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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박
작가 : 강원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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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고유의 무예 수박.
그 전설의 완성을 위해 뫼문의 제자 북수산이 중원에 발을 딛었다.

 
제 18 화
작성일 : 16-07-19 10:54     조회 : 609     추천 : 0     분량 : 7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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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오 년 전에 있었던 아사벌의 비사(秘事).

 그 비사의 주인공도 지금의 백산처럼 순진한 모습을 하고 뫄한뭐루를 찾아왔고 아비인 최부염을 만났다.

 하지만 그 뒤로 경악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젊은 나이의 청년이 최부염을 너무도 쉽게 꺾은 것이다. 그 일로 최부염은 무려 십오 년간을 고통과 절망 속에 빠져 허우적대야 했다.

 그래서 최주는 백산을 경계했다.

 백산이 그 비사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은밀하게 존재하는 아사벌의 유파인 뫄한뭐루를 외부의 인물이 안다는 건 충분히 위험한 일이었다.

 상대가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면 실력으로 백산을 꺾고 정체를 알아낼 생각이었다.

 “왜 공격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먼저 걸어온 싸움은 마다하지 않습니다. 타앗!”

 최주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백산이 일갈을 날리며 반격을 시작했다.

 백산은 단숨에 거리를 좁히며 왼발로 옆차기를 날렸다.

 무서운 속도!

 최주는 급히 양 팔을 교차하여 백산의 발차기를 막아 냈다. 그 순간 백산이 오른발로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며 최주의 얼굴을 향해 돌려차기를 날렸다.

 최주는 왼 팔목으로 백산의 발차기를 튕겨 내고 왼발을 앞으로 내밀며 백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오른손은 어느새 백산의 왼팔 옷소매를 잡아 쥐고 있었다.

 백산의 왼쪽 가슴으로 어깨를 들이민 최주, 그는 재빨리 몸을 돌리고 양 손으로 팔을 잡아채며 백산을 들어 메쳤다.

 너무도 가볍게 백산의 몸이 떠올랐다. 이대로 바닥에 내리꽂힐 듯했다.

 백산은 몸이 붕 떠오르는 순간, 양 발의 발등을 최주의 겨드랑이 사이에 걸었다.

 땅바닥에 머리가 내리꽂히기 직전, 백산은 오른팔로 땅을 짚었고 무릎을 확 끌어당겼다.

 백산의 발등에 겨드랑이가 걸려 몸이 앞으로 확 딸려 나간 최주는 백산의 놀라운 반응 속도에 경악하며 허공으로 튕겨지고 말았다.

 고개를 숙여 바닥을 한 바퀴 구른 백산은 허공을 날고 있는 최주를 향해 붕 날아올랐다.

 오른발로 땅을 찍어 몸을 띄운 후 왼발을 올렸다 내리는 반동으로 오른발을 강하게 차올렸다.

 목표는 최주의 가슴!

 그러나 최주 역시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급히 손바닥을 가슴 앞에서 겹쳐 놓아 백산의 발끝을 막아 낸 최주는 그 힘으로 좀 더 멀리 튕겨 나가며 한 바퀴 회전했다.

 백산은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왼발을 크게 내딛으며 몸을 오른쪽으로 휙 돌렸다.

 온몸을 회전시킴으로써 오른발에 회전력을 얻어 최주를 향해 강한 뒤돌려차기를 날릴 수 있었다.

 최주는 안전하게 착지한 직후 백산이 번개처럼 달려들자 곧바로 몸을 튕겨 마주 달려갔다.

 쓰웅!

 백산의 오른발이 원을 그리며 최주의 오른쪽 머리를 강타하는 순간이었다.

 최주는 왼팔로 백산의 발목을 튕겨 내고 오른쪽으로 회전했다. 오른팔에는 최주의 평생 공력이 담겨져 있었다.

 게다가 회전력까지 가미되어 무서운 위력을 뿜었고 굳게 쥐어진 손등에서는 백산의 머리를 터트려 버릴 듯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백산의 오른발은 최주의 등 뒤로 빠져나가 있는 상태였기에 완전 무방비 상태였다.

 백산은 고개를 숙였다.

 부우웅!

 최주의 주먹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백산의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최주의 오른팔이 백산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순간, 아직 회수되지 못한 백산의 오른 다리가 최주의 오른쪽 옆구리에 끼워지고 말았다.

 그 상태로 최주가 앞으로 몸을 날리자 백산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밀려나야 했다.

 백산은 자신의 최대 무기라 할 수 있는 발이 붙잡혔기에 빼내기 위해 온 힘을 썼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발을 뺄 수 없었다.

 이대로는 부상을 면할 수 없었다.

 파악!

 온몸을 버티고 있는 왼발에 힘을 주어 몸을 띄운 백산. 그의 몸이 빙글 돌아가며 왼발이 최주의 가슴을 향해 쭉 뻗어 나갔다.

 그때 최주의 왼 주먹도 백산의 발을 향해 힘차게 내질러졌다.

 그리고 발과 주먹이 그대로 충돌했다.

 빠악!

 폭포수의 굉음만큼이나 커다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백산은 간신히 발을 빼내며 뒤로 튕겨져 나갔고, 최주 역시 강한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서고 말았다.

 싸움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백산과 최주의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후욱! 후욱… 대단한 실력이군요.”

 백산은 숨을 몰아쉬며 말을 꺼냈다.

 “후우우… 너 역시… 나이에 비해 엄청나구나.”

 “하아아… 계속하겠습니까?”

 백산은 승부를 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설사 지더라도 다시 한 번 대결하여 자신의 발 기술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백산의 생각은 최주에 의해 가로막히고 말았다.

 “아직도 정체를 밝힐 생각이 없나?”

 경계의 자세를 풀며 최주가 물었다. 이쯤에서 싸움을 접겠다는 뜻이었다.

 “밝힐 만한 정체가 없습니다. 그저 뫼문의 제자라는 사실밖에는…….”

 백산은 상대가 싸울 의사가 없는 듯하자 자세를 풀며 대답했다.

 “뫼문?”

 “그렇습니다.”

 뫼문이라는 말에 최주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같은 아사벌의 유파기에 어느 정도 소식을 듣고 있었다.

 뫼문의 수제자는 십오 세가 되는 해에 한반도를 떠돌며 비무행을 해야 한다는 것도 이미 아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뫼문의 수제자라는 북수산이 이미 삼 년 전에 비무행을 마쳤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라 뭔가 이상했다.

 뫼문에서 한 대에 두 명이나 비무행을 보낸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뫼문의 비무행은 같은 아사벌의 유파를 비무 대상에서 제외하게 되어 있었다. 십오 세의 나이로는 진정한 ‘갈’의 전승자와 대결하여 이기는 건 고사하고 무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었다.

 아사벌의 유파는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고 타 유파에 대해 매우 적대적인 편이었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교류 없이 지내 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들의 ‘갈’만이 최고라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 있어 타 유파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기도 했다.

 “설마… 비무행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백산은 몇 마디 말로 자신이 비무를 위해 찾아왔음을 알아내는 최주가 놀라웠다. 백산은 아사벌의 유파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뫼문의 비무행은 ‘갈’의 전승자들을 제외한다던데… 어째서 뫄한뭐루를 찾는 거지? 게다가 이미 삼 년 전에 뫼문의 수제자가 비무행을 끝낸 걸로 아는데?”

 “많은 걸 알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비무행에 ‘갈’의 전승자들을 제외한다는 건… 저로서도 처음 듣는 말입니다.”

 최주의 말에 백산이 고개를 갸웃했다.

 스승인 을지상인에게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아사벌의 유파들이 무예를 ‘갈’이라 부르고 있으며, 고려에 진정한 ‘갈’의 전승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만 알 뿐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인명록에 수록된 ‘갈’의 전승자들도 그저 다른 무예 유파와 비슷한 정도로 생각하는 백산이 그런 뫼문의 전통을 알 리 없었다.

 을지상인은 일부러 그런 내용을 설명해 주지 않았다.

 모든 걸 아는 상황에서 쉽게 비무행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크게 다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 백산을 거침없이 내던져 버렸다.

 사자가 자신의 새끼를 벼랑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듯 백산이 더욱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극단의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그래야 백산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야 발의 무예에 대한 집착을 끊을 수 있었다. 그게 을지상인의 생각이었다.

 “혹시, 뫄한뭐루의 ‘한뭐루’이십니까?”

 뫄한뭐루의 주인을 일컬어 ‘한뭐루’라 불렀기에 백산은 최주에게 한뭐루임을 물었다. 그만큼 최주의 실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내 아버님이시다.”

 “그렇군요. 그럼 한뭐루 님께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백산은 최주에게 한뭐루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비무를 해야 할 상대는 뫄한뭐루의 주인인 한뭐루였다.

 “아버님께 갈 것도 없다! 내가 상대해 주지. 날 이기지 못한다면 아버님을 뵐 수 없다!”

 최주의 언성이 높아졌다.

 단지 뫼문이라는 말만 믿고 아비인 최부염에게 백산을 데려갈 수도 없거니와 지금 백산이 사용한 기술은 수박이 아니라 오로지 발 기술뿐이었기에 더욱 믿을 수 없었다.

 최주는 백산을 자신의 선에서 처리할 생각이었다.

 이에 반해 백산은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발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장 강한 사람과 비무를 해야 했다.

 물론 최주도 충분히 강해 보였지만 한뭐루가 있으니 그보다는 약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최주와의 대결은 미루고 우선 한뭐루를 만나 보고 싶었다.

 한뭐루가 자신의 도전을 받아 줄지는 모르지만 이왕이면 뫄한뭐루의 최강자와 붙고 싶은 게 백산의 바람이었다.

 “당신이 한뭐루가 아니라면 저는 비무를 하지 않겠습니다.”

 “웃기지 마라! 나도 이기지 못하면서 어찌 한뭐루님과 비무를 하겠다고 하지? 날 이길 자신이 없나?”

 “이미 말했듯 저는 먼저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않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당신과 승부를 가르고 싶은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한뭐루님을 뵙는 게 우선일 듯합니다. 지금 싸우는 건 무의미합니다.”

 “무의미하다고? 푸하하하! 나에게 그따위 소리를 하다니! 나와 겨루는 게 무의미하단 말이냐! 네가 뫼문의 제자라 하니 ‘갈’의 의미를 잘 알 것이다. 너는 왜 ‘갈’을 배우지? 갈을 배워 상대를 때려눕혀야만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여기는 거냐? 개소리! 갈을 배우는 사람은 갈로써 자신을 말한다. 자신의 갈이 강하든 약하든 누구 앞에서도 당당히 갈을 내보일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단 말이다!”

 최주는 백산이 자신과의 대결이 무의미하다고 한 말에 역정을 냈다.

 무의미하다는 건 최주가 지금까지 익혀 온 ‘갈’을 깡그리 수준 낮은 것으로 비하시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오해입니다. 전 이기기 위해 무예를 익힌 게 아닙니다. 비록 뫼문의 제자이나 수박이 아닌 발의 무예로 제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겁니다. 지금 당신과 비무를 한다면 이기든 지든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아 그런 겁니다.”

 “뭣이라? 뫼문의 제자가 발의 무예로 인정받고 싶다고? 크하하하! 정말 웃기는 녀석이구나. 그러면 넌 뭐 하러 뫼문의 제자가 되었나? 발의 무예가 좋으면 태껸을 익히는 가람문에 들어갈 것이지, 왜 뫼문을 사문으로 택했냐는 말이다! 가소롭구나. 나이만 어린 줄 알았더니 생각하는 것도 어리구나. 뫼문이 대단하다 여겼거늘 이제 보니 너 같은 제자를 들일 정도로 별 볼일 없는 곳이로구나, 하하하!”

 서슴없이 백산과 뫼문을 비하하는 최주의 발언에 백산도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를 비웃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제 사문을, 뫼문을 비웃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 그럼 어디 마음대로 해 봐. 사문의 ‘갈’을 버리고 네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려는 녀석이 날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후후후, 넌 절대 날 이길 수 없어. 그런 정신 상태로는 그 어떤 ‘갈’의 전승자도 이길 수 없단 말이다!”

 백산이 화를 내는 듯하자 최주는 더욱 날카롭게 백산을 꾸짖으며 대결을 준비했다. 백산은 최주의 말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금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발의 무예가 좋아 고집을 부렸다. 스승의 가르침도 거스르고 조 노인의 충고도 무시했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하는 게 백산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북수백산을 하산한 이후로 계속 복잡한 문제에 부딪치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껏 옳다고 생각해 온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무너지고 있었고 지금도 최주의 말에 의해 백산의 관념이 무너져 내렸다.

 발의 무예에 대한 집착, 아니, 지금은 집착이 아닌 집중하는 것이라 확신했던 백산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사문인 뫼문이 갖는 막중한 무게를 느끼게 된 것이다.

 ‘뫼문의 제자는 뫼문의 무예만 익혀야 하는 걸가? 뫄한뭐루의 제자는 뫄한뭐루를, 한풀의 제자는 한풀의 무예를 익혀야 한다는 말일까? 왜… 왜 내가 발의 무예를 익히는 것에 이렇게 말들이 많은 거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백산은 뫼문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떠올렸다.

 여덟 살의 나이로 입문하게 된 뫼문. 그곳은 백산에게 집과 같았다.

 자상한 편은 아니지만 자신을 아껴 주는 스승이 있었고 언제 어디서나 백산을 돌봐 주는 사형이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뫼문의 제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뭔가를 해야 한다든가, 뫼문의 무예인 쌈수박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널리 이름을 알리는 일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한데 지금 최주는 백산에게 사문의 ‘갈’을 버렸다며 질책했고 뫼문을 우습게 여겼으며 정신 상태가 틀려먹었다고 호통을 치고 있었다.

 백산 자신은 떳떳했지만 뫼문의 제자가 발의 무예를 추구한다는 사실이 욕을 먹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부가 욕을 먹었으며, 뫼문의 이름에 먹칠한 꼴이 되고 말았다.

 참을 수 없이 부끄러웠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은 옳지 않다 말하고 있었다.

 백산은 더 이상은 부끄러운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최주와의 싸움을 피하지 않으면 욕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백산은 최주와 다시 비무할 결심을 했다. 발의 무예를 인정받는 건 나중 문제였다.

 “후우우… 그럼 좋습니다. 당신과 비무를 하겠습니다. 단, 뫄한뭐루의 한뭐루님을 먼저 뵙게 해 주십시오.”

 “크하하하! 가소로운 놈!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으냐! 아버님을 뵙게 되면 나는 상대도 하지 않겠지? 다 집어치워! 지금 당장 결판을 내자!”

 “뫼문의 제자는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믿을 수 없다. 그리고 뫄한뭐루는 뫼문의 놀이 상대가 아니야! 찾아오고 싶을 때 마음대로 찾아오고, 비무를 원하면 아무 때나 비무를 해 줘야 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최주는 지금까지 소문으로만 들었던 뫼문에 대한 생각을 한꺼번에 쏟아 냈다.

 그의 눈에 비친 뫼문은 유명세를 타기 위해 고려의 여러 유파를 찾아다니며 비무를 하는 비열한 곳이었다. 게다가 그저 그런 보통의 유파들만 골라서 찾아다니는 소심함으로 가득 찬 곳이었다.

 백산은 최주의 말에 아무 반박을 하지 못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산은 사형인 북수산의 비무행에 ‘갈’을 전승하는 유파가 제외되어 있었다는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믿겠습니까?”

 백산은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최주가 조금이나마 흥분을 가라앉혔다.

 “나와의 비무. 그것을 약속하면 된다. 사나이의 이름을 걸고, 사문의 명예를 걸고… 허나 네가 거절하더라도 난 포기할 생각이 없다.”

 최주는 진심으로 묻는 백산의 모습에서 약간의 믿음을 갖게 되었다.

 백산은 조금이나마 양보해 주는 듯한 그의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휴우… 알겠습니다. 당신과 반드시 비무를 하겠다고 약속드리죠. 그러니 한뭐루님부터 만나게 해 주십시오.”

 “좋다. 이번 한 번만 너의 말을 믿어 보도록 하지. 또다시 실망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백산의 진정 어린 말이 통한 것일까? 최주는 일그러트렸던 얼굴을 펴며 대답했다. 그는 완전히 침착성을 되찾고 있었다.

 말을 끝낸 최주는 곧바로 호랑이를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보현사라는 절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따라 와라. 뫄한뭐루는 보현사의 뒤쪽에 있다.”

 최주는 백산을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자부심이 강한 걸까? 아니면 그만큼 뫄한뭐루의 무예가 뛰어난 걸까?’

 백산은 최주의 모습에서 강한 기운을 느끼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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