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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벨라가 제임스를 만났을 때
작가 : 스피루리나
작품등록일 : 2016.11.16
벨라가 제임스를 만났을 때 더보기

조아라
http://www.joara.com/premium_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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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 크리스틴과 가장 사랑했던 남자친구, 제임스가 바람을 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결국 헤어짐을 택하며 도망쳐버린 벨라.

몇 년 후, 황궁 소속 관리로 제임스와 크리스틴을 마주한다.
모르는 사이로 지내고 싶지만 자꾸 벨라의 앞에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는 제임스와 크리스틴.

어떻게 하면 그들과 멀어질 수 있을까.

 
4장 : 벨라가 남자친구를 사귀었을 때
작성일 : 16-11-22 13:22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8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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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장 : 벨라가 남자친구를 사귀었을 때>

 

 리옹 고등에서 배정된 반에 들어갔을 때 교실 문 끄트머리 쪽에 앉아 다른 이들과 분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머리 색상을 한 여학생이 있었다. 처음엔 그저 주변에 앉을 자리가 없어 두리번거리다 우연히 그녀의 옆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옆자리에 앉아도 되냐는 물음을 하면 앉았다.

 

  몇 분 뒤 도착한 린과 인사를 하며 옆자리에 있는 새하얀 머리색에 초록빛과 푸른빛에 동시에 도는 그녀를 바라봤다. 린은 내 옆에 앉아있는 그녀와 나와 당연히 아는 사이인 줄 알고서 소개해달라고 부탁했고 나는 인제야 그 여학생에게 인사를 건네면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다.

 

 “저…….이제야 물어봐서 조금 미안한데 이름이 뭐야?”

 

 그녀는 내가 이름을 물어보자 오묘한 색상이 감도는 눈을 크게 뜨면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는 거냐는 말을 하며 대답했다.

 

 “내 이름은 그레이야.”

 

 자신의 이름이 그레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띠면서 나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부모님이 밀라니아 왕국 출신이라 다들 제국어를 못하는 줄 알고 질문을 하지 않아 먼저 질문해준 나에게 굉장히 감동했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는 그레이를 보면 나는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나도 너가 다른 제국인들이랑 다르게 생겨서 말이 안 통하면 어쩌지 생각했었는데 고등아카데미를 제국으로 그것도 리옹으로 왔다는 건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거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해서 물어본 건데 감동까지 할 필요는 없어. 아, 내 이름은 벨라고 나랑 아까 아침에 인사한 친구는 린이야.”

 

 감동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안 나오고 감동할 필요 없다는 또 거절하는 말만 내뱉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을 때 그레이는 아까의 수줍은 미소와 다른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냐, 오히려 그렇게 말해주니깐 부담이 안 돼서 좋은걸? 내가 머리색상이 좀 많이 밝아서 다들 이상하게 쳐다봤는데 솔직하게 말해주니깐 너무 좋다, 벨라“

 

 내 성격이 밝아지게 되면서 나는 전에 없던 인복이 생긴듯했다. 리옹 중등에서부터 많은 친구들과 친해지고 그 많은 친구들 모두 좋은 친구들이라는 사실에 너무 행복해하는 나에게 그레이는 가장 착한 친구였고 자연스럽게 다른 반에 배정된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나는 아카데미 축제를 준비할 친구들을 구한다는 소식에 지원을 하였고 축제를 준비하면서 나와 같은 반인 반장, 렌디스와 친해지게 되었다. 축제는 여름이 다가오는 5월에 열릴 예정이라 렌디스와는 계속해서 붙어 다니며 축제준비를 했다. 렌디스와는 당연히 많은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고 나는 렌디스가 조던 중등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제야 슬그머니 제임스가 떠올라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렌디스에게 제임스를 아냐는 질문을 했다.

 

 “렌디스, 조던 중등 출신이면 혹시 제임스라고 남자애인데 조금 키 크고 덩치 있고 축구하는 거 좋아하는 애 알아?”

 

 그는 내 질문에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제임스…제임스? 제임스!!아, 알지. 몇 번 같이 농구했었어. 그런데 왜? 벨라, 너는 리옹 중등출신이라 제임스를 모르지 않아? 초등아카데미가 같은 곳이었어?”

 

 그는 제임스를 어떻게 아냐는 질문을 하며 수상하다는 눈빛을 했고 나는 그런 렌디스를 바라보며 그냥 조던 중등에 아는 사람이 제임스뿐이라 물어봤다는 말을 하면 얼버무렸다. 그러자 렌디스는 제임스는 이번에 칸 고등아카데미에 들어갔다는 말과 요즘 연락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나는 칸 고등아카데미라는 말을 곱씹으며 제임스가 리옹 고등에 오지 못한 것에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놀랐다. 얼마 전까지 리옹 중등에서 연락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제임스를 생각하자 조금은 괘씸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그의 소식이 들려오자 마음이 이상하게 쉬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칸 고등은 리옹 고등과 조금 거리가 있어 다시 못 본다는 생각이 밀려들어 왔다.

 

 “벨라? 벨라.”

 

 렌디스는 그런 내가 이상한지 몇 번을 불렀고 나는 그제야 렌디스와 눈을 마주고 웃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렌디스와 축제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된 점은 렌디스가 다른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이다. 처음에 그저 그는 봄축제에 반별로 진행하는 행사에서 나의 춤 파트너뿐이었고 단지 키가 크고 조금은 잘생긴 얼굴이어서 인기가 많은 줄 알았다. 점차 그와 춤 연습도 하고 축제 준비를 하면서 그가 매너있고 웃을 때 약간 제임스의 눈매를 닮았다. 아니 정정하자면 제임스의 키와 비슷하고 제임스의 체격과 비슷하다는 점에 자꾸만 눈이 갔다. 나도 모르게 렌디스에게서 제임스의 모습을 찾았고 렌디스 그런 내가 본인에게 관심이 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내가 렌디스와 친하게 지내면 지낼수록 같은 반에서는 없었지만 크리스틴과 같은 반인 여자애, 다이애나가 나에게 시비를 거는 횟수는 늘어났다. 다이애나는 쉬는 시간이 되면 크리스틴과 본인이 있는 반에 렌디스가 그의 친구를 보러 갈 때 렌디스에게 반했던 것 같았다. 내가 크리스틴을 보러 그녀의 반에 갈 때마다 렌디스도 같이 갔고 그 반에서도 렌디스와 나는 틈틈이 수다를 떨었기 때문에 나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한 것이다.

 

 “벨라라고 했었나? 렌디스한테 제발 친한 척 좀 하지 말아줄래? 보는 내가 불쾌해. 대체 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렌디스한테 관심 있는 척하는 거야.”

 

 다이애나의 경고는 생각보다 매서웠다. 이렇게 대놓고 렌디스를 좋아한다는 말을 할 줄 몰랐고 나는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을 같은 아카데미에서 매일 볼 수 있는 그녀를 부러워하며 못된 마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너가 렌디스를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나한테 함부로 대하는 건 아니라고 보는데. 미안하지만 네 부탁을 들어줄 생각도 없고. 그렇게 분하면 가만히 있지 말고 렌한테 고백하던가.”

 

 내가 생각해도 그 말은 못됐다. 순수한 다이애나의 마음을 짓밟는 내 말은 그녀를 울렸고 아무런 상황도 모른 채 다이애나의 울음에 렌디스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는 나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서 먼저 반으로 돌아가 있으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는 다이애나에게 울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그때 나는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렌디스를 그녀로부터 뺏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렌디스를 평소에 부르지 않던 애칭으로 부르면서까지 그녀를 자극하고 싶었던 내 진심은 어디서 나왔는지 혼란스러워하며 아카데미 복도를 걸었다.

 

 -띠동

 

 내 아카데미 유니폼 주머니에 꽂혀있던 통신기에서 밝은 빛이 들어왔고 그 문자의 주인공은 3년 내내 연락이 없던 제임스였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기억하고 있던 그대로 따뜻한 물음으로 문자를 보내왔다.

 

 -안녕, 벨. 내가 너무 오랜만에 연락해서 잊어버렸니? 미안해. 그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거. 잘 지내고 있지?

 

 그의 문자는 깔끔했다. 3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거에 비해 굉장히 친근한 말투였고 그 말투에 나는 다시 벅차오르는 마음을 느꼈다. 신기하게도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이해했고 그가 이제라도 연락한 것이 그저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보낸 답장을 생각하며 어느새 내 뒤로 다가온 렌디스를 눈치 채지 못했다.

 

 -오랜만이야, 제임스. 정말 오랜만이네. 난 리옹 고등에 왔는데 넌 잘 지낸 거야?

 

 답장을 보내는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뒤에 서 있는 렌디스를 발견했다. 그는 나를 보더니 약간은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다이애나한테 말해버리면 어떡해, 벨라. 아무리 다이애나가 심한 말을 했다 해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렌디스는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닫자 나는 그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그녀가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인지 알면서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을 하냐는 말을 했고 더이상 너랑 말하고 싶지 않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반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렌디스는 자신의 말이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나를 붙잡으며 말했다.

 

 “벨라,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거 알잖아.”

 

 “그럼 무슨 뜻인데? 너는 내가 다이애나한테 들었던 말이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고서 말하는 거야? 대체 왜 내가 너 때문에 걔네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지 모르겠어. 내가 가장 스트레스 받는 건 나랑 알지도 못하는 애들 사이에서 내 험담이 오간다는 거야.”

 

 나는 다이애나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말을 했고 렌디스는 그런 나를 보며 눈에 '불쌍한 벨라, 내가 심하게 말해 상처받은 벨라' 이러한 내 모습을 만들어 내면 나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반으로 돌아와 나는 수업시간 내내 렌디스를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수업을 들었다.

 

 며칠 후, 렌디스는 나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자신이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나에게 심한 말을 한 것을 사과하고 싶다면서 같이 이번에 개봉한 연극을 보자고 했다. 나는 더이상 렌디스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며칠 전부터 나에게 연락을 해오는 제임스와 비슷한 렌디스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내 이중적인 모습에 고민을 했다. 그래도 렌디스는 제임스가 아니니깐. 제임스는 이제 그저 연락하는 오래된 친구일 뿐이고 렌디스는 나를 좋아해 주는 게 보이는 친구니깐. 이런 식으로 내 마음을 마음대로 단정 짓고서 나는 렌디스에게 토요일 오후 1시에 만나자는 답장을 보내며 렌디스를 만날 때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했다.

 

 봄축제가 끝나고 이제 완전히 여름이 되어버린 날씨는 여름 방학을 얼마 남기지 않았고 나는 렌디스와 만나기로 한 연극장 앞에 서 있었다. 렌디스는 나보다 먼저 극장 안에 도착해 표를 끊어 놨고 극장 앞에 서 있는 나를 데리고 연극을 보러 들어갔다. 여름 날씨에 걸맞은 공포를 주제로 한 연극은 시시할 줄 알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공포연극을 처음 보는 것이라 그렇게 무섭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연극이 시작되길 기다렸고 그런 나를 보며 렌디스는 무서우면 다른 걸 보자는 말을 했다. 본인이 공포 연극을 골라왔으면서 나에게 무서우면 바꿔도 된다는 말을 하는 게 웃겨서 나는 그냥 봐도 된다고 말하며 연극을 봤다. 공포연극은 내 생각보다, 예상보다 무서웠다. 내가 공포연극을 처음 봤기 때문에 비교할 대상이 없어 정확히 말하긴 어려웠지만 보는 내내 렌디스에게 딱 붙어서 무섭다는 말을 했고 그런 나를 보며 렌디스는 웃었다.

 

 연극이 끝나고 나와 렌디스는 근처 카페테리아로 들어가 시원한 팥빙수를 먹으면서 방금 본 공포 연극에 대해서 대화했다. 줄곧 나를 보며 웃었던 그를 생각하니 괜히 열이 받아 나는 계속해서 투덜거렸고 렌디스는 내가 처음 보는 게 분명한데 많이 본 거처럼 굴다가 막상 시작하니깐 다람쥐처럼 몸을 웅크리면 자신에게 너무 무서운 거 아니냐는 말을 하는 게 귀엽다고 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일어나자 벨라. 집까지 데려다줄게”

 

 그렇게 말하는 렌디스와 천천히 집으로 걸어가면서 나는 제임스를 떠올렸다. 제임스와 영화를 봤다면 그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집 앞에 도착했고 나는 집까지 데려다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면 렌디스를 바라봤다. 렌디스는 이상하게도 나를 붙잡고 계속해서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 재밌었어. 그럼 월요일에 아카데미에서 보자. 잘 가, 렌디스.”

 

 내가 작별인사를 하자 렌디스는 아까전보다 더 안절부절못하더니 결심한 듯 비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했다.

 

 “벨라, 너도 알겠지만…. 아니다.”

 

 “갑자기 무슨 말이야?”

 

 “그러니깐 우리가 오늘부터…. 1일인 거 알지?”

 

 갑자기 빽소리를 지르며 우리가 1일인 거 아냐는 질문을 하고 도망치는 렌디스를 바라보며 나는 한참을 집 앞에 서 있었다. 방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뭐야. 방금 렌디스 나한테 고백한 거야? 이 무슨 이런 황당한 고백이 다 있어? 한참을 서 있으면서 그가 남기고 간 폭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자 내 가방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통신기를 꺼내어 누군가의 문자를 확인했다.

 

 -집에 무사히 들어갔어? 벨라. 아니 이제 벨이라고 부를래.

 

 렌디스였다. 처음 받아보는 고백의 주인공은 렌디스였고 나는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그 상황에 휩쓸려 렌디스와 사귀게 되었다. 조금도 렌디스에게 마음이 없었다면 이렇게 혼란스럽지도 않았을 텐데 며칠 전 다이애나로부터 했던 유치한 질투를 생각하면 아주 그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렌디스를 생각하면 제임스가 동시에 떠오르니 머릿속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집안으로 들어와 렌디스의 문자를 바라보며 어떻게 답장을 해야 할까 생각하며 붙들고 있던 통신기에서 또다시 진동이 느껴졌다.

 

 '렌디스가 보낸 걸까?'

 

 문자를 확인하자 내 눈에 보이는 이름은 제임스였다. 하필 렌디스에게 고백 받은 날 제임스에게 문자가 오다니. 최악의 타이밍이다.

 

 -벨, 뭐 하고 있어? 나 오늘 축구하는데 날씨가 너무 덥더라. 오늘 밖에 나가봤어?

 

 그가 벨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떠오르는 문자였다. 그와 동시에 이제부터 나를 벨이라고 부르겠다는 선언을 한 렌디스가 생각났다. 제임스에게 렌디스와 사귀게 되었다는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자니 왠지 제임스를 두고 바람을 피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말도 안 되는 상상에 피식 웃으며 제임스에게 답장을 했다.

 

 -나도 방금 친구랑 놀다 들어왔어. 제임스도 알지, 렌디스. 제임스랑 같은 조던 중등 출신이라 들었어. 사실 오늘부터 렌디스랑 사귀기로 했어.

 

 제임스에게 그런 문자를 보내니깐 왠지 모르게 그가 질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렌디스에게 미안한 감정보다 자꾸만 제임스가 나에게 신경을 써주었으면 생각만 들었고 나는 렌디스와 사귀는 내내 렌디스보다 제임스에게 집중했다. 그게 나중에 인과응보가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당연히 렌디스에게 했던 그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벌 받을 거라고 생각을 안 했다.

 

 렌디스와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나는 다시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외국어, 수학, 제국어 이 세 가지 과목의 성적이 매우 낮아 부모님이 처음으로 나에게 실망감을 나타내신 것이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나는 당연히 학생은 학업! 이라는 밝은 정신을 가지고 방학 내내 학원에만 있었다. 정말 학원에만 있었다는 말이 사실인 게 사귀는 사이라지만 렌디스와 나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나면 많이 만난 것으로 여길 정도였다. 방학 한 달 동안 렌디스와 나는 4번밖에 만나지 못했고 그런 나에게 렌디스는 늘 불만이었다.

 

 “제임스랑 문자할 시간은 있으면서 나랑 만날 시간은 부족한가봐, 벨.”

 

 렌디스가 이렇게 차갑게 말하는 게 지금은 이해가 되지만 그때는 이해를 못 했다. 나는 떨어진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렌디스가 가지는 불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말로만 부정을 말하며 내가 어떻게 남자친구를 두고서 다른 남자애와 문자하는 시간이 더 많겠냐는 말을 내뱉으며 렌디스를 속이려했다.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렌디스는 점점 정을 떼어갔고 방학이 끝날 때쯤 나와 렌디스의 관계는 사귄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멀어진 관계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나는 미친 듯이 제임스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내 방학생활을 위로받았고 고등 1학년 2학기가 시작됐다.

 

 오랜만에 본 렌디스는 이전보다 말랐고 그 마름이 큰 키를 더 돋보이게 했다. 나는 새 학기를 시작하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하느라 렌디스와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했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나에게 다가와 잠시만 시간이 있냐는 렌디스를 마주할 수 있었다.

 

 “벨. 우리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만난 횟수가 4번이야. 아무리 너가 시간이 없었다고 한들 제임스와 문자한 시간을 모으면 이것보단 더 많이 만났겠지. 너는 우리 관계가 이상하다는 걸 못 느꼈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 거라 믿어. 이 상황을 해결해나갈 방법을 찾으면 안 될까, 우리 같이?”

 

 그는 애절하게 말했다. 나는 렌디스가 나를 이렇게 깊이 좋아할 줄은 몰랐으며 그가 나에게 우리 관계의 문제점이 나라고 말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났다. 그의 앞에서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책을 펴놓고 자꾸만 렌디스가 한 말일 생각나 한 문제도 풀지 못하자 나는 통신기를 꺼내 렌디스에게 문자를 했다.

 

 -렌디스, 지금 통화 가능해?

 

 나의 문자에 그는 바로 반응하였고 통화 가능하다는 답장 대신 바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벨, 무슨 일이야?

 

 -있잖아 내가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해봤는데 말야. 우리 관계는 회복이 어려울 것 같아. 사실 나도 내가 왜 너한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모르겠는데…….

 

 -벨? 너가 지금 무슨 말 하려 하는지 알고 있지? 설마 지금 나하고…. 아니지?

 

 -미안해, 렌디스. 난 학업에 열중하고 싶어. 내가 공부한다고 해서 자주 못 만나 준다고 해서 우리 관계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너랑은 더이상 못 사귈 것 같아.

 

 -……………………

 

 -렌디스, 우리 헤어지자. 우리 그만 만나고 그냥 같은 반 친구로 지내자.

 

 내가 못된 말만 골라서 하자 렌디스는 버티지 못하고 알겠다는 대답을 하며 너무 공부하느라 굶지 말고 잘 지내라는 말을 남기면 전화를 끊었다.

 

 나는 내 학업을 방해하는 렌디스가 너무 싫었다. 제임스는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심지어 공부를 하느라 그의 문자에 답장을 못 해줄 때마저도 친절하게 기다려줬고 나는 그게 당연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내가 천하의 몹쓸 년이고 렌디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준 것을 깨달았으며 지금 내가 받고 있는 벌이 렌디스에게 무책임하게 했던 행동에 대한 벌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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