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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박
작가 : 강원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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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고유의 무예 수박.
그 전설의 완성을 위해 뫼문의 제자 북수산이 중원에 발을 딛었다.

 
제 19 화
작성일 : 16-07-19 10:55     조회 : 598     추천 : 0     분량 : 8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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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현사(保賢寺).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절의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뫄한뭐루의 후예들이 뒤쪽에 머물고 있었다.

 어찌 보면 보현사에 속해 있으나 달리 보면 보현사와 별개인 듯한 그런 장소, 그곳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최주를 비롯하여 스무 살에서 마흔 살 사이의 청장년들이 편한 한복 차림으로 둥글게 서 있었다.

 수는 대략 이십여 명 정도. 그 중앙에 사십대 중년인이 의자에 앉아 한 소년을 마주하고 있었다.

 소년, 백산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중년인이 뫄한뭐루의 주인인 한뭐루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갑구나. 뫼문이라… 십오 년 만이로군.”

 중년인은 회한에 가득 찬 눈빛을 띠며 백산에게 말을 건넸다.

 그가 바로 뫄한뭐루의 한뭐루이자 최주의 아버지인 최부염이었다.

 그런데 백산은 십오 년 만이라는 게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처음 뵙습니다. 뫼문의 제자, 백산입니다.”

 “그래… 네 이야기는 최주에게 들었다. 네가 익힌 ‘갈’의 위력을 시험해 보고 싶다고?”

 “위력을 시험하려는 게 아니라 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발의 무예만으로도 충분히 강하다는 걸 인정받으려는 겁니다.”

 “허허허, 발의 무예라… 쌈수박이 아니라 발의 무예라니, 어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느냐? 을지상인께서 무척이나 섭섭해 하시겠구나.”

 최부염은 안타까운 듯 혀를 차며 을지상인을 언급했다.

 “제 스승님을 아십니까?”

 “말했지 않느냐 십오 년 만에 뫼문의 인물을 만난 것이라고…….”

 백산은 이제야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최부염은 십오 년 전에 을지상인을 만난 적이 있었던 것이었다.

 스승을 안다는 말에 백산은 최부염이 왠지 남 같지 않았다. 사십 대 중반의 젊은 나이였지만 마치 할아버지처럼 친숙한 기분이 들었다.

 최부염은 부드러운 말투로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뫄한뭐루의 한뭐루를 만나면 최주 이상의 강한 힘을 느끼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최부염의 온몸에서는 아무런 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극히 염세적인 분위기가 풍겨지고 있었다.

 그때 백산의 시선이 최부염의 하체를 향했다.

 최부염은 두꺼워 보이는 천으로 무릎 위를 완전히 덮고 있었다.

 백산은 천에 덮여진 최부염의 다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백산의 시선이 거두어졌다.

 “그래, 을지상인께서는 건강히 잘 계시느냐?”

 최부염이 백산을 향해 물었다.

 “한뭐루님의 몸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백산의 이상한 대화법이 또 시작되었다.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답변.

 순간, 최주를 비롯한 다른 뫄한뭐루의 제자들이 눈을 부릅떴다.

 뫄한뭐루의 한뭐루가 뫼문의 주인인 을지상인의 안부를 물었는데 백산은 엉뚱하게도 최부염의 몸 상태를 논하고 있었으니 지극히 불경한 태도였다.

 “네놈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그따위 말을…….”

 “어허! 뫄한뭐루를 찾은 손님이 계시거늘 다들 어찌 그리 경거망동 하느냐!”

 제자들 중 한 명이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 백산에게 호통을 치자 최부염이 오히려 그런 제자를 나무랐다.

 백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시종일관 똑같은 표정을 보였다.

 무언가를 무척이나 궁금해 하는 표정. 그 표정엔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숨겨져 있었다.

 “그래, 네 눈에는 내 몸의 어디가 좋지 않아 보이느냐?”

 제자들의 행동을 제지하고 다시 백산을 향해 시선을 던진 최부염이 입을 열었다.

 “심(心)과 신(身)이 하나가 되어 자연의 기와 호흡해야 정상인데 한뭐루께서는 현재 심신이 불안정하십니다. 걱정과 근심이 있어 미간이 어둡고 입술에 푸른 기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마음의 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부염은 흠칫 놀랐다.

 백산의 시선이 한동안 다리에 있었으니 다리에 무슨 이상이 있냐는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 한데 백산은 다리 이야기는 전혀 하지도 않고 마음의 병이 아니냐는 말을 하고 있었다.

 “허허허! 뫼문에서 의술도 가르치는 것은 나도 몰랐구나? 좋구나, 좋아. 그런데 왜 다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느냐? 내가 마음의 병을 얻은 건 바로 이 다리 때문이거늘…….”

 최부염은 결국 자신의 입으로 다리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야 했다.

 십오 년 전에 ‘그’ 일만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두 다리로 당당히 서 있었으리라.

 뫼문의 제자 앞에서 불구자임을 알리는 자신이 너무도 한스러웠다.

 그런 최부염의 심리 상태를 잘 알아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바로 그의 아들인 최주였다.

 자신의 아비가 불구의 몸으로 백산 앞에 앉아 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졌다.

 백산에게 아비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백산과의 비무를 통해 아비가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굳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백산을 최부염에게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최부염이 불구자임을 스스로 밝히자 백산은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어도 그냥 모른 척 넘어가는 게 옳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사실 백산은 북수백산에서 성장하면서 늘 약초와 함께 해 왔다.

 ‘전신타격기’의 쌈수박을 수련하기 위해서는 근골을 강하게 하고 근육의 탄력을 유지해야 했다. 이를 위해 어려서부터 약초를 이용하여 신체를 돌보는 일에 해박한 지식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백산은 발의 무예에 대한 집념이 강해 좀 더 강도 높은 발 기술을 홀로 연습해 왔기에 크게 다치는 일이 매우 잦았다.

 그리고 발 기술을 연습하다가 다칠 경우엔 을지상인도, 사형도 따로 돌봐 주지 않았다. 때문에 혼자 상처를 치료해야 했고, 그 결과 상처나 병을 알아보는 것에 능숙했다.

 백산은 의원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진맥, 진료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백산이 볼 때 최부염의 다리는 완전히 굳어 있었다. 그를 처음 만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허리 아래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걸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하반신 불구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다리를 쓸 수 없냐고 물을 수 없었기에 돌려 말했다. 마음의 병이 있냐는 물음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리 이야기가 나오길 바란 것이다.

 쓰지 못하는 다리, 그건 곧 불구자라는 말이었다.

 천성적으로 다리를 쓰지 못했다면 한뭐루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후천적으로 다친 것이고 그 정도가 심해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이 분명했다.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지 궁금하겠지만 비무를 앞두고 널 혼란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구나. 최주와 비무를 해 보아라. 내가 너의 ‘갈’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지켜봐 주겠다.”

 최부염은 백산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의 말이 끝나자 한쪽에서 팔짱을 낀 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던 최주가 앞으로 성큼성큼 나섰다.

 “한뭐루님, 제가 한뭐루님을 대신하여 뫼문의 제자와 승부를 겨루어 보겠습니다.”

 “그래, 네가 수고를 좀 해 주어야겠구나. 하지만 비무일 뿐이니 무리하지 않도록 하여라. 과거의 일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구나, 후우우…….”

 최부염은 마지막 말을 내뱉으며 한이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 마십시오. 저도 이젠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그리고 더 이상은 다른 유파가 우리 뫄한뭐루를 우습게보지 못하게 만들겠습니다.”

 최주는 강한 의지를 담은 말을 내뱉었다.

 그 말이 믿음직스러운지 최부염은 희미한 미소를 그렸다.

 “그래, 너를 믿으마.”

 최부염은 자신의 아들인 최주가 십오 년 전의 일에도 불구하고 훌륭히 자라 준 것에 감사했다.

 이제 뫄한뭐루의 주인 자리를 최주에게 넘겨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뫄한뭐루의 ‘갈’을 차근차근 모두 익혀 온 최주.

 다른 제자들도 최주의 실력을 인정하는 바였고 그가 한뭐루가 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들은 오히려 최주가 뫄한뭐루를 더욱 발전시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을 게 분명했다.

 강한 믿음을 보이는 최부염의 말에 최주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겨야 했다.

 잠시 겨뤄 보았지만 백산의 실력은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최주는 자칫 잘못하면 질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질 수 없었다.

 아비에게 힘을 주고, 과거의 일을 잊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최주는 두 주먹이 으스러질 정도로 강하게 쥐었다.

 번뜩!

 최주의 고개가 갑자기 들리며 두 눈에서 빛을 발했다. 고개를 들고 몸을 일으킨 최주는 몸을 돌려 백산을 바라보았다.

 백산의 눈을 마주하며 최주의 발이 서서히 움직였다.

 저벅저벅.

 최주가 백산에게 다가섰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뫄한뭐루의 최주와 뫼문의 백산이 비무를 벌이는 것이다.

 아사벌의 유파가 서로 ‘갈’의 우위를 논하며 비무를 벌인 적은 지난 십오 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십오 년의 시간을 넘어 백산이 아사벌의 유파들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비사가 되어 숨겨져 왔던 과거의 사건, 그리고 이제 시작되는 백산의 비무행. 과연 그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백산과 최주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렇게 서로를 향해 움직였다.

 그 사이 최부염은 다른 제자의 부축을 받아 한쪽으로 물러갔으며 둥글게 포진해 있던 여러 제자들도 백산과 최주에게서 멀리 물러났다.

 “비무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후후후… 지키지 않았다면 넌 오늘 묘향산을 내려가지 못했을 것이다.”

 최주는 백산의 묘한 매력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차갑게 되받아쳤다. 하지만 그 연유를 모르는 백산은 계속 삐딱하게 나오는 최주가 이상하게 보일 뿐이었다.

 “뫼문의 제자이나 발의 무예로 인정받고자 합니다.”

 “내 눈에는 네가 사문을 등진 파문제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문의 ‘갈’을 버리면서까지 다른 것을 추구하려 하다니…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나 세상을 네 멋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너에게 오늘 따끔한 가르침을 주겠다!”

 “제멋대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세상이라는 녀석은 제멋대로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고 어려운 상대입니다. 저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하는 건 발의 무예로 당당해지고 싶다는 겁니다. 그 이상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럼, 어디 원하는 것을 얻어가 보아라! 차앗!”

 터엉!

 최주가 몸을 날렸다.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했다.

 최주는 시작부터 전력을 다하려는 듯 몸에서 강맹한 기운을 줄기줄기 뿌려 댔다.

 최주의 공격은 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넓고 탄탄한 어깨가 바탕이 되어 움직이는 최주의 양 손은 거목이라도 부러뜨릴 듯 거센 바람까지 불러일으켰다.

 위에서 아래로 할퀴듯 내리그어지는 최주의 오른손. 손끝에는 닿기만 해도 찢겨 나갈 것 같은 날카로운 기운이 머금어져 있었다.

 백산은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섰다. 그러나 그의 왼발은 돌려차기의 형태로 이미 최주의 손 공격을 뚫고 가슴으로 쇄도해 들어가고 있었다.

 최주는 너무도 빠른 발 공격에 피할 여유를 찾지 못하고 급히 왼팔을 세워 방어했다.

 꽝!

 백산의 정강이와 최주의 팔목이 맞부딪쳤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아무런 흔들림 없이 다음 공격을 이어 갔다.

 최주는 땅을 찍어 내며 백산 쪽으로 어깨를 튕겼다. 목표는 백산의 가슴!

 백산보다 키가 두 치나 컸던 최주는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추고 있었다. 최주의 저돌적인 공격은 멧돼지를 연상케 했다.

 그때 백산이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양 발을 좌우로 쫙 벌린 상태로 훌쩍 뛰어오른 백산은 최주의 키보다 높이 떠올라 있었다.

 최주의 상체가 백산의 가랑이 아래로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쉬익!

 공중에 떠 있던 백산의 발이 다시 모아지는 듯하더니 오른발이 꺾여지며 최주의 뒤통수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최주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몸을 뒤집었다.

 스팟!

 백산의 오른발이 최주의 코끝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때 최주의 양 손이 백산의 오른 발목을 덥석 붙잡아 버렸다.

 그대로 백산의 발을 잡아끄는 최주!

 백산의 자세가 공중에서 흐트러졌다.

 그러나 백산은 언제 어느 순간에서든 반응이 기가 막히게 빨랐다.

 최주에게 오른발을 붙잡힌 순간 이미 이런 결과를 예측했고 그대로 무릎을 구부리며 최주의 몸통 위로 수직 하강했다.

 만약 그대로 땅에 떨어지면 최주는 등에 전해지는 충격과 백산의 무릎에 가슴을 내리찍히는 고통을 동시에 받게 될 판이었다.

 그러나 최주는 그냥 당하지 않았다.

 땅에 떨어지기 직전 양 발을 들어 올려 백산의 머리를 다리 사이에 끼웠고 그대로 잡아당겨 휙 날려 버렸다.

 쿵!

 최주는 등부터 땅에 떨어졌으나 백산은 앞으로 튕겨 나가며 땅바닥을 굴러야 했다.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운 백산.

 최주도 어느새 자세를 바로잡으며 일어서 있었다.

 “후우… 후우…….”

 “하아아아…….”

 잠시 숨을 고른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마주 달려갔다.

 최주의 반 장 앞 거리에서 살짝 뛰어오른 백산. 그의 오른발이 최주의 턱을 노리고 빠르게 차올려졌다.

 퍽!

 최주는 왼손으로 백산의 발차기를 막아 냈다. 순간, 백산의 왼발이 또다시 턱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이번엔 최주의 오른손이 공격을 가로막았다.

 백산의 양 발은 거의 동시에 공격을 날렸고 다시 동시에 바닥에 착지했다.

 땅으로 내려선 백산은 통통 튀는 사슴처럼 다시 뛰어올랐다.

 뛰어오른 백산의 몸이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오른발로 원을 그렸다.

 ‘이단앞차넣기’에 이어 ‘공중돌려차기’를 시도한 백산.

 최주의 오른발이 위로 솟아오르며 백산의 발차기를 튕겨 냈다. 그러나 백산은 튕겨지는 반동을 이용해 다시 반대 방향으로 회전했고 오른발로 최주의 머리를 향해 ‘앞돌려차기’를 날렸다.

 최주는 앞으로 파고들며 왼쪽으로 몸을 돌렸고 어느새 백산을 등지고 섰다.

 백산의 돌려차기는 뒤돌아선 최주의 오른 팔목에 의해 가로막혔다. 그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에 최주의 등에 업히는 꼴이 되어 버렸다.

 그때였다.

 쿠웅!

 진각을 밟는 듯한 커다란 소리와 함께 최주의 허리가 일자로 펴지며 백산의 가슴을 향해 등이 튀어 올랐다.

 때마침 그 자리로 떨어져 내리던 백산은 최주의 등에서 뿜어지는 가공할 힘을 느끼고 급히 양 손으로 최주의 등을 후려쳤다.

 꽈아앙!

 사람과 사람의 신체가 부딪친 것이지만 위력은 엄청났다.

 번개가 번쩍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찰나적인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이 공격으로 승부가 났을 정도의 강한 충격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큰 상처 없이 양 방향으로 튕겨져 나오고 있었다.

 등을 돌린 채 앞으로 밀려난 최주는 곧바로 몸을 돌리며 백산을 향해 다시 달려들었고 튕겨진 백산은 공중제비를 돌며 바닥에 착지한 직후 최주를 향해 재차 날아들었다.

 두 사람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용호상박의 대결을 펼쳤다.

 백산은 발을 이용한 화려한 공격을 끊임없이 시도했고 최주는 놀라운 힘 위주의 공격으로 백산을 위협했다.

 최주의 공격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주로 팔과 등, 어깨를 이용한 단순한 공격이었으나 그 안에 숨겨진 잠재력은 백산과 맞부딪치는 순간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쿠웅!

 최주의 발이 진각을 밟을 때마다 공중으로 흙먼지가 치솟아 올랐다.

 파박! 파바박!

 날렵하게 움직이며 발을 날리는 백산의 모습은 신기할 정도였다. 올려차고, 돌려차고, 뒤돌아차는 백산의 발 기술.

 그 공격은 최주의 위력적인 힘 앞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백산의 ‘앞차넣기’를 최주가 신묘한 보법으로 피해 냈다. 순식간에 옆으로 돌아간 최주는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내밀며 백산을 향해 돌진했다.

 최주의 저돌적인 공격에 백산이 훌쩍 물러서려고 했을 때 앞으로 내밀어졌던 최주의 어깨가 뒤로 빠지고 왼쪽 어깨가 앞으로 나섰다. 동시에 왼팔이 쭉 펴지며 손갈퀴가 날아들었다.

 이 짧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백산은 처음으로 피해 내지 못한 채 팔을 잡혔다.

 오른팔을 한순간에 붙잡힌 백산이 크게 당황한 찰나, 최주는 붙잡힌 백산을 끌어당기며 가슴을 향해 오른팔을 쭉 뻗어 냈다.

 절체절명의 순간!

 백산의 몸이 최주의 왼쪽을 살짝 스치며 돌아 나갔다.

 오른팔은 여전히 최주에게 붙잡힌 상태. 하지만 백산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반격을 시도했다.

 백산의 오른발이 최주의 옆구리를 파고들며 ‘옆차기’를 펼친 것이다.

 뻐어억!

 엄청난 충격이 최주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하지만 최주는 그 고통 속에서도 백산의 오른팔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팔을 더욱 잡아당기며 다시 한 번 오른 주먹으로 백산의 가슴을 후려쳤다.

 백산은 경악하며 왼발을 가슴 높이로 끌어올렸고 아직 최주의 옆구리에 박혀 있는 오른발에 더욱 힘을 주어 밀어냈다.

 그때 최주의 오른 주먹이 백산의 왼발 허벅지를 강타했다.

 퍼억!

 “크윽!”

 백산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최주도 더 이상은 왼팔로 백산을 붙잡아 두지 못하고 놓쳐 버렸다.

 두 사람은 그렇게 좌우로 갈라지며 주르륵 밀려났다.

 쿠당!

 백산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최주는 옆구리에서 전해지는 고통 때문인지 왼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하아… 하아…….”

 “후욱……”

 백산도 최주도 호흡이 많이 흐트러진 상태였다.

 최주는 옆구리에 큰 충격을 받았고 백산은 왼쪽 다리에 충격을 받았다. 지금 상태로는 누가 유리한 것인지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끝까지 손을 쓰지 않는구나!”

 최주가 백산을 향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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