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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더스크 하울러
작가 : 태선
작품등록일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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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밸런스 막장으로 소문난 게임 '트리키아'에 뛰어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문을 외는 강철 주둥이!
인간종족의 이단아가 되어 암흑진영을 지배한다!

 
24 화
작성일 : 16-11-25 10:31     조회 : 661     추천 : 0     분량 : 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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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화

 

 

 

 

 

 7.

 

 얼마 안 있어서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녀는 내 손을 잡아끌고는 아파트 앞으로 내려갔다.

 슬리퍼를 찍찍 끌고 나오니 긴 장발을 한데 묶은 사내가 그녀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 놀란 건, 그의 뒤에 있는 잘빠진 은색 람보르기니. 내가 멍해져서 물었다.

 “저, 저기, 나인……, 아니, 아니, 시우라는 사람, 아버지가 돈 많이 버나보네.”

 그 나이까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개폐인이 자기 돈으로 저 차를 샀다는 건 말도 안 될 것 같고, 집안이 좋나 싶었다.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버님 돈을 왜 빌려요? 선배 돈으로 충분히 사고도 남을 텐데.”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러면 직업이 호스트?”

 “농담도 참!”

 그래. 너무 말쑥해서 한번 물어봤다.

 남자는 밝은 금색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머리 뿌리까지 금발이었다. 한마디로 따로 염색을 한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내가 또 물었다.

 “저, 저기 한국인이야?”

 “아이 참! 촌스럽게. 금발이면 다 외국인이에요?”

 한국사람 맞구나. 허허허.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알 수 없는 위압감에 몸이 위축되는 기분이었다. 190cm 정도의 키 때문인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돈으로 휘감아서 그런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명품들이 소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려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남자가 선글라스를 벗자 캐릭터와 꼭 닮은 눈동자가 드러났다. 회색인지 검은색인지 모를 눈동자는 고양이과 야수를 닮아있었다.

 “안녕하세요. 연희 양! 잘 있었어요?”

 목소리만이 그가 나인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뿐이었다. 연희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내 팔을 잡아당기며 밝게 웃었다.

 “저야 잘 지내죠. 참참, 여기는 지하 선배. 알고 있죠?”

 “아, 자이하 군이군요.”

 “에? 두 사람 진짜로 본 거 처음이에요?”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나인이 능청스럽게 웃었다.

 “멋진 남자는 신비주의랍니당.”

 나는 한숨을 푸욱 쉬고는 연희에게 간곡하게 말했다.

 “정말 이 차림으로 가자고? 츄리닝에 슬리퍼 신고?”

 내 말에 나인이 손을 척 들었다.

 “아,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게 있거든요.”

 그렇게 말하더니 블랙카드를 척 드는 게 아닌가.

 “저, 저건 VIP중에 최고급 VIP만 갖는다는 S모 카드 회사의…….”

 “모리 군 걸 빌렸거든요. 제 돈 아니니까 마음껏 쓰세요.”

 아, 그리고 보니 두 사람 현실에서도 아는 사이랬지. 그래서 내가 물었다.

 “저기 차는…….”

 “모리 군 차.”

 “양복은?”

 “변태군요. 자이하 군.”

 차랑 카드는 술술 불면서 양복 출처 묻는 게 어디가 변태란 거냐? 대화를 못 따라가겠어! 아니 그 전에, 모리 님은 성자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거냐? 저런 인간한테 차와 카드를 넘기다니!

 내 표정을 읽었는지 나인이 대답했다.

 “아, 허락 받는 걸 잊었어요. 나중에 돌려놓을 거니까 괜찮답니다. 엣헴.”

 ……틀렸어. 이 인간 글러먹었어.

 

 

 8.

 

 나인보다 모리 님의 정체가 더 궁금해졌다.

 집이 돈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뭐랄까 옆에서 보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나 할까?

 그도 그럴 것이 흔히 서민이 생각하는 부잣집 도련님이란 구김살 없이 풍족하게 살아서 세상물정 전혀 모를 것 같은, 사이코 AB형에, 진상 외동아들을 합친 것 같은, 그런 이미지니까.

 솔직히 모리 님을 보고 있으면 동생 대여섯은 혼자 먹여 살릴 것 같은 소년가장의 느낌이다. 일도 똑 부러지게 잘하고, 리더쉽도 있다.

 틀린 일은 틀린 일이라고 잘라 말할 줄도 안다.

 무엇보다 저 나인을 상대로 친구를 먹을 정도면 역시 보통은 힘들달까.

 ‘현실이랑 게임에서의 성격이 전혀 다를지도.’

 그렇다고 해도 모리 님 성격이 아닌 모리 님은 어쩐지 상상하기 힘들다.

 나인은 능숙하게 핸들을 꺾으며 말했다.

 “일단은 유행 맞춰 입히는 것도 그렇고 적당히 캐쥬얼 정장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아, 괜찮습니다. 제가 직접 살게요.”

 무엇보다 자기 돈도 아니고 모리 님 돈이라고 하니 말이지.

 “괜찮아요. 괜찮아요. 아는 분이 그쪽에서 일하거든요. 싸게 해줄걸요?”

 안 돼, 더 이상 폐를 끼쳐서는……. 옆에 있던 연희가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역시 시우 선배는 대단해요!”

 역시 연희의 대단함의 기준은 일반인과 다른 모양이다.

 ‘날 대단하게 봤던 것도 단순히 취향이 독특한 탓인 건가.’

 그 생각을 하니 왠지 한숨이 나왔다.

 그가 도착한 곳은 꽤 규모 있는 남성복 전문점이었다. 바닥에 얼마나 반짝반짝하던지 밟기가 겁날 정도였다.

 “어머, 시우 군 오셨어요?”

 카운터를 보던 여사장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호호호 웃었다. 그녀는 노골적으로 반가워하며 한마디 던졌다.

 “창고에 옷상자 좀 옮겨 주실래요? 여자 혼자서는 힘들었는데 정말 다행이네요.”

 뭐야 이 사람. 손님을 알바 부려먹듯 하고 있어.

 나인, 그러니까 시우가 웃었다.

 “사모님,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 화무십일홍이라지만, 그 말도 사모님 앞에서는 옛말이 되는군요.”

 전형적인 제비 멘트를 꺼내더니 그녀의 손등을 잡고 돌려 우아하게 허리를 감싸는 게 아닌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불륜과 제비와 카바레란 단어가 한 번에 떠올랐다.

 사장님은 발그레한 뺨을 문지르며 말했다.

 “언제나 아부 실력은 여전하네요.”

 “아부라뇨. 사모님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런 말을 할 겁니다.”

 “호호호. 아이참.”

 그렇게 말하고는 10대 소녀처럼 그의 가슴에 투정을 부리는 게 아닌가.

 ‘아, 제비가 맞긴 맞는 것 같아.’

 시우가 겉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올리며 말했다.

 “옆에 있는 놈은 제 친한 후배인데, 잘 봐주실 수 있죠?”

 “그럼, 당연하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쫙 광내줄 테니 나만 믿어요. 호호호.”

 시우가 창고로 사라지자 사모님, 아니 사장님이 나를 의상실로 안내했다.

 “그나저나 우리 시우 군이 누구를 끌고 왔나 했더니 훤칠한 미남을 하나 데려 왔네요.”

 거울 속에는 체육복을 입고 금방이라도 밭일하러 나갈 것 같은 후줄근한 청년이 서 있었다. 내 표정을 읽었는지 그녀가 정색했다.

 “어머어머, 난 빈말로 아부는 안 해요. 정말 슈트가 잘 어울릴 것 같은걸.”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귀여워라. 음, 역시 검은색보다는 회색이 낫겠어.”

 그녀는 선반에서 캐쥬얼 정장 한 벌을 꺼내서 건네주었다. 격식 있는 자리에도 어울릴 것 같고 편한 자리에서도 꽤 어울릴 것 같은 옷이었다.

 “입고 나와요. 호호호.”

 값이 좀 나갈 것 같아 걱정하자 그녀가 나를 탈의실까지 미는 게 아닌가?

 “아이참, 믿어보라니까. 나 이 장사만 25년째예요.”

 ‘사모님, 25년 경력이라면 대체 나이가……. 아무리 봐도 40대 초반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나는 그녀의 기합에 밀려서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는 연희와 사장님이 함께 콧노래까지 부르며 옷을 고르고 있었다.

 ‘왠지 말려든 것 같아.’

 나는 한숨을 푸욱 쉬고는 구기는 것도 미안할 정도인 슈트를 집어 들었다.

 옷을 입고 나오니 두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어머나! 어쩜어쩜! 왜 이렇게 잘 어울려!”

 “선배 아닌 것 같아! 꺄악!”

 그러더니 서로의 두 손을 맞잡고 광기 어린 비명을 지르며 펄쩍펄쩍 뛰는 게 아닌가.

 사장님이 내 등 뒤로 와서는 허리둘레를 쟀다.

 “밥 좀 먹어요. 남자 허리가 이게 뭐예요. 맞춤은 시간이 없다 했으니 허리띠라도 차야겠는걸요.”

 연희가 손을 번쩍 들었다.

 “허리띠는 제가 고를게요!”

 “어쩜, 당차기도 해라. 허리띠는 왼쪽 아래 선반에 진열되어 있으니까 골라와요.”

 “네에!”

 연희는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녀는 셔츠에 넥타이를 일일이 대보며 고르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저기, 시우 씨와는 친한 사이인가봐요.”

 내 말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정신 좀 봐. 종업원들이 봤다면 제비인 줄 알겠네!”

 제비 아니었나요?

 ……라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하고 돌려서 물었다.

 “굉장히 격 없는 관계 같아 보이던데.”

 내 말에 그녀가 빙그레 웃었다.

 “청년이 생각하는 그런 관계는 아니랍니다.”

 으으, 표정이 읽히고 있다.

 과연 경력 25년의 양복집 사장님. 그녀가 내 옷깃을 추스르며 웃었다.

 “시우 군은 제 은인이에요.”

 “은인?”

 “지금은 넉넉히 장사하고 있지만, 예전에 동대문에서 양복 팔았답니다. 그때는 하루하루 일수 내기도 힘들고, 빚은 점점 더 불어나고, 경기도 갈수록 나빠져만 가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정말 못된 생각도 많이 했어요.”

 아무리 눈치 없는 나라도 ‘못된 생각이 뭡니까?’라는 질문은 할 수 없었다. 그때를 떠올리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도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시우 군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그때 연희가 벨트를 들고 뛰어왔다.

 “이거 어때요?”

 검은색에 독수리가 세공되어 있는 벨트였다. 화려하지 않지만 어딘가 기품 있어 보이는 디자인이었다.

 “어머나, 고르는 데 소질 있으시네. 그거 인기품목이에요.”

 나도 이제 더 이상 가격표는 보지 않기로 했다. 될 대로 되라.

 

 

 9.

 

 시우가 다시 왔을 때쯤 나는 말 그대로 머리끝부터 신발 끝까지 때 빼고 광낸 상태였다. 그가 날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병아리 광내달라고 맡겼더니 웬 제비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까?”

 “호호호, 시우 군.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요.”

 아, 칭찬이었습니까. 난 제비라니까 욕인 줄…….

 시우가 그 예의 메이드 인 모리표 블랙카드를 꺼내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시우 군 후배인데 돈 안 받을게요.”

 그 말에 그가 대답했다.

 “벌써 잊은 겁니까? 사업의 기본은 뭐라고 했죠?”

 그 말에 그녀는 혼나는 학생처럼 찔끔거리며 대답했다.

 “……이익창출.”

 “사모님은 지금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손해를 보려 하고 있어요. 사장의 자리는 뭐라고 했죠?”

 “직원들의 밥그릇! 알았어요. 알았다니까. 대신 공장가만 받을게요. 그 정도는 괜찮죠?”

 “깎아준다면야 고맙죠.”

 공짜는 안 되는데 깎는 건 감사하다라.

 장사는커녕 어릴 때 바자회도 안 해본 나는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계산을 끝내고 시우는 카드를 제 카드처럼 지갑에 척 넣었다. 가격표를 슬쩍 보니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다. 그래도 삼수생이 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

 “만약 이거 긁은 거 모리 님이 뭐라 하시면 제 책임은 아닙니다. 나인 님이 책임지세요.”

 내가 못 박아두자 그가 입을 삐죽 내밀며 툴툴거렸다.

 “사나이가 쪼잔하게 긁고 나니까 그 말 하는 겁니까?”

 “혹시라도 뭐라 하신다면 모리 님께 나중에 취직하면 갚는다고 전해 드리세요.”

 “흥흥, 삐졌습니다. 지하 군은 결국 쪼잔한 사나이였던 거예요.”

 그딴 걸로 삐지지 마! 그 전에 댁이 끌고 와서 멋대로 긁었잖아.

 난 그 람보르기니 주인을 경찰서에서 만날 생각만 해도 위가 아파온다고!

 “자, 그러면 가볼까요?”

 그는 여전히 제비와도 같은 발걸음으로 우아하게 차문을 열었다.

 연희는 깔깔 웃더니 짐짓 귀부인 같은 걸음걸이로 들어갔다. 그가 말했다.

 “안 들어갈 거예요?”

 “네네.”

 나는 한숨을 포옥 쉬고는 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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