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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회귀한 마법사가 마법을 피하는 이유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4.2.15

7살이 되던 해였다. 모든 것을 삼키어버릴 듯한 굉음과 함께 커다란 해일이 온 세상을 삼키어나갔다. 막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난 무력했다. 곁에 있던 이들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되어버린 나로서는. 난 결국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첫 번째 죽음이었다.

그렇게 꿈은 멈추지 않고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나의 마지막 순간들을.

재해 앞에선 어떠한 종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였다.

하지만 그 명제에 반박하기라도 하듯 인간에게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그 힘을 가진 존재가 하나둘씩 모여 쏟아지는 재앙 앞에서 대항한다면?

갑작스레 전 세계를 뒤덮은 자연재해. 그 속에서 피어난 영웅들. 쏟아지는 온 국민들의 응원과 환대! 이번 생에선 사양합니다. 절대 안 할 거예요!

8번 죽고 살아난 회귀 자의 행복한 인생을 향한 고군분투기

지금 시작합니다.

 
3화-결국은
작성일 : 24-02-15 19:59     조회 : 102     추천 : 0     분량 : 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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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차 때는 내가 악몽을 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일어날 일은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두 번째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배반이라도 하듯 저번 생에서 얻었던 힘은 모두 사라지고 자잘하게 일어나는 다른 사건들이 불쑥불쑥 찾아와도 굳건히 이겨냈지만 죽었다.

 

  그렇게 죽고 또 죽고,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당해 죽고, 세상을 뒤덮은 전염병으로 죽고, 물에 잠겨 죽고, 불에 타서 죽고, 22살을 넘기지 못한 채 총 8번을 죽고 다시 살아났다.

 

 “하...!”

 

  내 인생이지만 되짚어 보면 볼수록 놀라운 삶이다 진짜. 전혀 웃을 상황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계속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어떤가 이런 내가 불쌍한가. 아니면 한편으로 의문이 드는가. 그 의문 어디 내가 한 번 맞혀볼까.

 

 ‘왜 그 많은 삶 속에서 한 번도 영웅이 되는 걸 피하지 않았을까?’

 

  답은 간단하다.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가 없었다. 지킬 힘이 있는 데도 무력하게 있을 수가 없었고, 또 더는 고모네 가족들의 무관심과 폭력 속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새롭게 생긴 그 힘은 날 지옥 속에서 꺼내주었던 하나의 기적이었다. 난 예정된 죽음 속에서도 그 기적을 놓칠 수가 없었다. 물론 어떤 삶에선 벗어나 보려고 모른 척도 해봤지만 다 부질없었다. 항상 끝은 모든 상황이 날 마법을 선택하게 했으니까.

 

 ‘하지만 이번 생은 달랐지.’

 

  앞서 말했듯이 지난 회차에서도 약간의 변수는 존재해 왔지만, 결코코 이번 회차만큼은 아니다. 이번엔 아예 시기부터 맞지 않았다. 난 언제나 무시무시한 자연재해를 앞두고 있던 그 시기에 세계의 평화를 위해 앞장섰다. 그러나 이번 생은 아니었다. 내가 태어난지 얼마 안된후 발생한 재해에 아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영웅이 되었지만, 그 속에 난 없었다.

 

  변수는 또 있었다. 바로 사랑 이모. 이번 생에서 난 고모네 가족과 함께하지 않았다. 엄마의 오랜 친구였던 이모는 엄마가 남긴 부탁으로 나를 거둬주었다. 지난 삶에서도 이모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보험금을 노린 고모네의 계략으로 만나지 못하거나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그러니 난 당연히 이번 생만큼은 신께서 내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생각했다.

 

  8번을 미친 듯이 죽이고 또 죽이더니 조금은 나를 불쌍하게 여기셨나 보다. 어쩌면 이젠 마법 따위 영웅 따위 다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라는 계시 아닐까.

 

  바뀐 현재에서도 당연하게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은 마음에 좀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나만 숨기면 아무도 모르니까. 잘만 숨길 수 있다면 이번에야말로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가족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외롭게 죽는 일 같은 건 없이.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결과가 이거라니... 진짜 미친 거 아냐?”

 

  할 수만 있다면 신이라는 새끼의 얼굴 좀 보고 싶네. 도대체 내가 뭔 잘못을 저질렀다고 또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거지. 난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안 돌아가! 안 해! 못 해!’ 이 세 문장을 고장 난 기계처럼 수없이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문득 떠올렸다. 아까 말한 이번 생에서만 있던 변수들을.

 

  1. 저번 생엔 영웅이 없어서 내가 영웅이 되었지만, 이번 생에 영웅들은 존재한다.

 

  2. 난 고모와 살고 있지 않다. 그러니 마법 학교를 선택하는 걸 도피처로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고로, 난 이 편지를 무시해도 된다!

 

 “미친 거 아냐? 왜 처음부터 이걸 생각하지 못한 거지?”

 

  답답했던 속을 드릴로 뻥 뚫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도대체 왜 내가 지금까지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을까 이리 쉽게 해결될 문제였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지자, 눈을 찌를 것 같은 편지의 발광력도 마음에 들었다다. 아까는 미처 볼 생각도 못 했던 편지 내용도 너그럽게 봐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용은 그다지 특별할 건 없었다. 익숙하고 아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받았다면 안에 적힌 번호로 연락해 입학 안내를 도와주겠다는.

 

  뭐... 아무래도 좋았다.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씩 웃어 보인 난 봉투 안에 다시 편지를 집어넣고 책상 서랍 깊은 곳에 봉인해 두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이모.”

 “잘잤니 아가.”

 

  밤을 새운 건지 밝게 건네는 아침 인사와 달리 이모는 퀭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또 밤새우셨어요?”

 “흐흐흐. 이모가 왜 밤을 새웠게 박하야.”

 “글쎄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모를 바라보자 슬그머니 걸음을 옮긴 이모가 품 안에서 무언가를 들고 왔다..

 

 “짜잔~!!!”

 

  이건... 이모가 뿌듯한 표정으로 들어 올린 물체는 바로 원피스였다.

 

 “어제저녁에 짠하고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모가 너무 바빠서 마무리를 다 못 했지, 뭐야. 대신 오늘 아침에 꼭 보여주려고 고생고생해서 이렇게 완성했지! 어때? 예쁘지?”

 “...네 이모. 정말 예뻐요.”

 

  그래, 이쁘긴 더럽게 예뻤다. 옷은 하얀 바탕에 분홍색 체크무늬로 이루어져 주름장식이 치마 아랫부분과 소매에 포인트로 예쁘게 들어가 있었다. 굉장히 여성스러운 옷이라는 뜻이었다. 정말 예쁜 디자인의 옷이었다. 지금 당장 가게에 갖고 나가 팔아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다만... 저 지나치게 예쁜 원피스는 내 취향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난 치마 파보단 바지 파였고 여성스러운 스타일보단 편안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 졸업 기념으로 가는 체험 학습. 거기 갈 때 입혀 보내려고 이모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나를 부잣집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로 보내면서 이모가 바란 건 단 한 가지였다. 절대 다른 아이들한테 기죽지 않기. 아무리 잘난 집안의 아이들이라고 해도 두뇌와 외모 인성 하나는 나도 그들한테 절대로 꿀리지 않는다는 게 이모의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모는 본인 나름대로 나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건 바로 옷 만들기로 이처럼 교복을 입지 않는 행사나 체험학습 날이나 되면 공들여서 옷을 만들어주고는 했다. 가게에 파는 옷을 디자인할 때 보다 더 정성 들여서. 그렇다고 평소에 내 옷을 안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지금 내 옷장에 있는 옷의 80%는 다 이모가 직접 만들어 준 옷이다.

 

  그 정성을 내가 어찌 모르겠어... 하지만. 저한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 상큼해요. 이모.

 

 “이 옷 입고 이쁘게 머리도 딱 해서 가면 넌 전혀 꿀릴 게 없는 거야.”

 “......”

 

  차라리 그냥 꿀리고 싶어요.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속으로 삼킨 난 이모가 건넨 원피스를 받아들었다. 그래. 마법 학교에서 벗어나는데 이깟 옷이 뭔 대수냐. 그 학교만 안 간다면 이런 옷 100벌은 더 입을 수 있다.

 

 “콜록콜록.”

 “괜찮으세요?”

 

  갑작스레 크게 기침하는 이모의 등이 간헐적으로 떨리었다. 황급히 일어난 난 미리 끓여놨던 도라지 차를 가득 담아왔다.

 

 “아냐 괜찮아. 괜찮아. 침을 잘 못 삼켜서 그래.”

 “병원에선 뭐래요? 별 이상 없다고 한 거 맞아요?”

 “응. 원래 이모가 천식 끼가 좀 있었잖아. 그것 때문에 그런 거래.”

 

  벌써 몇 주째 이모는 기침을 달고 살았다. 병원에 안 가겠다는 걸 계속 그러시면 학교 무단으로 빠지고 억지로 끌고 가겠다는 선언으로 겨우 보냈던 게 일주일 전 일이었다.

 

 “밥도 그게 다 드신 거예요?”

 

  한 끼에 고봉밥으로 2~3그릇은 거뜬하게 먹는 대식가답지 않게 요즘 따라 이모는 식사를 잘하지 못했다. 밥 반 공기가 겨우 사라진 그릇을 향하는 내 시선에 걱정이 뚝뚝 흘렀다.

 

 “괜찮아요. 아가씨. 이모가 오늘 밤을 새워서 밥이 잘 안 넘어가서 그래. 이따 한숨 자고 일어나서 평소처럼 밥 2공기는 거뜬하게 해결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셔요~”

 “정말요?”

 “네. 정말이요.”

 

  이모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다정하게 웃었지만 난 왠지 모르게 따라 웃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혹시 저녁에 드시고 싶은 신 거 있으세요? 제가 해드릴 게요 이렇게 예쁜 옷 만들어주신 보답으로요!”

 

  학교 끝나자마자 마트로 달려가서 이모가 좋아하는 갈비찜이나 잔뜩 만들어 놓아야겠다.

 

 

 

  그 이후로는 평화로운 날들이었다. 학교에선 자기 친척이 친한 친구가 아는 지인의 지인이 카이로스의 입학 편지를 받았다는 썰이 공공연하게 돌아 학생들의 부러움과 아쉬움 약간의 질투를 자아냈다. 얼마 전엔 다른 반 아이 하나가 입학 편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교에 퍼졌다. 처음엔 내 이야긴가 싶어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그 주인공은 나랑 다른 성별의 남자아이였다. 알면 식도 없는 애라서 그리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마법 학교의 이야기는 기말고사가 코앞에 다가오자 빠르게 자취를 감쳤다. 반면 뉴스와 인터넷에선 발 빠르게 카이로스의 소식을 전하고는 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학생들이 그걸 본 시간 따윈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마지막 기말고사를 끝내자 남은 건 졸업여행 하나뿐이었다.

 

  카이로스의 입학까지 7일밖에 안 남은 시점이었다. 난 이모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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