로 밟았다.

 으드득!

 “끄아아악!”

 도검추가 거품을 물며 비명을 내질렀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뇌리를 들쑤셨다.

 뼈가 부러지기만 한 게 아니다. 잘게 부서졌다. 이제 도검추는 평생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없을 게다.

 무인이 다리를 못 쓰니 앞으로의 인생은 불 보듯 뻔하다. 살아 있어도 죽느니만 못할 게다.

 운성의 목숨을 노린 대가는 너무 컸다.

 차대혁은 순간 더럭 겁이 났다.

 저러다가 대주가 자신의 이름을 대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성을 잃고 무의식중에 자신을 지목하면 어쩌나.

 차대혁이 더듬거리며 다시 물었다. 지금까지의 날카로움이 사라진 목소리였다.

 “배, 배후를 밝혀라. 그러지 않으면... 넌...”

 “끄으으...!”

 “진짜 끈질기네.”

 운성이 이번에는 도검추의 어깨를 잡았다. 진기를 싣는 순간 어깨가 부서지고 평생 팔도 쓰지 못할 게다.

 순간 도검추가 울부짖었다.

 “그만! 그마아안!”

 동시에 차대혁이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으아앗!”

 푸욱!

 그가 내찌른 검이 도검추의 심장을 관통했다. 도검추가 움찔 떨더니 이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절명한 게다.

 도검추의 등 뒤로 삐죽 튀어나온 검날을 보고 운성이 몸을 세웠다.

 “죽이면 어떡해요? 이제 말하려고 했을지도 모르는데.”

 “미, 미안하오. 표대협. 차마 더는 지켜볼 수가 없었소. 이런 방식은 너무 잔인하오. 이건 우리 정도인의 방식이 아니오.”

 “흐응. 그런가요?”

 운성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차대혁을 보았다.

 차대혁이 얼른 몸을 돌렸다.

 “밖에 있는가?”

 “예, 문주님.”

 이미 실내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기 때문에 밖에 대기하고 있는 무인들은 많았다.

 “당장 표대협의 방으로 가서 다른 자들을 확인하게.”

 “옛.”

 무사가 쏜살같이 달려갔다.

 원평과 설화는 여전히 멍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이 죽은 도검추와 운성을 번갈아 보기만 했다.

 “표대협,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당장 방을 옮겨드리도록 하겠소.”

 “죄송하단 말씀으로 넘어가실 일이 아니잖아요, 이건. 제 목숨을 위협받았다고요. 문주님께서 안전을 보장하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어찌 해야 할지...”

 “은자 이천 냥.”

 “예?”

 네 사람이 동시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운성을 보았다.

 “은자 이천 냥을 더 주셔야겠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지금 제가 입은 정신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에 대한 보상금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문주님만 믿고 있다가 목이 떨어질 뻔했습니다.”

 “끄음...”

 차대혁이 불편한 기색으로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어찌 보면 잘 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우선 돈을 마련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표운성을 조금 더 잡아둘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놈을 없애리라.

 성공만 하면 내준 이천 냥도 다시 찾아오고, 비월대주의 원수도 갚는 셈이다.

 차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표대협. 모든 게 내 불찰이니 대협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소. 하나 갑자기 그 많은 돈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합니다. 그 점 미리 양해를 구하겠소.”

 “역시 문주님은 저랑 잘 통하시는군요!”

 운성이 해맑게 웃었다.

 

 “설명해주십시오, 사부님.”

 원평이 딱딱한 얼굴로 말했다.

 한바탕 혈풍(血風)이 휩쓸고 지나간 실내에는 이제 차대혁과 엽상섭 그리고 원평만이 남아 있었다.

 차대혁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가 피곤한 표정으로 탁자에 앉았다.

 “나중에. 나중에 설명하마.”

 “아니오. 지금 들어야겠습니다.”

 “나중에 말해준다지 않느냐!”

 “사부님!”

 원평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엽상섭은 그저 착잡한 표정으로 창가에 서 있을 뿐이었다.

 원평이 그런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전 일어났던 불상사에 그도 관련되어 있을 거란 강한 직감이 든 탓이다.

 차대혁이 역정을 부렸다.

 “나도 모른다! 이놈아! 웬 놈이 표대협의 침소를 노린 게 아니더냐!”

 “웬 놈? 지금 웬 놈이라고 하셨습니까?”

 “......!”

 차대혁이 흠칫 떨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알고 있었던 건가?

 하긴 원평은 창비문의 소룡(小龍)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아무리 비월대주의 얼굴이 만신창이가 됐다지만 조금만 눈 여겨 본다면 알 수 있었으리라.

 원평이 노기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자는 분명히... 비월대주였습니다.”

 “......!”

 “제 말이 틀렸습니까?”

 “...맞다.”

 “사부님!”

 원평이 홧김에 다시 소리쳤다.

 어찌 이런 대답을 이리도 태연하게 한단 말인가.

 뭔 진 몰라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사부는 모종의 일을 꾸민 것이 틀림없었다.

 그것도 치사하고 졸렬한 방법으로!

 차대혁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올 것이 온 게다.

 일을 먼저 저지르고 수습하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었는데. 이제는 저지르기 전에 달래야할 일이 생긴 게다.

 “평아, 앉아라.”

 “이대로 듣겠습니다.”

 “앉아!”

 원평이 마지못해 앉았다.

 차대혁이 차분한 눈길로 그를 보았다.

 “평아, 너는 작금의 강호가 어떻다고 생각하느냐?”

 “엿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냐?”

 “당연히 마도 무리들을 모조리 쓸어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언제가 좋다고 생각하느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차대혁이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내 수제자다. 어릴 적부터 너의 모든 면이 마음에 들었다. 해서 애착도 많이 가졌지. 처자식이 없는 나로선 네가 내 아들과도 같았다. 한데 네가 커갈수록 딱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뭡니까?”

 “고집.”

 “......”

 “너는 굽힐 줄을 모른다. 굽힐 줄 모르는 자는 언젠간 부러지고 만다. 그게 강호의 법칙이다. 굽힐 땐 굽힐 줄을 알아야 한단 말이다.”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들어 보거라. 모든 것은 적기(適期)가 있다. 가장 알맞은 시기가 있단 말이다. 매서운 칼바람이 싫다하여 성급히 꽃을 피운 나무는 결국 얼어 죽고 마는 법이다. 지금 강호가 바로 그렇다. 살을 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럴 땐 웅크려야 하느니라. 그리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차대혁은 잠시 뜸을 들였다.

 잠시간이지만 무겁디무거운 침묵이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마교와... 손을 잡기로 했다.”

 “......!”

 원평이 벌떡 일어났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들은 대로다.”

 “사부님!”

 차대혁이 입을 한일자로 다물었다.

 “이건 아닙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평아!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못 알아듣겠느냐!”

 “못 알아듣겠습니다! 아니, 알아듣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비겁한 변명입니다!”

 “원평, 네 이놈!”

 차대혁이 노호성을 터트리며 내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장삼자락이 세차게 펄럭였다.

 하지만 원평의 표정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하나만 묻겠습니다.”

 “무엇이냐?”

 “표운성을 죽이려고 한 이유도 그것입니까?”

 “만약을 대비해서였다.”

 “설화를 마교에 넘길 때 차질이 생길까봐?”

 “그 이유 없잖아 있다.”

 “하! 하하! 하하하하!”

 원평이 실소를 터트리더니 이내 대소로 이어졌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그렇지 않았다. 분노와 서글픔이 뒤섞여 묘한 표정이었다.

 “이런 분이셨군요. 제가 어려서부터 따른 사부님이 이런 분이셨군요!”

 “우리 문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느냐? 이대로 버티다간 우리 역시 비검문처럼 모조리 개죽음을 당할 뿐이야!”

 “...그러셨군요.”

 “뭐가 말이냐?”

 “비검문. 비검문의 멸문이 사부님을 이토록 나약하게 만들었군요.”

 “그건 아니다. 이건 냉철하게 판단한 결과야.”

 “됐습니다.”

 원평이 손을 들어올렸다.

 그는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표정이었다.

 비월대주가 죽을 때보다 더 심한 충격이었다.

 그가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사부님은 더 이상 제 사부님이 아닙니다.”

 “평아, 너!”

 “실망입니다.”

 “앉아 보거라. 와서 좀 더 이야기를...”

 “아니오. 지금은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원평이 몸을 휙 돌렸다.

 “평아!”

 하지만 그는 일별도 주지 않고 그대로 걸어갔다.

 문을 열고 나간 그가 어디론가 몸을 날렸다.

 차대혁이 손을 들어 올렸다가 힘없이 내렸다. 엽상섭이 다가왔다.

 “충격을 많이 받은 모양이군요.”

 “아직 어려서 그럴 걸세. 한심한 녀석!”

 “너무 갑작스러웠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좋게 나온 이야기도 아니었고.”

 “저렇게 뛰쳐나갔으니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겠군.”

 “오히려 잘 됐습니다.”

 “무슨 말인가?”

 엽상섭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있었다면 서로 검을 겨눌 상황이 왔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이대로 오후까지 나타나지 않으면, 표운성과 설화 아가씨를 우리끼리 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과연.”

 “처음 의도대로 원평의 일은 나중에 정리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긴 그 아이가 없는 동안 일을 벌인다면 녀석도 별 수 없을 테지.”

 차대혁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

 

 ***

 

 “원평이 문을 나섰습니다.”

 극신이 보고했다.

 운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평이 분기탱천한 얼굴로 문을 뛰쳐나갔단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다.

 원평은 이번 일에 관련이 없다.

 운성은 탁자에 앉았다. 그가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간밤의 침입자들. 그들은 담도 크게 문을 통해서 잠입했다.

 목적은 암살.

 누구의 지시였을까?

 너무 간단하다. 창비문이다.

 그들의 암살 시도 이전에 창비문이 마련한 음식에는 한몽초가 들어있었다.

 극신은 항시 자신의 뒤를 은밀히 따른다. 그런데 극신은 멀쩡했다. 즉, 음식을 통해서 약효가 들어왔단 말이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잠입한 암살자들.

 게다가 차대혁은 그 암살자의 입을 열기도 전에 죽여 버렸다. 운성은 오늘 아침 암살자를 고문하면서도 시선은 차대혁을 응시하고 있었다.

 암살자가 고문당할 때 차대혁은 극도로 불안해했다.

 모든 정황이 말하고 있다.

 ‘창비문이 마교와 손을 잡기로 작정했군.’

 그렇다면 지금까지 엽상섭의 행동도 모두 이해가 된다.

 마음 한쪽 구석에 남아있던 찝찝한 기분의 정체.

 차대혁이 마교와 손을 잡기로 했다면, 엽상섭도 설화를 죽이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아니, 그는 오히려 설화를 안전하게 이곳까지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다.

 왜 그랬을까?

 창비문이 무사히 마교와 손을 잡기 위한 증표다.

 차대혁이 설화를 마교에게 넘긴다면, 마교로서도 이보다 확실한 보증이 없는 게다.

 훗날 창비문이 마음을 돌려먹는다고 해도, 질녀를 팔아넘긴 문파를 어느 정파가 도와줄까.

 말이 좋아 손을 잡는 것이지, 엄밀히 말하자면 충성의 증표나 다름없다.

 “모든 게 착착 이어지는군.”

 운성이 재미있다는 듯 미소 지었다.

 원평이 문을 뛰쳐나갔으니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어쩌면 창비문이 마교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도 모른다.

 기분이 풀리려면 적어도 오늘 안으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 차대혁과 엽상섭은 어떻게 할까?

 자신과 설화를 치려고 할 게다.

 가장 좋은 시기는?

 오늘이다.

 오늘 중으로 창비문은 자신을 공격할 게다. 설화도 공격할 게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흥정을 해야지.”

 “예?”

 운성이 웃으며 일어났다.

 “수고했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극신은 두 말 하지 않았다.

 운성이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그가 알아서 처리할 게다. 그는 운성을 믿었다.

 문주를 절대적으로 믿었다.

 

 운성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행동했다.

 창비문의 장원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기도 했고, 창비문에서 마련한 음식을 거리낌 없이 먹기도 했다.

 가끔 시녀들에게 원평은 왜 보이지 않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럼 아침에 몹시 화가 나서 어디론가 갔다고들 하더라는 이야기만 돌아왔다.

 운성은 마냥 생각없는 사람처럼 창비문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하나 사실 그는 창비문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었다.

 미세한 변화는 신시초(申時初)에 일어났다.

 창비문 무사들의 움직임이 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움직인다!’

 해가 저물 때쯤 사단을 벌일 생각이리라.

 운성이 걸음을 서둘렀다.

 

 “아?”

 설화가 멈춰서 운성을 보았다.

 막 문을 열고 나오던 운성과 마주친 것이다.

 운성이 웃으며 물었다.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아니.”

 설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걱정이 돼서 왔더니 실없는 소리는 여전하다.

 아침엔 너무 놀라서 운성을 찾아와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암살자를 고문하는 운성의 잔인함에 치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운성이 신경 쓰였다.

 얼마나 놀랐을까? 기분은 괜찮을까? 장원을 서성이며 돌아다닌다던데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걸까?

 자신을 따라 여기까지 와서 그런 일을 당했으니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한데 지금 보니 괜찮은 모양이다.

 운성은 평소와 똑같은 모습이다.

 운성이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안 그래도 찾아가려던 참이었어.”

 “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려고.”

 “뭔데?”

 “그냥은 안 돼.”

 “그럼?”

 “은자 오천 냥.”

 “뭐?”

 설화가 놀라서 소리쳤다.

 또 장난을 치나 싶어서 운성을 보았다.

 한데 뭔가 다르다.

 지금까지 실없는 소리로 장난을 치던 운성의 표정이 아니다. 마냥 은자만 밝히며 어떻게든 돈을 뜯으려하던 그 운성이 아니었다.

 운성이 말을 다시 이었다.

 “정보 제공료로 오천 냥. 그리고 문제해결까지 바란다면 오천 냥 추가. 도합 일만 냥.”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운성의 표정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너에겐 아주 중요한 정보야.”

 “그게 뭔데?”

 설화는 왠지 가슴이 뛰었다.

 지금까지 너무 좋지 않은 소식만 잔뜩 들어와서 그럴까? 어쩐지 운성의 입에서 불길한 말이 나올 것만 같았다.

 “좋아, 그럼 정보는 무상으로 제공해주지. 단, 정보를 들은 후에 해결을 원한다면 일만 냥을 내는 거야. 어때?”

 “말하기나 해. 그 정보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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