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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리셋 라이프
작가 : 이그니시스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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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원하지 않았던 죽음. 그리고 차갑게 흩어지던 마지막 숨결.
그런데, 다시 눈을 떴다. 게다가 10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있다.
10년의 시간과 다시 주어진 기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통제하리라!

 
제 21 화
작성일 : 16-07-14 16:30     조회 : 505     추천 : 0     분량 : 8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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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냥 개구리와는 다른 점은, 키가 1.5미터라는 것과, 물갈퀴가 달린 앞발에는 조작하게 깎아서 만든 나무창이 들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긴 녀석들을 알고 있다.

 마물이라 불리는 종류에 이런 놈들이 있다.

 이것의 이름은…….

 “프로그맨이다!”

 누군가의 외침이 신호였을까.

 수십의 프로그맨이 갑판으로 뛰어내렸다.

 꾸륵! 꾸륵! 꿰엑!

 사방이 온통 개구리였다.

 녹색에 검은 반점이 가득 있는 두발로 선 개구리들은 막 물에서 올라온 번들거리는 피부에서 점액과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별 거 아닌 놈들이다! 혀! 혀만 주의해! 조져버려!”

 로넨 트리거가 7 기사단원들에게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선상 위에서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리셀. 들었죠?”

 “알겠습니다!”

 레비디안은 좌측으로, 나는 우측으로 움직였다.

 프로그맨은 그다지 주의할 것도 없는 녀석들이지만, 한 가지 까다로운 점이라면 강한 독을 가진 혀다.

 거기엔 숫말도 당해내지 못하는 강한 마비독이 있다.

 구륵! 구륵!

 이쪽 갑판으로 올라온 프로그맨은 대략 열댓 정도. 그렇지만 이것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

 수십이라니, 못해도 서너 개 부락이 모두 달려든 것 같다.

 “조이! 객실 입구를 막아! 다가오는 것들 죄다 후려쳐!”

 “예! 형님!”

 상대가 사람이라면 마음이 약해지는 조이였지만, 마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둠의 주민들에게는 자비란 필요가 없다!

 “핫!”

 사악!

 대각선으로 내리 벤 검에 프로그맨 하나가 어깨부터 동강났다.

 검이 좋기도 하지만, 원체 이 녀석들은 외피나 뼈가 약하다.

 그래봐야 개구리는 개구리니까!

 “흡!”

 서걱! 퍽!

 나는 오른쪽으로 검을 휘둘러 한 마리를 베어내고는 앞으로 검을 찔러 또 한 마리의 머리를 뚫었다.

 잠시 동작이 멈춘 사이, 뒤에서 한 놈이 펄쩍 뛰어올라서는 혀를 내쏘았다.

 촥!

 “흥! 느려!”

 레비디안의 찌르기가 얼마나 빠르고 무서운지 알아?!

 나는 검을 놓으면서 손을 뒤로 돌려 허리 뒤에 차고 있던 이스페르펙트를 꺼내었다. 그리고 내쏘아진 혀를 향해 두 번 휘둘렀다.

 사삭!

 단검에서 아무런 느낌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프로그맨의 혀는 세 토막이 났고, 혀를 내쏜 녀석은 바닥에 떨어져서는 다리를 버둥대며 고통스러워했다.

 게륵! 게륵!

 “조이!”

 “에야-!”

 후웅! 퍼엉!

 조이가 그 쓰러진 놈을 향해 창을 내리쳤고, 그대로 가죽부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프로그맨의 배가 터졌다.

 나는 검을 회수하고는 움직일 수 없는 조이에게 달려드는 프로그맨의 뒤통수를 노렸다.

 오른손엔 장검, 왼손엔 단검.

 다수의 적과 싸워야 할 때는 일단 양손에 무기를 들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적에게 부상을 입혀 전투력을 깎는 게 우선이다.

 군대에서도, 레비디안에게서도 그렇게 배웠다.

 “으랏차!”

 되지도 않는 길이의 창을 휘두르는 두 프로그맨 사이로 들어가서는 두 자루의 검을 가지고 한 바퀴를 돌았다.

 스걱! 석!

 그웩! 꿰엑!

 고기 썰리는 느낌과 녀석들이 죽는 소리가 매우 생생하다.

 나는 다시 갑판을 내달리며 정면에서 달려오는 프로그맨을 향해 무기를 들이대었다. 내가 녀석을 썰어버리려는 순간!

 “형님! 엎드려요!”

 두 말 않고 나는 엎드렸다.

 내 등 위로 조이의 철창이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지나갔다.

 콰아아-!

 퍼벅!

 응? 소리가 두 개다.

 고개를 들어보니 철창에 부딪혀 혀를 빼물고 죽은 프로그맨 두 마리가 뒹굴고 있었다.

 이런. 점프력이 좋다는 걸 잊고 있었어. 머리 위는 사각이었지.

 “잘 했어, 조이!”

 “예! 으랏차!”

 프로그맨의 혀는 3미터. 조이의 창도 3미터. 결국 조이가 먼저 창을 휘둘러 맞히면, 프로그맨은 녀석의 적이 되지 않았다.

 “하압!”

 좌우에서 닥치는 프로그맨을 검으로 내리치고 단검으로 잘랐다. 그리고 다시 닥쳐올 녀석들을 대비하며 서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엥?

 “끝났어요.”

 레비디안이 검을 털며 말했다. 그녀의 주변과 뒤로는 내가 잡은 것보다 배는 되어 보이는 프로그맨이 있었다. 이 녀석들은 그녀에겐 상대할만한 적이 아니었으리라.

 슬슬 내다보니 갑판도 정리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프로그맨은 낚싯대로도 죽일 수 있는 약한 놈들이다. 단련된 군인의 상대가 되진 않을 것이다.

 나는 검을 휘둘러 프로그맨의 점액과 체액을 털어내며 말했다.

 “이걸로 끝이군요. 근데 갑자기 왜 이것들이 습격을 할까요? 보통은 인간들을 피해 다닌다던데.”

 “아니에요.”

 “예? 아니라고요? 그럼 먼저 공격한단 말입니까?”

 “그 전에 말이요. 끝이 아니에요.”

 그녀는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갑판으로 기어 올라오는 또 다른 녀석들을 보며 단검과 장검을 단단히 쥐었다.

 “이번엔 피쉬맨인가.”

 프로그맨이 있다면 당연히 녀석들도 있을 것이다. 프로그맨을 잡아먹고 사는 마물 말이다.

 머리는 물고기에 몸은 비늘 덮인 원숭이 같은 모습을 한 피쉬맨들이 천천히 갑판에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었다. 프로그맨이 약해서 성가셨다면, 이 녀석들은 어중간해서 짜증난다.

 그들의 무기는 날랜 몸놀림과 날카로운 이빨, 손발톱이다. 물속이나 물 밖이나 날랜 움직임에 비해 프로그맨과 비견할 정도로 맷집은 없다.

 “오늘은 마물의 축제날인가……. 제길. 싫지만 하는 수 없군.”

 기왕이면 검으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빠른 종결이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

 나는 난간으로 다가가 검을 들고 있는 라이만트 왕세자에게 외쳤다.

 “세자 저하! 이르 고신관을 부르십시오!”

 “이르 고신관을? 그렇군! 그 수가 있었군! 윌칸, 휴네르! 이르 고신관님을 모셔오게! 서둘러!”

 어둠에서 기어 올라온 마물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신의 힘이 필요하다 그중 태양신 아추니나 빛의 신 라이닌은 마물에 있어선 탁월한 처방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다시 검을 들면서 갑판을 메워가는 피쉬맨들에게 집중했다. 레비디안은 나와 등을 맞대면서 물었다.

 “다마치를 싫어하는 것 아니었나요?”

 “싫다고 해서 능력을 인정 안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군요. 좋은 판단이에요.”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마찬가지지만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후 다마치가 기고만장해 할 것이 두렵다. 제길.

 그렇지만 브리드포의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가는, 지금 나타난 녀석들에 미루어 생각해보면 대충 답안이 나온다. 여기서 어물거릴 시간은 없다, 이거다.

 나는 이를 악물고는 검을 들어 가슴 앞에 똑바로 세웠다.

 전면에 보이는 피쉬맨의 숫자는 얼추 열다섯. 녹슨 단검이나 돌촉을 붙인 창을 들고 있다.

 “아리세인 헤르듀크! 간다!”

 “하앗!”

 나와 레비디안은 서로를 등지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피쉬맨들도 기묘한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키르륵! 키륵! 키키키-!

 휘익! 휙!

 앞에서 달려오는 피쉬맨들의 위로 다른 피쉬맨 몇 마리가 뛰어왔다.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달려드는 녀석들을 보며, 나는 제일 먼저 자세를 낮추며 양손을 교차했다.

 “합!”

 짧은 기합과 함께 장검과 단검이 일제히 흩뿌려진다.

 나는 앞에서 달려오든 세 마리의 피쉬맨을 베어버리며, 허리를 펴고는 등 뒤에 내려서는 녀석들을 발로 차 버렸다.

 “조이!”

 “으라차차-!”

 조이의 철창 간격으로 나뒹굴게 된 녀석들은 여지없이 뼈가 으스러지며 내장이 터져나갔다. 프로그맨보다 작은 녀석들이라 어떤 놈은 배 바깥으로 튕겨지기까지 했다.

 키르륵!

 “입 다물어!”

 하얗고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대며 달려든 피쉬맨을 향해 나는 단검을 쥔 손으로 그대로 어퍼컷을 날렸다. 1미터 남짓한 녀석의 몸이 그대로 허공에서 멈칫하는 사이, 난 장검을 내리쳤다.

 콰즈즉!

 검이 덜걱거리며 뼈와 내장을 베어내는 느낌이었다.

 나의 검은 살을 파고들어가 녀석의 상체 절반쯤 되는 곳에서 멈췄다. 검이 묵직해지는 바람에 나는 잠깐 검 끝을 내렸고, 그 기회를 타 피쉬맨 하나가 또다시 뛰어들었다.

 “시시하다-!”

 내가 얼마나 단련했는지 모르지? 피쉬맨 하나 매단 검 휘두르는 거야 어렵지 않아!

 퍼억!

 검에 매달린 피쉬맨이 달려드는 놈과 충돌했다. 그 여파로 검이 자유로워졌고, 나는 검을 잡아당기며 왼손의 이스페르펙트를 앞으로 내질렀다.

 푸욱!

 깊숙이 박히는 단검의 느낌.

 내 머리를 향해 달려들던 피쉬맨이 바르르 떨다가 축 늘어졌다.

 단검을 도로 회수하며 시체를 발로 차내고는 이제야 내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안 모양인지, 난 주춤거리는 피쉬맨들을 노려보았다.

 “이러니까 붕어대가리라는 거지.”

 순식간에 열댓이 반으로 줄었다. 그제야 주춤한다는 건 정말이지 상대를 보는 안목이고 뭐고 없다는 거다.

 자, 남은 녀석들도 해결해 볼까?

 내가 몸을 숙이며 앞으로 나가려고 했을 때였다.

 화아아악!

 아래 갑판에서 따뜻하고 강렬한 빛이 터졌다. 태양신 아추니의 힘이 그의 신관을 통해 발현하는 것이다.

 “태양의 빛 아래 어둠은 머리를 조아리고 음지를 찾아 도망갔노라!”

 성전의 일부 구절을 외움과 동시에 빛은 더욱 커졌다.

 다마치에게서 시작된 빛의 기둥이 점차 넓어지더니 배의 머리와 후미를 모두 삼킬 정도의 빛의 장막이 되었다.

 키르륵! 키륵! 키에에엑!

 텀벙! 첨벙! 텀벙!

 파쉬맨들은 그 빛을 마주 볼 수 없다는 듯 괴로워하다가 강을 향해 몸을 날렸다.

 빛의 장막은 배를 완전히 감싸서는 마물들을 그 바깥으로 몰아내고 있었다.

 “와아아! 아추니-!”

 사람들은 신의 이름을 외치며 무기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나도 이 성법의 위력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과연. 썩어도 준치는 준치구나.

 

 피의 항구. 브리드포.

 과거에 있었던 한 사건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만, 그 이름과는 정반대로 아름다운 항구라고 알려져 있다.

 평소 그 호칭과의 불일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오늘의 광경을 보고 흡족해 할 것이다.

 “이런 맙소사…….”

 “어떻게 이런 일이…….”

 배는 천천히 항구의 나루터에 접안했다. 우리를 마중 나온 이는 멍한 눈으로 청룡의 뿔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가슴에 삐죽이 튀어나온 매달린 찢어진 천이 가볍게 나부끼며 인사하듯 흔들렸다.

 그 뒤로, 이미 불타 연기만 오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이 있었다. 파괴의 정도나 피해의 정도를 이야기할 필요도 없이 단 한 마디로 표현 가능하다.

 잿더미.

 “전멸인가…….”

 “그걸 알아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당할 곳은 아닌데…….”

 내가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라이만트 왕세자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브리드포가 개방되어 있는 항구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당할 수는 없다.

 조금 전 청룡의 뿔에 달려든 마물도 그렇고, 지금 브리드포의 모습은 참으로 기묘하기 그지없었다.

 왕세자는 7 기사단장에게 말했다.

 “로넨 단장님. 잠시 지휘권을 양도받고 싶습니다.”

 “흠……. 효율적인 수색을 위해서는 그게 낫겠지요. 앞으로 24시간 동안의 지휘권을 양도하겠습니다. 부관.”

 “예. 단원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

 부관이 단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리고 왕세자는 선장과 다마치와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는 배가 완전히 정박하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청룡 부대의 부대원들은 항구 주변을 치우고 시체를 한데 모으며 공간을 확보! 왕실기사단은 항구를 기준으로 서쪽을! 제국 7 기사단은 동쪽을! 생존자 수색을 최우선으로! 발견한 생존자는 모두 항구로 데려온다! 최장 6시간 뒤에는 전원 복귀해야 한다! 수색 개시!”

 배에서 발판이 내려지고 청룡 부대와 왕실기사단, 7 기사단이 일제히 항구로 내려섰다.

 “리셀 군. 자네는 승객들의 조율을 부탁하네. 의료반을 만들고 천막을 쳐야겠어. 그 외의 것은 재량껏 부탁하네.”

 “캠프입니까? 알겠습니다. 조이! 선생님!”

 나는 사람들을 찾아서 다른 이들에게 부탁과 명령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같은 때에 손을 놓고 있을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물자를 나누고, 천막을 치고, 환자를 돌볼 준비를 하고, 식사를 만들었다.

 그 사이 속속 환자들이 들어왔다. 기사단원들이나 다른 이들이 들쳐 업고 오는 사람들은 모두 심한 상처를 입고 신음을 흘리는 이들이었다. 사절단 중에는 의사도 있었지만, 숫자가 부족했다.

 순식간에 이곳은 야전병원 비슷하게 되었다.

 “붕대! 붕대가 부족해!”

 “거기! 꽉 눌러!”

 비위가 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자애로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나뉘었다.

 나는 방금 막 붕대를 감은 환자가 잠드는 것까지 보고는 허리를 폈다.

 “숫제 전쟁터로군.”

 순식간에 죽기 전으로 돌아온 것 같다. 그 때는 전투가 끝난 뒤에 신음하던 이들과 그 사이에서 바삐 오가던 위생병들. 각종 상처를 달고 괴로워하던 이들이 있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래서일까?

 감각도 완전히 전쟁을 겪었을 때의 자신으로 돌아왔다. 공기에 실린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무스 분위기를 싣고 있는 것인지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조용히 마를린에게 말했다.

 “마를린. 사람들을 좀 부탁해.”

 “도련님?”

 “아무래도 오늘은 좀 바쁠 거니까.”

 나는 한 쪽에 놓아둔 검을 들며 피에 젖은 의료장갑을 벗었다.

 그리고 손에 전투장갑을 끼면서 환자에게 물을 전해 주고 있는 레비디안을 불렀다.

 “선생님.”

 “알고 있어요.”

 고개를 든 그녀는 다시 싸움을 준비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마냥 싸우기만 해야 할, 그런 날 같다.

 그녀는 장갑을 갈아 끼며 나와 함께 환자들이 있는 곳을 나섰다. 그 앞을 지키고 있던 청룡부대의 일원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최소한의 경비를 제외하고, 싸울 사람들 모은다. 나간 사람들 다 불러들이고. 세자 저하께 전하게.”

 “예?”

 “어서!”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치료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전투를 준비하라니, 웃긴 일이긴 하지. 그렇지만 그가 뭐라고 하기 전, 항구의 입구에서 브리젤이 달려왔다.

 “마물들이 다가온다! 서둘러!”

 “뭐하고 있는 거죠?”

 “예, 옛!”

 레비디안의 말에 선원이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브리젤에게 다가갔다.

 “얼마나 오나? 다른 이들은?”

 “뭐? 아, 제길. 수는 무진장! 다들 복귀중입니다!”

 “알겠어. 조이-! 폐자재 당장 다 모아와! 브리젤! 당신도 도와!”

 “방책? 알겠습니다!”

 한쪽에서 괴력으로 짐을 옮기던 조이는 주변이 소란스러워지자 눈치를 챈 듯 짐을 내려두고 이곳저곳에 쌓인 폐자재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사이 청룡 부대의 사람들이 모여 석궁을 장전했다.

 “전열을 짠다! 반은 방책을 만들어라! 통로를 터놓는 걸 잊지 마라! 반은 석궁을 들어 방책에 붙어라! 들어오는 이들을 엄호한다!”

 우리가 있는 곳은 항구의 6번 부두. 큰 창고건물 두 동 사이의 길을 지나면 있는 조금 넓은 접안시설이 있는 장소다. 들어올 수 있는 길은 오직 두 동의 큰 창고건물 사이의 길 뿐.

 강 쪽은 아직 배에 씌워진 신성장막 덕분에 안전하다. 저 길목만이 유일한 길이다. 거기도 지금은 자재들로 대부분 막혀가고 있다.

 “좋아! 거기까지! 나머진 한 번에 막을 수 있게 쌓아두기만 해!”

 사람 세 명이 동시에 통과할 수 있을 정도만 방책이 만들어지고, 그때 전속력으로 귀환하는 아조트 왕실기사단이 보였다.

 왕세자는 어느덧 완전히 무장을 마치고 지휘를 위해 방책으로 다가갔다. 나와 레비디안도 방책의 근처로 다가가 맹렬하게 귀환하는 이들을 보았다.

 청룡 부대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그들을 독려했다.

 “어서 와! 어서!”

 부서진 배, 화물상자, 밧줄뭉치, 창고건물에서 꺼낸 각종 부대로 만들어진 방책의 높이는 대략 2미터. 얼마든지 타고 오를 수도 있기에 그저 시간을 버는 용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라이만트 왕세자는 브리젤에게 물었다.

 “정확한 숫자와 종류는?”

 “셀 수 없었습니다. 종류는 여섯 종이 넘고, 프로그맨, 피쉬맨, 베어맨에겐 주술사까지 있습니다!”

 “뭐라고?!”

 베어맨이라고?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레비디안과 서로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선생님. 제 기억이 맞다면……. 베어맨은 분명…….”

 “프로그맨과 피쉬맨을 먹고 살죠. 피쉬맨이 프로그맨을 먹는 것처럼. 그런데 그 녀석들이 함께……. 거기에 주술사까지 있다면…….”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

 “조종하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는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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