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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왕의 주인 [개정판]
작가 : UnKnown
작품등록일 : 2016.12.3

왕의 주인 개정판 입니다.

 
폭풍 전야 [3]
작성일 : 16-12-10 18:09     조회 : 378     추천 : 1     분량 :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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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르완나는 동문 경비에게 출입증을 보여주며 공작과 펠리프를 성 밖으로 내보냈다.

 

 

 "마차를 불러 올테니 잠시 기다리십시오."

 

 

 르완나는 통보에 가까운 언질을 남기고 곧장 성벽 끝자락으로 달려갔다. 성벽 옆에 줄지어 세워진 마차 가운데 공작가의 마차를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장 크고 화려한 마차였으니 말이다.

 다짜고짜 공작가의 마차 문을 열어젖힌 르완나는 마부가 말리기도 전에 자리에 앉아 명령하듯 외쳤다.

 

 

 "출발!"

 

 "이봐, 당신 뭐...."

 

 "워릭 공작의 명입니다. 당장 동문으로 가십시오!"

 

 

 선수를 친 르완나는 마부의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뒤로 하고 마차 문을 세게 닫아버렸다.

 닫힌 문을 넋이 나간 듯 표정으로 보던 마부는 르완나의 채근거림에 얼떨떨한 채로 상황에 이끌려 말을 몰았다.

 다그닥거리는 소리가 빨라질 무렵 마차가 동문에 도착했다.

 갑자기 사라진 르완나 탓에 오도가도 못한 채 엉거주춤 있던 공작 일행은 자신 소유의 마차를 타고 나타난 르완나를 향해 다소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마차를 부르러 간다기에, 일반적인 작은 마차를 생각했는데, 정문 앞에 대어둔 자신들의 마차를 갖고 올 줄이야.

 공작은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닫지 못한 채 콧방귀를 픽하고 끼었다.

 

 

 "안 타실 건가요?"

 

 

 르완나는 제가 주인인 양 마차 창문에서 얼굴만 슥 내밀고 그들에게 소리쳤다.

 

 

 "허, 참."

 

 

 공작이 곧 실소를 흘리더니 마차 문을 열고 위로 올라왔다.

 당돌한 작태가 꽤나 맘에 찬 듯 처음의 얕잡아 보던 기색이 옅어져 있었다.

 공작이 별말 하지 않으니, 당연히 펠리프도 군소리를 하진 않았다.

 

 푹신한 의자에 기대자, 펠리프는 하루의 피곤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물 먹은 솜 마냥 자꾸만 축 늘어지는 몸이 긴장을 놓지 않도록 스스로 꽤나 주의해야만 했다.

 

 잠시의 정적 후 먼저 입을 뗀 것은 르완나였다.

 

 

 "음, 아까 제가 어디까지 말했었죠? 아, 맞다. 거래 얘기까지 했었죠?"

 

 

 자문자답을하며, 동의를 구하듯 그 둘에게 반짝이는 눈빛을 내비췄지만 둘 다 별 반응을 하지 않자 작게 혀를 찼다.

 그리고 괘념치 않다는 듯 과장스레 연기하는 배우마냥 손을 천천히 크게 벌리며 눈을 치켜뜨고 뻔뻔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가벼움이 넘쳐 흐르다 못해 통통 튀는 말투가 공작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것을 빠르게 습득한 것이다.

 

 

 "으~딱딱하시긴! 여튼 본론만 말하자면, 저는 공작 저하의 뒷배가 필요합니다. 저의 뒷배가 되어 주십시오."

 

 "거절한다. 내가 왜 그래야하는지 모르겠군. 오늘 성을 나오게 해준 건 고맙게 생각한다. 돈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도록 하지."

 

 "저는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황궁에 묶여 있는데, 돈이 있어도 쓸데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뭘 원하지?"

 

 "공작 저하께서 가지신 것이 고작 돈과 금은보화 뿐은 아니지 않으십니까?"

 

 

 도발적인 말에 공작의 눈썹이 꿈틀하였다.

 너무 앞서 갔나? 르완나는 고지가 앞이라는 생각에 조급해진 마음을 억누르며 느리게 심호흡을 하였다.

 

 

 "제 뒷배가 되어주십시오. 그럼 저하의 보물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내 보물?"

 

 

 공작이 모르는 체 하며 되물었다.

 그 모습에 르완나가 눈을 접으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얇게 뜬 눈으로 펠리프를 보고는 눈썹을 들어올렸다.

 

 

 "펠리프 자작님께서 옷매무새가 많이 흐트러져 보이는군요. 공작 저하의 옷매무새는 멀쩡하니 공작께서 남총을 손에 넣으신 건 아닌 듯 하고...."

 

 "그만! 되었다. 네 뜻은 알겠다."

 

 

 공작은 비명이 새어나올 듯한 기분을 느끼며 르완나의 말을 막았다. 공작 뿐 아니라 펠리프의 손 까지 덜덜 떨리는 것이 르완나의 눈에 들어왔다.

 적대와 체념, 경계가 섞인 눈빛의 공작의 모습에 르완나의 미소가 점점 진해졌다.

 '이래도 당신이 날 거부할 수 있을까?'

 

 

 "그럼 저를 받아주실 겁니까?"

 

 "적이 아니면 친구가 되는 게 좋겠지. 허나 입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으르렁거리는 듯한 위협적인 어투에 르완나가 웃는 낯을 지우고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죽어서도 지킬테니 괘념치 마십시오."

 

 "어찌 믿느냐?"

 

 "어찌 못 믿으십니까?"

 

 "지금 널 죽여 입을 막을 수도 있다."

 

 "어찌요. 기록에 남기지 않았으나 경비원이 저를 보았고 함께 있던 공작 저하도 보았습니다. 제가 회궁하고 아무 일도 없으면 문제 될 것이 없으나, 제가 회궁하지 못하면 누군가 문제를 삼고 오늘 일이 불거져 튀어나올 것입니다. 그럼 다른 것도 드러날 텐데요."

 

 "원하는 게 뭐냐?"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뒷배를 원합니다."

 

 "고작 시녀 주제에 뭐하러 말이냐? 너 따위가 무엇하러 뒷배가 필요해?!"

 

 "저하, 제가 필부의 자리에 있다하여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곧 개혁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

 

 "뭐..뭐라? 네가 그걸 어떻게.."

 

 

 공작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었다.

 고작 시녀따위가 정치 얘기를 꺼낼 것이라 상상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폐하께서 제 주인을 위해 하는 일인데, 어찌 모를 수 있겠습니까? 에키나 궁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일입니다."

 

 "너..에키나 궁 사람이었느냐?!"

 

 

 공작은 놀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다가 하마터면 거의 머리를 마차 천장에 찧을 뻔하였다.

 혈압이 오르는 듯 뒤목을 감싸진 공작의 얼굴이 씨뻘겋게 달어올라 있었다.

 르완나는 자리에서 살짝 일어나 무릎을 굽히고 가볍게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공작 저하. 소녀, 에키나 궁 시녀장 르완나 입니다."

 

 "허. 뒷배 생각은 네 주인의 생각이더냐?! 폐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나보지? 허나,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제시카 알폰 하이번은 제 주인이긴 하나, 마음으로 섬기고 있지 않습니다."

 

 "무슨 뜻이냐? 네 주인을 물어뜯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못할 게 있습니까?"

 

 "네 주인은 양인 줄 알고 사자를 길렀구나."

 

 

 스산하게 빛나는 르완나의 눈 속에서 야망을 읽은 공작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양 보다는 사자가 되는 것이 낫지요. 자고로 잡아 먹히는 삶보다는 잡아 먹는 삶이 낫지 않습니까? 허나 제 어찌 감히 동물의 왕을 자처하겠습니까? 그저 왕의 그늘 아래서 사는 삵 정도로 해두지요."

 

 "의리라고는 눈꼽만치도 모르나보구나. 내 어찌 그런 너를 믿고 일을 할 수 있단 말이냐?"

 

 "의리가 무에 필요합니까? 저하의 보물에게도, 제게도 제시카가 눈엣가시니 서로 목적이 맞지 않습니까? 그저 동맹을 맺을 뿐입니다. 자고로 의리보다 신의가 중요한 법 아닙니까? 공작 저하께서 제 뒷배가 되어주신다면, 그 동안 저는 신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자고로 동맹이란 신의를 지키는 한 영원한 법이지 않습니까?"

 

 

 먼저 배신하지 않으면 배신하지 않겠다.

 그리 말하는 르완나의 모습은 제 옆에서 벌벌 떠는 유약한 사내와 무척이나 비교되어 보였다.

 커다란 산불과도 같은 열정 어린 말에 공작은 졌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돌하고, 당돌하도다."

 

 

 허탈하게 혼잣말을 하는 공작을 보는 체하며 르완나는 사실 시선의 끄트머리에 담아둔 펠리페의 안색을 살폈다.

 공작에게 선을 대기 위해 억척스레 구는 자신을 펠리페가 혐오할까 걱정된 탓이었다.

 과연 펠리페의 창백한 얼굴이 평소보다 더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가지런히 모은 자신의 무릎을 내려다보는 듯 아래에 깔린 그의 시선이 자신을 피하는 듯 보여 르완나의 마음 한구석이 어지러워졌다.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하며 마음을 채어 잡았으나, 마음은 자꾸만 멋대로 제어에서 벗어나며 점점 더 기분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래, 그리 배짱있게 말한 걸 보니 내가 너의 뒷배가 되어주면 어찌 할 건지 계획도 세워놨겠구나?"

 

 

 툭 던지는 공작의 눈에 작은 기대감과 호기심이 깃들어 있었다.

 그 말에 르완나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실망 시켜드리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어디 한번 말이나 해보아라."

 

 "폐하께서 국교 개혁을 추진하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국교 개혁이 시작되면, 폐하는 제시카 님을 정식 아내로 맞아 들이겠지요. 그때 여자 하나를 위해 나라의 종교를 바꿨다는 오명을 받지 않기 위한 본보기로 몇 명의 아내를 더 들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명은 무슨, 진실로 여인 하나 때문에 국교를 바꾸는 것 아니겠느냐? 쯧."

 

 

 공작은 황제를 생각하니 못마땅한 듯이 혀를 차며 옅게 역정을 드러냈다. 그 모습에 르완나가 피식 하며 미소를 흘렸다.

 

 

 "저하, 어찌 그리 폐하의 마음을 모르십니까? 본디 일거수 일투족이 기록되는 폐하는 지금 자신의 행태가 스스로도 부끄럽기 때문에 부러 아닌 척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하 된 차원에서 모른 척 해주셔야지요. 그런 배려 하나 주지 않으시니 저하의 누이인 황후 마마께서도 덩달아 미움 받는 것이 아닙니까?"

 

 "뭐, 뭐라?!"

 

 

 아픈 곳을 찔린 탓에 공작의 얼굴이 단박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감히 평민 주제에 제가 누군지 알고 이 따위 막말을 한단 말인가? 제가 감히 이런 말이나 듣고 다닐 신분인가?!

 부글거리는 공작과 달리 르완나는 울그락 푸르락하며 씩씩대는 공작을 태연하게 보며 "흥흥" 거리며 콧소리를 냈다.

 태연작한 그 모습에 공작이 더욱 열 받았음은 굳이 언급하지 않어도 되리라.

 

 

 "감히!"

 

 

 공작이 제가 앉은 의자를 내리치며 소리쳤다.

 그 모습에 르완나가 허밍을 멈추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찌 그리 화가 많으십니까. 저하에 비해 벌레만도 못한 제가 아무리 짖어대도 저하는 소리가 닿지 않은 체 모르쇠 하셔야죠. 그리 화가 잦아서야 어디 대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네가 감히 나를 시험한 것이냐?"

 

 "그럼 아니 됩니까? 저도 제 뒤를 온전히 맡겨도 되는지 확인해야지 않겠습니까? 무작정 맡기다 저하께서 되려 제 발목을 잡으시면 어쩝니까?"

 

 "휴, 내가 졌구나. 그래. 뭐든 말해보라. 그 정도 포부면 뭘 해도 하겠지."

 

 

 공작이 등받이에 몸을 파묻듯 기대며 손을 휘저었다.

 

 

 "공작 저하에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저 제 신분 좀 만들어 주십시오. 말단 귀족 양녀 정도로도 만족합니다. 그리고 황궁에서 쓸 선도 하나 만들어주십시오."

 

 "그것 뿐인가?"

 

 "지금까지 말한 건 국교 개혁 후 일이고, 우선 가장 중요한 다른게 하나 더 있습니다."

 

 "무엇이더냐. 말해보라."

 

 "국교 개혁에 찬성해주십시오."

 

 

 그 말에 공작의 손이 다시 의자를 세게 내리쳤다.

 공작 이마에 선명하게 솟은 혈관이 그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감히...! 네 주인이 시키더냐?! 내가 누이를 배신하고 개혁에 찬성하라 시키더냔 말이냐!"

 

 

 핏발 선 눈으로 흉흉하게 소리치는 공작의 모습에도 르완나는 기 죽지 않고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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