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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제로(zero)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2.17

뭐든 제대로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에서의 제대로 된것 뭐 하나 없는 사람들의 버티기

 
13
작성일 : 16-12-19 17:02     조회 : 352     추천 : 0     분량 : 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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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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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성은 외판원이었다. 요즘에는 사라져 버린 직업 대문을 똑똑 두드리면서 좋은 책이 있는 데요 하고 옛날에는 그렇게 사람들이 물건을 팔던 시대도 있었다. 그런 외판원에게 이 백과 사전 만 있으면 아들 명문대 보내는 건 문제도 아니라는 말에 엄마는 기십만 원 하는 백과 사전을 사고 카드도 없는 그 시절에 할부로 똑똑 끊어내며 지불했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욕을 먹고 여자가 집에서 하는 짓이란 소리에 부부싸움도 살벌하게 했다. 그래서 네 아버지가 돼지던 내가 되지던 해야지 하며 분을 삭 히지 못하던 엄마도 기억이 난다. 그런 백과 사전은 외판원의 말과 달리 두 아들은 펼쳐 보지도 못 하고 빳빳하게 책장 아래에서 집을 받히고 있다가 어느 고물쟁이의 손에서 엿과 바뀌었다. 나에게 외판원이란 이제 는 사라져 버린 그런 기억의 직업이었다.

 

 그는 예전에는 책을 팔았다. 금성사 삼성사 문우당 문학사 백과 사전 전집 과학 시리즈 전집 문학전집 한국 문학 전집 세계문학 왕비열전 조선 왕조 500년 세계의 위인 위인 전집 창작 동화 전집 교양울 위한 시 선집 그가 파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말 수완이 좋은 그는 실적 좋은 영업사원이었다. 사모님 댁에 전집 들여 놓으시죠 이렇게 교양 있으신 사모님 댁에 교양을 위한 전집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하는 식의 말 하지만 시절은 사람들이 교양을 위해 책을 읽는 시간을 조롱하던 시절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그는 정수기를 팔았다. 물을 사 먹는 다라는 먼 나라의 이야기를 요상한 이야기로 듣던 시절 맥반 석을 넣어 물을 정수 해 준다는 정수기를 그는 꽤나 팔았다. 꽤나 산다는 집의 벨을 누르고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교양 있으신 사모님 댁에 정수기 하나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요 윗집 은행장님 댁에도 하나 놔 드렸는데 뵐 때 마다 그리 좋다 해 주신다니까요 그렇게 말했다. 맥반석으로 오징어도 굽고 맥반석으로 계란을 굽게 되던 시절이 되자 맥반석 정수기는 별 볼일 없어지자 그는 CD를 팔게 되었다. 교양을 위한 교향곡 100선 영화음악 100선 벨을 누르고 사모님 교양을 위해서 CD들여 놓으시죠. 누가 요즘에 테이프로 음악을 듣습니까? 교양 있으신 사모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다니요. 실망인걸요. 하지만 교양 있는 사모님은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아예 아무도 없거나 교양 있는 파출부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부자 동네 교양 있는 사모님을 찾아가지 않았다. 교양 있는 사모님의 평준화는 고등교육의 평준화만이 아니었다. 그는 어느 집을 가서든 그 집이 어떻든 교양 있는 사모님을 찾았다. 여전히 교양 있는 사모님은 존재 했으며 그렇게 그는 몇 십 년 외판원을 유지했다. 이 시절의 외판원이라 나는 잠시 엄마에게 백과 사전을 판 사내가 이창성은 아닌지 하고 생각 했다.

 나는 그가 건낸 잔을 그에게 돌리며 물었다.

 “이젠 뭘 팔아요?”

 “음 이젠 꿈을 팔지”

 “꿈이요?”

 “음 꿈”

 나는 구체적으로 그가 뭘 파는지 궁금했다.

 그는 가방을 끌어 당겨 서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나는 그가 꺼내는 것이 뭔지 궁금했다.

 그의 손에는 작은 종이 전단지가 들려 있었다.

 그 종이를 내밀었다.

 그 종이에는 하나님의 증인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그 종이를 몇 번 받아 본 적이 있었다.

 일반 교회와는 다른 종파였다. 그래서 일반 교회에서 이단이라고 말하는 그런 종파였다.

 “전도지 예요?”

 나는 그걸 보면서 말했다.

 “그렇지. 전도”

 “뭘 팔거나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

 그는 그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하나님이나 예수님이 어떻다는 둥 하는 식의 전도의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잠잠해졌다. 부스럭 거리지도 않고 짤랑 거리지도 않았다. 사막의 미어 캣처럼 세상을 경계하지도 않았다. 언제 골아 떨어졌는지 잠잠히 도롱 도롱 잠이 들었다. 어떤 아이들이든 자는 모습은 귀엽다. 그 모습을 보자니 어떻든 아이들은 아이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여행용 가방에서 무릎 담요를 꺼내더니 아이들을 덮어 주었다. 하지만 세 명의 아이들을 덮어 주기엔 미흡한 무릎 담요를 아는지 여자는 한 아이를 덮어 주자 한 아이의 몸이 드러나고 그러자 그 아이를 덮 어주자 다른 아이가 드러나는 것이 짜증이 나지도 않는지 계속 똑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못 견디는 사람도 있다. 그것을 지켜 보다 나는 아 참 하는 소리를 나도 모르게 냈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여자는 여전히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비누가 나에게 말했다.

 “내버려둬”

 “그래도”

 이창성도 말했다.

 “그래 내버려둬.”

 신경이 거슬렸지만 내버려 둬야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 모양으로 노숙을 하거나 하진 않을 테니까

 시간은 그렇게 사람들을 도롱 도롱 잠이 들게 했다. 그 곳이 어디든 누구나 잠을 자고 그리고 머리를 붙이고 휴식을 취하면 다시 일어나서 무언가를 하게 마련이다. 완전히 비워진 소주병을 흔들며 아쉬워하는 이창성의 한숨을 들으며 이내 언제 잠이 들었는지 벽에 부러질 듯 목을 세워 베고 누운 비누의 코고는 소리를 들었다. 불은 꺼지지 않았다. 통로는 불이 켜진 상태이고 그리고 졸졸히 바닥에 혹을 박스 위에 혹은 자리 위에 누운 이들을 보고 가는 지하철 경비 직원의 한숨을 들으면 나는 자는 척을 했다. 그러다 돌아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나 역시 잠이 들었다.

 

 바닥의 냉기 때문에 잠에서 깨어 났다. 그리고 온 몸이 뻣뻣한 경직감도 들었다. 이래서 한데서 자면 목 돌아간다고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먼저 머리를 돌려 보았다. 다행이 목은 왼쪽 오른쪽 정상적으로 움직였고 비누를 보자니 일어나면 목 깨나 아프겠다고 하며 그를 봤다. 이창성은 벌써 일어나서 작은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머리에 빗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일어섰다.

 나는 멍한 의식을 차라리 눈을 두어 번 떴다 감았다.

 “가시게요?”

 “응.”

 “어디요?”

 “어디긴 집이지”

 “집 있어요?”

 나는 왜 그가 말한 집에 놀랐을 까? 잠이 싹 달아날 정도로 놀랐다. 그것은 집도 있는 양반이 왜 여기서 이러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서였다.

 그는 시계를 봤다. 그리고 급히 복도를 빠져 나갔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봤다. 코너를 돌아 그림자 마저 도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텅텅 울리던 급히 옮기던 그의 발소리도 사라지고 난 후 여전히 나는 그 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뭐 그렇게 봐?”

 “응?”

 비누가 깨서 말했다.

 비누만 깬 것이 아니었다. 시간은 새벽 5시를 겨우 넘긴 시간이었지만 그 자리의 사람들은 다들 깨서 분주히 자신만의 하루를 향해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오줌이 마려운지 고추를 쥐고 바삐 화장실로 가고 그 길을 다른 아이들이 따라 갔다. 그 발 소리도 코너를 돌아 사라졌다. 술이 깬지 아니면 의식이 돌아 온 건지 알 수 없는 사내 역시 두 손을 얼굴을 부비고 머리를 몇 차례 흔든 뒤 비누에게 담배를 하나 얻어 불을 붙이고 사라졌다. 여전히 벽을 응시 하고 있던 여자는 벌떡하고 자리를 일어서더니 다시 여행용 가방의 비닐들을 날리며 복도를 빠져 나갔다. 그 냄새도 여자를 따라 나의 코를 자극한 뒤 따라갔다. 여자의 냄새 때문에 나는 코를 감아 줬다.

 “이창성이 집에 갔어”

 놀라운 사실을 알려 주듯 눈에 힘을 주고 말했다.

 별일 아니라는 듯 비누가 말했다.

 “응.”

 “알았어? 집이 있는 사람이 왜 이런 데서 자?”

 비누가 웃었다.

 “그런 너는 너는 집 없냐?”

 “아니 난 그러니까 사정이 있으니까”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집 없는 사람이 어딨냐? 다 집 있고 가족 있고 그렇지 너처럼 그냥 사정이 있을 뿐이지”

 “그래도”

 나는 잠시 비누가 말한 그 사정이란 것이 궁금해 졌다. 하지만 그 궁금증을 오래 끌고 가기에 뱃 속에서 요동치는 시장기가 시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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