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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혈무정로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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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장부다. 누구보다 강하지만 슬픔을 가슴속에 담고, 마음으로 슬퍼한다.
그는 철혈의 무인이다. 번거로움을 일거에 날려 버리는 호쾌함.
그리고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신속의 한 주먹!
구주천하를 질타하며 철혈의 무인으로 경외의 대상이 될 영웅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16 화
작성일 : 16-07-15 15:29     조회 : 585     추천 : 0     분량 : 7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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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장

 십자구반혼(十字九返魂)

 

 

 

 

 강풍양과 헤어진 관산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의자에 앉아 오른손에 든 창룡지존부를 천천히 손바닥으로 만지고 있었는데 그의 시선은 탁자 위에 놓여진 손때가 까맣게 묻은 얇은 책자 한 권에 머물러 있었다.

 책자 옆에는 질 좋은 나무로 만들어진 함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 크기로 보아 책자가 들어 있던 것인 듯했다.

 잠시 노려보듯 책자를 보고 있던 관산호는 창룡지존부를 탁자 위에 놓고 책자를 집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꺼내보는군.’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책자를 꺼내보지 않은 지 이미 반년이 넘은 듯했다.

 책자는 손때가 많이 묻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지도 상당히 오래된 듯 무척 낡아 있었다.

 그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천천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책을 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읽는다고 하기에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너무 빨랐던 것이다.

 책은 불과 삼십여 장에 불과해서 그가 책을 모두 보는 데는 불과 반 각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 적힌 내용의 이 할을 해석하는 데 삼 년 반이 걸렸다. 나중에는 꿈속에서도 책의 내용이 나타날 정도였어.’

 관산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손에 든 책에 쏟아 부었던 시간과 노력은 실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그는 책 내용의 이 할 이상을 해석할 수 없었고, 반년 전부터는 책을 꺼내어본 적도 없었다.

 그의 능력으로는 그 이상의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가 책을 그처럼 빨리 읽을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책에 적힌 내용을 그가 거꾸로 외울 정도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함을 열자 안에 든 파천여의환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는 창룡지존부와 책을 파천여의환의 옆에 놓고 함을 덮은 후 침상에 깔린 이불을 들어냈다.

 이불이 걷힌 침상의 한복판으로 함의 크기만 한 폭과 깊이의 움푹 파인 부분이 나타났다.

 그는 상자를 그 움푹 파인 부분에 밀어 넣고 다시 이불을 덮었다.

 그리고 방구석에 놓인 모래주머니를 사지에 차기 시작했다.

 매일의 일과인 달리기를 할 시간이었다.

 그때였다.

 벌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강예령이 방에 들어왔다.

 “오빠, 보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거야?”

 그녀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관산호에게 물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관산호는 어리둥절해하며 되물었다.

 “왜?”

 “어른들도 그렇고 오빠들도 그렇고, 다들 표정이 어두워서……. 물어도 아무 말 안 해주고…….”

 강예령은 시무룩한 어조로 대답했다.

 강풍양도 관산호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도 보 내의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를 정도인데 그보다 어린 강예령에게 무언가를 말해주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나도 잘 몰라. 아버님도 그렇고 어르신들도 말씀이 없으시니……. 너무 궁금해하지 말아.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관산호는 싱긋 웃으며 강예령의 어깨를 다독였다.

 “오빠는 속도 편해. 나는 분위기가 이상해서 하루 종일 좌불안석이었는데…….”

 “방에 가서 쉬어. 예뻐지려면 잠을 많이 자야 한다는데 궁금한 게 너무 많으면 잠이 잘 안 올 거야. 우리 예쁜 낭자, 미모 상할까 겁난다.”

 장난스러운 관산호의 말에 강예령은 조금 밝아진 얼굴로 입술을 삐죽였다.

 관산호의 말에 불안해하던 그녀의 마음이 많이 풀어진 듯했다.

 “오빠도 너무 많이 뛰지 마. 내공도 모르면서 너무 심하게 몸을 혹사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예령이 정식으로 무공에 입문한 것은 다섯 살 때다.

 “알았습니다, 고수님. 하하하!”

 강예령을 향해 넓죽 포권을 한 관산호는 크게 웃으며 방을 나섰다.

 하지만 대문을 나서는 그의 얼굴은 언제 웃었냐는 듯 평소의 표정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탁탁탁탁!

 빠르고 힘차게 지면을 내딛는 그의 발길에 마른 먼지가 풀썩이며 일어났다.

 ‘아까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

 무심하던 그의 얼굴에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스승님을 구해주시겠다니… 예상하지 못한 일이야. 휴우…….’

 강풍양의 방에서 있었던 대화는 너무 무거워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계획과 의견을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다.

 의부의 분위기가 다른 어떤 말도 입 밖에 낼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말씀드리자.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그분을 찾아가야 한다.’

 생각을 이어가던 관산호의 얼굴이 무언가 결심한 듯 굳어졌다.

 그는 무가에서 자란 소년이었다.

 덕분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상승무공을 익히기 어렵다는 말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나이가 무공에 입문하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상승무공을 익히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터이다.

 그가 어떤 결심을 했는지 알게 되었을 때 의부는 많이 힘들어할 것이다.

 하지만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강풍양은 관산호가 무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자라난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맨주먹으로 바위를 부수고 아름드리 나무를 꺾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보며 자란 관산호가 무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의 추측과는 많이 달랐다.

 어린 시절 관산호 또한 무공에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들이 신기한 것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갖는 호기심 이상은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무공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그 계기는 그가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그만의 비밀이었다.

 그리고 그 비밀은 그가 강풍양의 무공을 배우지 않고 다른 길을 찾으려 하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었다.

 “허허, 열심이구나.”

 “엇, 공손 할아버지!”

 생각에 잠긴 채 달리기를 하던 관산호는 걸음을 멈추고 길옆에 서서 웃고 있는 공손우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며칠 안 보이시던데, 편찮으셨어요?”

 그의 질문에 공손우는 손을 들어 가볍게 저었다.

 “아니다. 집 밖으로 나오기 귀찮아 안에만 있었다. 그런데 무슨 고민이 있느냐? 안색이 좋지 않구나.”

 공손우의 말을 들은 관산호는 어색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쓸었다.

 “조금 생각할 일이 있었는데 겉으로 드러날 정도예요?”

 “네 눈이 다른 곳을 보고 있더구나. 길에 잔돌이 적지 않은데 그렇게 딴 곳에 정신을 팔면서 달리면 넘어져 다치게 된다. 조심하거라.”

 “예, 할아버지. 저, 가보겠습니다. 들어가세요.”

 탁탁탁탁.

 다시 달려가는 관산호의 등을 흐뭇한 미소로 지켜보던 공손우의 안색이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듯 돌처럼 굳어졌다.

 ‘저것은?’

 그의 시선은 관산호의 정수리에 꽂혀 있었다.

 ‘설마 그럴 리가……?’

 

 

 

 축시 중반을 넘어가는 시간 새벽―두 시경―이라 정적이 사위를 뒤덮고 있었다.

 밤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지만 초승달만으로 어둠을 밀어내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미끄러지듯 어둠 속의 더 짙은 어둠.

 그늘을 통과하던 검은 그림자 흑영은 이층 건물이 나타나자 벽에 바짝 붙으며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걸음을 멈춘 곳은 일층에 있는 반쯤 열린 창문의 아래였다.

 잠시 창문 안쪽의 동정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던 흑영의 모습이 그 자리에서 허깨비처럼 꺼지듯 사라졌다.

 지금 무공을 아는 사람이 옆에 있어 그의 운신을 보았다면 크게 경악했을 것이다.

 모든 경신술은 기를 허리 아래로 보내 외부에 방사하며 얻어지는 탄력을 사용한다.

 그런 경신술에는 여러 단계가 존재하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기를 발바닥의 용천혈로 방사함과 동시에 허리와 무릎, 발목의 관절을 움직이며 얻어진 탄력을 결합하여 운용하는 것으로 무림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경신술이 그에 속했다.

 다른 하나는 신체 부위의 조작이 전혀 없이 기의 운용만으로 경신술을 펼치는 단계로 무림에 전설처럼 전해지는 능공허도, 축지성촌, 허공답보, 일위도강과 같은 것들이 이에 속했다.

 물론 후자는 그저 전설일 뿐이었다.

 당대 무림에서도 그와 같은 경공을 펼치는 사람을 보았다는 무림인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천하십대고수 중 경공에 있어서만큼은 천하제일이라는 귀영자(鬼影子)가 그런 경지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지만 그것을 본 사람은 아직 없었다.

 관절을 조작하는 경신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아무리 작아도 예비 동작이 수반된다.

 그런데 방금 창문 아래 서 있던 흑영의 운신은 예비 동작이 전혀 없었다.

 흑영의 운신에 예비 동작이 없었다는 것.

 그것은 한 가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흑영의 운신이 신체 관절을 움직임으로 해서 발생하는 탄력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흑영이 기로 신체를 완전하게 제어하는 경지에 도달한 절세의 고수라는 의미였다.

 흑영은 방 안에 있었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스며들어 온 달빛이 등을 돌린 채 침상에 누운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흑영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이불로 하반신만을 가리고 나이답지 않게 잘 발달된 상체를 드러낸 채로 침상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은 관산호였다.

 관산호의 감각은 경이로울 정도로 뛰어난 것이었고, 잠을 자고 있다 해도 그 감각이 완전히 무력화된 것은 아니었음에도 그는 자신의 침상 옆에 서 있는 흑영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흑영의 존재를 감지하기에는 아직 그의 능력은 너무나 미약했다.

 ‘이 녀석은 잘 때도 표정이 없구먼. 허허.’

 관산호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흑영의 눈매가 온화해졌다.

 큰 키에 비해 지나치게 마르고 병약해 보이는 모습.

 그는 공손우였다.

 부드럽던 그의 눈매가 서늘하게 굳어진 것은 찰나였다.

 그의 시선은 관산호의 정수리 부위에 못 박히듯 고정되어 있었다.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관산호의 정수리 부위에서 신기루처럼 어른거리며 허공으로 피어오르는 반투명한 안개와 같은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천지일원기(天地一元旗)……. 혼천무극진기의 전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하늘과 땅을 잇는 깃발……. 어떻게 이 아이의 몸에서 저것이 나타날 수 있단 것인가?’

 경이와 혼란으로 가득 찬 그의 두 눈은 격랑을 만난 난파선처럼 끊임없는 잔떨림을 보이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크게 손상되었다고는 하나 한때 신화지경(神化之境)을 바라보던 무공의 소유자였던 그가 평정심을 잃을 만큼 그는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

 관산호의 정수리에서 피어올라 하늘로 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반투명의 빛은 천지일원기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름을 아는 자는 온 천하를 통틀어도 십여 명에 불과했고, 오직 그들만이 그 빛을 알아볼 수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천지일원기는 소유자의 원영지기(元靈之氣)와 천지간의 영기(靈氣)가 상통하고 있어야만 나타나는 것이고, 외부로 형상화된 그것은 보통 사람의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었다.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감각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천지일원기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도 그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근 이백 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대를 이어 연구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가능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후예 중 한 명이 공손우였다.

 ‘탈태환골이 진행 중이다. 이 아이는 분명 혼천무극진기의 일단공을 완성했다.’

 그의 시선은 관산호의 전신을 핥듯이 훑고 있었다.

 혼천무극진기의 일단공을 완성하게 되면 여러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수리의 백회혈에서 천지일원기가 피어오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탈태환골한다는 것이다.

 무림 중에 알려지기로 탈태환골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신화지경에 도달한 내, 외공이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혼천무극진기를 익혀 탈태환골하는 경우는 그런 내, 외공이 필요하지 않았다.

 혼천무극진기는 탈태환골에 필요한 기(氣)를 체내의 내공으로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천지간의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를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그것은 혼천무극진기가 무림 중의 다른 신공 유와 판이하게 다른 특징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혼천무극진기로 인한 탈태환골은 한순간에 진행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무림에 알려진 탈태환골은 그것을 이루었을 때 신체가 무공을 익히기에 최적화되면서 젊어지고 생사현관이 타통되며 내공이 샘솟듯이 솟아난다고 한다.

 그래서 무공을 익힌 자라면 자신이 탈태환골하는 꿈을 꾸지 않는 자들이 없다.

 하지만 혼천무극진기의 탈태환골은 달랐다.

 혼천무극진기의 탈태환골은 신체의 원영지기를 천지간의 기운과 합일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합일을 단시간 내에 이루는 것은 천지의 기운이 갖고 있는 무한한 힘과 유한한 인간의 기운이 갖고 있는 힘의 균형상 오히려 위험한 것이었다.

 때문에 혼천무극진기의 탈태환골은 그 진행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혼천무극진기는 소유자가 천지의 기운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될 때까지 탈태환골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아이가 이곳에 온 것은 팔 년 전. 그 후 이 아이에게 무공을 가르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지난 반년간 살펴본 바로는 은밀하게 무공을 가르치는 사람도 없었거늘……. 대체 언제 이 아이가 혼천무극진기를 배운 것일까?’

 생각에 잠긴 공손우는 점점 더 혼란을 느끼는 듯 이마와 미간에 주름이 가득 잡히고 있었다.

 ‘천지일원기가 외부로 드러날 정도라면 이 아이가 혼천무극진기의 일단공을 완성했다는 것인데, 칠팔 년의 세월로 그러한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나라 해도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의 자질은 그가 존경하는 대사형도 인정했던 것으로 어린 시절 그는 스승으로부터 가히 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자질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런 그가 본 관산호의 자질은 탁월한 것이었지만 그를 넘어설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했다.

 ‘이 아이는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혼천무극진기를 배우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을 가르친 사람이 그라면 혼천무극진기의 일단공을 완성한 지금 이 아이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누구보다도 그가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공손우는 나쁘지 않은 두뇌의 소유자였다.

 아니, 천재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두뇌의 소유자라고 해야 옳았다.

 하지만 그런 그도 관산호의 정수리에서 피어오르는 천지일원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공손우는 눈을 감았다.

 일각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눈을 뜬 그의 두 눈에 찰나간 푸른빛 섬광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어떻게 해서 이 아이가 혼천무극진기를 익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의 주인이 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이 아이를 태어나게 하기 위해 했던 희생이 얼마나 가혹한 것이었는데……. 그로 인해 천하의 운명이 풍전등화가 되었는데 어떻게 이 아이를 혼천무극진기의 주인으로 남겨둘 수 있단 말인가!’

 그의 두 눈 깊숙한 곳으로부터 무시무시한 빛이 폭발하듯 솟아올랐다.

 벌거벗은 관산호의 전신을 훑던 그의 시선은 관산호의 오른쪽 어깨에 고정되어 있었다.

 인두로 지진 것처럼 선명하게 열십 자 형태로 박혀 있는 아홉 개의 점.

 ‘십자구반혼(十字九返魂)! 너를 찾기 위해 십오 년 동안 대륙 전역을 헤맸다. 너는 결코 혼천무극진기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야. 네가 혼천무극진기의 주인이 된다면 하늘이 우리를 희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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