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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이다.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1.12

휜히 달이 뜬 날 가로수 아래 잠이 든 것 만 같은 사내 그 사내는 죽어 있다.
그를 둘러싼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내려다 보고 있던 한 여자의 이야기

 
4.
작성일 : 16-11-12 20:51     조회 : 417     추천 : 0     분량 : 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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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 이름을 음미하든 천천히 입 밖으로 내었다. 이 인화 그는 누구인가?

 그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니까 그가 죽던 날 밤의 그 때로……네 알고 있어요. 이인화씨와 이휘영씨는 친구 였습니다. 그렇죠? 네 그래요.

 창 밖에 비가 거세 졌다. 문을 열어달라고 보채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창을 두드렸다.

 

 그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 다고 말을 했을 때처럼 단호했다. 그리고 말했다.

 왜 그랬어요?

 나도 모르겠어요.

 우발적인 범행은 아닙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계획된 일입니다. 맞죠?

 네 맞아요.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혐오에 의한 것은 아니다. 마치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왜 그랬어요.

 그가 다시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요.

 정말 나도 모르겠다. 그냥 그 남자가 세상에 지쳐 가로등에 기대 세상을 저버렸던 남자가 나를 향해 자신이 휘영을 죽였노라고 말을 했던 때부터 마치 끼릭하고 길이 생겨버린 것이고 나는 그 길 위에 있었던 것 뿐이다. 복수 같은 것도 아니다.

 그 일은 완전히 우연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우연의 얄궂은 장난 그렇다. 그것은 장난임에 틀림이 없다. 그 주체가 벌여 놓은 세트에서 내가 춤을 춘 것뿐이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나는 그에게 가까워지려 했고 기꺼이 그의 정부가 되었다. 그래서 이대로 이 남자와 같이 아무런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도 많았다. 8년이다. 휘영과의 일년 고작 그 시간 때문에 인화와의 8년을 무시 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의 비례와는 상관이 없다.

 

 캔 커피다. 내 앞에 놓은 캔 커피 그것과 같은 것 그것은 인화가 나의 집에 사 왔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것에 비소를 넣었다. 쉬웠다. 머리 속으로 수 백번 시행 했던 상상 보다 훨씬 쉬웠다. 그는 내가 건낸 커피를 마셨고 그리고 그는 죽었다.

 그것이 전부이다. 그는 죽었다. 다시금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죽었다. 그것뿐이다.

 

 나를 체포 할 건 가요? 내가 물었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왜요? 내가 물었다.

 당신과 같은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가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입을 맞췄고 그와 나는 몸을 섞었다. 그는 나를 고발하지 않았고 나를 위해 거짓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의 죽음에 이의를 제기 하는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사고를 다시 재 조사 하지 않는 이상 나는 안전하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나는 이사를 왔고 다른 곳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로등 아래에서의 지친 그를 본다. 나는 그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 본다. 손을 내밀어 그를 만지고 싶고 그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그는 없다. 나는 슬프게도 그가 지독히 그립다. 그가 죽기 전에는 휘영이 그렇게도 그리웠지만 이젠 그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이제 내가 지독히 그리워하는 사람은 인화이다. 그의 반듯한 어깨가 그의 향이 미치도록 그립다. 이제 나의 옆에 누워 있는 사람은 인화도 휘영도 아니다. 나의 옆에는 그 형사가 누워 있다. 그는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는 현명하다. 나는 현명함을 사랑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운 것은 휘영이다. 두 가지 마음이 혼란스럽다.

 

 달이다. 그것도 만월이다. 휘영청 뜬 날 아래에 가로등이 하나 놓여 있다. 그 아래에 한 사내가 앉아 있다. 그는 내가 사랑 했던 남자이고 그는 내가 그를 잊는 순간까지 그 자리에서 나의 시선아래에 있을 것이고 나는 그가 보이는 순간까지 창 밖을 내다 보면 손에 닿지 않는 그리움에 사무칠 것이다.

 

 

 휘영이 죽었다.

 그를 잃어 버리고 야 말았다. 그는 이제 나의 손이 닿는 곳에 있지 않다. 슬프지 않았지만 가슴이 계속 답답해져 와서 자꾸만 숨을 몰아 쉬게 되었다. 그 날은 지독하게도 추웠다. 하필 그렇게도 추웠을 까? 그가 세상을 등져 버린 것이 그의 어머니가 하는 불쌍한 것 하고 반복 하는 말처럼 안타깝지 않았다. 다만 뭔가가 내가 미쳐 알 지 못 하는 무엇으로 인해 이상하게 비정상적으로 은밀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만 생각이 들었다. 뭔가가 이상해.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니야 그래 이건 아니다. 그의 죽음도 아니고 그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이 말하듯 그의 죽음에 대한 의문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이유도 알 수 없고 적확한 확신도 없이 그저 이건 아니다 라는 이상한 기시감 같은 것이 답답하게 만들고 있었다. 습관이다. 그래 내가 이렇게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것도 습관 일 것이다. 호흡은 가슴에서 빙빙 돌고 다시 이산화탄소로 환원이 되어서 세상에로 내 보내지지 않았다.

 나를 두고 세상이 빙글 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세상이 미친 것이다. 내가 미친 것이 아니라……

 

 나는 유족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슬퍼할 자격이 없다. 내가 그 날 그에게 화만 내지 않았더래도 그 날 내가 그에게 헤어지자고 말하지만 않았더래도 그는 살아 있을 것이다. 그는 살아 있을 이유가 충분하다. 그는 살아 있어야 했다.

 

 왜 하필 지금 인가? 왜 하필 이다지도 추워서 그를 보내는 그 순간 다들 동동거리며 절차를 간소화 시킬 수 밖에 없는 이 추위 속이란 말인가? 내가 그에게 이별을 왜 이 추위에 했단 말인가? 나는 나를 용서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나의 탓이다. 내가 그에게 이별을 말하지만 않았더래도……

 그의 유골함의 온기를 잊을 수 없다. 그를 한 아름 안은 것 같은 온기 추워서 그의 유골 함을 그렇게도 껴 안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를 보내기 싫었다. 나의 손에서 그의 유골 함은 차가운 땅속으로 들어간다. 유골 함에 딱 맞는 크기의 구멍이 있다. 그 속으로 그의 유골함이 들어가고 지도사가 한 줌의 흙을 쥐어 준다. 그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억압이다. 인정 해야 한다. 내가 인정 해야 할 것은 그는 죽었고 그의 죽음의 한 부분의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은 나의 책임도 인정하는 것이 된다. 지도사가 쥐어 준 흙을 지도사의 얼굴을 뿌려 버리고 싶다. 그래서 하얀 장갑 속에 쥐어진 한줌의 흙을 쥐고 서 있다. 지도사가 채근한다. 나는 흙을 그의 유골함이 있는 구멍 안으로 넣는다. 하얀 도기 위에 흙이 떨어진다. 그의 어머니에게도 그의 어린 동생에게도 그의 일가 친지들에게도 같은 방식이다. 그것은 억압이다. 죽음을 인정 하라는 강한 힘의 위력이다. 그 힘에 굴복하고 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패배감이 떠 오른다. 한 여자의 집에 김치 냉장고가 있다. 그 속에는 죽은 사내가 있다. 죽은 사내는 여자의 남편이었고 여자가 남자를 죽였으며 그녀는 그의 죽음도 그녀의 책임도 인정하고 않고 있었다가 남편의 누나가 남편의 행방불명 신고를 한 이후 경찰이 조사를 하면서 들통이 나버렸다. 그녀의 죄는 인정하지 않은 데 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태평하게 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쩌면 그녀는 어느 누구 보다 용기 있는 건지도 모른다. 강하게 부정하는 것이다. 남편의 삶과 죽음을 그런 광고가 있었다. 일렬로 똑 같은 정장을 차려 입은 남자들이 뒤 돌아서 있다 하지만 한 사람 만 앞을 보고 있다. 다들 노 하는데 예스 하고 말하는 용기 공익 광고 인지 어떤 종류의 광고 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광고가 나에게 충격이 었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통념을 뛰어넘을 용기

 나에게 있지 않다. 강한 생물 일수록 혼자서 산다. 군집을 이루는 것 일수록 나약하다. 인간은 나약하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다.

 도무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일렁이는 정도 제 마음도 제 마음대로 못 하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나는 그를 잃고야 말았다. 그것의 책임의 절반이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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