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중세 바리기
작가 : 초코칩짱
작품등록일 : 2021.8.8

아수라 중세시대의 십 대 소녀의 자립 생활기

잘부탁드려요.

 
15회 중세바라기
작성일 : 24-02-19 18:25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414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 15장

 

 

 

  트리아가 우물쭈물 하면서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고 싶어했다. 살짝 눈치를 살피더니 동반자가 있어야만 나갈 수 있다는 말에 입을 삐쭉내밀었다. 지금은 노을이 지고 있어서 나가기엔 그렇지만 내일이 오자마자 이사벨라를 만날 모양이었다. 베오닐이 불안해하자 덩달아 창고지기도 같이 불안해 했다. 아마 그도 영 좋지않은 일이 생겨버릴께 뻔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창고지기가 가져온 바구니를 덮은 하얀 천을 겊어내더니 약간의 향신료와 치즈 및 채소들을 꺼냈다. 장터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매번 양식을 전달해 주어야한다며 이사벨라님이 말하셨다고 한다. 트리아가 고맙다고 말을 대신 전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표했다.

 “배오닐 경, 창고지기 아저씨, 식사 하실렵니까?

 “경어는 됐다. 나에게도 계속 아저씨라 불러다오. 흠……. 배가 고픈건 아니지만 먹을 만한게 있었으면 좋겠군.

  창고지기는 미리 허기를 채우고 왔다고 일러주었지만 맛을 볼 수 있다면야 사양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리아는 재료들을 휙 둘러보고 세 사람이 배불리먹기에 충분하고도 넘칠 채소찜을 마련할 수 있어보였다. 랜턴을 켜 환하게 밝힌 그녀가 수조에 물을 퍼담아 채소를 깨끗이 씻으며 재료를 준비한다. 베오닐이 공구상자에게 뭔가를 들추며 찾다가 꺼냈다. 짚으로 잘 포박된 고깃덩어리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네주며 맛있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해가 저물때까지 지빠귀 새의 울음소리가 차가운 들판의 바람을 따뜻이 순환시킨다. 화덕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가 어둠으로 가려질 쯤, 솥단지에서 고소한 향이 집 안 가득 메웠다. 푹 쪄서 익혀낸 양배추와 당근 및 여러 잡곡과 양고기를 그릇에 가득 퍼담아냈다. 맛 만 본다고 하던 창고지기가 자신에게 덜어주는 양이 적을까 싶어서인지 양껏 먹겠다고 말했다. 노릇하게 한 차례 구워낸 양고기는 풍미를 머금고 있어서 씹을때 마다 감칠맛이 입에 착 달라붙게 하였다. 채소를 음미하자, 고기의 육즙이 진득하게 배어 채소 본연의 달콤함과 함께 어우러진다. 매번 귀리빵과 가끔가다 내어주는 치즈 말고는 특별하게 조리된 음식을 맛볼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식사였다. 

  베오닐이 제일 먼저 눈을 붙이며 골아떨어졌다. 트리아가 어질러진 식탁을 치운다. 창고지기가 옆에서 작게나마라도 일을 도와주다가 그의 눈에 띄이는게 있었다. 식탁을 닦다말고 창고지기가 하얀 액체가 든 작은 유리병을 집어들었다. 그가 이건 어디서 난 물건이냐고 물으니 트리아는 약간의 긴장을 더했다. 그녀가 바른대로 고하자 인상을 크게 찌그러트린 창고지기는 박차고 나가서 그녀가 제오닐에게서 받은 수상한 크림 및 가루들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발로 짓뭉겠다. 따라나온 그녀는 창고지기가 이렇게나 열에 받친 모습에 떨떠름했다. 

 “어디선가 시궁창 구린내가 나던데 이거였군.”

 “그건… 제오닐 나리께서 제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내가 봐도 넌 아름다운 눈을 지녔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창고지기의 갑작스러운 언행에 매우 당혹했다. 자신의 얼굴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나 쉽게 이뤄질줄은 몰랐으며 그것도 과묵한 그에게서 나왔다는 말이 나의 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뜻해보였다. 되짚어보며 제오닐이 나에게 주었던 그 물품이 수상하기 짝이 없었긴 했지만 버리지 않았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는 것 같았다.

 “이 약품의 구성은 너를 백치로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하구나.”

 “이건 얼굴을 치장하는데 사용하는게 아니었나요?”

 “눈과 귀가 잃게 만드는 독약이다. 이 덧없이 하얀가루는 그런 너를 납치하기에 가장 적절한 표식이지.

  그녀가 보기에도 수상쩍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준비할줄은 몰랐다. 만일 사용을 했더라면 그 길로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지 떠올리기 만해도 끔찍했다. 소름이 몸을 타고 오르며 창고지기가 과격하게 행동한 이유가 납득이 되었다. 트리아는 이딴 것을 선물로 주는 제오닐을 따지고 들고 싶었다. 그가 자신을 그런 백치로 만들려고 했던 계획이었다는 생각도 떠올려 보았지만, 이내 제오닐은 생각없이 설치기만 하는 애로 그럴리 없다고 규정했다. 모래에 슈즈를 여러번 닦아내던 창고지기가 결벽증이 약간은 있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을 한다.

 

  약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 용병 모집령이 거두어진다는 소식이 제르완에게 들려왔다. 그동안 자신을 지켜주려는 두 분에게 식사를 대접하느라 불편함 없이 집안 살림을 가꾸느라 정성을 다했다. 이튿날 창고지기가 새벽에 자신을 잠깐 깨웠다. 오늘날로부터 삼 일간 일부 하녀들 빼고는 쉬는 날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놓고 일찍이 나가버렸다. 이른 아침에 베오닐이 나무를 깎아 만든 조각품을 트리아에게 주면서 한마디를 남기고 나간다.

 ‘해 질무렵 쯤에 건너 마을 교회에 카트린의 묘지가 있단다. 이사벨라를 사적으로 만나보려면 그곳으로 가거라.’

 베오닐과 창고지기가 이토록이나 자신에게 기대를 걸줄은 몰랐다. 어떻게 보아서는 이왕 말을 꺼낸건 더 악화 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인가. 이사벨라와의 대화는 일 외에 사적으로 만난 적이 없기에 괜스레 더 긴장이 되었다. 일에만 치중되어 마치 냉혈인 같아 보였던 그녀에 선뜻 먼저 거리를 좁힌다는건 매우 어려울 것이다.

  따사로운 햇빛에 부담되는 눈을 살짝 가려줄 모자를 쓰고 들판에 개화한 꽃을 꺾으로 다닌다. 짚에 묶어 보기좋게 가꾼 꽃잎에 상큼한 내음이 퍼졌다. 건너 마을로 넘어 걸어가는데만해도 시간을 꽤나 허비했다. 촌장이 있는 가장 큰 마을에 정상적이라면 교회가 들어와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규모가 작은 마을에 세워져있었다. 이전 제르완이 마을을 소개해주면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아아…, 촌장님이 워낙 종교인들을 싫어하셔서 말이지. 앗, 이건 비밀이야. 정말로!!“

  낯선 이들이 밭에 모여 경작을 일궈내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이쪽을 보다가 일에 다시 전념했다가 살펴보기를 반복했다.

  휴한지를 넘긴 교회의 직영지에서 보리를 잔뜩 심는 농노들이 옹기종기 모여 파종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 젊은 사내로 흙이 뭍은 브레를 걷어붙이고 상의를 벗은 이들은 씨앗을 심다말고 멀리서 넘어오는 여인을 발견했다. 이 마을에서 나고자라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교회를 다니는 늙은이들이거나 가끔가다 오가는 행상인 밖에 없었다. 하지만 멀리서 보기에도 젊고 예쁜 아가씨가 별 볼일 지루한 곳에 들린다는건 필히 이 마을에 정착하는 것뿐 다른 사유는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일 장 정도의 거리만 더 하다가 끼니를 채우려 가려던 참이었지만, 한 평생있는 기회를 이 따위 일에 걷어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찬스다!’

  땀에 절여진 튜닉을 입어서 구린내를 풍기기보다는 이대로 만나는게 좀 더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 상태로는 흙 묻은 쥐가 몸을 털어낸다고 깨끗해진다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말끔하게 보이려고 적갈색 머리를 다듬고 얼굴에 잔뜩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입에서 나는 냄새를 제거하려고 근처의 잡초를 씹어서 입을 개운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동료도 그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너도나도 덩달아 몸치레를 떨기 시작했다. 저 아리따운 여인을 다른 건방진 임자에게 넘어갈지도 모르기에 가장 빠르게 몸 단장을 마친 사내가가 선두주자로 출발했다.

  어떤 사내아이가 떡진 머리를 연신 만지작 거리며 이리로 오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어떤 용무가 있기에 나에게 오는 걸까. 먼지투성이에 꾀죄죄한 모습이었지만, 맑은 눈동자를 소유한 사려가 깊어보이는 사람처럼 보였다. 눈 웃음을 지으며 탁트인 중저음으로 수줍게 인사를 했다.

 “저…, 안녕하세요. 혹시 누구를 찾으로 오셨습니까?”

 트리아가 질문에 응답을 하려는 찰나, 마치 쫗아오듯이 뒤따라오던 청년 여럿이 그 사내를 뒤로 밀치고 머리를 들이밀며 폭포수 같이 말을 내밀었다.

 “이제 막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같이 드실래요? 앗차차, 식사는 하셨나요?”

  청년들이 식사와 길 안내 그리고 있지도 않는 묵을 여관까지 서로가 대쉬를 하며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말문이 막혀버린 트리아가 언짢게 웃는다. 서로가 다투며 제 할 말을 하다가 그들 뒤에서 갑작스럽게 키 큰 장신의 여성이 청년들의 어깨를 밀치며 들어왔다. 사내들은 그 여성과 아주 잘 아는 사이인지 터놓고 얘기를 했다.

 “아니, 누나 갑작스럽게 어깨를 밀치는 경우가 어딨어.”

 “너희들이 이 아이를 귀찮게 하지않느냐.”

 반 존대를 칭하는 그들이 어찌보면 친가족인지 헷갈릴정도로 친근하게 느껴졌다. 사내들과 담소를 나누던도중 나와 눈을 맞추며 이사벨라는 다알고 있다는 듯이 내가 생각하던 의도를 그대로 읊었다,

 “내 여동생을 보려고 왔군. 덤으로 데린 그놈이 겁쟁이라는 사실도 알려주려고 말이야.”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8 18회 중세바라기 (1부 완결) 2024 / 2 / 24 30 0 2785   
17 17회 중세바라기 2024 / 2 / 23 26 0 4093   
16 16회 중세바라기 2024 / 2 / 21 29 0 4183   
15 15회 중세바라기 2024 / 2 / 19 30 0 4146   
14 14회 중세바라기 2024 / 2 / 17 27 0 2137   
13 13회 중세바라기 2024 / 2 / 16 27 0 4265   
12 12회 중세바라기 2024 / 2 / 14 28 0 4174   
11 11회 중세바라기 2024 / 2 / 12 30 0 4124   
10 10회 중세바라기 2024 / 2 / 9 34 0 4049   
9 9회 중세바라기 2024 / 2 / 7 33 0 4141   
8 8회 중세바라기 2024 / 2 / 3 37 0 4204   
7 7회 중세바라기 2024 / 1 / 25 54 0 4419   
6 6회 중세바라기 2024 / 1 / 20 56 0 4359   
5 5회 중세바라기 2024 / 1 / 18 46 0 4087   
4 4회 중세바라기 2021 / 9 / 3 278 0 4543   
3 3회 중세바라기 2021 / 8 / 27 283 0 4104   
2 2회 중세바라기 2021 / 8 / 14 295 0 5176   
1 1회 중세 바라기 2021 / 8 / 8 535 0 481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