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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다이나
작가 : 수다온
작품등록일 : 201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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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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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쉬/복수물/너 밖에 몰라 남주/너만 있으면 돼돼돼/로맨스 판타지

공주에서 생존을 위해 암살자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다이나
아무것도 모른 채 그녀를 믿었던, 칼

많은 산중 자신이 굳이 그곳에 간 이유는
그 많은 시간 중에 하필 자신이 그녀가 있던 그곳으로 간 이유는

‘운명이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2)
작성일 : 16-11-21 11:45     조회 : 337     추천 : 0     분량 : 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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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그와 검을 맞대었다. 거친 숨 때문에 가슴이 옥죄어 왔다. 몸을 앞으로 살짝 숙여 호흡을 가다듬자, 그가 자신에게 다가와 섰다.

  “공주님.”

  고개를 들자 휴가 투박한 그릇을 건넸다. 다이나는 얼른 그릇을 받아들었다. 생각대로 그 안엔 시원한 물이 담겨져 있었고, 얼른 한입 꿀꺽 삼켰다. 차가운 물이 뜨거운 몸 안으로 들어와, 시원하게 자리를 만들었다.

  “아, 살겠다.”

  “첫날인데 너무 무리하신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내가 원해서 그런 건데 뭐.”

  “…….”

  다이나는 바위로 가 걸터앉았다. 자신의 옆자리에 그릇을 내려놓고 두 다리를 쭉 폈다. 치렁치렁한 치마가 다리 위를 살며시 덮고 있었다. 휴가 자신의 다리로 시선을 주는 게 느껴져 다이나는 다리를 모아 자세를 바로 했다. 왜? 묻는 얼굴로 그를 보자 그가 슬쩍 시선을 피한 채 말했다.

  “옷이 많이 불편하실 거라는 걸, 생각 못 했습니다.”

  “아니야. 적응하면 되니깐 신경 쓰지 마.”

  다이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호수가 있던 숲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또 자신을 따라 오는 소리가 들려 몸을 틀며 말했다.

  “피곤할 텐데 가서 쉬어.”

  “이곳은 위험합니다. 동물들이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고요.”

  “동물?”

  아, 무서운 동물 그 생각을 못 했구나! 사람만 마주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자신 때문에 피곤할 그를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다이나는 다시 몸을 돌려 왔던 길로 가자, 그가 말했다.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공주님이 하고 싶으신 대로 하시면 됩니다.”

  “휴는 괜찮아? 가족들은?”

  “안전하게 지내고 있을 겁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왕족들만 변을 당했지, 바뀐 건 없다고 합니다.”

  “누가 장악을 했단 소리는 없었어?”

  “그게 아직.. 오래 머물지 못해 정확한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날 찾을 텐데.”

  “네. 그럴 겁니다.”

  “휴, 먹을 것을 구하는 일 말고는 산 밑으로 내려가지 마.”

  “네. 알겠습니다.”

  자신 때문에 휴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먹을 건 여기서 어찌 구하면 될 테고. 사실 돈도 충분치 않아, 이젠 자급자족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 자꾸 미안한 생각만 들었다.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지금 다이나는 다 하고 있었다. 이것도 적응해야 하는 걸까? 다시 그를 보았다. 검은 눈동자가 어찌 슬퍼 보였다.

  “왜 그래?”

  “뭘 말입니까?”

  “꼭 우는 거 같아.”

  “아닙니다.”

  하긴 다 큰 사내가 울 리가 없지. 그것도 왕국의 수호기사가. 작게 한숨을 내뱉고 다시 방으로 가기 위해 걸었다. 마음대로 움직이려면 검술 연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었다.

  “언제쯤 휴처럼 잘하게 될까?”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실 겁니다.”

  “그래 보여?”

  “네. 하루에 검술 훈련과 마법 연습을 같이 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마법? 그건 왜?”

  “공주님 몸에서 마나의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처음엔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아마도 그날 이후로 그렇게 된 거 같습니다.”

  “그날이라면?”

  휴는 어디서부터 설명을 할지 머릿속을 정리했다. 하긴, 공주님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공주님을 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방어막이 발현됐습니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마법요.”

  “그러니깐…… 나한테?”

  “네. 그날 갑자기 그렇게 나타났습니다.”

  그것 때문에 자신이 살았단 소리일까? 왜 자신에게만 그런 능력이 나타난 걸까? 능력으로 따진다면 자신보다는 언니가 월등한데. 가슴이 아릿하게 아파왔다. 겨우 이런 능력 때문에 자신이 살고 언니가 죽었단 소리였어?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깜짝 놀란 휴가 다가왔지만, 섣불리 잡지 못하고 어색하게 서 있었다. 그러다 그도 안 되겠는지 다급히 자신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내가 살 가치가 있을까? 내가 선택 받아야 할 이유가 따로 있었던 걸까?”

  “공주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나 때문에 휴는 언니를 버리고 여길 왔어. 언니는 나 때문에 죽었고.”

  “그렇지 않습니다. 공주님 때문에 아이리스 공주님이, 목숨을 잃으신 게 아닙니다.”

  “그치만, 따지고 보면.”

  두려운 생각에 다이나는 집요하게 휴의 표정을 살폈다. 그가 아니라고 답해주길 바라는 이 몹쓸 마음은 무엇인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언제부터 하신 겁니까? 아이리스 공주님은 다이나 공주님께서 반드시 살기를 바랐습니다. 아이리스 공주님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도 다이나 공주님을 지키신 게 아니라, 공주님 스스로 자신을 지키신 겁니다.”

  “그렇다면 휴는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언니 옆에 있어야 하는데, 나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잖아.”

  “…….”

  “거봐, 내 말이 맞잖아. 나 때문에 언니가 죽은 거야”

  “아닙니다. 그것만은 절대 아닙니다.”

  단호한 그의 말에 불안한 마음이 슬며시 꼬리를 내리며 사라지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언니가 살 기회를 놓쳤다면? 휴가 자신에게로 오는 바람에. 그 생각을 하자 그가 갑자기 검을 단단히 쥐며 자신의 시선을 옭아맸다. 그리곤 공격 자세를 잡았다

  “더 연습하셔야겠습니다. 그래야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시겠죠?”

  “…….”

  목검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멍하니 그를 보았다. 지금 이런 연습 따위를 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마음은 이미 누더기처럼 갈라지고, 망가지고 엉망이었다. 그런데 이 연습 따위가 뭐라고.

  “공주님, 복수할 대상은 자신이 아닙니다. 일리아나 왕국을 망친 자들이지요.”

  "반역자들.“

  “네, 맞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아이리스 공주님께서도 원하시는 일이 아닐 겁니다.”

  언니가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몸과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졌다. 언니가 원하는 일은 자신이 끝까지 살아남아, 어머니와 아버지를 해친 자들에게 복수하는 것. 그것이겠지, 그것이야말로 언니가 진정 원하는 거겠지. 다이나는 굳게 마음을 걸어 잠그며 다짐했다.

  ‘반드시 돌려줄 거야. 받은 만큼.’

  이를 다시금 악다물고 목검을 제대로 쥐었다. 하루를 허투루 쓸 수는 없었다. 단단해진 자신의 눈동자를 보며 휴 역시 눈빛을 빛냈다.

  “자, 들어갑니다.”

  그가 또 천천히 그림을 그리듯 다가왔다. 다이나는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선 그 검을 맞받아쳤다.

 

 ***

 

  그렇게 여덟 번의 봄이 지나갔다. 어느새 자신은 열여덟 살, 어엿한 숙녀로 변해 있었고, 휴는 좀 더 의젓한 사내로 변해 있었다. 그는 가끔 분홍 손수건을 꺼내 소중히 바라보았다. 처음엔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의미를 알아챘다. 그 손수건에 예쁘게 언니의 이름인 ‘아이리스’ 가 새겨져 있었다. 어떻게 휴의 손으로 그 손수건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휴가 언니를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 때문에…….’

  다이나는 그를 피해 걸었다. 그가 바위에 턱 하니 올라앉아 있어, 다이나는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갔다. 이젠 기본적인 마법과 검을 다룰 수 있어, 동물을 만난다고 해도 죽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는 이제 서른 살,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야 하는데, 자신 때문에 그러질 못했다.

  “온통 다 나 때문이네”

  그런 그를 다시금 복수의 원 안으로 밀어 넣어 죽게 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뭐라고.

  “혼자 떠나야겠지.”

  이제껏 자신을 돌봐준 것만으로도 그는 할 일을 다 했다. 혹시라도 복수를 완수하고 다시 왕국을 찾는다면, 기꺼이 그에게 왕국 절반을 넘겨줄 마음까지 생겼다.

  “그래, 내일 떠나야겠어.”

  그에게 더는 짐이 될 수 없었다. 먹을 거며, 입을 것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알뜰히 챙겨줬다. 비록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선 언제나 최고였다. 몸을 틀어 이젠 보이지 않는 그가 있는 쪽을 보았다.

  “이해해줘, 휴.”

  다음 날 해가 하늘에 나타나기도 전에 다이나는 꾸린 짐을 챙겨 들었다. 하얀 천 안에 세 벌의 옷이 들어 있었다. 돈도 없었고, 몸을 지켜줄 작은 단검 하나가 안에 들어 있었다. 그것이 자신의 전 재산이었고, 자신의 지금 가치였다.

  “잘할 수 있어. 처음부터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잖아. 일단 마을에 내려가서 정보를 좀 수집하고 움직여야겠어.”

  사실 복수의 대상이 누군지도 알 수 없었다. 휴에게 줄기차게 물어봤지만, 때가 되면 알려 준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지금 물어보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괜한 말을 꺼내 의심을 살 필요는 없으니깐. 그가 듣지 못하도록 작게 문을 열었다. 마나를 운용해 자신의 기척을 살며시 숨겼다. 귀가 밝은 그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발을 움직여 밖으로 나갔다. 일단 집 근처까지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가, 조금 떨어졌다고 생각이 든 지점에서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알아채고 달려오더라도 과감히 뿌리치고 가겠다고 다짐하며, 더는 그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다이나는 달렸다.

  헐떡여지는 숨을 채 고르지도 못한 채 거의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달렸다. 돌부리에 발이 밟혀도, 흙에 발이 파묻혀도 상관하지 않고 달렸다. 그가 따라오지 않길 바라며.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 가파른 낭떠러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몸이 그 안으로 쑤욱 빨려 들어갔다. 마나를 운용해 보호막을 둘렀지만, 워낙 순식간의 일이라 제대로 둘러지지 않았다. 아직 휴처럼 실력이 뛰어나지도 못해 그대로 뒹굴었다.

  낙엽이 몸에 들러붙고, 흙이 얼굴에 묻었다. 그보다 돌부리에, 바위에 몸이 부딪치며 몸이 아파왔다. 헉, 여기서 죽는 거야? 그 고생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까지 굴러가는지도 모른 채 떼굴떼굴 그렇게 굴러갔다. 그러다 큰 나무에 몸이 툭 하고 부딪쳤고 가까스로 멈췄다. 채 정신을 가다듬기도 전에 날카로운 검이 가슴 쪽으로 닿았다.

  첫 번째 단추가 툭 하고 풀렸다. 놀라 겨우 시선을 주자, 웬 사내가 자신을 보며 두 번째 단추를 검으로 툭 쳤다. 세 번째 단추에 검이 닿았을 때쯤, 다이나는 움직여지지 않는 손에 힘을 주며 끌어 올렸다. 이러다 자신의 옷이 다 벗겨질 판이었다. 힘겹게 다시 그에게 시선을 주었다. 환하게 타오르는 금발 머리에, 아주 짙은 검은 눈동자였다. 햇볕에 잘 그을린 팔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눈에 봐도 아주 잘생긴 남자였다.

  “누구지?”

  그가 자신을 보며 말했다.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하지만 미끄러져 내려오는 속도를 몸이 감당을 하지 못했는지, 스르르 눈이 감겼다.

  ‘왜 하필 이상한 남자 앞에서,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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