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때 알고 있던 자잘한 지식으로 그와 대화를 나눴다. 내가 일 말고 야구에 접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 일을 맡은 것이 이 순간 빛을 발할 거라고 그 때는 생각 하지 못 했다.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어야 하냐고 하늘을 향해 대상 없는 화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엔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첫 만남이 어떻냐고 수완이 물었다. 뭐 그것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뭐 그저그랬어 하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말했다. 그말에 진숙이 내 얼굴이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그저 그랬어? 그저 그랬다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그렇냐? 완전 입이 찢어져 걸리네.”
수완이 말했다.
“잘 됐네요. 이제 가까워지는 일만 남았네요 .최대한 빨리 가까워 지세요. 그래야 빨리 도와 줄 수 있죠.”
아 잊고 있었다. 그와 단순히 만나기 위함이 아니었다는거 단순히 그와 내가 이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거
“다음에 만날 약속 했죠?”
수완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것도 잊었다. 그와 헤어질 던 때 그는 그럼 이라고 했고 나는 즐거웠어요 하고 말했다. 그가 나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나는 그에게 여기가 저희 집이예요 하고 말하던 순간 다른 집을 우리집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정보를 알려 줘도 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이놈의 죽을 놈의 직업병 그래 이제 그만 숨자 이제 모든 것을 그 앞에 드러내자. 하는 생각도 했다.
마치 부끄러운 무언가를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급히 그의 차에서 내려 아파트 입구로 들어와 버렸다. 그는 아마도 나에게 다음에 어디서 만날까요 하는 말을 하고 싶어 한 템포 기다리고 있었을 것인데 나는 즐거웠어요 하는 말을 하고 쫒아 오기나 하듯 엘리베이터를 타 버렸다. 그러게 뒤가 땡기긴 했다. 그가 오해를 하진 않을까? 내가 그를 싫어한다고?
그와 전화 번호를 교환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싫은 사람처럼 군 나에게 그가 전화를 할까? 나는 그에게 전화를 해서 그때 그게 아니고 하고 말을 해야 할까?
결국에 수완이 전화를 들었다.
전화의 버튼을 누르면서 말했다.
“이거 뭐 내가 뭐 커플 매니저도 아니고 말이야. 이렇게 찍어다 붙여 놓으면 자기네들끼리 할 것이지. 으이구 차려 놓은 밥상도 못 먹나? 못 먹어?”
그때 신호가 가는지 수완이 말했다.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그렇죠. 좋은 만남 되셨습니까? 아니요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절대 오해 마시고 일단 저쪽에서 다음에 만나고 싶은데 어떻까 하고 묻는 전화가 와서 말입니다. 아 그러셨어요? 아 그래요. 아이구 저희가 한게 뭐 있나요? 네 아 그렇죠. 좋은 만남 하시기 바랍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수완은 전화를 끊으며 말했다.
“이사람 아마도 우리 회사 결혼 정보 회사라고 생각 할지도 몰라.”
나는 눈을 동그렇게 뜨고 수완에게 물었다.
“뭐래?”
“참 사장님 성질한번 급하네요 뭐가 그렇게 조바심이 나세요. 그 사람 쪽에서 전화를 걸려 던 참이랍니다. 그러고 내가 전화를 하니까 사장님이 자기가 싫어서 그런 말을 하기 어려워 내가 전화를 한 건 아닌가 하고 놀랬답니다. 거 봐요. 예? 사람이 그렇게 성급해서.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그 쪽에서 전화도 왔고 여기서 몸이 단다는걸 안 보여 줘도 됏을 텐데요. 여자가 너무 몸이 달면 남자 쪽이 늘어져요. 그게 밀당이라는 거예요. 모르셨어요? 하기사 연애를 해 봤어야 알지”
나는 수완의 말에 바보가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쥐고 있던 서류를 물어 뜯었다.
자기가 먼저 빨리 친해져야 됀다고 해 놓구선……그 말이 이제와서 변명이 되겠냐 마는
뒤 늦게 들어주지 않는 변명을 해봤다. 그건 그렇고 빨리 친해 지는 방법?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