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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야수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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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대중문학의 선두 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유호 작가의 장편소설. 불법 무기 거래, 위조지폐 반입 등 국가 안보를 뿌리째 흔드는 검은 세력과 한국 정계 고위층의 은밀한 커넥션을 파헤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주인공 차승호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각국 정보기관과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폭력 조직들 간의 대립을 사실적이고도 치밀하게 그려냄으로써 돈과 권력, 정의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역사와 국제정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교한 플롯과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 군더더기 없는 묘사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작품 역시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묘사, 상상을 초월하는 액션, 개성으로 똘똘 뭉쳐 살아 숨 쉬는 캐릭터,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스피디한 전개와 흡인력으로 찾아왔다.

공군 특수부대 출신의 전직 해양경찰, 차가운 이성과 날렵한 몸을 가진 미모의 필드요원, 스마트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천재 해커, 장기밀매 조직에 납치되었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여고생. 이들이 펼치는 보이지 않은 거대 권력과의 싸움. 그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불법 무기 거래, 위조지폐 반입, 다국적 로비스트의 존재, 그들과 손잡은 정계 고위층의 비리 등 한국 사회 이면의 충격적인 치부가 드러난다.

 
제 25 화
작성일 : 16-07-18 11:37     조회 : 796     추천 : 0     분량 : 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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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무슨 소린가?”

 “쉬운 거부터 가지. 이번 사기에 대해서 깔끔하게 설명해봐.”

 “사기라니? 그건 오해야. 정상적인 대출일세.”

 양승욱은 벌벌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는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턱을 후려갈겼다.

 벌써 정답이 나오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크헉!”

 “바람직하지 않은 자세야. 또 거짓말이 나오면 발가락부터 손가락까지 뼈마디를 하나하나 자근자근 밟아주겠다.”

 “나…… 난 사업가일세. 대출받는 걸로 시비를 걸면 누구라도 걸릴 수밖에 없어.”

 “그렇군.”

 그는 피식 웃으면서 옆에 있는 각목을 집어 놈의 새끼발가락을 쿡 내리찍었다.

 “으악!”

 놈은 몇 초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다가 헉헉거리면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각목으로 발등을 슬쩍 건드렸다.

 “자…… 잠깐! 잠깐! 말로 하세.”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놈은 기겁을 하면서 다리를 움츠렸다.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이번엔 손가락이다. 다 부러져도 괜찮으면 헛소리 계속해.”

 “아…… 알았어! 알았다고.”

 발가락 하나 부러뜨린 것으로 단숨에 고분고분해진 셈, 놈은 몸을 사시나무 떨듯 심하게 떨어대기 시작했다.

 신체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는 작자들의 특징, 그는 각목을 던져버리고 좀 더 위협적으로 놈의 새끼손가락을 틀어잡았다.

 “답이 어려우면 쉬운 질문으로 가지. 이번 사기, 아니지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했지? 어쨌든 좋아. 대출, 그거 받으면서 지점장들에겐 뭘 주기로 했어? 현금이야 현물이야?”

 “혀…… 현물일세. 이거 왜 이러나? 말로 하세.”

 양승욱은 필사적으로 손가락을 빼면서 말을 받았다.

 “물건이면…… 금괴? 아니면 미술품?”

 “김정인 화백 그림을 여덟 장을 구매했네. 내일 입금되면 건네기로 했어.”

 “가격은?”

 “석파 갤러리에서 8억 정도 들여서 샀네. 지금 내 차에 실려 있을 게야.”

 진실이라고 봐도 무방한 대답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타이밍이었다.

 그는 손가락을 놓고 대신 스트리더(접는 군용 칼)를 뽑아 놈의 눈동자 앞으로 가져갔다.

 “이…… 이러지 말게. 아는 대로 다 이야기하고 있잖은가.”

 “한 놈당 4억, 좋아. 믿어주지. 다음으로 가자고. 대출받은 돈은 어디로 흘러가는 거지? 뒤 봐주는 놈도 먹어야 할 거니까 당연히 혼자 다 먹지는 못할 거고, 어디야? 우리 집은 확실히 아니고…… 국정원? 총리실? 아니면, 너 놀던 금감원?”

 금감원을 거론하는 순간, 놈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예상대로는 아니어도 비슷하게는 돌아가는 셈이었다.

 “금감원이로군. 금감원 누구야?”

 놈은 불안한 눈빛으로 한참을 갈등하다가 노인답지 않은 거친 욕설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미럴, 이재필 원장이다. 그분이 일부 비자금으로 챙기겠지만 대부분은 정치권으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어.”

 “선거 막판에 쓸 실탄 보충인가?”

 “아무도 피해 보는 사람은 없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면 됐지 피해는 가지 않을 걸세. 자네 윗분들에게도 절대 손해는 아니고. 그렇게 전하게.”

 “헛소리하지 마라. 지금 중지하지 않으면 다 집어 처넣으라는 명령이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중단할 방법 없어. 다 끝난 이야기야.”

 “당신이 행방불명되면 돈이 넘어가지 못하겠지.”

 “아니, 난 CEO가 아냐. 사내에서 내 결재는 의미 없다는 뜻이지. 나와는 상관없이 돈은 입금되는 대로 곧장 송금될 걸세. 넘어간 돈은 즉시 현금화돼서 전달될 거고. 이미 늦었어. 그러니 자네 상사에게는 그냥 한쪽 눈 감고 새 당선자에게 줄을 대는 쪽으로 가시라고 보고하게나. 자네들은 내 몫에서 한 재산 챙겨주겠네.”

 “한 재산이라…… 그거 고마운 이야기로군. 그런데 말이야, 이쪽도 끝난 이야기야. 사진 공개되는 거 막고 싶으면 시키는 대로 해.”

 “뭘 어쩌라는 건가?”

 “막혔으면 돌아가야지.”

 “돌아가?”

 “돈 챙긴 작자들의 명단과 관련 증거, 만일 박 후보 진영에서 받았으면 받은 놈 이름하고 녹취록을 가져와.”

 “그…… 그…….”

 놈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얼굴은 당장 토하고 싶은 표정으로 일그러졌고 입술도 떨리는 게 확연히 보일 정도로 심하게 움직였다. 그가 다시 말했다.

 “당신 모가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죽을 놈을 죽이지 않는 게 진짜 힘이니까. 위에서 원하는 건 보험이야.”

 “자네들 경호처 소속인가?”

 “그런 말 한 적 없어. 대답이나 해.”

 그렇게 믿어주면 더 좋다는 뜻의 이도 저도 아닌 대답이었는데 놈은 그대로 믿는 것 같았다.

 절박해지면 알아서 빈칸을 채우는 아마추어의 전형이 나온 셈, 아직 술과 마약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해서인지 정상적인 두뇌 회전이 어려운 모양이었다.

 당장 면책 이야기가 나왔다.

 “그걸 하면 난 면책시켜주는 건가?”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최소한 사진이 유출되지는 않을 거라는 점은 약속해주지.”

 “내가 무사할 거라는 걸 어떻게 믿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죽을 놈을 죽이지 않는 게 진짜 힘이야. 그리고 애당초 넌 파워 게임에 영향을 미칠 만한 존재도 아니다. 그런데 널 왜 잘라내? 내 패를 굳이 없앨 필요가 있을까? 살려두고 활용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야.”

 나름 그럴듯한 제안이 나가자 양승욱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한참을 갈등하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겠네.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아직도 물뽕이 혈관을 돌아다니시나? 조건 달 처지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내 일을 다 하면 사진과 동영상 폐기해주게. 그만한 돈은 내겠네. 그게 조건이야.”

 “그건 좋아. 정보가 정확하다면 사본까지 전부 당신에게 넘기지. 직접 폐기해.”

 “고맙네. 언제까지 끝내면 되나? 알다시피 비자금 전달은 며칠 내로 진행되어야 할 사안이라 오래 걸리지 않을 게야.”

 “때가 되면 연락하지. 당신은 증거나 잘 챙겨. 그게 당신 생명 줄이니까 잘 보관해야 할 거야. 참, 그리고 하나 더.”

 “뭐지?”

 “대경정밀 기억하나?”

 “그…… 그건 왜?”

 대경정밀이 거론되자 놈은 실눈을 뜨면서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범죄로 도배된 사안이니 신경이 쓰일 것이었다.

 “대경정밀을 강탈해 팔아먹은 건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하셨다. 다만 인신매매와 납치는 사회 통념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시더군. 납치는 누가 사주했나?”

 놈은 마른침만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가 다시 채근했다.

 “윗선의 심기를 상하게 했어. 누구냐?”

 “솔직히 나도 잘 몰라. 대경정밀에 손을 댄 것도, 이번 일도, 전부 그분들이 원한 거지만 말이야.”

 “그분들?”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 전체를 쥐고 흔드는 거물들, 자네 윗선의 윗선도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고?”

 “이봐, 젊은이. 자네 윗선이라는 양반은 얼마나 잘나가지? 경찰청장? 아니면 국정원장? 모르긴 몰라도 아주 잘해봐야 민정수석쯤 될 게야. 그런데 말이지, 그 잘난 인간들은 길어야 5년 해먹고 끝일세. 더구나 이번 정권에 남은 시간은 기껏 몇 달이 전부야. 그러나 ‘그분들’은 앞으로도 100년은 건재할 걸세. 선거가 끝나고 다음 대통령이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해보자고, 새 대통령이 그분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까? 아니,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야. 선거철 한참 실탄 부족할 때 양쪽 모두의 뒷주머니에다 현찰 두둑하게 꽂아주는데 누가 감히 건드려?”

 “궤변 늘어놓을 필요 없어, 이름.”

 “자네들 담당 수석에게 물어보게. 어차피 나도 모르니까. 난 이재필 원장이 그 사람들 중 하나이거나 수족 노릇을 한다는 것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어.”

 목에 핏발을 세우면서 열변을 토한 양승욱은 마지막으로 이재필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거론하고는 이내 입을 다물어버렸다.

 더는 아는 게 없다는 뜻이었다. 그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이 정도만 하겠어. 이재필이 지시했다는 뜻으로 보고하지. 그리고 노파심에서 마지막으로 몇 마디 하겠다. 오늘 여기서 나온 이야기는 없었던 일이야. 철저히 입을 다물도록. 그리고 앞으로 한 사장 딸 근처에 가는 건 무조건 피해라. 동네 깡패들만 얼쩡거려도 널 찾아갈 거니까. 만일, 너하고 손톱만큼이라도 관련된 놈이 눈에 띄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심각해질 거다. 좋은 세상 정길수처럼 일찍 떠나면 서운하지 않겠어?”

 “뭐?”

 놈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눈을 치켜떴다.

 정길수의 실종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는 의미, 그는 뒷주머니에서 느릿하게 권총을 뽑아 슬라이드를 당겼다 놓았다.

 굳이 총기를 꺼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정부기관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화들짝 놀란 놈은 다급하게 상체를 뒤로 뺐다.

 “무…… 무슨.”

 그는 총구를 놈의 미간에 대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마 지난 며칠 정길수하고 통화 못 했을 거야. 앞으로도 연락은 안 될 거고. 당신도 그 짝 나지 않으려면 몸 사리는 게 좋아. 우리 영감 성질이 워낙 더러워서 인신매매나 장기 밀매 같은 흉악 범죄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아. 지켜보겠다, 늙은이. 우리도 5년만 근무하고 그만두는 직장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라.”

 양승욱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그를 올려다보다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소. 자네들 상사 입장도 있을 테니까.”

 와중에도 자신의 체면을 생각하는 대답, 짜증스러웠다.

 그는 휘두르던 칼로 놈의 팔을 묶은 줄을 간단히 끊고 발밑에 있던 놈의 바지와 구두를 놈의 앞으로 찼다.

 “입어, 꼴사나우니까.”

 놈은 앉은 자리에서 허겁지겁 바지를 꿰어 입었다.

 “고…… 고맙네.”

 놈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면서 구두를 신는 사이, 그는 제자리에서 오지연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지연이 조용히 주사기 하나를 올려놓았다.

 “2시간쯤 잠들 거야.”

 그는 곧장 돌아서서 양승욱의 목에다 가차 없이 주사기를 박았다. 놈은 뭔가 이야기를 하려다가 그대로 기력을 잃고 머리를 떨어뜨렸다.

 “가자.”

 양승욱을 다시 밴에 태운 차승호는 직접 핸들을 잡고 서울로 방향을 잡았다.

 시동을 걸면서부터 다시 기나긴 침묵, 올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돌아갈 때는 더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상황이 또다시 나빠졌다는 걸 모두들 공감하는 상황이어서 입을 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현실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목표가 불분명해졌다는 점이었다.

 적의 덩치가 너무 크다 싶으면 물러나서 기회라도 볼 수 있지만 누굴 공격해야 할지 실체를 알 수 없으면 이건 죽도 밥도 아니었다.

 일차 리명철, 정길수 같은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고 양승욱의 약점을 잡아서 나름 안전판도 만들었지만 여전히 한희진을 학교로 돌려보내기는 어려웠다.

 차승호는 오디오를 켰다. 덜덜거리는 디젤엔진 소리에 경쾌한 볼레로가 겹쳐졌다. 뒷자리에서 이민우가 노트북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 사람 그냥 보내는 거 괜찮을까요? 예전 같으면 큰집이 수습해주겠지만 지금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차승호가 말을 받았다.

 “그래도 나름 거물이라 그냥 묻어버릴 수는 없어. 지킬 게 많은 작자니까 반격을 생각할 여지가 별로 없을 거다. 죄지은 것도 많잖아. 최소한 당분간 몸을 사릴 조건은 될 거다. 일단 반응을 기다려보고 하는 짓 봐서 결정하자. 그 인간 전화 심카드부터 복사해. 여기서 가능하지?”

 “넵, 모니터링 시작하죠.”

 “이재필이 신상도 좀 털어봐.”

 “안 그래도 아까 대충 털어봤습니다. 67세, 대구 출생, 구미저축은행장과 한국은행 부행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 캠프 경제팀을 맡은 뒤로는 승승장구했습니다. 슬하에 1남 3녀, 집은 서초동 아트힐, 금융계 전반에 인맥이 탄탄하고 정, 재계와의 관계도 양호하답니다.”

 “인터넷 프로필 말고는 없어?”

 “두 가지 있네요. 우선 마누라, 서른여섯 살인데 6년 전에 재혼했습니다. 서른 살 때 환갑 노인네와 결혼한 거죠. 크크. 그리고 이게 진짜 재미있는 부분인데…… 방수일 방위사업청장과 사돈지간입니다. 이재필이 둘째 딸이 그 집 큰아들하고 결혼했네요. 재밌죠?”

 “방수일?”

 “예, 그래서 그 사람 프로필을 다시 파봤는데 별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다. 68세, 3성 장군 출신이고 국방부 차관을 지냈습니다. 3대 군사포럼 중 하나인 서울포럼 고문, 가족 관계는 아들 둘에 딸 하나, 큰아들은 외교부에 근무하는데 둘째는 결혼도 안 했고 직업도 없는 거 같습니다. 망나니과(科) 같네요. 딸은 결혼해서 미국에 삽니다.”

 “제기랄, 이러다 머리 쥐 나겠다. 일단 알았어. 잠수 들어가는 동안 좀 더 깊이 파봐. 뭐 걸리는 게 있겠지.”

 “옛썰.”

 장난스럽게 대답한 이민우가 양승욱의 전화기를 손보기 시작하자 그는 백미러로 한희진의 얼굴을 찾았다.

 “희진아.”

 “넵.”

 한희진은 기다렸다는 듯 두 사람 사이로 목을 쏙 내밀었다.

 “안전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워서 하는 이야기인데…… 학교 잠깐 들러서 무단결석 안 되도록 조치하는 쪽으로 가자. 수업일수 모자라지 않지?”

 “네, 알아봤는데 지금부터 학교 안 가도 졸업장 나와요.”

 한희진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몇 번 운을 띄운 문제여서 표정의 변화는 없었다.

 “내일 청계천에서 서류 몇 가지 만들자. 지금 가면 잡동사니들 나타나지 않을 거 같다.”

 오지연이 끼어들었다.

 “직접 가게?”

 “그래, 어차피 충석이 형네 집에도 잠깐 들러야 할 거 같고…… 상황이 이래서는 누나를 보호자로 하는 건 위험해. 새로 만든 신분증 하나 버린다 생각하고 학교 일 처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알아서 해. 상황 보면서 우리도 현재 안가 정리하고 이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이사?”

 “솔직히 지금 쓰는 안가가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기 어려워. 어차피 별도의 2선 안가도 필요하니까 시간 날 때 새로운 장소 찾아두는 게 맞아.”

 그는 토를 달지 않았다. 경험 많은 마법사가 만든 안가도 노출된 판이니 현재의 안가가 안전하다고는 절대 장담할 수 없었다.

 귀찮더라도 자리를 옮기는 편이 현명했다.

 “생각해둔 곳 있어?”

 “아니, 내일 차 바꾸고 나서 좀 알아볼 생각이다. 입지 조건만 맞으면 가양동이나 신도림 쪽에서 구할 생각이야.”

 “이의 없음.”

 탈출로 확보를 비롯해 몇 가지 필수 요건을 입에 담는 사이, 왼쪽으로 월드컵 경기장이 보였다.

 거의 다 온 셈, 신속하게 강변도로를 빠져나와 합정역 근처 뒷골목에 차를 세웠다. 이제 양승욱을 내려놓고 차량만 유기하면 작전은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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