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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중세 바리기
작가 : 초코칩짱
작품등록일 : 2021.8.8

아수라 중세시대의 십 대 소녀의 자립 생활기

잘부탁드려요.

 
16회 중세바라기
작성일 : 24-02-21 19:59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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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6장

 

 

 

 “이미 다 알고 계셨네요.”

 이사벨라가 자신의 의도를 알고 있었지만 데린이 소중히 여기던 가치까지도 파악하고 있는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트리아가 우물쭈물 거리며 꺾어온 꽃다발을 보여주었다. 카트린에게 전해주려고 여기까지 왔다는 표현이었다. 이사벨라가 호탕하게 웃으며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멍하니 트리아를 보던 청년들에게 돌아가서 이 아이에게 내어줄 음식이나 차리라고 한다. 허름한 표지판을 지나 거리로 들어섰다. 여타 다른 마을과는 달리 누린내가 나지 않았으며 근방에 맑게 흐르는 개울가가 형성이 되어 있었다. 초원의 옛 것 그대로를 간직해 있는 깔끔함이었다. 중앙에 우뚝 서있는 교회에 도착한다. 굳게 잠겨있던 정문 아래 계단에 걸쳐앉아 졸고 있던 한 사람이 이었다. 견갑을 착용한 남성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는데 이사벨라가 그를 빤히 처다보다가 흔들어 깨웠다.

 “이보세요. 일어나세요.”

  그가 입에 담긴 침을 한가득 쏟아내며 계단 옆으로 쓰러졌다. 비몽사몽하게 일어난 그가 아직도 꿈속인줄 알고 헛 말을 내뱉었다.

 “제국 기사다. 내가 바로, 이딴 곳….”

 이사벨라가 그를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품속에서 열쇠를 꺼내 잠긴 문을 열었다. 갑작스럽게 허우적거리던 그가 벌떡 일어섰다. 

 ‘문이 열렸어?’

  이사벨라가 돌아서 확인한다. 그가 트리아를 마주보고 예우를 갖추며 정식으로 경례했다.

 “안녕하신가. 동제국 수도의 제13 기사단 소속 알프레드 경이라 하오.

 “여기서 뭐하고 계셨나요?

 “엊그제부터 왔소만 문이 닫혀있길래. 관리자를 찾으로 다녀도 없기에 계속 기다리고만 있었소.”

  이사벨라가 남작령의 교회 관리인은 자신밖에 없다며 알려준다. 그러자 그가 이 남작령은 신앙이 없는 이들만 있다고 충격을 먹었다. 그녀가 정정하며 교회보다는 각자 집에서 예배 드린다고 고쳐주었다. 순순히 납득하지 못하는 그가 앓는 소리를 냈다. 분명 교회가 전파한 예배 형식이 어긋나는게 틀림이 없었지만 고발해봤자였다. 트리아가 어떤 용건인지 묻자 그가 억울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민병대 훈련지도를 위해 파견되어 왔는데, 머물곳은 닫혀있고 먹을 음식도 안주고 그렇다고 여관도 없었다한다.

 “수도의 기사를 이리 방치해도 되는 것이오? 이틀내내 여기서 내가 무슨 망상을 했는지 알려드리오?”

 “그렇다면 게린 남작의 가신은 찾아가 봤습니까?”

 “물론! 돌아온 답은 여전히 교회에 머물라는 말 밖에 없었소이다.”

  이사벨라가 찡하게 달궈진 그를 교회내로 들어오라고 했다. 손님용 방에 잠시 머물라고 하고 트리아를 불렀다. 교회내에서 내려앉은 먼지와 밖 깥의 잡초를 정리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잠자코 기다리는 기사를 내버려두고 한동안 청소를 했다. 얼추 마무리가 끝나며 이사벨라가 교회에서 나가려고하자 기사가 성급하게 뛰쳐나왔다. 먹을 음식은 안주느냐는 말이었다. 왼손에 튤닙을 든 이사벨라가 마음속으로 푸념을 하면서 따라나오라고 말했다. 교회의 뒷편에 안치되어 있는 수 많은 석비를 지나간다. 죽은 자들의 유언이 빼곡히 적힌 글을 지나 한 쪽 구석에 걸음을 멈춘 이사벨라가 경건한 자세로 튤닙을 내려다 놓았다. 이내 트리아도 꽃을 올려두었다. 슬며시 눈치를 보던 기사가 뒷통수를 긁으며 딴청을 피운다.

 석비에는 카트린이 남겨놓은 유언은 없었지만 이사벨라가 넣어놓은 글귀가 적혀있었다.

 ‘나의 사랑스러운 여동생‘

  트리아는 작게 소리내어 읽었다. 비록 짧은 한 문장이 적힌 말이 었지만, 이사벨라가 표현하는 감정 중 가장 살갑게 다가오는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생전 살아있을때 얼마나 애틋하게 보살폈는지 가늠이 안될 정도였다. 만약 여동생이 살아있었다면 이사벨라가 이렇게 냉담하게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돌아자구나.”

  듬직해보였던 이사벨라의 뒷 모습이 이토록이나 작아보였던건 처음이었다. 귀여운 면모를 지닌 트리아라고 불린 여인에게서 서글픈 표정이 나온다. 알프레드가 참을성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 그의 배가 허기로 요동치는 소리가 들렸다. 슬며시 뒤돌아본 이사벨라가 한심한 인간을 보듯이 식사대접 하는 곳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수염을 연신 만지작 거리는 알프레드가 배가 고픈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반문했다. 그녀가 교회를 나가자 알프레드는 교회를 한 번 쳐다보고 입이 들썩거리며 무언가 하고픈 말이 있는 것 같았다. 트리아는 아마 그가 교회에서 식사를 할 줄 알고 있는 듯 했다.

  날이 거의 저물어 주변이 어두컴컴해진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두막에서 불 빛이 흘러나왔다. 영지 중앙의 큰 마을처럼 복층구조의 커다란 집이 아닌 왜소한 크기였지만 주민들이 지내기에는 불편한 구석이 없어보였다. 크고 작은 오두막을 지나 이사벨라가 어느 한 집에 멈춰서 문을 열었다. 여섯 명의 사내들이 좁은 탁자에서 다같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 왜 이렇게 늦게 오는거야.”

 “진짜 기다리다가 목빠지는 줄 알겠다.”

  저마다 투정을 부리며 이리와서 어서 앉아라는 시늉을 했다. 그들이 앉아있던 의자 몇 개는 방금 막 만든건지 울퉁불퉁한 나무토막이었다. 다소곳이 트리아가 자리에 앉자, 다리 사이에서 암탉 한마리가 벼슬을 흔들며 지나간다. 화들짝 놀란 트리아가 엉거주춤 다리를 오므렸다. 

  그렇지 않아도 좁아터진 집에 작달막한 식탁은 서로가 부대끼며 앉게 되었다. 산딸기와 순무, 청어 찜과 우유에 계란을 풀어 적신 빵이 올라와 있었다. 그들 나름대로 신경써서 만든 음식에 정성이 느껴졌다. 트리아 옆에 앉아서 얼굴을 붉히던 사내가 뒷짐을 지던 자세에서 단내가 솔솔 풍기는 항아리를 내밀었다.

 “이건 트리아와 누나를 위해서 겨우 얻어낸 꿀이야!”

  이사벨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어디서 가지고 온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양봉꾼에게서 일을 도와 정직하게 받은 댓가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다른 사내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는 듯 그를 애워싸듯 보았다. 트리아가 그들이 난폭하게 돌변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불안해보였던 그들의 손에는 무언가 쥐고 있었다. 꽃이 펼쳐진 화관과 수려한 깃털이 장식된 목걸이, 오밀조밀 오색깔로 배합된 천까지 다양했다. 그것을 살펴보던 이사벨라가 콕 집어서 성을 냈다.

 “벨리타! 그 손수건 내가 너에게 준 선물 아니냐?”

 “선물은 돌고 도는거 잖아.”

  얼탱이가 없어진 이사벨라가 말을 그만 두었다. 트리아는 사내들에게 나눠주려고 가져온 어떤 것도 없기에 부담을 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트리아의 주머니에 선물을 마구 잡아넣으면서 마음만 알아달라고 한다. 받아주기 어려워하는 트리아에게 누군가 트리아에게 해주기 어려운 것을 요청했다.

 “그럼 애교로 보답해주면 좋을것 같은데?”

  날뛰기 시작하는 사내들을 이사벨라가 중재시키며 애교를 부탁했던 주동자를 찾자, 누가 말을 했는지 죄다 입을 닫고 침묵했다. 그리고선 말 실수였던걸 사실을 깨닫고 서로 고발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허겁지겁 조용히 배를 채우던 알프레드가 처음으로 입을 놀렸다.

 “트리아 왼쪽 두 번째, 흠흠….”

 지목당한 그가 얼버무리며 말을 잇지 못하며 당황할때 알프레드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듯이 트리아의 그릇 옆에 있던 꿀단지를 자신의 우유 그릇에 붓는다. 

 “피터. 너 진짜 그럴 줄 몰랐다.”

 “너와 트리아가 똑같다고 생각하냐.”

  사내들이 마치 사냥개처럼 그를 질타했다. 그러자 그도 할 말이 있는지 쏘아오는 말에 하나하나 다 받아쳤다. 내 말에 동조 했으면 똑같으니까라고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트리아가 청년들이 말 싸움이 끝이날 기미가 안보이자, 조심스럽게 사내들에게 말을 꺼냈다.

 “저는 조용히 있는 분에게만 애교를 보여드릴겁니다.”

 트리아가 조곤거리며 들려준 제안에 그들의 말다툼은 원래 없었다는 것처럼 다물어지게 되었다. 다분했던 식사자리가 끝맺어 갈때쯤 피터가 눈치를 살피며 트리에게 언제 보여줄꺼냐고 애써 말했다. 트리아는 말했으니 이젠 무용지물이라고 답했다.

  알프레드가 잠은 어디에 누워서 자야하냐고 묻자, 벨리타가 구석진 곳에 잔뜩 쌓여있는 짚더미를 가리켰다. 암탉이 그곳에 자리를 틀고 그를 쳐다보았다. 인상이 찡그러진 그가 자신은 교회가서 잠을 청하겠다며 혀를 내두르며 나갔다. 벨리타가 밖에서 마른 짚을 가져와서 바닥에 풀어놓는다. 사내들이 자리에 누워서 누군가를 빤히 쳐다보았다.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그들은 트리아의 눈동자와 마주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듯했다. 트리아는 어디에 누워야할지 몹시 고민이 되어 이사벨라를 보게 되었다.

 “미안하지만, 이 아이와 교회에서 잘꺼란다.”

 “아니, 여태껏 누나는 여기서 잘 잤으면서 딴 소리야!”

 “너희들 못믿거든.”

 억울한 상황에서 가장 트리아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했던 피터가 거의 메달리는 듯이 질문했다.

 “트리아. 교회같이 추운 곳 말고 안락한 여기서 자자, 제발!”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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