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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박쥐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2.8

숨어 사는 것이 특기인 그녀 사람과 일상적인 관계 맺기가 힘이드는 그녀의 고군 분투 세상을 향한 정의

 
33
작성일 : 16-12-11 20:16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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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안에선 미련이 나를 가득채웠다. 어디로 빠지지 못하고서 피식피식 김만 빠지고 언제 터져도 상관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그가 보고 싶다. 그를 앞에 놓고 아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뚫어지게 보고 싶다. 보고 또보고 그리고 다시 보고 싶다. 그의 옆에서 그냥 가만히 앉아서 그가 뭘하든 아무런 상관없이 내 시야 속에 그를 담아 두고 싶었다. 어디를 가든 나는 그와 함께 하고 싶다. 어디를 가든 뭘 하든 그가 무엇이든 내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그냥 옆에 희미하게 혹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라도 있고 싶다. 그의 무엇이 될 수 있다면 더 할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나는 그의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고 그냥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다.

 

 수완이 말했다.

 “왜 그래요? 뭐 마려운 강아지 같잖아요”

 “내가 뭘?”

 나는 다리를 달달달 떨고 손가락을 까딱거리고 눈을 깜빡거리고 앉았다 일어섰다 했으며 허공에 손을 두고 있자니 몸이 떨렸다.

 “내버려 둬. 딴에는 참고 있는 거라고”

 “뭘요?”

 “그 남자 보고 싶은 걸 말이야”

 “뭘?”

 “아니라고 하지마 너 요 몇일 새 수척 해졌어.”

 “아니야. 나 다이어트 중이야”

 나는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 웃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웃음은 공허했다. 그래서 나도 웃는 것을 그만 두었다.

 

 사랑엔 언제나 행운만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 정보가 사랑을 이뤄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인연이 이뤄준다. 의경에게는 정말 불행한 소식이 었다. 그에게 이 소식을 전해 주는 것이 옳은지 아님 알려 주지 않아도 그의 귀에 들어갈 것인지 한참 생각을 했다. 우리는 제반적인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조심스럽게 최근 소식도 전해 주어야 했다. 의뢰비는 돌려주기로 했다. 그러는 것이 맞는것이라고 다시금 우리가 일하는 것은 돈을 위함이 아니잖아 다짐하면서 말이다.

 좋은 소식도 아니고 무슨 동네 잔치 났다고 다 몰려가서 병풍처럼 서있는 것도 볼썽사납다고 진숙은 빠질래 하며 자리에 앉았다. 마음이 영 안 좋은 모양이었다. 언제나 불행한 소식은 주변을 오염 시키고 구석구석 제 역할을 다 한 다음 사라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겠지만 진숙도 나도 수완도 그 무거운 마음을 덜어내기 위해선 얼마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진숙의 말에 의하면 나도 빠졌어야 할테지만 수완의 말은 말을 전하는 사람과 등을 두드려 줄 사람 두 사람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었다. 하지만 그런 뜻 보다는 그런 말을 전할 때에 혼자서 전하는 역할을 떠 맡는 건 곤욕이라고 제발 혼자서 그 일을 하게 하지 말아 달라는 뜻일 것이다. 정말 힘겨운 일이었다. 수완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냐고 차에서도 내내 어이 곤란한데 하는 식의 말을 여러 번 했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결국 그 말은 내가 꺼내는 걸로 하긴 했지만 나는 어느 대목에서 어느 부분에서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우리는 그 의경을 경찰청 앞 커피 숖에서 만났다. 그는 선임에게 잠시 말하고 나왔다며 기대에 찬 얼굴로 우리를 봤다. 그 해맑은 얼굴에 찬물을 끼얹어야 한다는 거 그의 얼굴이 구겨져 가고 흐려져 가는 그 과정을 눈으로 확인해 가야 한다는 게 두려웠다. 두려움은 언제나 일의 진척을 더디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김이 모락모락 나던 커피가 차게 되던 순간까지 말을 꺼내지 못 하고 있었다.

 애꿋은 날씨이야기 주식 이야기 정치이야기만 하릴없이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에 그러니까”

 시작도 하지 못하고 다시 말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돌고 있었다.

 의경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죽었군요.”

 우리는 숨쉬는 것 마저도 멈췄다.

 그는 애써 얼굴을 들었다.

 그는 미소짓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에 눈물이 가득 했다.

 나는 그 순간 인간이 알아야 할 일도 있고 몰라서 좋은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는 것과 행복한 것은 별개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소원을 이뤘군요. 그녀가 그렇게 말했어요. 제발 자기를 죽게 내버려 두라고 소원이라고 말이예요. 그녀는 소원을 이뤘어요. 참 이상하죠. 나는 그녀와 대화를 나눈건 그 때뿐인데 아무런 추억도 없는데 말이예요. 벌써 그녀가 그립네요. 이제 머리속에 떠올렸던 그녀의 얼굴 마저 가물가물해요. 혹시 그녀의 사진 한장 얻을 수 있나요?”

 나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그 얼굴을 보고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우리는 준비해간 자료들은 그에게 전부 건내 주었다. 그는 그 정보에 권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파일에 끼워진 그녀의 사진 과거의 모든 정보가 있는 자료를 들어다 보며 울었다. 그것을 보면서 그녀가 살고 있던 이 세상에서 그녀의 죽음을 슬퍼해 줄 사람이 최소한 하나는 있다는 생각에 외롭지 않았을 거라고 저 세상으로 갈 때 그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이 세상에 대한 미움만 가져 갔을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에게 이 세상은 아픔만 주고 외로움만 줘서 이 세상에 속한 나로써는 그녀에게 미안했다.

 그는 나와 같은 마음이 었던 걸까?

 그가 울면서 낮게 말했다.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 이유는 내가 알 수 없는 그녀와 그와의 비밀일 것이다. 둘만 아는 비밀이 존재한다는 것은 둘만의 추억이라 할 수 있으니 그 둘이 전혀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세상의 어떤 만남 보다 더 그 만남은 순수 한건 아닐까?

 

 의경이 말했다.

 그녀의 얼굴이 가물가물하다고. 나 역시 그의 얼굴이 가물가물해지고 그를 향한 형체없는 감정만 커져갔다. 시간이 갈수록 더 그리워지고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잠이 들수 없는 여름의 막바지 밤에 집 앞 벤치에서 목소리를 낮춰 울었다. 마음이 너무 커져 나의 키를 넘기고 말았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비워 내야 했다. 시계를 봤다. 시간은 11시45분이었다. 나는 오늘만 울자고 11시45이니까 15만 울고 12시가 되어서 내일이 되면 그만 울고 그를 잊겠다고 그를 잊겠다고 그만큼만 울고……나는 정확히 20분을 울었다. 그러니까 5분을 더 울었다. 울음의 꼭지는 잠궈지지 않고 입을 틀어 막아도 그것은 삐지고 나왔다. 가로수에 비취는 나의 그림자는 더 슬펐다.

 그리고 20분을 그자리에서 울고 일어서면서 엉덩이를 탁탁털며 말했다.

 “이제 내일이니까 잊자.”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갔다. 그리고 혹시나 어제 벤치에서 여자가 울더라 하는 식의 소문이 나질 않았는지 동네 아줌마들이 하는 이야기 중 미친년이 돌아다닌다 하는 식의 이야기는 없는지 창밖을 주시 했다. 사람들은 자신들 말고 타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실은 그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도 바쁜 사람들이다. 하루에도 몇 만건씩 터지는 이슈들 그것들을 섭렵하기에도 바쁘다.

 그래서 나는 외롭고 그들도 외롭다.

 

 나는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를 잊지 못했다. 제기랄!

 

 이런 걸 미쳐간다고 하지. 나는 열 손가락을 뜯으며 생각 했다. 그리고 입에 든 손톱을 퇘하고 뱉을때 수완이 말했다.

 “사장님 어디 좀 여행 좀 다녀 오시지요?”

 “응? 왜?”

 “요즘 너무 이상한데 일선에 물러 나셔서 그런가? 뭐 머리를 식힐 만한 뭔가를 하시는 것이 건강에 낫겠네요. 저희가 사장님 심정을 몰라서 그런 건 아닌데 사장님 요즘 영 보기 불편하네요”

 

 여행? 취미? 휴식? 나에게 의미있고 즐거운 것들이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그가 사라짐과 동시에 나는 어떤 것도 쉼이 되지 못 했다. 나는 죽어 가고 있었다. 내 말에 사람은 원래 죽어가는 거야 하고 토를 달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팍팍한 삶에 조의를 보낸다. 팍팍 한 삶 그 삶 또한 나의 삶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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