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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박쥐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2.8

숨어 사는 것이 특기인 그녀 사람과 일상적인 관계 맺기가 힘이드는 그녀의 고군 분투 세상을 향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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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13 20:42     조회 : 368     추천 : 0     분량 :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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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공중전화로 가서 동전을 넣고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해서 저장해둔 번호를 검색했다. 나는 만일의 사태를 위해 명함이나 식당이나 전단지나 필요하든 불필요하든 되도록 모든 번호를 저장해 두려 한다. 부동산 영업하는 전화번호 보험 영업 하는 전화번호 잘못 걸려 온 전화 번호까지도. 잘못 걸려온 전화 번호는 잘못 걸려온 번호 하고 저장을 한다. 부동산 영업은 부동산 영업 신문영업은 신문 구독압박 그리고 보험은 고객님으로, 그리고 다음에 다시 걸려 오면 받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저장을 하는 것이다. 모르는 번호가 핸드폰위 에 뜨며 드는 온갖 잡 생각을 막기 위함이고 언제 어느때 필요 할 지 몰라서 이다. 필요 할 때가 한번 은 있을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되었든 핸드폰의 용량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요즘에도 동전 넣는 공중전화가 있다는 신기했다. 이렇게 사용하는게 맞나 하고 전화기 앞의 전화거는 순서를 친절하게 그려 놓은 그림을 유심해 봤다. 그림으로 의미를 전달하려는 의도와 상관 없이 그 의미는 둥둥 떠서 흩어져 버렸다. 그 의미가 머리 속에서 정보로 만들어지기 전에 전화기 너머에거 한 여자가 말했다.

 고객님의 사정으로 연결이 어렵다는 말.

 그녀는 사정이 생겼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바꿔 버렸다. 핸드 폰이라는 기계를 없애 버렸거나 했을 지도 모르지만 요즘 시대에 핸드폰 없이 살수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 하긴 무리가 있다. 그녀도 박쥐였다. 같은 박쥐끼리 잘 지내도 좋을 것 같았는데 그렇다고 그를 죽이는데 동조 하거나 하진 않겠지만 가끔 그녀가 하는 푸념 정도는 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그래 흘러갈 것 들은 흘러 가야 하겠지.

 위경사에게도 전화를 했다. 하지만 그 뚱땡이 최경사가 전화를 받고선 위경사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말을 하면서 뭔가를 씹는지 우적거리는 소리는 냈다. 이런 돼지 같으니라고 나는 그 입에서 씹히는 거북한 소리 떄문에 전화를 끊었다. 어디시라고 전해 드려요 하는 심드렁한 소리에 대답도 하지 않고 말이다. 전화를 끊으면서 공중전화로 전화하기 잘했다고 생각 했다. 저 멧돼지가 다시 전화를 걸어 따지지 못 할 테니 말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경찰에도 간호사에게도 연락을 하지 못 했다. 길 가다 마주쳐서 어머 어떻게 지내니? 혹은 어떻게 지내세요? 아 그래요 하는 대화를 주고 받지 않는 한 나는 그들에게 고급 정보 따위는 주지 못 할 것 같았다. 그는 평화로워 보였다. 내 속은 이렇게 전쟁 통으로 만들어 놓고 그는 지금 이 바닷가에서 잔잔한 평화를 즐기고 있었다. 그는 그 여자에게 집중을 하고 있었고 나는 물러 터진 감 모양 터저 버렸다. 어떻게 하지도 못 한다. 그것이 박쥐의 특성이다.

 그저 맘 속에 널 뛰는 것을 잡아 겨우 겨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살다 보면 이게 사는 거지 하는 것이고 그래 뭐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다는 말도 가끔 할 것이다. 뭐 그렇게 살다 보면 죽겠지 그래서 죽으면 어디론가 갈 것이고 그 때나 되면 나는 박쥐에서 인간 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럼 저승 어디에서 그를 기다려야지 그럼 그 곳에는 그가 어떤 사람이든 무기 밀매상이든 강간범이든 살인범이든 뭐가 됐든 상관이 없을 테니까 그 묶인 것을 풀어 내는 능력이 없으니 나는 그저 기다리기도 했다. 그래서 그 사이에 비슷한 동료 박쥐를 만나서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가는것도 괜찮겠지. 엄마가 있었다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아마 엄마는 이렇게 말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다고 이건 누구나 겪는 감기와 같은 거니까 약먹고 이불 뒤집어 쓰고 한숨 푹 자면 됀다고 말이다. 엄마도 어릴 적에 그랬다고 말이다.

 엄마는 분명 그렇게 말 해줬을 것이다. 괜찮다고 말이다.

 

 한낮 찌는 더위 아직은 늦은 여름이 9월까지 갈 것 같다고 기상청은 보도 했다. 이 여름이 지나면 이 길고 지루한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여름이 지나고 나면 아마 나는 그를 잊을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게 끝이 나야 했다. 아무것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로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내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이 말이다. 완벽하게 그는 내 인생에서 사라져야 했다. 그래 그가 내 인생에 남긴건 야구와 축구와 그리고 몇 장의 사진과 숙취와 부끄러움과 그 외의 것들로만 남아야 했다. 내가 창고로 장비를 던져 넣고 다시금 이불 속으로 몸을 밀어 넣으면서 나는 길고 긴 동면을 예상했다. 수완이 전화 오기 전까지 휴가지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진숙도 나에게 어떠한 권면도 하지 않았다. 내버려 두는 게 약이라고 수완에게 말 하기만 했다. 그래 어떨 때는 내버려두는 것도 약이다. 그냥 내버려 둬서 미치고 팔딱 뛰고 혼자 지랄 발광을 하고 그렇게 기운이 빠지면 제정신 차리는 것이다.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이번에 아무것도 없이 불빛도 tv도 어둠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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