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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리셋 라이프
작가 : 이그니시스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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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원하지 않았던 죽음. 그리고 차갑게 흩어지던 마지막 숨결.
그런데, 다시 눈을 떴다. 게다가 10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있다.
10년의 시간과 다시 주어진 기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통제하리라!

 
제 18 화
작성일 : 16-07-14 16:18     조회 : 537     추천 : 0     분량 : 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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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문은 아슬아슬한 위기(!)도 있었지만 잘 지나갔다.

 국경수비대원이 조이를 보고 순간 쫄아버린 사건이 있었지만, 내가 점잖게 나서서 해결했다.

 제일 먼저 추태를 보인 내 점잖음이 얼마나 통했는지는 묻지 마라.

 거의 몇 시간을 보낸 검문을 마치고, 사절단은 에디킨츠의 서부, 킨체딘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것으로 나는 난생 처음 호의적인 목적으로 아조트 왕국을 밟게 되는 것이다.

 사절단을 맞이하기 위해서 퍼레이드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나와서 형식인지 정말로 기뻐하는지 모를 환호를 보내었고, 각양각색의 여름꽃잎이 흩날렸다.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잘 오셨어요!”

 “양국의 친선을 위해, 만세!”

 레비디안은 슬쩍 바깥을 내다보고는 놀라는 눈치였다. 머리를 감싸듯이 씌워진 헬름의 안에서 그녀의 눈이 감탄으로 반짝였다.

 “굉장하군요.”

 “그러게요. 아, 혹시 오신 적이……?”

 “없어요. 무예의 전당에서 서쪽으로 와서 제국에 이른 거니까요.”

 이곳도 그녀에겐 처음 오는 곳이라는 거다. 아무래도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녀의 경험담이 어디에서 누구랑 어떻게 싸웠다는 전투경험밖에 없을지라도.

 생각해보니 저 사람은 꽤나 메마른 인생을 살았구나.

 나는 순간 그녀를 측은하게 바라보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녀는 내 시선을 느끼고는 대번에 눈을 가늘게 뜨며 날 노려보기 시작했다.

 “리셀. 당장 그 눈빛의 의미를 설명하세요.”

 “예? 아, 아뇨 이건…….”

 “무슨 의도로 봤는지 모르지만……. 지금 굉장히 불쾌감을 느꼈어요. 어서 설명하세요. 경우에 따라서는 모욕이라고 생각하겠어요.”

 “에……. 음.”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차피 마차 안. 칼부림도 불가능한 공간이니까, 일단 묵비권을 행사하자. 어쩐지 옆얼굴에 따가운 시선이 날아와 박히는 느낌이 든다.

 꿰뚫리겠다.

 “좋아요. 나중에 리셀의 몸에 대고 물어볼 수밖에 없겠군요.”

 “예?”

 “괜찮아요. 죽이진 않을 테니까요. 요즘은 훈련의 강도를 조절해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었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무척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니, 그런 것보다도, 몸에 대고 물어본다는 말은 저기…….

 그만 두자. 그녀를 놀려서 얻을 거라곤 강도 높은 대련뿐이다. 그래도 죽지 않으리라는 절대적인 자신이 있으니, 요즘은 몸으로 때우자는 생각이 많이 드는구나.

 매도 맞으면 익숙하다더니……. 기껏 다시 시작해서 이 모양으로 사는 내가 참 처량하구나. 우우.

 별의 별 생각을 하는 사이, 사절단은 성대한 환영을 받으며 길을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살짝 커튼을 걷어 혹시나 다마치가 무슨 이상한 행동을 하지나 않을까 살펴보았다.

 음. 아직까지는 괜찮다. 아마도 환호성에 묻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는지, 그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동전을 뿌리는 몰상식한 놈들도 없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힘이 센 나라에서 약한 나라에 가면 맞이하러 나온 사람들을 향해 동전을 던지곤 한단다. 그렇게 해서 그것을 줍는 것을 보며 힘의 우위를 확인한다나?

 제국 사절단에 그런 인간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어제 사람들에게 강조한 것이 상호 존중이었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자기가 당해서 불쾌할 것 같은 짓은 남에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마치 일당과 몇몇을 제외하면 다들 지식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거기에 몇몇은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큰 담이 없는 이들이고. 다마치 일당만 조용히 해준다면 더없이 행복하련만.

 나는 다시 아조트 왕국의 정보를 그러모은 책을 펼쳐 킨체딘의 최근 동향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사절단의 일은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그리고 내 일, 역시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킨체딘의 최근 동향은…… 뭐랄까, 상당히 활기찬 느낌이었다.

 에디킨츠에서의 느낌은 사절단에 해가 닥칠 경우 군대가 출동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에 반해, 이곳은 만성환영증후군이란 새로운 전염병이 걸린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도둑길드에서 받은 정보로만 해도, 킨체딘뿐만 아니라 아조트 왕국의 거의 모든 계층 전체가 제국과의 화친을 무척이나 바라고 있는 분위기라고 되어 있었다.

 어쨌거나 제국은 지금 대륙의 패권을 쥐고 있고, 그 반대 측의 중심이라고 하는 아조트는 그런 자신의 위치가 상당히 싫은 것 같다.

 이건 약자가 강자에게 기어들어가고 싶다는 비굴한 마음이 아니라, 서로가 싸워봤자 남는 것 피의 강과 시체의 산뿐이니 좋은 쪽으로 미래를 도모하고 싶다는 당당한 마음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7년 뒤에 아조트 왕국의 공주가 제국 3황자에게 시집오려고 제국에 온 것도 아조트 왕국에서 먼저 꺼낸 말이었고, 공주가 참혹하게 당해 자살한 뒤에도 정중하게 사과와 처벌을 요구한 곳도 아조트였다.

 아아, 갑자기 굉장히 제국에 대한 회의가 닥친다.

 나의 회의감에는 상관없는 레비디안은 사절단을 환영하기 위한 무도회가 열리는 회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성대하네요.”

 “그러게요. 다들 예의 있고, 적극적으로 화친을 도모하려는 것 같군요. 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은 제국과 아조트의 축소판이라 양국의 사이가 좋고 나쁨에 따라 바로 공기가 변하니까요.”

 아이라는 포도주스가 든 잔을 들고 다가오며 말했다. 그리고 레비디안은 가면 밑에서 빙긋 웃었다.

 “확실히 그래요. 좋은 분위기라서 다행이네요.”

 그녀는 상당히 아름다웠다.

 검은 머리카락을 위로 말아 올려 진주색 리본으로 장식하고, 하얀 피부와 어울리는 진주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어깨를 과감하게 드러내고, 풍만하게 솟은 가슴부분부터 허리까지는 탄력 있게 조였다.

 그리고 골반이 시작되는 부분부터는 가볍게 솟아올라 바닥에 닿을락 말락 밑으로 퍼졌다.

 치마는 프릴이나 레이스를 달지 않고 세로로 접어서 무늬를 냈다.

 거기에 옷의 색조와는 전혀 다르지만, 흑진주 하나가 매달린 목걸이와 귀걸이는 그녀의 검은 눈과 머리색에 어울려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아이라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유일한 단점을 지적했다.

 “이비 언니는 왜 가면을 안 벗죠? 이렇게만 봐도 너무 아름다워요. 가면을 벗으시면 반짝거리며 빛날 것 같은데요.”

 “그다지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얼굴이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무도회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드레스를 갖춰 입어야 했다. 그렇지만 얼굴이 알려지면 소란이 일게 분명하고, 그런 소란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레비디안은 가면을 쓰는 것으로 최대한의 합의를 보았다.

 그녀의 가면은 눈 주변을 가리고 오른쪽 볼의 아래까지 내려오는 하얀 가면이었다. 흔히 말하는 오페라 가면이었다.

 가면을 쓴 검왕은 아이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라야 말로 매우 잘 어울리는데요?”

 “그래요? 저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데……. 리셀. 어떻게 생각해?”

 그녀는 잿빛 머리를 단정하게 한데 묶고는 몸을 다소 가리는 편의 드레스를 입었다. 하얀 블라우스 위에 소매가 팔꿈치까지 내려오는 하늘색 드레스다.

 그녀의 드레스는 화려하다기보다도 청순함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녀의 나이가 있다 보니 청순함보다는 소녀의 발랄함이 더 드러나는 것 같다.

 황금으로 만든 귀걸이는 눈동자와 상당히 잘 어울렸다.

 하늘색의 겉감 안에는 하얀 안감이 대어져 있어 허리와 치마 부분에서는 일부 안감이 노출되어 파란색 바탕에 하얀 줄이 들어가게 되는 그런 식이었다.

 그녀의 이미지와 썩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탁 트여있으면서도 약간 애매모호한 느낌이다.

 나는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잘 어울려. 딱 네가 입을 옷이다.”

 “후훗. 고마워. 그런데 조이는 어디 있어? 이런 곳에서 조이가 눈에 띠지 않으니 상당히 이상한데?”

 아이라는 주변을 둘러보며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피식 웃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람 많은 곳은 어색하다고, 마를린하고 방에 있어. 게다가 이런 곳에서 입을 옷도 없으니 말이야.”

 조이의 체격으로 기성복을 산다는 건 무리다. 어떻게 해도 맞춤복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다가, 덩치와 외모만 그렇지 애가 숫기가 없어서 이런 곳을 어려워한다.

 아이라는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흐음……. 그래? 조만간 옷이라도 맞춰줘. 아, 롭 오빠! 여기요!”

 아이라가 갑자기 손을 흔들기에 그쪽 방향을 바라보니 롭 형이 설렁설렁 걸어오고 있었다.

 그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옷이 그런 탓이다.

 나는 그를 향해 말했다.

 “그거, 학자들이 강단에 설 때 입는 옷이네요?”

 “어, 그래. 아조트에 들어왔으니, 나는 학자로서 본분을 다하고자 생각해 입은 옷이야. 그런데 생각보다 불편하군. 왜 이렇게 옷이 펑퍼짐한지 원…….”

 마름모 보자기에 구멍을 뚫어 그대로 뒤집어쓴 것 같은 옷 안에는 역시나 펑퍼짐한 셔츠와 바지가 있었다. 게다가 뒤집어쓴 웃옷은 꽤 길어서 그의 손이 가려보일 지경이다.

 그래도 틈이 있어 손을 빼기에는 용이하게 되어 있다.

 아이라는 피식 웃으며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다.

 “흐흥. 어색해요. 겉모습 보다는 속부터 학자가 되지 그래요?”

 “어? 아이라. 그건 좀 심한데? 하핫!”

 롭 형은 멋쩍게 웃었다. 그러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조이 군은 어디로 갔지? 아까부터 눈에 띄질 않아서 너희들 찾는 데 시간이 걸렸었어.”

 “아, 조이는…….”

 빰빠밤-!

 내가 같은 설명을 두 번 하기 직전, 회장의 입구에서 길게 나팔소리가 울렸다.

 그곳에는 정갈하게 제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다마치와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아조트 왕국의 왕세자이신 ‘라이만트 에크 레아조티안’ 저하께서 드십니다!”

 커다란 소개 호명이 있고,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나와 주변에 있던 이들도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그의 입장을 환영했다.

 드디어 나왔군.

 도둑길드의 정보에도 있었는데, 왜 무도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 궁금했어.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고개를 들어 라이만트 왕세자를 보았다.

 10년 뒤에는 아조트의 왕이 되어있는 남자를.

 볼모로 보낸 여동생이 치욕을 못 이겨 자살했을 때, 분노에 취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정중하게 요구했던 그 사람을 오늘 보게 되다니……. 영광이군.

 라이만트 왕세자는 무도회장의 중앙으로 다마치와 함께 걸어왔다.

 갈색 머리에 준수한 외모. 올해로 22세라는 왕세자는 아조트 왕국의 왕실 제복이 그를 위해서 만들어진 듯, 서 있는 모습만으로 왕족이라는 걸 웅변적으로 나타내는 사람이었다.

 철저하게 왕이 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다.

 “와아……. 대단하다.”

 형보다도 자기 자리에 저렇게나 어울리는 사람이 있었을 줄이야.

 “이전 사절단은 아조트 왕실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나 보군요.”

 롭 형이 감탄하는 투로 말했다.

 레비디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 동의했다.

 “그렇군요. 게다가 일국의 왕세자다운 당당함과 기품이 있군요. 왕의 재목으로서도 부족함이 없어 보여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가족에게도 꽤 헌신적이래요. 부인과 금슬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던걸요?”

 어느새 푸딩을 손에 든 아이라는 그것을 야금거리며 말했다. 그 말에는 동의한다. 내가 가진 정보에서도 그렇다고 쓰여 있었거든.

 내가 지금 당장 들리는 소문에 집중하는 건, 죽기 전 들었던 정보는 대체적으로 쓸모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 왜 있잖은가. 적군의 수괴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중상모략을 펼쳐서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수법. 그것이 너무 많이 펼쳐져 있던 때였다.

 다시 말하자면, 저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범위에서 살짝 벗어나 있기 때문에 순수한 내 역량으로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라이만트 왕세자는 중앙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말했다.

 “오늘은 참으로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아너프리 제국과 저희 아조트 왕국의 친선을 위해, 이렇듯 귀빈들을 모시게 되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그간 양국의 관계는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은 저쪽 도서관에 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가볍게 번지는 웃음.

 실없는 농담이었지만 가벼운 표정과 함께 어깨를 으쓱하는 왕자의 모습 덕에 분위기는 한층 풀어지게 되었다.

 “지금 제 곁에 모신 분은 아너프리 제국의 친선 사절단 대표이자 태양신 아추니의 대신전, 그랜드 선샤인에서 나오신 다마치 이르 고신관님이십니다. 조금 전까지 저와 고신관님은 양국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양국의 미래에 빛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실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덕분에 아바마마께서 제게 귀찮은 왕위를 넘겨주실 날이 멀어졌으니까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나는 빙긋 미소 지었다.

 확실히 그는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왕위를 이어받았었다. 현재의 국왕은 이후 쇠약해져 전쟁을 감당할 수 없게 되니까, 친교가 제대로 된다면 당분간은 왕위를 물려받을 일이 없겠지.

 “기쁜 날, 좋은 손님을 맞이하여 이렇게 무도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부디 마음껏 즐기시고, 양국의 친선이 시작되는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이곳엔 국경도 없다 생각하시고 다른 분들과도 친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혹 너무 친해져서 결혼 이야기라도 나오면 좀 곤란해지지만요. 하핫! 음악을!”

 라이만트 왕세자는 유쾌하게 손뼉을 부딪치며 무도회의 정식 개회를 알렸다.

 사람들은 왕세자에게 박수를 보냈고, 나 역시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의 자세에 감탄했다. 짧은 시간에 보인 카리스마는 상당했다. 게다가 곧은 의지마저 엿보이는 모습이었다.

 제국에도 저런 황족이 있었다면 전쟁도 안 났을 텐데.

 나는 레비디안에게 말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군요. 저 왕세자.”

 “그렇죠? 아, 이쪽으로 오네요.”

 “예? 아…….”

 다마치는 어디 갔는지 왕세자가 홀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인사를 하면서, 그는 아내로 보이는 젊은 여성과 함께 정확히 이쪽을 바라보며 오고 있었다.

 “어……? 이쪽으로 오네?”

 “그러네요. 리셀. 지금은 네가 대표라는 거 알지?”

 “어, 물론 알지.”

 아이라의 말에 나는 긴장을 거두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사절단의 대표는 다마치지만, 제국의 귀족들을 대표하는 사람은 나다. 롭 형이 나보다 나이도 많지만, 공작가의 차남이라는 위치 덕분에 내 배분이 조금 더 높다.

 라이만트 왕세자는 나의 바로 앞에서 멈췄고, 훤칠한 키 덕분에 나는 고개를 조금 들어야 했다.

 마주 바라본 그의 얼굴은 남자인 내가 봐도 준수한 외모였다.

 그런데 떠오른 표정은…… 우려? 뭔가 이상하군.

 일단 나는 허리를 숙이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라이만트 에크 레아조티안 왕세자 저하.”

 “고개를 들게. 자네가 아리세인 헤르듀크 군인가? 헤르듀크 공작가의 차남이라는데. 다마치 신관께 이야긴 들었네.”

 순간 미소가 굳어지려는 걸 억지로 막아야 했다.

 맞다. 다마치와 이야기했다고 했지?

 설마하니 그 병신자식이 뭔가 이상한 소리라도 지껄인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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