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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더 기븐(The Given)
작가 : 풍령인
작품등록일 : 2016.7.7
더 기븐(The Given) 더보기

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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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풍령인 작가의 더 기븐은 꽤 오래 묵은 작품이다.
작가가 영국 유학시절 축구에 눈을 뜨게 되면서 적게 된 이 이야기는
당시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던 “축구이야기”라는 소설과
같은 시기 같이 주목받았던 소설이며,
이제야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둥근 공 하나, 꿈을 향한 열정으로 잔디장을
누빈 젊은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

 
17 화
작성일 : 16-07-15 10:03     조회 : 435     추천 : 0     분량 : 8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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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익!

 주심의 호각 소리와 함께 선수들이 벤치로 돌아갔다.

 이제 마지막 작전 시간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시간.

 선수들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수원의 벤치에는 그런 기미가 없었다.

 “이 자식, 하여튼 간에 쇼맨십인지 뭔지……. 아까 그건 왜 했냐?”

 고혁수의 타박에 지후는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눈을 마주쳤는데 그냥 피하잖아요. 그래서 조금 욱해서 그랬죠, 뭐.”

 “욱해서 그래? 허, 참나…….”

 어이없다는 고혁수의 웃음소리와 다른 선수들의 말들.

 “뭐 그거 가지고 그러냐. FC 서울 요즘 잘 나가던데……. 기 좀 한 번 이렇게 죽여주고, 좋지 뭐.”

 “너도 예전에는 더 했잖아. 기억 안 나냐?”

 “아, 선배! 지금 후배 군기 잡는데!”

 고혁수보다 까마득한 서정헌 등이 나서니 고혁수도 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자신도 젊을 때는 이렇게 쇼맨십이 뛰어났으니까.

 “어쨌든 이따가 실수하면 넌 괜히 나서서 욕먹을 짓 한 거야.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 우리나라 언론이 얼마나 무서운데.”

 언론의 감탄고토를 잘 아는 고혁수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후를 보았다. 지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요즘 조금씩 언론에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최연소 선수로, 지금은 좀 실력 있는 선수로…….

 짝짝!

 “이번 FC 서울을 대비한 준비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여러 선수가 얼마만큼 그것을 꺼내느냐에 달렸다. 나는 믿는다. 이번 경기를 마치고 전반기 리그에 아름다운 화룡정점을 찍길 바란다.”

 그 말을 끝으로 선수들을 하나하나 격려해 준 차범수 감독은 웃으며 그들을 배웅했다.

 “수고하길. 서포터즈의 오늘 기분이 달렸다.”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서정헌이 대표로 한 마디 한 후 선수들은 다시 그라운드로 나서기 시작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ㅡ!]

 이제는…….

 뛸 시간이다!

 

 

 

 선축은 수원으로 시작된 수원 레드윙즈와 FC 서울 간의 경기.

 오늘 수원의 포지션은 독특했다.

 

 = 수원 레드윙즈

 

 

 나르손

 서정헌

  윤지후

 고혁수

 권오집

  김도현

  이진우

  최성영

 이병윤

  곽태주

 이윤재

 

 

 바로 지후를 처진 공격수 라인에 보낸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는 아니었지만 기존의 자리 잡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윙 포워드에 가까웠다.

 지금까지 미드필더로만 지후를 생각했던 FC 서울을 비롯, 이번 경기를 관전할 많은 팀들에게 던지는 도전장이나 다름없었다.

 ‘그랑루베의 수호신을 중원의 장수로만 생각지 마라.’

 그랑루베의 수호신. 수원 서포터즈인 그랑루베에서 지후를 평가할 때 종종 나오는 말이기도 했다.

 지후의 플레이는 센스는 물론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공격성을 가졌다.

 악착 같이 달려드는 것은 아닌데,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공을 못 뺏느냐? 그것도 아니다.

 스틸 성공률이 50%에 가깝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느껴지는가?

 간단히 말해서 지후가 서 있는 곳을 통하는 공 중반은 그에 의해 뺏긴다는 것이다.

 이것만 해도 전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하지만 이 기록은 지금 무의미할 수 있다. 그것은 지후가 필드의 허리, 중원에 서 있을 때 세운 기록이니까.

 위치에 따라 움직임의 방향과 목적이 달라져야 하는 게 축구이니까.

 공격수의 위치에 선 이상 볼 배급과 공격 차단이 아닌,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고 하는 악착성과 1cm로 가려질, 골을 위한 집중력이 요구될 것이다.

 ‘후우, 꽤 긴장되는데?’

 지금까지는 앞에 늘 항상 3명 이상의 선수들이 있었다.

 중원을 지키는 든든한 캡틴, 서정헌. 양 옆 날개를 책임지는 나르손과 김동연.

 하지만 오늘 김동연은 나오지 못했고, 그의 자리에 지후가 대신 들어갔다.

 약간 처지긴 했어도 오른쪽 측면에서 선수들을 제일 먼저 대면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다.

 지금까지의 위치와 단지 수 미터 밖에 차이 나지 않음에도, 기분은 수 킬로미터 이상 차이 났다.

 하지만 그것 뿐. 더 이상 신경 쓰면 지는 것이다. 그의 꿈과 계획에는 이것보다 더한 가시가 가득할 것이다.

 지후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앞을 보자 히카르도, 조금 옆에 선 박우영이 보였다.

 ‘그래, 재밌을 거야.’

 즐기면 된다. 아직 자신은 즐길 수 있으니까.

 그때 공이 자신에게 왔다.

 김은중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을 고혁수가 영리하게 커트해 낸 것이다.

 과연 고혁수, 라는 이름이 나올 정도로 부드러운 커팅이었고, 그대로 권오집, 윤지후 순으로 연결된 것이다.

 스르르…….

 공을 받자 정신이 바뀐 것처럼 오롯이 공에만 신경이 집중됐다.

 그는 인스텝으로 가볍게 공을 밀고 나가며 앞을 보았다.

 그가 공을 받은 순간 이미 서정헌과 나르손은 이미 달렸다.

 크로스.

 크로스가 필요한 지금. 게다가 자신을 향해 2명이나 달려오고 있었다.

 그대로 공을 감아 올렸다. 약간 비틀린 공이 나르손 보다 약간 뒤에 있던 서정헌 앞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 순간 이인용이 나와 공을 가로챘다. 하지만 서정헌도 클래스에 이른 선수. 이인용이 그대로 공을 가지게 놓아둘 리 없었다.

 먼저 자리를 잡고 뛴 까닭에 위치가 좋은 이인용이 어깨로 공을 받아 왼쪽으로 틀었다.

 서정헌은 그대로 그를 몸으로 압박해 들어갔다. 압박이긴 한데 단순한 편이다. 마치 누군가를 믿는 것처럼.

 이인용이 강한 압박에 밀려 약간 정신이 없는 순간 지후는 그대로 달려 들어가 이인용의 공을 가로챘다.

 마치 맡겨둔 짐을 찾는 것처럼, 그가 크로스를 올리고 다시 찾아가는 모습.

 서정헌은 지후가 뺏자마자 압박을 풀고 슬금슬금 라인을 올려갔다.

 어이없게 당한 이인용은 곧 죽어라 뛰기 시작했지만 서정헌에 비해 뒤지지 않는 지후를 막을 순 없었다.

 ‘나르손 뿐인가?’

 그보다 앞에 뛰는 동료는 나르손 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공을 달라는 듯 손을 드는 그.

 하지만 패스 루트는 이미 막혀 있었다. 고혁수의 영리한 커트 덕에 상대의 진영을 넉넉하게 끌어당기지 못했던 것이다.

 이미 수비 진영에 5명이나 들어가 있었으니까.

 ‘저 아저씨는 안 오고 뭐하냐.’

 뒤에서 라인만 끌어올리는 서정헌이 조금 답답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이도 있으니 어린 자신이 조금 더 뛰고 땀을 빼야…….

 그렇게 마음을 먹으며 지후는 FC 서울의 오른편으로 깊숙이 찔러갔다.

 상대를 젖히는 것은 순간 가속이면 충분했다.

 그에게 3명이상 달라붙지 않는다면…….

 지후가 점점 더 깊이 들어감에도 FC 서울의 수비진은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들어가라는 듯 슬쩍 피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선은 철저히 지켰는데…….

 ‘각을 좁히겠다는 속셈이네? 내가 모를 줄 알고!’

 여우 사냥.

 골라인 끝으로 몰아붙이겠다는 거다.

 이걸 안 이상 당하는 게 바보다.

 지후는 속았다는 것처럼 다시 한 번 가속에 가속을 더했다.

 멈칫 하고 달리길 수 미터, 상대가 조금 떨어졌다 싶을 때.

 툭!

 공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제 공은 더 이상 코너를 향하지 않았다. 페널티 아크를 향한다.

 방향이 바뀐 순간, 지후의 전신이 압축됐다 터진 피스톤처럼 튀어나갔다.

 사람은 익숙해진 속도가 빨라지면 순간 당황한다.

 이것은 기존 인지와 순간 인식 간의 괴리로 벌어지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이 맥없이 당하고 만다.

 지금처럼.

 어? 하는 사이에 속도가 달라지고,

 어어? 하는 사이에 지후는 이미 그들을 젖힌 상태였다.

 크로스를 올리고, 공을 다시 가로채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대략 30m 내외. 공을 잡은 시간은 1분 내외.

 그 사이에 FC 서울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모조리 농락당한 것이다.

 참새가 노린 사마귀가 알고 보니 사냥꾼의 미끼였다는 것을 알게 된 FC 서울.

 크로스를 막기 위해 나르손 쪽으로 간 2명, 지후를 몰이하던 2명.

 1명만이 아크에 남아 지후를 맞이했다.

 “……막아!!”

 더 너머 심의손의 목소리가 신기루와 같이 들렸다.

 지후의 신경이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슬슬 뒤로 물러나며 어떻게든 막겠다는 심의손의 수비수를 보며 지후는 미소를 머금었다.

 좋다, 이 모습.

 이런 것과 부딪혀 깨지는 자신도, 그것을 부수는 자신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것이 축구의 매력이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의 매력이기에!

 ‘오른쪽? 왼쪽?’

 인간이 인간을 넘으려면 좌우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하지만 지후는 다르게 마음먹었다.

 ‘가운데로 간다!’

 속도를 유지했다. 그대로 아웃사이드로 슬쩍 공을 밀었다. 나르손을 염두한 듯, 왼쪽이었다.

 수비수가 몸을 왼쪽으로 틀었다. 공이 아닌 자신을, 그리고 루트를 막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은 한 번에 하나 하기도 힘들다. 대인 마크를 넘어 패스 루트까지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후의 왼발이 유연하게 꺾였다. 비단마냥 공을 감싼 발이 그대로 툭 하고 올라갔다.

 분명 왼쪽으로 가던 공이 지금은 정반대로 나아간다.

 “……!”

 플리플랩(Plipplap).

 로베르투 아이젝슨 모레이라(Roberto Izecson Moreira).

 FC 바르셀로나의 은하 교신인. 그의 전설이 이 자리에 구현됐다.

 관성을 멈출 수 없는 수비수는 떠나가는 공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철렁!

 

 

 “우와아아아악!!”

 “윤지후! 윤지후!”

 경기장 내에는 지후를 외치는 소리 외에 들리지 않았다.

 그랑루베의 수호신, 그 포효 앞에 FC 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은 입을 다물었다.

 동방의 청룡이 노니는 기세가 이러할 것이며, 북방의 현무의 울부짖음이 이보다 더하랴.

 인외(人外) 앞에 너, 나약한 자들이여.

 무릎 꿇으라.

 지후는 활짝 웃는 표정으로 다시 센터 서클에 돌아왔다.

 “잘 했다, 자식!”

 “그래, 그렇게 가는 거야. 크흐흐…….”

 어시스트를 기록한 서정헌이 장난스럽게 지후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쟤네 열 좀 받았을 거다. 조심하게 플레이 해. 그리고 내가 가르쳐 준 거 알지? 기세에서 밀리면 끝장이야!”

 이진우가 뒤에서 앞에 까지 나오며 지후에게 충고했다. 지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었다.

 “알겠어요.”

 “그럼 됐고. 잘 뛰어 봐! 늙었으니 이제 좀 편하게 경기하고 싶다!”

 이진우의 말에 지후는 피식 웃고는 앞을 보았다. 박우영과 히카르도가 앞에 나섰다.

 “…….”

 지후는 우영을 의식적으로 보지 않으려 했다. 아직 친분도 없는데 괜히 나서서 미운 털 박을 필요는 없었다.

 프로 경기라고 해도 자기 팀이 지면 짜증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삐익!

 주심의 호각이 불리고 경기가 재개됐다.

 이미 한 골 먹은 FC 서울은 저돌적이었다.

 히카르도, 박우영, 이인용을 거치며 공격 라인이 급격하게 당겨진 것이다.

 미드필더 진이 제대로 뒤를 받쳐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조금 열 받은 투톱의 독단적인 행동 같기도 했다.

 아니면 반격에 고려한 철저한 대비라고 볼 수 있을지도.

 “후우!”

 박우영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나르손 바로 앞에서 히카르도에게 패스를 넣고 바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어지는 패스.

 하지만 그 앞에는 고혁수가 있다.

 그의 미드필더 라인을 뚫지 못하는 한 이윤재 앞까지 갈 수는 없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고혁수의 위명을 누누이 들어온 박우영이다. 요 근래 슬럼프라고 해도 클래스가 바뀌진 않는 법.

 고혁수를 피해 슬쩍 다시 패스를 넣었다.

 이인용이 받고 가운데로 치고 들어가려는 순간, 어느새 다가온 지후가 공을 가로챘다.

 “무지 빠르네…….”

 분명히 5 미터 이상 밖에 있는 것을 보고 준 패스였는데, 어느새 다가와 가로채다니.

 저 정도면 K-리그에서 순위권이라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질 수는 없지.’

 자신도 박상화 사단의 간판, 박우영이다.

 이렇게 허무하게 질 수는 없었다.

 박우영은 지후가 천천히 라인을 끌어올리는 사이에 그에게 다가가 대치하기 시작했다.

 “꽤 하네?”

 “선배도요!”

 첫 만남이지만 자기보다 한참 어리기에 반말로 했다. 하지만 신경 안 쓴다는 듯 그대로 옆으로 치고 나가는 지후.

 지후의 순간 가속이 빛을 발하며 순식간에 50cm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박우영도 반사 신경이나 운동 신경이 밀리지 않기 때문에 힘겹지만 따라 붙을 수 있었다.

 공에 발을 댈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순간, 공은 허무하게 뒤로 빠져 나갔다.

 오버 래핑을 시작한 권오집에게 공이 연결된 것이다.

 “허…….”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지금 보니 일부러 자신이 다가올 수 있는 속도로 뛰어간 것이다.

 박우영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후는 그대로 앞으로 달려갔다.

 권오집은 아크로 치고 들며 김지곤을 제치려 했지만 그의 커트에 당해 버리고 말았다.

 헛다리를 짚었지만 먼저 발을 뻗은 김지곤이 공을 건드린 것이다.

 김지곤이 흘린 공을 잡은 이청수는 그대로 센터링을 올렸다.

 꽤 준수한 센터링.

 공은 그대로 박우영에게 연결됐다.

 그와 비슷한 라인에 있는 것은 고혁수 밖에 없었다.

 지후와 권오집을 비롯한 공격진은 페널티 에어라인에서 이제 달리기 시작했다.

 박우영은 공을 받자마자 그대로 가속을 시작했다. 아까는 피했지만 이번에도 고혁수를 피할 수는 없다. 아직 자신이 가장 앞에 나와 있기 때문.

 슬쩍 뒤를 보았다. 히카르도는 수비를 위해 꽤 깊게 들어가 있었고, 김은중 정도가 가장 가까웠다.

 ‘은중 선배가 나보다 앞에 갈 때쯤이면 지후인가, 걔도 내 근처에 올 거야!’

 그러면 일이 어려워진다. 자칫 패스가 차단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일을 피하기 위해서 할 일은 단 하나.

 고혁수를 제치는 것이다.

 “…….”

 하지만 막상 겪는 고혁수는 예상 외로 크다.

 아까도 느꼈지만……. 정말 크다.

 전신에서 풍겨지는 느낌이 태산과 같이 다가와 어디를 집어 돌파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없다.’

 이 순간에도 김은중은 가까워지고 지후는 더 가까워지고 있다.

 공을 앞으로 당기며 더 가속을 더 했다.

 슬쩍 다리를 공 앞으로 옮기며 몸을 왼쪽으로 틀었다. 하지만 꿈쩍도 않는 고혁수.

 올 테면 와보라는 식이다.

 “……!”

 입술을 깨물며 다시 한 번 공을 훑었다. 이제 더 할 공간도 없다.

 되든, 안 되든 이번 걸로 승부를 봐야 했다.

 오른쪽으로 흘린 발을 다시 안으로 깊게 넣었다.

 그리고 아웃 프론트로 공을 걷는다.

 무게 중심이 오른쪽으로 급격히 기울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쪽으로 갈 거니까.

 ‘됐다!’

 고혁수는 역동작에 걸린 듯 왼쪽으로 어깨를 튼 채 꿈쩍도 못했다.

 이제 남은 것은 치고 달리는 것!

 하지만…….

 툭!

 고혁수의 몸이 푹 꺼지듯 낮아졌다.

 다리를 그대로 뒤로 쭉 뻗었다.

 공이 뒤꿈치에 걸려 옆으로 빠졌다.

 그리고……. 걸려 넘어진다.

 “흡!”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땅을 보며, 팔로 얼굴을 감싸며 어깨를 안으로 당겼다.

 어깨와 팔뚝에 충격이 느껴졌다.

 ‘휘슬은?’

 구르자 마자 든 생각은 프리킥. 자칫 고의 태클로 보일 수 있었다. 휘슬을 기대했지만 주심은 제대로 본 것인지 부르지 않았다.

 넘어져 얼굴을 들 때 즈음에, 고혁수는 공을 가로 챘고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일어날 즈음에 공은 나르손에게 도달했다.

 나르손이 그대로 공을 받았다.

 하지만 다시 선수들이 하프 라인을 넘었기 때문에 어디 줄 곳이 없었다.

 “후우!”

 나르손은 한숨을 쉬며 그대로 공을 차 올렸다. 라인을 뒤로 물리더라도 공의 소유권을 잃지 않으려는 것.

 공은 가장 뒤에 있던 지후에게 연결됐다. 주위에 있는 선수는 권오집과 이인용, 김은중 정도.

 지후는 공을 받자마자 그대로 권오집에게 공을 넘겼다.

 공을 받은 권오집은 그대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갔다.

 고혁수도 지후도 천천히 라인을 올리기 시작했다.

 앞에 있는 선수는 나르손과 서정헌.

 권오집은 중앙으로 치고 가며 슬쩍 옆으로 보았다. 서정헌이 보인다.

 그대로 공을 찍어 찼다.

 “어!”

 그런데, 땅이 깊게 파인다.

 어젯밤에 온 비 때문에 생각 이상으로 디딤 발이 깊게 들어간 것. 중심이 어그러지며 서정헌에게 넘기려던 공이 직진으로 쭉 뻗어갔다.

 공은 그대로 슛이 되어 골문으로 향했다.

 FC 서울의 키퍼 심의손이 몸을 던져 펀칭으로 처리했다. 공이 빙글 뜨며 반탄력만큼 앞으로 튀어나갔다.

 10m 라인에 있던 권오집을 넘은 공.

 뒤를 보며 온몸에 힘을 가했다.

 평상시에 훈련하던 대로 순간 가속을 위한 모든 에너지가 폭발하려는 순간!

 눈에 공이 들어왔다.

 공을 위한 디딤발, 강타(强打)를 위해 곧게 펴진 발등.

 쾅!

 지후의 중거리 포가 터졌다.

 

 삐익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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