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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기억 저편에 있는 너.
작가 : 청아휘
작품등록일 : 2016.9.20

그 때에 관한 생각의 일부라도 절대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주인공 오혜연.
그러나 그게 쉽게 되질 않았다.
친한 친구의 강압(?)에 못이겨 동창모임에 나간 혜연은 잊고 살았던 그 날의 일을
기억하고 만다...

 
스토커 예약
작성일 : 16-11-10 17:16     조회 : 454     추천 : 0     분량 : 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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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스토커 예약

 

 

 혜연은 느닷없이 자기 이름이 들리자 숟가락으로 국을 떠 입에 넣다말고 고개를 돌려 은주를 바라봤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은주가 눈을 장난스럽게 위로 치켜뜨며 말했다.

 

 “ 얜 눈 올 때 하늘 안 봐요. 꼭 벌레 내려오는 것 같대요.”

 

 또 저 소리. 괜히 말해줬어. 혜연이 팔꿈치로 은주를 슬쩍 치며 눈을 흘겼다. 저 소릴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같았다.

 

 “ 벌레? 아아....”

 

 담백했던 표정이 색을 입었다. 내리는 눈이 벌레 같다고 하는 소린 처음 듣는다는 듯 조금 놀란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눈을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표정정도.

 

 당황한 사람은 은주였다.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머머, 혹은 뭐어? 세상에 눈을 벌레라고 하는 사람은 첨 봤어요. 감성이 메말랐네.....

 

 강현태가 혜연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아는데, 그래서 슬쩍 밑밥을 던진 건데 물지를 않았다. 잘못알고 있었나싶어 그녀는 두 사람을, 특히 강현태를 힐끗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은주만 당황한 게 아니었다. 혜연도 의외였는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또 눈이 마주쳤다. 강현태가 혜연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 뭔 상처들이 그렇게 많아요?”

 

 “ 네?”

 

 책망하는 것 같은 목소리에 은주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고, 혜연의 심장은 심하게 울렁거렸다.

 

 두 사람에게 묻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혜연에게 묻고 있는 거였다.

 

 비 좋아하면 상처가 많다는 얘기를 혜연은 듣다 처음이었다. 분명 처음 들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담겨지는 소리였다.

 

 “ 최 대리님,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요. 눈 좋아하는 여자도 많겠지만 비 좋아하는 여자도 꽤 많거든요. 괜히 욕먹어요.”

 

 “ 혜연 씨도 그렇게 생각해요?”

 

 “ .... 네?”

 

 느닷없는 질문이었다.

 

 “ 그런 소리하면 욕먹느냐고요.”

 

 설마 그런 소리 했다고 욕먹을까. 언 듯 생각해봐도 그건 말이 안됐다.

 

 “ 혜연 씨도 그렇게 생각해요?”

 

 “ .....잘 모르겠어요.”

 

 짐짓 진지한 얼굴로 재차 묻는 최현태에게 무심한 답변이 돌아갔다. 말이 만들어지면 무한정 늘어질 것 같았다. 혜연은 그와 그다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혜연은 최현태를 보면 불편했다.

 

 언제부터인지 낯설고 껄끄러운 시선이 자꾸 닿는 걸 느낀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면 영락없이 최현태와 눈이 마주쳤다. 그때마다 신경에 거슬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금 그녀의 시선을 잡고자 일부러 자꾸 말을 시키고 있었다.

 

 혜연은 먹다만 밥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그다지 먹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에 수저질을 하며 은주를 채근했다.

 

 “ 어서 밥 먹어. 얼른 먹고 내려가자”

 

 은주는 혜연과 다르게 배가 고팠는지 금세 식판을 비웠다.

 

 그들이 식당을 나왔을 땐 비가 그쳐있었다. 소나기치곤 사나웠지만 비 온 뒤 하늘은 제법 맑고 깨끗했다.

 

 두 사람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혜연은 볼일이 있다는 핑계로 밑으로 내려와 가끔 가는 카페로 향했다.

 

 비는 그쳤지만 습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의 열기도 품고 있었다.

 

 그녀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면이 있는 알바 생이 아는 척을 해왔다.

 

 “ 오셨어요? 늘 같은 걸로 드려요?”

 

 네. 혜연은 목안으로 대답을 삼키고 커피가 나오길 서서 기다렸다. 주문한 커피가 금방 나왔다. 향이 어찌나 좋은지 저절로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하얀 도자기 머그잔입구까지 거품이 올라와 있었다. 혜연이 거품을 입술로 부수며 빈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운 좋게도 구석진 자리였다.

 

 호로록, 호로록 뜨거운 김을 밖으로 뱉으며 삼키는 커피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전날 잠을 설쳐 머릿속이 텅텅 울렸는데, 커피 한 모금으로 씻은 듯 상쾌해진 기분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갈증이 사라지고 나서야 휴대폰을 확인한 그녀의 입에서 작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문자 홍수였다. 부재중 전화도 거의 가현이 번호였다.

 

 혜연이 통화 버튼을 누르자 기다렸다는 듯 커다란 목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 전화는 뭐 하러 갖고 다니냐?-

 

 “ 왜?”

 

 - 밥 먹었어?-

 

 “ 어! 어 어?”

 

 혜연은 통화를 하다가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녀의 등 뒤로 인기척이 느껴지는 가 싶더니 웬 남자가 철푸덕 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았다.

 

 최현태였다.

 

 - 왜?-

 

 “ 나중에 통화하자.”

 

 그는 능청스럽게 혜연이 마시다 남긴 커피를 뜨겁지도 않은지 냉수 마시듯 단숨에 마시곤 잔을 내려놓았다.

 

 혜연은 얼른 전화를 끊고 맞은편에 앉아있는 최현태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 이 근처 커피 집 다 훑어보며 왔네...”

 

 이 사람 뭐야? 혜연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여긴 왜 온 거야?

 

 “ 찾아다니느라 목이 말랐어요. 똑 같은 거 사오면 되죠?”

 

 날 찾아 다녀? 왜? 사무실에 무슨 일이 생겼나? 엉거주춤 의자에서 일어나는 그녀와 반대로 최현태 행동은 여유로웠다.

 

 최현태가 쟁반을 들고 일어났다.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땐 조금 전 혜연이 주문했던 커피가 들려져 있었다.

 

 최현태가 들고 온 커피를 혜연 앞으로 놔주며 말했다.

 

 “ 앉아서 마셔요.”

 

 “ 무슨 일 있어요?”

 

 직접 찾으러 올 정도면 사무실에 급한 일이 생긴 건가 싶었다. 그렇다면 한가롭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 일이요? 무슨 일? 아하.... ”

 

 후훗 웃는 그의 모습에 혜연은 맥이 풀렸다. 생각해보니 급한 일이 있으면 전화를 해서 부르면 됐다.

 

 “ 지금 뭐하는 거예요?”

 

 자연 그녀의 입에서 나가는 말투가 곱지 않았다.

 

 “ 뭐하긴! 혜연 씨 보고 있잖아요.”

 

 최현태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그녀의 눈을 보며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어이없는 한숨이 혜연의 입에서 저절로 나갔다. 하아하... 참내.

 

 “ 마셔요.”

 

 커피는 마시고 싶은데 저 사람이 주는 커핀 마시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괜한 오해가 생기는 건 더 더욱 싫었다.

 

 혜연은 자신의 앞으로 커피를 밀어주는 최현태란 남자가 보통 불편한 게 아니었다. 아니 낯설었다. 그다지 친분도 없는 사람인데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꽤나 친한 사람 같았다.

 

 이렇게 불편할 땐 피하는 게 답이었다. 혜연이 테이블에 올려놓은 휴대폰을 챙겨 들었다.

 

 “ 아뇨, 사무실서 마실래요. 마시고 들어오세요.”

 

 “ 내가 왜 여길 왔는지 알아?”

 

 의자서 일어나는 그녀에게 최현태가 물었다. 혜연이 의자를 안으로 밀어 넣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 아뇨! 이윤 모르겠지만, 알고 싶지도 않네요.”

 

 그녀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대충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관심이었다. 불편할 정도로 요즈음 그는 혜연에게 꽤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혜연은 자신이 눈치가 빠르지도, 타인의 감정을 잘 읽는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의 눈에 최현태의 행동이 보였다.

 

 불쾌지수가 급상승했다. 그렇지 않아도 서윤채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인데 이젠 회사서 최현태란 남자의 시선까지 받고 있다 생각하니 혜연은 짜증이 났다.

 

 최현태가 반짝이면서 짙은 눈빛으로 영은의 눈을 바라보며 빙긋 웃음을 흘렸다.

 

 “ 으음, 그래?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내 시선을 느끼고 있었나보네. 맞지?”

 

 무슨 자신감일까. 그동안 몰랐는데 최현태란 남자는 꽤 뻔뻔했다. 상대방이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전혀 배려해주지 않는 남자였다. 저런 남자는 무시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리고 허락 없이 반말하는 남자와는 상종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혜연이 최현태에게 닿았던 시선을 거둬들였다.

 

 “ 여기 자주 오는가 봐요.”

 

 이번엔 반말이 아닌 존댓말이었다. 존댓말이든 반말이든 그녀는 그 질문에 대한 답 역시 해주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 이후론 오지 않을 곳이었다.

 

 점심을 먹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잠깐의 여유를 부렸던 장소였다. 그 여유도 당분간 갖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선 그녀가 어디를 가던 귀신같이 찾아낼 사람 같았다.

 

 순간 화르륵 화가 치밀었다. 혜연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며 입술이 고집스럽게 맞물렸다. 까닥 잘못하다간 스토커를 달고 다니게 생겼다.

 

 혜연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최현태를 스쳐 지나가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 진짜 짜증나.....”

 

 짜증나는 정도가 아니라 패주고 싶을 정도로 싫었다. 성질 같아선 의자를 발로 밀어 앉아있는 최현태를 넘어트려야 시원할 것 같았다.

 

 혜연은 결국 커피도 마시지 못하고 카페를 나왔다. 그녀는 밖으로 나와서도 불편한 감정을 삭이지 못했다.

 

 욕이 저절로 나왔다. 미친 새끼. 재수 없는 놈.... 저런 놈을 미스 윤은 왜 좋아하는 거야?

 

 ‘ 언니, 최 대리님이요. 너무 멋있지 않아요? 목소리도 좋고....’

 

 ‘ 에구, 제 눈에 안경이라더니 미스 윤이 딱 이다.’

 

 언젠가 구내식당서 점심을 같이 먹던 중 총무 1팀 윤정하가 식당으로 들어오는 최윤태를 보며 무슨 비밀인 냥 속삭이자 멋대가리 없는 은주가 톡 쏘아 붙인 적이 있었다.

 

 ‘ 인간미 더러운 사람과는 엮이지 않는 게 좋아.’

 

 ‘ 에이, 언닌, 괜히..... 혜연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화살이 혜연에게 틀어졌다.

 

 ‘ 난, 저 사람에 대해서 아는 거 하나도 없어.’

 

 정말 아는 게 없었다. 하지만 그 날 정하는 혜연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났을 때 그녀는 은주로부터 재미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최현태 대리하고 윤정하 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야. 들리는 말로는 미스 윤이 애달아서 쫓아다닌다고는 하지만, 남녀사이 우리가 알 수 있겠어?’

 

 그런가보다 했다. 최현태가 누구를 좋아하든지 말든지 그녀와는 상관없다 여겼다.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빌어먹게도 최현태라는 남자는,

 

 자기 좋다고 하는 여자 놔두고 애먼 여자한테 눈을 돌리고 있었다. 혜연은 그것도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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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냥이 17-04-12 00:39
 
작가님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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