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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일리언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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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피스 영지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성.
그 성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군가 기억이라는 것을 했을 때부터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온 성.
누구의 방문도, 그리고 간섭도 허락하지 않는 공간.

그렇게 비밀에 둘러싸인 그 공간에 유일하게 살고 있는 존재.

‘일리언’!


“넌 뭐냐.”
“카, 카르젠인데요.”

눈앞에 죽어가는 이가 있더라도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면 시선조차 주지 않던 그가
한 녀석과의 만남으로 세상을 향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제 25 화
작성일 : 16-07-15 13:32     조회 : 608     추천 : 0     분량 : 4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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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어디 가세요!”

 그런 나의 기척을 느낀 것인지, 녀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큰 소리로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디 가시는 건데요!”

 “넌 네 길 가고, 난 내 길 가는 거다.”

 “네?”

 “건투를 빌지.”

 “안 돼요!”

 녀석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려오더니, 울먹이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책임지세요.”

 “…….”

 이 녀석이 지금 뭐라는 거냐.

 “여기가 전 어딘지도 몰라요.”

 “나도 모른다.”

 “전 돈도 없어요.”

 “나라고 가진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꼬맹이가 웃기지도 않는군. 그래도 어린 녀석이 지 살 궁리는 하고 있네.

 어린 나이에도 상황 파악을 하기 시작하는 녀석의 말에 나는 속으로 적잖이 감탄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책임지세요!”

 “책임은 네가 져야지.”

 “네?”

 감탄은 감탄이고, 바락바락 기어오르는 녀석이 웃기지도 않아, 나는 차근차근 녀석에게 나답지 않게도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려 놓은 마법진이 무엇 때문에 발동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자, 잘 모르겠는데요.”

 “바로 네가 그 기분 좋다고 한 기운을 끌어 모았기 때문이다.”

 “……!”

 그래도 멍청한 녀석은 아닌지 말은 바로 알아듣는 듯했다.

 “그럼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는 게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저요.”

 “그렇지. 그럼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 또한 누구지?”

 “……저요.”

 “그래. 그럼 건투를 빌어주마.”

 나는 모든 말을 알아듣는 듯 대답을 꼬박꼬박 잘하는 꼬맹이를 내버려 둔 채 다시 뒤돌아 내 갈 길을 가려고 했다.

 덥석!

 그 순간 내 다리를 덥석 잡는 녀석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지금 뭐하는 거냐.”

 “양심이 있다면 낯선 곳에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고 가는 어른은 없는 거예요.”

 “나 원래 양심 없다.”

 양심? 망할 꼬맹이가 별 단어를 다 쓰는군.

 이때부터 싹수가 노랗다는 것을 알았어야 하는데! 입만 살아 가지고!

 “좋은 말로 할 때 놔라.”

 “싫어요! 어엉!”

 나의 살기 어린 기운에도 끝까지 다리를 놓지 않은 채 울기 시작하는 녀석을 잠시 응시하던 나는 그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녀석이 따라와 봐야 매달려서 얼마나 따라오겠는가.

 “으아앙!”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망할!

 내 다리를 끝까지 놓지 않은 녀석은 질질 끌려오는 모습으로 나를 따라왔던 것이다.

 그렇게 녀석과의 질기고도 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

 

 처음 보는 세계…… 낯선 장소…… 그리고…….

 “뭐해! 설거지 안 하고! 밥값은 해야 할 것 아냐!”

 나를 식모로 팍팍 부려먹고 있는 악마 같은 인간 하나.

 하늘은 뭐하는지 몰라! 저 인간 안 잡아가고!

 아우! 진짜! 내가 착해서 참는다, 참아!

 쨍그랑!

 “히익!”

 “지금 반항하는 거냐.”

 “서, 설마요.”

 너무 힘이 들어갔나 보다.

 손에서 미끄러진 그릇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하아!’

 이곳에 떨어져 지낸 세월 동안 늘어난 것은 한숨뿐이었으니.

 “도대체 왜 매번 설거지는 제가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럼 누가 해야 하는 거냐.”

 “당연히…… 제, 제가 해야죠. 헤헤!”

 아니, 한 가지 더 늘어난 것이 있구나. 바로 눈치.

 깨진 그릇을 주우며 투덜거리던 나는 설거지도 같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려다가, 뒤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에 급히 말을 바꿔야 했다.

 슬며시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내 뒤를 노리고 있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얼음 화살!

 그에 나는 삐질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젠장!’

 철없던 한때는 이런 일이 생기면 바락바락 저 인간에게 대들기라도 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곧 나의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저 눈치를 살피며 피하는 것이 최고였다.

 무슨 고통이냐고? 궁금하면 직접 한번 해보시든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저 인간에게 덤벼 봤자 좋을 것 하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테니깐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온 지도 벌써 7년이 넘어가네.’

 이곳에 떨어진 후, 한동안 너무도 혼란스러웠다. 모든 것이 생소하고 신기했으며, 그만큼 낯설었다.

 우리가 처음 이곳에 와서 해결해야 했던 것은 기본적인 의식주. 의상부터 너무도 다른 이 세계에서 현재 모습은 그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 뿐이었다.

 그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일리언과 나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팔아야 했다.

 일단 일리언은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와 귀걸이를 빼고, 옷에 단추로 달려 있던 보석들도 모두 떼어냈다.

 “내놔.”

 “이, 이건 안 돼요!”

 “좋은 말로 할 때 내놔라.”

 “이건 아버지가 잘 간직하라고 주신 물건이란 말이에요!”

 그러다 나에게 시선을 준 일리언은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는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이곳에 떨어진 원인이 무엇 때문이라고 했지?”

 “……저요.”

 “내놔.”

 “으앙!”

 결국 나는 일리언의 말에 아버지가 잘 간직하라고 어릴 적에 전해주셨던 목걸이를 이곳에서 생활해야 할 밑천으로 내놓아야만 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보석들은 비록 이곳에서 말하는 보증서 같은 것이 없었음에도 일리언은 제대로 값을 받아서 돌아왔다.

 이곳의 돈의 가치도 모르는 상태였고, 이 보석들이 얼마에 어떻게 통하는지도 몰랐을 텐데 말이다.

 “마법으로 안 되는 게 있을 것 같나.”

 “……마법이 아니라 일리언에게 안 되는 게 없겠죠.”

 나중에 들어보니, 그는 마법으로 보석상을 돌아다니며 그곳 사람들의 기억을 읽었다고 한다.

 그에 일리언은 이곳의 화폐 단위와 물건의 가치를 알게 되고, 이곳의 언어까지 완벽하게 익혀서 돌아왔던 것이다.

 그렇게 이곳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고, 시간이 나는 틈틈이 본래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다녔다.

 “아앗!”

 우씨! 찔렸다.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깨진 그릇을 줍던 나는 결국 손을 찔려 피를 봐야만 했다.

 흑! 내 아까운 피. 안 그래도 제대로 못 먹어서 어지러운데 피까지 흘리다니.

 “……뭐하는 거냐.”

 “빠, 빨리 치울게요.”

 악마 같은 인간. 손이 다쳐서 잠시 쉬는 것을 가지고 그리 쫓아와 인상을 쓰냐. 쳇! 빨리 치우면 될 거…… 어!

 “이리 내.”

 “뭐하시는 거예요! 아프…… 에?”

 “…….”

 나는 속으로 일리언을 향해 투덜거리며 남은 그릇 조각들을 줍던 순간, 다친 손을 잡아당기는 일리언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리며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언제 들고 온 것인지, 그가 약 상자를 꺼내 상처를 치료해 주자 투덜거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래서 이 인간을 끝까지 미워하지 못한다니깐. 헤헤헤!’

 “사고 그만 치고 저쪽으로 가서 앉아 있어.”

 “네!”

 일리언의 말에 나는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착한 학생처럼 그가 가리킨 곳으로 가서 쪼그리고 앉은 후, 그가 남은 그릇 조각을 치우는 모습을 보았다.

 “받아.”

 “네?”

 휘익!

 뭐야?

 잠시 후, 일리언은 나에게 다가오며 무언가를 획! 하고 던졌다.

 뭐지?

 무심결에 그것을 받아든 나는 손을 펴서 바라보았다.

 “……!”

 그리고 그대로 멍해지고 말았다.

 그것은 하나의 목걸이였다.

 “이건…….”

 바로 어릴 적에 아버지가 주셨던, 이곳에 왔을 때 일리언이 빼앗듯이 들고 가서 팔았던 목걸이가 내 손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일리언! 이거!”

 “이제 필요 없는 거냐? 그럼 다시 가서 팔아오고.”

 “아뇨!”

 나의 놀란 외침에 일리언은 다시 목걸이를 빼앗아 가려고 했고, 나는 급히 목걸이를 뒤로 감췄다.

 “어떻게 찾아오신 거예요? 이거 분명 판 거잖아요.”

 “알 거 없어.”

 “고마워요.”

 일리언은 내 고맙다는 인사에도 그저 말없이 나를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헤헤!”

 나는 그가 방으로 들어간 후에도 목걸이를 보며 한참을 혼자서 웃었다.

 목걸이가 돌아온 것도 기뻤지만, 무엇보다 이 목걸이를 잊지 않고 일리언이 찾아준 것이 더 좋았다.

 언제나 모든 일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주는 일리언이지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는 결코 그것이 작은 것이라도 잊은 적이 없었다.

 낯선 곳에 떨어진 나에게 있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이. 그것이 바로 일리언이었다.

 “너!”

 “……네?”

 그렇게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갑자기 방문을 열고 다시 나오는 일리언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오늘 청소 한 거냐?”

 “해, 했는데요.”

 “여기 먼지 쌓인 것 안 보여? 다시 해!”

 “……네.”

 앞의 말 취소다! 우씨! 결벽증 환자 같으니라고!

 따악!

 “아앗! 왜요! 또!”

 “눈빛이 불손해서.”

 “우씨!”

 

 ***

 

 “일리언.”

 “왜?”

 “이 목걸이 그때 어떻게 다시 찾아오신 거예요?”

 카르젠은 오래 전 일리언이 다시 찾아온 자신의 목걸이를 보다가, 새삼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말을 건넸다.

 “찾아온 적 없다.”

 “……에?”

 “판 적도 없으니깐.”

 “……!”

 그리고 언제나처럼 무심한 어투인 일리언의 대답에 침대에 누워 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판 적이 없다고요?”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그럼 왜 바로 돌려주지 않고…….”

 카르젠은 일리언이 팔지도 않은 목걸이를 몇 년 동안 들고 있다가, 왜 자신이 큰 후에 돌려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카르젠의 물음에 일리언은 읽고 있던 책에서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여기가 널 떠받들고 살던 공작가 영지라도 되는 줄 아나. 어린 녀석이 비싼 목걸이 차고 돌아다니다가 무슨 일 생기면 누굴 원망하려고.”

 “…….”

 카르젠은 그 말에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일리언, 초콜릿 드실래요?”

 “침대 밑에 숨겨 둔 것 말하는 거냐.”

 “네, 침대 밑에 숨겨 둔…… 에? 서, 설마!”

 “그거 내가 먹었다.”

 “우씨!”

 그렇게 일리언과 카르젠의 평범한 일상이 또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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