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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박
작가 : 강원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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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고유의 무예 수박.
그 전설의 완성을 위해 뫼문의 제자 북수산이 중원에 발을 딛었다.

 
제 14 화
작성일 : 16-07-19 10:53     조회 : 591     추천 : 0     분량 : 7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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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밖은 한낮이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것이 이제 곧 봄이 찾아올 것임을 알리려는 것만 같았다.

 “겨울도 다 갔군. 이번 겨울은 무척이나 추웠는데 다음 겨울은 어떨까? 조금씩 따뜻해지겠지? 무중원의 힘이 모든 걸 얻게 해 줄 테니 말이야, 후후후…….”

 형인은 걸음을 옮겼다.

 그가 몸담고 있는 무중원(無中原)의 사대검대주(四代劍隊主) 중 무현검대주가 머무는 무현각(武玄閣)을 뒤로한 채 형인은 넓은 연무장을 걷기 시작했다.

 네모반듯한 모양에 넓적한 형태를 가진 돌들이 바닥을 촘촘하게 가득 메웠고 사방엔 많은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 장에 이르는 담장이 직사각형의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무중원’의 중원 사대지부 중 한 곳인 ‘무현지부’였다.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어느 돈 많은 부자의 장원에 불과했던 이곳이 지금은 ‘무중원’이라는 신비 세력의 거점이 되어 버린 것이다.

 형인은 무현검대주를 만나기 이전부터 무중원의 ‘주황(主皇)’을 따르며 세력을 키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다.

 그러나 형인이 무현검대주의 자리를 코앞에 두고 있을 때 갑자기 은색 가면을 쓴 사내가 등장하여 그 자리를 빼앗아 갔다.

 그게 반 년 전의 일이었다.

 처음엔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생각에 지금의 무현검대주를 시기하고 증오했다.

 하지만 무현검대주와 함께 지낸 지난 반 년간의 생활은 그런 형인의 생각을 완전히 뜯어고치게 만들었다.

 무현검대주 역천행(逆天行).

 이십대 중반 정도로 여겨지는 인물인 그는 진정한 사내였고 무중원의 중심이었다.

 그는 무현검대의 대원들 하나하나를 가족처럼 여겼다. 하지만 그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기에 그런 무현검대주의 마음을 아는 건 극소수의 인물뿐이었다.

 역천행은 자신이 행한 일을 늘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비록 무현검대가 용청, 호백, 작주의 다음이라는 말석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역천행이라는 존재 하나로 인해 최강검대인 용청과 맞수를 이룰 정도가 된 것이다.

 그는 강했다. 그리고 과감한 결단력을 지녔다.

 버릴 건 버렸으며 얻어야 할 건 무슨 수를 써서든 얻어 냈다.

 역천행이 무현검대의 수련에 앞장섰던 반 년 동안 무현검대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 그 결실을 맺을 때가 다가왔다.

 ‘무중원’의 중원 침투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채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형인이 지난 세월을 잠시 떠올리며 십여 장을 걸어갔을 때였다.

 “오랜만이군? 그간 바빠 보이더니… 대주께서 새로운 임무라도 주시던가?”

 훤칠한 키에 무게감 있어 보이는 체구의 사내였다.

 형인의 오른쪽 오 장 거리에 있는 커다란 나무 그늘에 서 있던 사내가 빙글빙글 웃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에 형인이 비웃음을 입에 걸었다.

 “등가야, 대주님 옆에서 꼬리는 그만 치고 밥값을 좀 하시지? 넌 매번 내가 볼 때마다 빈둥거리기만 하나… 무현이위(武玄二衛)가 이러고 있다는 걸 대주께서 아시는 게 두렵지도 않나?”

 “이런…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공갈협박이라니? 후훗… 애먼 데 시비 걸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하시라고. 난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 거니까.”

 “검대에 들어온 지 반 년도 안 되서 사위(四衛)의 한 자리를 차지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군. 푸하! 배신으로 차지한 직위가 뭐가 그리 자랑이라고… 어디 그 잘난 ‘무현이위’께서 얼마나 오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봐 주겠어, 크하하하!”

 형인은 왼쪽 볼에 길게 나 있는 흉터를 씰룩거리며 크게 웃었다.

 반대로 등가라 불린 청년은 인상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죽고 싶나?”

 “오! 등가 나리께서 드디어 화가 나셨군? 너야말로 정신 차려. 무현지부에서 검을 뽑으려거든 죽을 각오를 해야 하거든. 날 죽일 자신이 없으면 검을 뽑지 말라고… 큭큭! 그럼 난 이만… 크하하!”

 형인은 마지막까지 등 씨 성을 지닌 청년을 놀린 뒤 땅을 박차며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놀라운 경공술이었다.

 한 걸음에 몇 장 거리를 건너뛰는 단순한 경공술이 아니었다. 마치 새라도 된 양 단 한 번의 도약으로 허공에 떠오른 형인은 순식간에 담장을 넘어 등 씨 청년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형인… 이 개자식! 감히… 감히 이 등위문을 희롱해? 죽여주마… 언제고 기회가 닿는다면 필히 네놈의 목부터 따 주겠어!’

 등위문은 왼쪽 허리에 매달린 검을 꾹 잡아 쥐었다.

 그런 등위문을 멀리서 지켜보는 한 쌍의 시선이 있었다.

 무현각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각의 일층. 바로 무현검대주 역천행이 머무는 처소였다.

 은색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그는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빛으로 등위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후후… 등위문, 너의 배신으로 내가 살아났으니 당분간은 그 자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 주지. 하지만 모든 것이 준비되고 중원을 향한 복수의 칼이 뽑히는 순간, 넌 내 손에 죽는다… 이 역천행의 손에…….’

 역천행은 처음으로 눈빛에 감정을 담았다.

 원독에 찬 눈빛, 그리고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는 살기에 가득 찬 눈빛이었다.

 

 

 

 제4장 쌍도치 박규

 

 

 

 백산은 산자락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스승인 을지상인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북수백산을 내려온 지 벌써 열흘이 지나고 있었다.

 높은 산에서야 눈이 녹지 않고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산 아래로 내려오자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봄이 코앞으로 다가선 것이다.

 딸랑! 딸랑!

 백산의 팔이 흔들릴 때마다 방울소리가 유독 크게 울렸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청량함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소리다.

 백산은 그 소리를 들을 때면 늘 사형인 북수산이 떠오르곤 했다.

 ‘잘 지내고 있겠지? 어쩌면 지금쯤 중원에서 크게 이름을 떨치고 있을지도…….’

 백산은 여전히 숲 속으로만 이동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택하지 않고 방향만 정한 채 무작정 가는 것이라 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백산의 머릿속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아비의 죽음에 대한 것도, 최 씨와 이복형제들의 죽음에 대한 것도 모두 잊어 가는 중이었다.

 살아 있다면 모르나 이미 죽은 사람들이라 생각했기에 더 이상은 원망하거나 증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백산은 모든 걸 잊고 발 기술에 대한 것만 생각했다.

 지난 삼 년간 최선을 다해 발 기술을 익혔고 이제 그 성과를 확인 받을 차례였다.

 인명록의 내용은 이미 모두 숙지한 상태였다.

 백산이 비무를 벌여야 할 유파는 총 여섯 개였다.

 묘향산에 위치한 뫄한뭐루의 유파가 첫 번째였다.

 뫄한뭐루는 한뭐루가 문주의 역할을 수행하며, 제자의 수는 적지만 다른 유파에 비해서는 그나마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곳이었다.

 ‘뫄’는 몸과 마음의 해탈을 의미하며, ‘한’은 하늘, 생명, 그리고 도가 하나라는 뜻을 지녔다. ‘뭐루’는 마루의 얼, 곧 종가정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칭 뫄한뭐루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주로 힘과 기술을 이용한 ‘갈’을 사용하는 유파로서 뫄한뭐루를 익힌 사람에게 옷깃을 잡히는 순간, 이미 땅에 처박히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백산은 인명록상에 적힌 뫄한뭐루의 한뭐루, ‘최부염’이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두 번째는 구월산에 은거해 있다는 심무도의 유파였다.

 심무도는 뫄한뭐루처럼 여러 제자를 두지 않고 오직 일인전승의 법도를 따르고 있었다.

 그래서 만약 다음 대 전승자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면 심무도의 맥은 그대로 끊기는 것이다.

 심무도(心武道)의 이치는 수박의 그것과 꽤나 흡사했다.

 주로 손을 사용하는 ‘갈’로서 몸속의 기를 응축시켰다가 폭발적으로 뿜어내는 위력이 대단했다.

 심무도는 이른바 마음의 무예였다.

 자신의 몸을 자신의 의지 하에 두고 마음대로 가눌 수 있는 상태를 심무(心武)라 부르며 부드러움 가운데 날카로움을, 그리고 움직임 가운데 고요함을 추구하는 예(藝)에 가까운 무예인 것이다.

 이 심무도의 현재 전승자는 신두식이었으며 백산은 그 이름 역시 똑똑히 기억해 두었다.

 세 번째는 한풀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유파였다.

 금강산에 자리 잡고 있다는 한풀은 ‘지극히 커다랗다.’라는 ‘한’의 의미와 기운이라는 뜻의 ‘풀’이 만나 이루어진 이름이었다.

 부드러운 춤사위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나 그 춤 속에 살인적인 파괴력을 품고 있는 가공할 ‘갈’이었다.

 수박처럼 맨손의 무예라 불리기도 하는 한풀은 손에서 펼쳐지는 모든 무예의 위력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수련을 필요로 했다.

 몸 내부에서 일으키는 풀과 더불어 손 자체의 외적인 힘까지 더해진 한풀은 바위마저 박살 낼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

 당대의 한풀은 온지한이라는 사람이 크게 세(勢)를 일으켜 세웠고 그를 따르는 많은 제자들이 있는 상태였다.

 백산은 온지한이라는 이름 석 자도 머릿속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그 다음은 을병정삼기검문(乙丙丁三寄劍門)이라는 검술 유파였다.

 이 유파에 대한 것은 개성 근처에 늘 머무른다는 말만 있을 뿐 어디에 있다는 정확한 설명이 없었다. 또한 현재의 전승자가 누구인지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을병정삼기검의 전승자를 찾으려면 싫든 좋든 고려의 성도인 개성을 찾아가야 했다. 그곳은 백산의 어미인 화영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을기검, 병기검, 정기검의 세 가지 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독특한 검술이 이 유파의 최고 ‘갈’이었다.

 인명록에 기술된 내용에 따르면 손에서 병기를 놓은 상태에서도 방향과 속도의 조절이 가능했다.

 백산은 그 말을 과연 믿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을지상인이 헛된 말이 쓰인 책을 소중히 여길 리 없었기에 일단은 믿기로 했다.

 다섯 번째는 가람문이라는 유파였는데 그 내용이 백산을 가장 놀라게 만들었다.

 가람문의 시초는 ‘뫼가람’이었으며 먼 과거에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뫼문과 가람문으로 나뉘어졌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 내부적인 원인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았지만 뫼문과 본래 한 유파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백산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가람문은 조계산에 위치하고 있었고, 현재의 전승자는 척대보라는 인물이었다.

 가람문은 그 어느 유파보다 백산의 관심을 끌었다.

 그 이유는 가람문의 ‘갈’이 바로 발의 무예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뫼문에 수박이 있듯 가람문에는 태껸이 존재했다.

 백산이 그토록 집착하는 발의 무예 태껸.

 발 기술만을 집중적으로 수련하며 엄청난 위력을 담을 수 있게 발전시켜 온 가람문이야말로 백산이 반드시 찾아가야 할 곳이었다.

 인명록에는 이런 백산의 심리 상태를 짐작이라도 하듯 을지상인이 써 넣은 몇 마디 글이 남겨져 있었다.

 [네가 진정 발의 무예를 원한다면 이들을 보고 깨닫는 것이 있어야 한다. 깨닫지 못한다면 발의 무예는 포기하여라.]

 백산은 을지상인이 무엇을 말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뫼문과 가람문은 사용하는 ‘갈’의 형태로 볼 때 완전히 상극인 셈이었다.

 손을 주로 사용하는 수박의 ‘갈’과 발을 주로 쓰는 태껸의 ‘갈’.

 을지상인은 백산이 네 곳의 유파를 거쳐 다섯 번째인 가람문에 이르기까지 발의 무예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한층 더 수준 높은 발의 무예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할 의도인 것이다.

 반대로 백산이 그 자신보다 월등히 수준 높은 가람문의 태껸을 마주한다면 쉽게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의도도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백산은 태껸이라는 말에 흥분해 버리는 통에 을지상인의 숨은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는 태껸이 얼마나 무서운 무예인지 간과하고 있었다.

 백산이 마지막으로 비무를 벌여야 할 유파는 삼성궁이었다.

 지리산의 청학동과 능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하고 있는 삼성궁은 ‘청학(靑鶴)’이라는 ‘갈’을 사용하는 유파로 단군왕검의 영정을 모시는 고대의 유파였다.

 역사로 따져 보면 가장 길다고도 할 수 있는 삼성궁의 청학무예.

 삼성궁의 제자들은 검(劍), 기(氣), 장(掌), 궁(弓)의 네 가지 ‘갈’을 가장 위력적인 방법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백산은 삼성궁을 찾아가면 여러 가지 무예와 겨룰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뫄한뭐루, 심무도, 을병정삼기검, 한풀, 가람문의 태껸, 삼성궁의 청학무예…….

 백산은 이 여섯 가지 무예를 머릿속에 새기고 또 새기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었다.

 하지만 과거 사형인 북수산이 고려로 비무행을 다녀왔을 때 이들 여섯 유파의 인물들과 비무를 벌였다는 말이 전혀 없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북수산의 비무행은 이들 여섯 유파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졌다.

 자존심이 강하며 옛 아사벌의 진정한 ‘갈’을 전승한 여섯 유파.

 백산은 자신이 최초로 그들을 상대로 비무를 벌이게 되었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파바박!

 백산은 다리에 모든 힘을 집중한 채 달리고 또 달렸다.

 산길을 이동하는 와중에도 그는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다 헤진 한복을 찢어 주머니를 만들고 그 안에 흙을 넣어 종아리에 묶어 둔 상태였다. 물론 입고 있는 옷에 의해 흙주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백산은 그 상태로 전력질주하거나 굵은 나무줄기를 발로 강타하는 등의 수련을 계속했다.

 “후우우… 이제 속도를 올리기보다는 힘을 싣는 것에 신경 써야겠어. 단순하더라도 정확성을 올려야 하고, 쓸데없는 움직임을 팍팍 줄여야지. 겉멋을 부리다간 조 씨 할아버지한테 당한 것처럼 한 번에 끝장날 수 있으니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한 백산.

 그에겐, 패배한 것에 의기소침하지 않고 오히려 교훈으로 삼아 더 높은 곳으로 뛰어오르려는 오기가 있었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인지 매순간 정확히 파악하여 끝없는 반복 수련을 통해 그 부족함을 채워 나가는 순수한 노력파였다.

 백산은 다리에 묶은 흙주머니가 무겁게 느껴질 때까지 달렸다.

 중천에 떠 있던 해가 어느새 산자락에 걸치며 고개만 살짝 내비친 시간에 백산은 달리기를 멈췄다.

 “후욱! 후욱… 좋아! 이제 힘과 정확성을 좀 더 키워 볼까?”

 파악!

 작은 발 구름만으로 높게 떠오른 백산은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나무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긴 시간 동안 달렸으니 지칠 만도 한데 백산의 움직임은 여전히 빠르고 가벼웠다.

 빠각!

 어른 몸통만 한 나무 기둥에 백산의 옆차기가 박혀 들었다. 순간, 나무에서부터 반동을 얻은 백산이 다시 튕겨 나가며 또 다른 나무를 강타했다.

 빡!

 백산은 또다시 튕겨 나갔다. 좀 전보다 더욱 큰 힘을 받아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때 백산의 몸이 회전했다. 오른발이 허공에 큰 원을 그렸으며 튕겨져 나가는 방향에 우뚝 서 있는 나무 기둥을 발뒤축으로 후려쳤다.

 터어엉!

 우직!

 좀 전의 나무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이번엔 그의 발에 얻어맞은 나무 기둥의 한 부분이 움푹 꺼져 들었다.

 그제야 바닥에 내려선 백산은 자신의 발 공격에 움푹 파인 나무를 조용히 올려다봤다.

 “한참 부족해. 적어도 두 번의 반동을 얻어야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오는구나. 반동의 수를 줄여야 해. 반동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도 저 정도 위력이 나오게 만들어 보겠어!”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말이었다.

 발의 무예가 좋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달인(達人). 발의 무예에 통달한 달인이 되고 싶었다.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었다. 그저 발만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최강의 각왕(脚王)이 되기만을 원했다.

 이젠 집착이 아니었다. 삼 년 전에는 조봉인으로부터 발의 무예에 집착하고 있다는 쓴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집중. 백산은 이제 발의 무예에 집중하고 있었다.

 “타앗!”

 팍!

 힘차게 기합을 토해 내며 다시 비상하는 백산.

 아직 갈 길은 멀었고 수련할 시간은 많았다. 줄기줄기 이어지는 산맥으로 이동한다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얼마든지 수련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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