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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박
작가 : 강원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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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고유의 무예 수박.
그 전설의 완성을 위해 뫼문의 제자 북수산이 중원에 발을 딛었다.

 
제 17 화
작성일 : 16-07-19 10:54     조회 : 528     추천 : 0     분량 : 7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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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 십오 년 전의 비사(秘事)

 

 

 

 백산의 첫 목적지는 묘향산이었다.

 백산은 쌍도치 박규라는 사내를 만난 지 십칠 일이 지나서야 묘향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헝클어진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길을 서두르지 않았다.

 하지만 백산은 아직도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왜’라는 질문만 계속 되풀이되고 있을 뿐이었다.

 함흥에서 산적 떼를 만난 이후로는 두 번 다시 마을로 내려가지 않았다. 오로지 산자락을 타고 이동한 백산은 지겹도록 산짐승을 잡아먹어야 했다.

 양념이 배어 있는 찬과 따뜻한 밥이 먹고 싶었지만 또다시 그런 알 수 없는 괴리감에 빠질 것 같은 기분에 산길로만 이동했다.

 그리고 지금, 백산은 묘향산을 오르고 있었다.

 묘향산은 신비로운 향기가 산 전체에 감돌고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었다.

 육백 장(약 1,800미터)이 훌쩍 넘는 고산 지대였기에 계절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이 여전히 머물러 있었다.

 눈을 밟으며 묘향산을 오르고 있는 백산.

 묘향산은 생각 이상으로 산세가 험했다. 산의 아랫부분은 그나마 경사가 완만했으나 오르면 오를수록 그 경사가 심해졌다. 하지만 백산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산짐승이 산을 오르듯 너무도 가벼운 몸짓으로 순식간에 산 중턱까지 이르고 있었다.

 콰콰콰콰!

 어디선가 폭포수가 떨어져 내리는 굉음이 들려왔다.

 백산은 폭포소리를 듣자 목이 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눈을 녹여 갈증을 해소시켜 왔다. 그래서 눈이 이미 녹아 버린 곳에서는 가능한 목마름을 참아야 했고 정 참기 힘들 때는 길을 돌아가더라도 어쩔 수 없이 물길을 찾아 산을 헤매야 했다.

 풍족하게 목을 축이지 못했던 백산은 시원하게 들려오는 폭포소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의 발길은 자연적으로 폭포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때 백산의 눈길을 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어라? 이건…….”

 아직까지 녹지 않고 있는 눈 위로 두 종류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것이 보였다.

 하나는 사람의 발자국이 분명하였으나 하나는 짐승의 것이었다. 그것도 맹수의 발자국.

 발자국 크기로 보아 꽤나 덩치가 큰 짐승이었다. 사람이 맹수를 쫓는 것인지, 아니면 맹수가 사람을 쫓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발자국은 어지러이 찍혀 있었다.

 백산은 상황 파악을 위하여 조심스럽게 폭포수 쪽으로 향했다. 발자국들이 이어지고 있는 위치는 백산이 가려던 폭포수 방향이었다.

 콰콰콰콰!

 더욱더 큰 굉음이 들려왔다. 폭포수가 지척에 있는 게 분명했다.

 울창한 나무들로 인해 시야가 제한되어 전방의 상황을 살피기는 어려웠다. 그때였다.

 “크르릉!”

 섬뜩한 맹수의 울부짖음이 백산의 이목을 잡아끌었다.

 “덤빈다는 것이 고작 그거냐!”

 동시에 들려오는 것은 젊은 사내의 음성이었다.

 백산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사람이 맹수를 쫓아온 것이고 지금 사람과 맹수 간에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한층 더 조심스러워진 발걸음으로 나무들 사이를 헤치며 다가선 백산. 드디어 백산의 눈에 전방의 상황이 일목요연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휘익!

 “크아앙!”

 몸집이 좋은 어른보다 더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정갈한 한복차림의 청년을 향해 발톱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안 된다니까!”

 청년은 그런 호랑이의 기세에 조금도 눌리지 않고 오히려 대담하게 호랑이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허공에서 청년과 호랑이가 맞부딪치려는 순간, 청년의 몸이 휙 뒤집어졌다.

 “크헝!”

 날카로운 발톱을 세운 호랑이의 앞발은 허공을 휘젓고 말았다.

 청년은 등을 땅 쪽으로 향한 상태에서 호랑이의 배 밑으로 파고들었고 양 팔로 호랑이의 허리를 거세게 휘감았다.

 “크아앙!”

 허공에서 뒤섞여 버린 호랑이와 청년은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바닥에 부딪치는 순간, 청년이 자신의 머리 위쪽으로 호랑이를 잡아 넘겼다.

 콰앙!

 주변의 나무들에 쌓였던 눈이 후드득 떨어져 내릴 정도의 큰 충격.

 머리가 땅바닥에 쑤셔 박힌 호랑이는 충격으로 인해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

 청년은 벌떡 일어서며 호랑이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퍼억!

 커다란 호랑이의 얼굴에 단단해 보이는 청년의 주먹이 꽂히자, 호랑이의 머리가 홱 돌아가 버렸다.

 그대로 사지를 뻗고 기절해 버리는 호랑이.

 청년은 자신보다 두 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것이다.

 그는 호랑이의 이곳저곳을 툭툭 건드리며 상태를 확인한 후 온몸에서 힘을 뺐다.

 “휴우… 이제야 잡았군!”

 만족감이 가득한 말투였다.

 백산은 청년의 목소리가 굉장히 듣기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힘이 느껴지면서도 부드러움이 가미된 흔치 않은 음성이었다.

 “재미있는 구경을 했으면 이만 모습을 보이시지?”

 자신이 숨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 청년의 말에 백산은 흠칫 놀랐다. 이미 백산의 존재를 눈치 채고 있었던 것이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어쨌건 숨어서 훔쳐본 꼴이 되었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백산은 머뭇거리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 사이를 빠져나온 백산은 떳떳하게 청년에게 다가섰다.

 백산의 모습을 확인한 청년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나타난 사람이 십팔 세 정도의 소년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험한 산중을 홀로 헤매고 다니기엔 너무 어렸다.

 “험한 산중에 너 같은 꼬마가 무슨 일이냐?”

 청년이 백산을 향해 대뜸 반말을 날렸다. 순간 백산의 입꼬리가 살짝 비틀어졌다.

 “대단한 실력이시군요? 저런 커다란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건 난생 처음 봅니다. 특별한 무예를 익히셨습니까?”

 질문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오히려 반문하는 백산의 행동에 청년의 오른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예의가 없는 꼬마로구나. 남의 무예를 훔쳐본 것도 모자라 그런 질문까지 하다니… 너야말로 뭐 하는 녀석이지?”

 “몸놀림이 대단한 것으로 보아 한두 해 수련한 것이 아닌 듯합니다. 혹시 어떤 무예를 익혔는지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백산은 계속해서 동문서답이었다.

 청년은 백산이 귀머거리라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백산의 눈이 초롱초롱하고 발음도 똑바른 것으로 보아 귀머거리는 분명 아니었다.

 “내 말이 말같이 안 들리나?”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지요.”

 “뭣이?”

 백산의 의도가 드디어 확인되었다.

 청년이 처음부터 반말을 날리자 백산이 청년의 말을 모두 무시하고 자기 할 말만 했던 것이다.

 백산은 자신이 하나를 주면 반드시 하나를 받아야 했고, 둘을 받으면 딱 둘만 주는 성격이었다. 더도 덜도 없이 딱 그만큼만 주고받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성격인 것이다.

 “하핫! 네가 지금 날 놀리는 거냐? 묘향산에 오르고도 나를 모르는 걸 보니 이곳이 초행길 같은데… 무슨 일로 예까지 온 거지?”

 “초행길은 맞지만 제가 당신을 모르는 것이 이상히 여길 일은 아닌 듯합니다만?”

 당돌한 소년이었다.

 청년은 호랑이를 때려잡는 실력을 지닌 자신 앞에서 스무 살도 안 된 소년이 이처럼 당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좋다. 내가 한발 물러서 주지. 네 당돌함이 마음에 들어. 따라와라.”

 “어디를 말입니까?”

 “묘향산에 올랐으니 그 이유가 있을 게 아니야! 폭포소리 때문에 대화하기가 어려우니 자리 좀 옮기려고 그런다. 왜, 그것도 불만이냐?”

 청년이 인상을 팍 구기며 되물었으나 백산은 킥! 하고 웃을 뿐 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무튼 따라와.”

 청년이 호랑이를 어깨에 걸쳤다.

 몇백 근은 되어 보이는 호랑이를 번쩍 들어 올리는 괴력을 보이는 청년. 체구가 그리 커 보이지도 않건만 힘 하나는 끝내 주는 청년이었다.

 백산은 청년의 뒤를 따랐다. 폭포수의 굉음이 점차 멀어질수록 주변의 산세는 더욱 험악해지고 있었다.

 청년은 호랑이를 어깨에 걸친 상태에서도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잘도 올랐다. 그 뒤를 따르는 백산은 신기해하는 표정으로 청년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청년의 발걸음은 특이했다.

 땅이 고르지 않고 굴곡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보폭은 거의 일정했다.

 일부러 보폭을 일정하게 하는 건지 아니면 습관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보폭만으로도 청년이 꽤나 긴 세월 동안 무예를 익힌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이 있었다. 청년의 어깨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넓었다.

 머리 세 개가 놓여도 충분해 보일 정도로 넓은 어깨. 아마도 청년의 괴력은 저 넓은 어깨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산을 타고 올라간 두 사람은 한참 만에 평평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쿠웅!

 청년이 호랑이를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혀를 내밀고 완전히 기절해 있는 호랑이는 이제 곧 그에 의해 가죽만 남으리라.

 호랑이를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곧바로 넓적한 바위 위에 털썩 주저앉은 청년은 별말 없이 서 있는 백산을 빤히 쳐다봤다.

 “이름이 뭐냐?”

 “백산입니다.”

 “백산이라… 이름이 뭐 그래? 하핫! 아무튼 보기에 평범한 꼬마는 아닌 듯한데 이곳에는 어쩐 일이지?”

 “사람을 찾아왔습니다.”

 “혹시 저곳을 찾아온 거냐?”

 청년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백산. 그곳에는 꽤나 커다란 사찰 하나가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절이군요.”

 “절이지.”

 “저곳에 사십니까?”

 “그래, 저곳이 내 집이나 마찬가지야.”

 청년은 자신이 절에 살고 있음을 솔직히 말해 주었다.

 그 말에 백산의 눈빛이 묘하게 빛났다. 그리고 태도를 정중하게 바꾸었다.

 “그럼, 스님이십니까?”

 “뭐?”

 백산의 황당한 물음에 무릎 위에 팔꿈치를 올리고 턱을 괴려던 청년의 팔이 미끄러졌다.

 “네 눈에는 내가 중으로 보이냐? 민대머리의 까까중?”

 “저 절에 사신다면서요?”

 백산은 그가 스님이 아니라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단순한 사고방식이었다. 절에 살면 스님이요, 산에 살면 사냥꾼이라는…….

 그런 백산의 사고방식을 모르는 청년은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 절에 산다고 다 중이냐? 내 이름은 최주(崔胄)다. 목탁이나 두드리며 염불을 외는 중이 아니라고!”

 “그렇군요. 절에 스님이 아닌 분도 사는군요. 그런데 맏아들이라는 주(胄)자가 이름인 것을 보아 형제가 있겠네요?”

 청년은 점점 기가 막혔다.

 절간의 중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려고 이름을 가르쳐 줬더니 이젠 호구 조사까지 하고 있었다.

 최주는 백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최 알 수 없었다.

 “형제는 없다. 한데 그런 건 왜 묻지? 조정에서 호구 조사 하라고 보낸 건 아닐 테고…….”

 “동생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서 물어본 겁니다.”

 “넌 형제가 없나?”

 “있습니다. 형 같지 않은 형님이 무려 셋이나 있었습니다.”

 “형 같지 않은 형님이라… 불만이 많은가 보군. 그런데 있었다라니… 지금은 없다는 말인가? 뭐, 아무튼…….”

 최주는 얼른 화제를 바꾸려 했다. 이상한 소년의 말에 휘말려 전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답답했던 것이다.

 “여긴 왜 찾아온 거야? 저 절의 스님들을 찾아온 거냐?”

 “저 절의 이름이 뭡니까?”

 또다시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백산.

 최주는 이 백산이라는 소년을 상대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보현사.”

 “다른 이름은 없습니까?”

 “그냥 절인데 무슨 다른 이름을 찾는 거냐?”

 “제가 찾는 곳이 아닌가 봅니다. 그럼 이만…….”

 백산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몸을 휙 돌렸다.

 백산이 찾는 곳은 뫄한뭐루의 맥을 전승하고 있다는 최부염이 머무는 곳이었다. 하지만 인명록에는 묘향산에 있다고만 적혀 있을 뿐인지라 백산이 직접 찾아다녀야 했다.

 그런데 최주가 가리킨 곳이 단순히 절이라 하니 최부염이 머무는 곳이 아닐 거라 생각하고 다른 곳을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런 백산의 행동에 최주가 잠시 얼이 빠졌다.

 “야! 너 뭐 하는 놈이야? 기껏 힘들게 여기까지 안내해 줬더니 이 절이 아니네 하고 그냥 돌아서? 볼수록 희한한 녀석이네. 네가 찾는 게 도대체 뭔데? 이왕 도와주기로 한 거 끝까지 도와줄 테니 설명 좀 해 봐.”

 최주는 이상하게 백산을 도와주고 싶었다. 무슨 관계가 있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묘한 끌림이 있는 소년이었다.

 그때 백산은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이왕 도와주기로 했으니 끝까지 도와주겠다는 최주의 말. 쌍도치 박규에게 들었던 말과 똑같았다.

 ‘한 번 도와주면 무조건 끝까지 도와줘야 하는 걸까? 왜 다들 그런 말을 하지?’

 백산은 또다시 혼란을 느꼈다. 만나는 사람마다 같은 말을 하니 앞으로 자신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정관념이 생기려는 것이다.

 “뭘 찾냐니까? 말을 해야 도와줄 거 아니야?”

 최주의 재촉에 돌아섰던 백산이 고개를 살짝 돌리며 작게 입을 열었다.

 “뫄한뭐루를 찾고 있습니다.”

 “뭐?”

 백산의 말에 최주가 벌떡 일어섰다.

 뫄한뭐루.

 지금은 한반도에서 거의 잊혀져 가고 있는 고대 아사벌의 여러 유파 중 하나인 뫄한뭐루라는 명칭이 백산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최주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 누구야? 어떻게 그 이름을 알지?”

 “백산이라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백산은 여전히 고개를 살짝 돌린 상태로 대답했다.

 “더 이상 장난할 생각은 하지 마라!”

 슈욱!

 최주가 호통을 치며 몸을 날렸다. 호랑이를 잡을 때와 거의 흡사한 동작. 하지만 멀리서 볼 때와 직접 마주할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백산은 자신의 몸이 최주의 그림자에 완전히 휩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양 손은 백산의 어깨를 움켜쥐려는 듯 갈고리와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백산은 그 손에 옷깃이라도 스치면 호랑이가 당했듯 순식간에 바닥에 내리꽂힐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쉬식!

 백산의 몸이 살짝 틀어지며 왼발이 최주의 안면으로 날아들었다.

 순간, 최주의 양 손이 백산의 발을 움켜쥐기 위해 가운데로 모아졌다.

 최주는 곧바로 고개를 틀어 백산의 발을 귀밑으로 스쳐 보냈고 발을 회수하지 못하게 양 손으로 허벅지와 정강이를 각각 나눠 잡았다.

 휘리릭!

 그때 백산의 몸이 그 상태로 핑그르르 회전했다. 최주의 손이 백산의 다리를 완전하게 잡아채기 직전에 이루어진 동작이었다.

 급격한 회전으로 인해 잡아 낼 기회를 놓친 최주는 급히 방법을 바꾸었다.

 손을 꾹 말아 쥔 상태에서 이미 빠져나가고 있는 백산의 무릎을 향해 양 팔을 내리쳤다.

 부웅!

 이대로 부딪치면 백산의 무릎은 부러지고 말 것이었다.

 하나 백산은 왼발을 더욱 쾌속하게 당겼다. 간발의 차이로 최주의 공격을 피해 낸 백산!

 바닥을 딛고 있는 오른발이 굳건히 체중을 버텼고 왼발을 뒤로 물리며 오른발의 한참 뒤쪽 땅 위를 밟았다.

 그때 오른발이 다시 뒤로 빠지며 백산은 최주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삼 장까지 벌려 버렸다.

 양 팔은 가슴 앞에 세워져 몸을 보호했고 비스듬한 자세로 최주의 다음 공격에 대비했다.

 최주는 자신의 공격을 빠르게 피해 내고 어느새 뒤로 훌쩍 물러나 있는 백산을 놀라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보통이 아니야!’

 백산의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은 최주는 조금은 무시하던 생각을 버리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

 아사벌에 속하는 뫄한뭐루, 그 진정한 ‘갈’의 전승자인 최부염을 아비로 둔 최주였다. 백산이 갑자기 뫄한뭐루의 이름을 꺼내자 아비가 했던 말이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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