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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중세 바리기
작가 : 초코칩짱
작품등록일 : 2021.8.8

아수라 중세시대의 십 대 소녀의 자립 생활기

잘부탁드려요.

 
5회 중세바라기
작성일 : 24-01-18 06:06     조회 : 45     추천 : 0     분량 : 4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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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

 

 

 

 다소곳하게 문을 닫고 탁자에 올려둔 트리아는 문 옆에 가만히 있는다. 제오닐은 평소 식사만 가져다주고 가버리는 트리아가 부동자세로 서있으니 당황했다. 불만이 있는 것인가하여 가만히 쳐다보았다. 쭈뼛거리며 있는 트리아는 옷단을 잡고 시선을 다른 곳을 응시했다. 나는 트리아에게 이 시간에는 학자가 올 시간대라고 언급하자, 그녀에게서 고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영주님께서 손님들이 가실때까지 나리님 옆을 지켜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아, 그래? 정말 잘된 일이구나!”

 내 옆자리를 팡팡치면서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트리아가 칙칙한 벨벳카펫에 단아하게 앉았다. 이상하리 만큼 광대가 올라가는 것을 숨기지 못할 것 같다. 오늘따라 그녀의 머릿결이 반짝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이전부터 트리아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 텃세를 부려볼까 무엇을 해볼까 고민했다. 트리아는 하녀 일을 맡으니 고충을 들어볼까?

 “트리아, 트리아. 가사일 손에 잘 맞는 것 같으냐?”

 “네, 나리. 어느정도는 능숙해진 것 같습니다.”

 “호오. 보자하니, 내 빨랫감에 얼룩이 잘 안지워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녀는 인형처럼 고개를 숙이며 옷감을 다시 세척해 오겠다고 했다. 미흡하게 지워진 옷을 건네달라고 요청한다.

 ‘어라, 더러운 옷은 없는데?’

 엇나간 질문에 나는 입고 있던 셔츠의 더러운 부분을 훑어보았다. 팔꿈치에 어제 먹다 흘린 밀주가 보란듯이 얼룩을 자아내고 있었다. 팔을 들어올려 보여주었다. 트리아의 아리따운 속눈썹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말을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일단 내뱉은 말은 실천해야만 했다. 그녀가 나를 부르고 차분히 응시했다. 촉촉히 젖어오는 눈망울이 부르르 떨려오는 것이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즉시 셔츠를 벗어놓고 구차한 변명을 하게 되었다. 그저 서민식 농담에서 배웠다고 타일렀다. 나는 벽장으로 뛰어가 갈아입고 광대마냥 효과음을 내었다.

 “짜잔!”

 그녀는 금새 흘러내릴 듯한 눈물이 눈가에 맺혀있었다. 너저분하게 놓여있던 셔츠를 트리아가 깔끔하게 접어서 벨벳카펫 한 모퉁이에 두었다. 뻣뻣한 다리로 멀찍이 떨어진 벽장 오른편에 앉고 말았다. 멀리에서도 속눈썹이 젖어있는 것이 뚜렷했다. 

 ‘똑똑’ 노크 소리에 흠칫, 문을 바라보았다. 

 “나리 세숫물 가져왔습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냐, 오늘은 세수 안해도 돼”

 “하지만 나리, 영주님께서 손님이 있으실 때만큼은 몸 단장을 깔끔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안돼, 지금은 안된다고 잠이 덜깼단 말이야”

 “나리, 영주님이 단호히 말씀하셨습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조심스레 문이 열렸다. 미네아가 세숫물과 수건을 들고 들어오니, 고개를 푹 숙인 트리아가 눈에 띄었다. 신속하게 탁자에 세숫 그릇과 수건을 얹혀두고 트리아에게 다가갔다. 미네아가 품속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어 트리아의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준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손을 잡아주고 이끌었다. 트리아가 모퉁이에 있던 옷을 지목한다. 미네아가 얼른 옷을 집어들고 나가려고 할 때였다.

 “나리, 잠시 실례합니다만, 토닥여주고 돌아오겠습니다.”

 “잠깐만 그게 아니고, 이건 오해야! 내 말좀 들어봐!”

 제오닐은 나갈려다가 멈춘 미네아가 뒤돌면서 섬짓해보이는 인상이 순식간에 덤덤하게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트리아의 꽉 쥔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빨래 때문에 잠깐 다툰 것 뿐이야!”

 “그렇군요. 나리,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미네아는 문을 닫고 신속히 근처 수조로 데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다른 이들이 트리아의 모습을 보고 자칫 일이 꼬일 수도 있기에 시간이 걸려도 미네아는 멀찍이 떨어져있는 별장으로 데려가기로 한다. 저택의 뒷문을 통해 조심스럽게 나왔다. 햇빛이 화사하고 소소한 새가 지저귀었다. 미네아는 주위를 둘러보고 저택 뒷편의 별장으로 들어갔다. 주방 수조에 있던 물을 가득 퍼담아서 트리아를 연거푸 세수해주었다. 목매는 기침과 눈물이 살짝식 비집고 나왔다. 미네아는 수건으로 연신 닦아주었다. 트리아가 목을 한 번 풀더니 말을 쏟아내려고 했다.

 “미네아, 그게 옷이…,”

 그때 미네아가 손으로 빠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트리아는 고개를 들어 미네아를 처다보았는데 그는 닫아놨던 주방 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입을 뻥긋하며 트리아에게 소리없이 전달했다.

 “아까부터 누군가 우릴 미행하고 있었어.”

 꺼림칙한 느낌을 받은 트리아는 퉁퉁 부어오른 눈으로 주변을 살펴보았다. 트리아는 집사장께서 자신에게 따로 맡기신 일이 떠올렸다.

 “트리아, 네가 맡아야할 일은 손님들이 가시기 전까지 도련님을 맡아드려야 하는 일이다.

 “제가 원래 하던 것과 다른 점이 있나요?”

 “질문이 좋구나. 말 그대로 도련님만 바라보며 이틀동안 있어야 된단다. 잠깐 충고하자면 영주님은 널 주시하고 계시니 처신잘하거라.”

 트리아는 자신을 감시하려고 보낸 이 중 한명을 추려내려고 떠올린다. 문뜩 창고지기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한 마디가 다가왔다.

 ‘이사벨라님은 게린 남작의 세 번째 귀이니, 조심하도록해‘ 

 미네아가 상황을 주시하면서 트리아에게 말을 전달했다.

 “도련님이 너를 울렸다고 소문이 퍼지면 영주님께서는 안좋은 인식만 가질 뿐이야.”

 붓기가 빠질때까지 기다린 미네아는 아무말 없이 트리아를 데리고 다시 제오닐의 방에 도착했다. 미네아가 다소 걱정하는 기색이 표출하며 트리아를 안아주었다.

 ‘똑똑’

 “나리,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안에서 어쩡쩡한 목소리로 들어오라고 했다. 트리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등을 돌려서 누워있었다. 다소곳이 발치 끝에 앉자, 제오닐은 아무말 없이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뜸을 들이는 제오닐은 긴 시간 끝에 입을 떼었다.

 “너, 나 싫지?”

 “아뇨, 싫어하지 않습니다”

 제오닐은 목이 베긴지 몸을 여러차례 뒤척였다. 트리아가 반응하며 배게를 가져다 주었다. 제오닐은 배게를 베질 않고 그대로 껴안아버렸다. 원래 있던 자리로 가려던 찰나 제오닐이 트리아의 발목을 잡았다. 발을 디뎠으면 넘어질께 분명했었지만 트리아는 물어보았다.

 “혹시 더 필요하신게 있으십니까.”

 “내 방에 있는 베는 전부 딱딱한 것뿐이야. 그래서 말인데.”

 트리아는 중간에 말을 끊는 의뭉스러운 대답에 마뜩찮은 상상이 떠올라버렸다. 제오닐은 말을 둘러대며 다른 배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금방 다른 배게를 가져오겠다고 했으나 제오닐은 고개를 저었다. 끝까지 모른척하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제오닐이 자신의 다리를 가르키면서 노골적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트리아는 목을 가다듬으면서 말했다.

 “나리, 무릅베개가 필요하신겁니까?”

 제오닐이 미미하게 끄덕이자 트리아는 치마를 한차례 털고 자리에 사뿐히 앉았다. 제오닐은 천천히 고개를 안착시켰다. 한 차례 시간이 지나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디저트를 들고온 미네아는 넋이 살짝 나가있는 트리아를 보았다. 제오닐을 흔들어 깨우자, 오늘은 안먹는다고 치워달라고 말했다. 미네아는 측은한 눈빛으로 트리아를 처연하게 보다 돌아가버렸다. 일찍은 해가 질 무렵, 트리아는 무릅이 저려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있다가 꾸벅이며 졸게 되었다. 제오닐이 슬며시 눈을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물을 찾았다. 트리아가 잠결에 피곤한 기색을 물리치고 물을 가져다주었다. 물을 벌컥이는 제오닐은 기지개를 펴고 있는 트리아를 확인했다.

 “오늘처럼 맑게 잔 적은 처음인것 같아!”

 “편안하게 주무시니 다행이네요.”

 허리가 시려오는 트리아는 여전히 피곤했었지만 못난 태도를 지우려고 애썻다. 다리에 쥐가 일어나 피부가 시퍼렇게 변한것만 같았다. 늦게 달아오르는 고통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때마침 미네아와 다른 두 명의 하녀가 저녁을 가져다주었다. 금새 나가버리는 미네아가 아쉽게 보였다. 하녀들이 트리아의 저녁 몫까지 따로 챙겨와서 놓아주었다. 제오닐은 트리아의 소박한 식사가 영 마뜩찮았는지 같이 먹자고 제안을 했다. 트리아는 감사를 표하며 식사를 거들었다. 흰 빵과 미트볼 그리고 쿠민스프 같은 강한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요리가 채워졌다. 그에 반해 트리아의 따로 차려진 탁자에는 잡곡이 들어간 호밀빵, 콩이 잔뜩 든 스튜가 나왔다. 제오닐은 소박한 식탁을 보고 트리아의 몫을 자신의 식탁 위에 두었다. 트리아가 멀뚱이 처다보니 이리로 오라며 손짓을 했다. 힘겹게 의자를 들어서 자리를 옮기어 반대편에 마주 앉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제오닐이 뿔 닭찜과 램즈울 음료를 트리아 쪽으로 밀어주었다.

 “트리아 많이 먹고 살쪄야지”

 “…, 감사히 잘먹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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