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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야지존
작가 : 나민채
작품등록일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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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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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으로 깡으로 버텨온 조직의 넘버 투 백호영. 죽음의 고비 속에서 4차원을 통과하는데…….
“아니, 정말로 중국인가? 제기랄. 그 개자식들! 나를 중국에 버린 거라면 모조리 죽여 버리겠어.”
이제 그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38구경 권총과 오토잭나이프 한 자루뿐!
이제 무림에 극악한 지존이 나타났다!

 
21 화
작성일 : 16-11-24 14:53     조회 : 436     추천 : 0     분량 : 7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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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휘이이잉

 한줄기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순간 실내가 조용해졌다. 결코 바람 때문이 아니었다. 이층에만 대략 삼십여 명의 손님이 들어 있었는데, 모두들 백호영 일행을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즉살마와 백호영이 이상하여 주위를 돌아보자 모두들 고개를 휙 수그린 채 음식을 먹는 데만 열중했다.

 즉살마와 백호영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는 위협적이었다. 마기를 숨기고 있는 즉살마로서도 마인 특유의 기운까지는 숨길 수 없었다.

 “무엇으로 시키겠습니까, 대인.”

 점소이가 허리를 굽실거리며 물었다.

 “어떤 것을 잘하느냐?”

 “저희 객점은 이부면(伊府面)과 송서계어(松鼠桂魚)로 유명합니다.”

 “그럼 그것으로 가져오너라.”

 “이부면 셋에 송서계어 하나를 말씀하시는 겁죠, 대인?”

 점소이는 오랜 경력에서 쌓은 노련함으로 긴장감을 극복하며 말했다.

 “그렇다. 크크.”

 점소이가 물을 내려놓고 얼른 아래층으로 사라졌다.

 백호영은 번화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그의 귀엔 즉살마와 부용설리의 대화 따위는 들리지도 않았다. 주변에 더 이상 높은 건물이 드물었기에 제법 먼 곳까지 내다보였다. 가옥들은 대부분 황색, 홍색, 갈색이었다.

 “염병할!”

 백호영이 난데없이 쌍소리를 내뱉자 부용설리가 깜짝 놀라 그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바깥을 내다보고만 있었다.

 상인, 무사, 관군, 유자 등 수많은 사람들의 의복과 인상착의가 한눈에 들어왔다. 문득 가슴이 답답했다. 심장마저 두근거렸다. 심장의 동맥과 정맥이 부풀어 올라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흡사 피가 역류하는 듯했다.

 그의 주위로 알 수 없는 기운이 감돌았다. 사기 같기도 하고 마기 같기도 했으나 분명 성질이 조금 다른 것이었다. 부용설리도 즉살마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아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백호영의 안색이 창백하게 탈색되어갔다.

 “크크크.”

 백호영이 괴소를 흘리며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러곤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하하!”

 그의 모습은 정말 미쳐버린 것만 같았다. 처음에 그들이 객점 이층에 등장한 순간 감돌던 정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그보다 더욱 소름 끼치는 고요가 맴돌았다. 백호영의 광기가 객점 안에 독을 퍼뜨린 것일까? 몇몇 사람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아래층으로 달아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자야.”

 “낭군님.”

 부용설리와 즉살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백호영을 불렀다. 웃음을 멈춘 백호영이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때마침 즉살마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있었다. 백호영은 흘깃 음식을 바라보며 뱉어냈다.

 “음식이 왔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뇌까린 백호영. 하지만 그의 그런 모습이 두 사람에게 더욱 큰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만월이 떴다. 만월 주위로 별밭이 자욱이 퍼져 있다.

 밤이 깊어 항연객점에서 묵기로 한 백호영 일행. 부용설리와 백호영이 한방을 썼고 즉살마는 바로 옆방에 자리를 잡았다.

 부스럭

 백호영이 몸을 뒤척이는 소리에 부용설리가 눈을 떴다. 낭군님이 이 오성에 접어들면서부터 조금 이상해졌다. 눈빛도, 행동도, 어투도 모두 신경이 바짝 곤두 서 있다. 그녀는 눈을 반개하여 낭군을 바라보았다.

 백호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긴 흑발이 허리까지 내려와 찰랑거렸다. 하늘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갑자기 팩 돌아서더니 입술을 질끈 깨물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탁

 방문이 조용히 닫혔다. 부용설리는 부랴부랴 옷을 걸치고 그의 뒤를 밟았다. 만약 낭군님이 혈행을 나선 길이라면 말려야 했다. 낭군님의 분노가 점점 더해질 수록 혈행의 제물도 덩치가 커져갔고 숫자도 점점 늘어났다. 언젠가는 사람을 그렇게 도륙할지도 모른다.

 부용설리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밖으로 나갔다. 저 앞에서 백호영이 걷고 있었다. 객점을 한참이나 벗어났다. 한밤중이라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간혹 몇몇 관군들만이 횃불을 들고 채 순찰을 돌 뿐이었다.

 곳곳에 꽂힌 횃불들이 타다닥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뱀의 혀처럼 일렁이는 그 불빛에 백호영의 그림자가 어른 거렸다. 대로를 벗어난 그는 작은 길로 접어들었다. 인적이 없는 곳이었다. 가끔씩 한두 명의 관군이 왔다 갔다 하며 사람 사는 흔적만 남기는 곳. 그런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부용설리는 그의 빠른 발걸음을 쫓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백호영이 부지런히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나무와 가옥의 담벼락이 드리운 그림자 때문에 그는 흑포에 휩싸인 듯했다.

 멀리서 횃불 하나가 그에게 다가왔다. 관군이었다. 한 손엔 횃불을 들고 다른 손으로 강도를 흔들어대며 다가오는 그는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후우!”

 백호영의 눈에서 적안광이 불꽃처럼 튀었다. 붉은 가닥 하나가 그의 눈에서 뛰쳐나왔다.

 탁

 시커먼 그림자 하나가 관군에게 휙 달려들었다. 붉은 안광을 발하는 야수! 야수의 이빨이 날카롭게 빛났다. 관군은 엎어지면서 횃불을 떨어뜨렸다. 반사적으로 주먹질을 해봤으나 야수의 이빨에 무참히 뜯겨버렸다.

 “크으!”

 관군은 크게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으나 야수가 입을 틀어막는 바람에 목구멍 너머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야수의 눈은 금방이라도 자신을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 반항이라곤 생각할 수도 없었다. 움직이면 죽는다! 그냥 죽은 척하자! 죽기 싫다! 온갖 잡생각을 떠올리며 공포로 몸서리를 쳤다.

 “사, 살려줘.”

 관군이 애원하듯 읊조렸다. 야수는 그런 그를 싸늘한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고양이의 눈이다! 인간의 혼을 악귀에게 팔아먹고 자신은 그 인간의 심장을 먹고 산다는 묘귀(猫鬼)! 관군은 침음성을 흘렸다.

 “크흐.”

 백호영의 오토잭나이프에 가슴을 난자당한 관군은 고통과 공포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상처에서 피가 끊임없이 솟구쳤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백호영은 피분수를 보며 웃었다. 몸 구석구석에 따뜻한 온기가 퍼졌다. 그윽한 혈향이었다.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묻는 말에 아는 대로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테니. 히히히.”

 협박하며 흉소를 흘리는 자를 보았는가. 관군은 공포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대자로 뻗은 자신의 몸을 올라타 무릎으로 다리를 찍고 두 손으론 팔을 찍어 눌러 꼼짝 못하게 만든 묘귀! 틀림없는 묘귀다. 잘못하면 혼을 빼앗기고 심장을 파 먹힌다. 묘귀의 빨간 눈이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

 “이곳은 어디지?”

 고막을 후벼 파는 듯한 음성이었다.

 “이, 이곳은 안휘성 오강, 오강.”

 관군은 대답할 기력조차 없었지만 간신히 입을 열었다. 빨간 눈을 가진 묘귀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백호영이 싸늘하게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것은 알지. 이곳에서 북경은 가까운가?”

 “걸어서 사십 일 정도…….”

 사내는 곧 혼절할 것만 같았다.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야수의 눈이 온몸을 경직시켜버렸다. 대답을 선뜻 잘해주었는데도 야수의 이빨이 다시 가까이 다가왔다.

 “크악!”

 백호영은 관군의 입을 틀어막으며 그의 가슴에 오토잭나이프를 그었다. 내장이 파열될 만큼 깊게 그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피부와 근육을 갈기갈기 찢어놓았기에 오히려 고통은 더했다. 아니, 고통보다는 공포에 몸서리쳐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암울했다. 관군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만 울고 잘 들어. 전기나 자동차, 전화기 같은 것을 들어본 적도 없는가?”

 세 번째 질문이었다. 관군은 말없이 고개를 수십 번이나 절레절레 흔들었다. 백호영의 미소가 싸늘히 식어갔다. 관군은 자신이 뭔가 대답을 잘못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돌변한 야수의 눈에서 사귀(邪鬼)가 보였다. 온몸을 도륙할 칼날을 쥔 사귀!

 “다시 묻겠다. 지금은 몇 년이지?”

 사내는 야수의 난데없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순간 야수의 이빨이 또다시 가슴을 파먹었다. 그는 신음을 토하며 말했다.

 “도, 도종(度宗) 오 년.”

 백호영의 오토잭나이프에서 관군의 피가 뚝뚝 떨어졌다. 백호영에 의해 오토잭나이프가 휘둘러질 때마다 그의 그림자는 혀를 날름거리는 야수처럼 보였다.

 도종 오 년이라니! 백호영의 눈이 점점 이상해진다. 관군은 몸을 더욱 심하게 떨면서 발버둥을 쳤다.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사귀에게 잡혀죽으면 다시 환생도 못한다. 그의 얼굴은 피와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되었다. 이미 가슴의 고통은 잊었다.

 “나라 이름은?”

 “남송(南宋)!”

 관군은 이 말을 끝으로 곧장 혼절해버렸다. 백호영은 사내의 마지막 말에 천만 톤의 바위로 머리를 강타당한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곳 오강에 들어서면서 설마 했던 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의 눈에 살기와 마기가 뒤덮였다. 오토잭나이프의 칼날을 타고 흐르는 피는 관군의 눈물 같았다.

 “제기랄. 남송 도종 오 년? 염병할!”

 백호영은 오토잭나이프를 쥔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대로 관군의 심장을 쑤실 참이었다. 그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일었다. 높이 치켜들려진 오토잭나이프의 칼날은 관군의 심장을 정통으로 겨누고 있었다. 칼날이 그 주인처럼 싸늘히 웃는 듯했다.

 “죽어.”

 백호영은 아주 조용히 내뱉었다. 그럼에도 관군은 그 소리를 들었는지 혼절한 상태에서도 몸을 움찔거렸다. 백호영의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손등의 힘줄이 불끈불끈 팽창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혈향이다! 그의 눈이 부릅떠졌다.

 탁

 그때 백호영의 어깨에 뭔가가 닿았다. 백호영은 반사적으로 몸을 튕겨 상대의 목에 오토잭나이프의 칼날을 들이댔다.

 “낭군님…….”

 부용설리였다. 혈향에 도취되어 있는 사이에 다가온 듯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사람은 안 돼요, 낭군님.”

 “쳇!”

 백호영은 그대로 돌아섰다. 관군에게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부용설리와 함께 소로를 벗어났다. 부용설리는 그를 항연객점으로 이끌었다. 희한하게도 아무런 저항 없이 잘 따라와 주었다. 그러나 눈동자는 백치처럼 초점이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 연신 ‘남송 도종 오 년’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사명으로 타고난 것처럼.

 부용설리는 항연객점 뒤편으로 돌아갔다. 관부의 병졸을 건드렸으니 낭군님의 핏자국을 남겨선 안 된다. 그녀는 백호영과 함께 뒤편으로 돌아 방 안으로 들어간 다음 백포를 빨아 핏기를 모두 닦아냈다. 백호영이 입고 있던 옷도 깨끗하게 빨아 방 안에 널었다.

 백호영은 피곤했는지 옷을 벗자마자 자리에 누워버렸다. 수백 개의 실타래가 엉켜버린 듯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머릿속이 온통 흑운(黑雲)으로 가득 것 같았다. 눈은 감았으나 잠은 쉬이 오지 않았다.

 다 죽여 버리자! 괜스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버리면 이 갑갑한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질 것 같았다. 눈이 부릅떠졌다. 주먹은 광기로 부르르 전율했다.

 “후우. 후우.”

 부용설리의 조용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연약해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질 것처럼 평온한 숨소리. 백호영은 저절로 눈이 감겼다. 그렇게 잠에 빠져들었다.

 

 이튿날 아침.

 밖이 소란스러웠다. 관군 하나가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습격을 당했다고 한다. 백호영은 그 소리를 듣고 픽 웃어버렸고, 부용설리는 걱정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

 백호영은 내내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즉살마와 부용설리가 몇 번이나 아침을 권했지만 그는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벽에 기대고 앉아 눈을 감은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가 가끔씩 눈을 뜨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살기가 어른 거렸다. 한 번은 점소이가 즉살마의 심부름으로 왔다가 그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기어서나오기도 했다.

 “낭군님.”

 “제자야.”

 아침을 먹고 내려온 부용설리와 즉살마가 조용히 그를 불렀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으나 각골통한의 살심을 품은 자의 기백이 뿜어져 나왔다.

 “수도가 어디지?”

 백호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즉살마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제자에게 무엇을 말할까. 이미 그렇게 결단을 내렸으니 따라주는 수밖에.

 백호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목에 찬 검환의 날이 날카롭게 뻗쳐 있었다. 그가 몇 발자국 걷자 검날은 차츰 안으로 사라졌다.

 “절강성 임안이다. 크크. 헌데 갑자기 수도는 왜 그러느냐.”

 “거리는?”

 “도보로 이십 일에서 삼십 일 정도 걸릴 것이다.”

 “그리로 가겠다.”

 백호영이 돌아섰다. 누구도 그를 막을 순 없었다. 그가 문을 열고 나가자 즉살마와 부용설리도 조용히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제자가 왜 수도로 가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자신으로서도 제자의 행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살마가 숙박비를 계산했다. 불복폭포 밑에서 나오기 전에 가져온 은자가 꽤 되었기에 은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백호영은 이미 밖으로 나와 있었다. 지나치던 관군 세 명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어젯밤에 일어난 사건을 조사 중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백호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위험한 무인이다! 비록 명문자제 같은 의복을 입고 있지만 위험한 놈이 틀림없다. 가까이서 보니 참으로 섬뜩한 눈을 지녔지 않은가. 그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뉘시오.”

 즉살마가 객점 밖으로 나오며 물었다. 제자의 앞에 웬 관군 세 명이 이상한 눈치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관군들은 움츠렸던 어깨를 펴며 말했다.

 “우리는 오강 내 치안을 맡고 있는 군관이다. 어젯밤 살인사건이 발생하여 조사 중이니 그대들은 신원을 밝혀라.”

 방금 전 백호영에게 움츠려들었던 스스로를 부정이라도 하듯 목소리에 잔뜩 힘을 주며 말했다. 관군은 슬그머니 백호영의 눈치를 보았다.

 “그렇소? 본인은 무당파의 문하고, 저 소협은 화산파의 문하요. 그리고 이 소저는 인연이 닿아 이렇게 같이 다니오. 되었소?”

 아, 무당파와 화산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보았다. 구대문파의 으뜸이라 하여 천하제일로 칭송받는 문파가 아닌가. 관군들의 눈에 당황한 빛이 어렸다. 풍기는 기백으로 다소 짐작은 했는데, 한가락 하는 무인인 줄은 알 수 있었는데 구대문파의 제자라니! 그런데 저렇게 섬뜩한 눈은 무엇인가.

 “그렇소? 실례가 많았군. 그럼…….”

 관에서도 무림인을 꺼리는 눈치다.

 “알았으면 꺼져.”

 백호영은 돌아서는 관군의 등에 대고 뇌까렸다. 관군들이 다시 그에게 다가섰다. 비록 섬뜩한 눈을 지닌 무림인이라지만 감히 관군에게 꺼지라니! 몹시 분노한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강도를 세게 틀어쥐며 눈에 힘을 주었다.

 “지금 뭐라고 말했나?”

 제일 덩치가 좋은 사내가 물었다.

 “알았으면 꺼지라고. 죽기 싫으면 말이지.”

 백호영이 툭 내뱉었다. 가슴이 매우 답답하던 차였다. 어디든 그것을 분출하지 않으면 오장육부가 죄다 터져버릴 것 같았다. 순간 그의 눈에서 돋은 살기에 덩치 좋은 관군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이, 이 자식! 수상한 놈이군. 네놈을 관부로 압송해야겠다.”

 다른 관군이 목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의 강도는 벌써 높이 치켜 올라가 있었다. 여차하면 베어버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즉살마가 나섰다.

 “그만들 하시오. 관부와 무림은 상호불간섭의 관례가 있거늘 어찌 이러시오.”

 “대인께서도 보시지 않았소. 이 자식의 행태를……!”

 관군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쉭

 대신 신음 소리가 ‘컥!’ 하고 그 뒤를 이었다. 관군은 배를 움켜쥔 채 곧바로 쓰러져버렸다. 나머지 두 사내는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놀라며 백호영에게 덤벼들었다. 백호영이 입꼬리를 씰룩이며 그들을 반겼다. 검환의 날이 두 자가량 자라 있었고,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오토잭나이프의 칼날까지 튀어나왔다.

 “제자야,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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