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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완결)바탈스톤(부제: 영웅의 돌) 1
작가 : 박지숙
작품등록일 : 2023.1.27

창세기 같은 히어로 탄생기!!!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다 있슴다.
공포 빼고 모든 장르가 들어 있는 이야기.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하고 긴 이야기.

모두가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 이라니까용.

나랑 사과 정원으로 같이 가실 분~
이 이야기 읽어보라니까요.

너무 재밌어서 배꼽빠지기 없기당?
너무 감동받아서 울지 않기당?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기당?

참고로 이 이야기는 2018-2019년도에 쓴 웹툰 시나리오를 장장 2년에 걸쳐 옮겼습니다.
아직도 다 못 옮겼어요.
소설 못쓰는 망생이가 노력을 아주 많이 해서 웹소설로 올려봅니당

문의 ooa_han@icloud.com
uahanada@gmail.com

 
ACT_003_001_19_자꾸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네..
작성일 : 23-10-30 23:34     조회 : 115     추천 : 0     분량 : 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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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 피자 때문에 이렇게 몸을 비벼대는 통에 정신이 어질 하기까지 한 은비칼은 지금 나채국의 물렁거리는 살들의 촉감에 기분이 나쁠 뿐이었다.

 

 “이러시면 곤란해요. 나채국 씨.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달라붙어 몸을 비비면 실례인 겁니다. 그리고 저는 이성애자여서 조금 그렇네요.”

 

 은비칼의 말에 순간 정신을 번쩍 차린 나채국은 화들짝 놀라 은비칼을 안고 있던 몸을 풀었다.

 그도 왜 그가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몸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 요즘 내가 왜 이러지? 혹시 저번에도 이런 실수 하지 않았나요?”

 

 나채국이 되묻자 은비칼은 얼음장 같은 차가운 시선으로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듯 답을 했다.

 

 “네. 그랬습니다.”

 

 은비칼의 대답에 나채국은 할 말을 잃은 듯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또 시간이 지나자 얼굴이 더 빨개졌다.

 

 그렇게 무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렇게 서 있던 나채국이 갑자기 흥분한 듯 거칠게 숨을 몰아 쉬자,

 은비칼은 그런 그를 보고 인상을 한 번 쓰고는 그가 손에 들린 피자 박스를 빼앗았다.

 

 마치 맘에 안 드니 준 걸 도로 빼앗겠다는 그런 치사한 제스처 같은 느낌이었다.

 

 은비칼은 곧바로 냉랭하게 오강심 뒤에 있는 테이블로 향해 걸어갔다.

 

 -빼앗긴 피자를 되찾아야 한다.

 조금 전 실수는 의도가 아니라 무의식이다.-

 당황한 나채국은 실수를 만회할 요량으로 은비칼의 뒤통수에 대고 변명을 했다.

 

 “흥분해서 그랬어요.”

 

 순간 흠칫 놀라며 걸음을 멈춘 은비칼.

 하지만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런 그의 뒤통수에 대고 나채국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피자 제가 너무 좋아하는 거라 저도 모르게 흥분해 버렸네요. 그리고 배가 너무 고팠거든요. 헤헤.”

 

 은비칼은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단지 그의 말을 알아 들었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테이블로 걸어갔다.

 뭔가 어색하고 로봇 같은 동작이었다.

 

 머쓱해진 나채국은 선 체로 잠시 머뭇거리다 불거져 나온 배를 잡고 두 번 위아래로 흔들고는 그들이 식탁으로 쓰이는 테이블로 향했다.

 

 피자를 절대 놓칠 수는 없다.

 뭐, 그런 마음 가득한 집념까지 내비쳤다.

 

 나채국이 테이블에 도착할 때쯤 은비칼은 피자 박스를 풀고 콜라를 컵에 따르고 있었다.

 

 나채국이 도착해도 은비칼은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다시 한번 머쓱해진 나채국은 오강심의 뒤로 가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

 

 이이폰을 귀에 끼고 있어 지금까지의 이 상황을 모르고 있던 오강심이 돌아봤다.

 

 그녀는 왜 건드리냐는 듯 기분 나쁘게 눈을 치켜뜨고 있었다.

 나채국이 손으로 피자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런치 타임!”

 

 오강심은 귀에 꽂은 이어폰을 터치하며 물었다.

 

 “뭐라고요?”

 

 “피자 먹으라고. 강심아. 아주 늦은 점심 먹어야지.”

 

 오강심은 테이블에 놓인 피자를 한 번 쓱 보더니 일어서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그런 그녀에게 은비칼은 자상하게 물었다.

 

 “배 고프시죠? 오강심 씨? 어서 드세요.”

 

 오강심에게 대하는 자상한 은비칼의 태도에 나채국은 인상을 썼다.

 그러는 와중에도 은비칼은 나채국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오강심은 피자가 담긴 종이 박스의 뚜껑을 찢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은비칼이 물었다.

 

 “왜.. 왜 그러는 거죠? 혹시 뚜껑 때문에 불편해서 그러십니까?”

 

 “아니요. 일 하면서 먹을 생각입니다.”

 

 오강심은 찢은 피자 박스 뚜껑에 피자를 종류별로 3조각을 담았다. 그걸 본 나채국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야. 그걸로 간의 기별이라도 가겠냐?”

 

 “저는 이거면 됐습니다. 나머지는 팀장님이 드시던가..”

 

 순간 나채국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오강심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은비칼이 아쉬운 듯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요. 오강심 씨.”

 

 은비칼의 말에 오강심은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무시하는 것 같아 살짝 기분이 나빠진 은비칼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나채국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어폰 끼고 있어요. 강심이가 가청 주파수를 차단하고 싶데요. 말 걸지 말라는 뜻이에요. 실장님.”

 

 “아! 그래요? 그래도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은비칼이 못내 아쉬운 듯 피자를 보며 중얼거리자 나채국이 의자에 끌고 와 은비칼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아주 바짝.

 은비칼은 살짝 당황했지만 그냥 무시했다.

 

 옆에 앉은 나채국은 피자 두 쪽을 샌드위치처럼 위아래로 겹쳐 먹기 시작했다.

 

 “강심이가 없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말고 우리 사이좋게 둘이 같이 먹어요. 실장님.”

 

 지금 양 볼이 불룩 나온 얼굴로 은비칼을 올려다보며 눈웃음을 치는 나채국.

 순간 은비칼의 얼굴이 훅 달아올랐다.

 

 -노골적이며 뇌쇄적인 시선.

 왜 자꾸 저런 시선으로 보는 것인가?

 자꾸 치근덕거리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눈웃음까지 치고 있다.

 대체 나채국 씨는 왜 저는 거지?

 설마?

 성 소.. 소수자?-

 

 은비칼의 멋대로 내린 결론은 그를 더욱더 혼미하게 만들었다.

 피자를 든 그의 손은 지금 떨렸고 또 입에 넣은 피자도 맛을 느끼지 못했다.

 

 은비칼은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나채국은 여자 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직업 특성상 여자들이랑 만날 기회가 적었고 또 소개팅에 가도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들었다.

 

 아니 사실은 나채국이 본인이 애프터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얘기할 때 은비칼의 눈을 똑바로 못 쳐다본 것에

 은비칼은 그가 자존심상 그렇게 얘기한 거라는 걸 이미 눈치는 챘었다.

 

 정확히는 퇴짜를 맞은 게 분명했다.

 

 은비칼이 평상시 나채국을 지켜본 바로는 그는 아예 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 같았다.

 그는 그 흔한 아이돌이나 여배우 사진을 보 적도 없었고 또 야한 사이트를 검색해 보는 일도 없었다.

 그는 오로지 드론에만 빠져있었다.

 그렇다면 이성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은비칼은 어떤 규약이나 혹은 편견에 잘 빠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그러니까 성 소수자나 인종에 대한 편견 또는 어떤 사회의 소수자나 약자들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가 나채국의 성 대상자로는 인식되기는 싫었다.

 은비칼은 이성애자이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나채국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도 일정 정도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은비칼은 지금 여자 친구가 없다.

 또 그동안 나채국과 함께 일하는 동안에도 그 어떤 이성을 만난 적이 없었다.

 어쩌면 이런 연유로 나채국이 어떤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나는 단지 숫기 없는 성격 때문에 여자가 없는 거다.

 또 내게 접근하는 여자들은 다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나채국 씨와 비슷한?-

 

 은비칼은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다 자신의 성적 취향에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채국이 그렇게까지 접근했을 때 어색하기는 했지만 싫지는 않았다.

 묘한 감정이 일어난 은비칼이 곁눈으로 나채국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피자를 탐닉하고 있었다.

 그에게 배분된 피자 박스에는 겨우 두 조각만 남아 있었다.

 정말 속도 빠른 대식가.

 역시 그 타이틀에 걸맞게 나채국은 남은 피자 두 개를 들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마저 입에 넣기 시작했다.

 

 손바닥만한 피자 샌드위치가 그의 입 속으로 사라지기까지 단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마치 찰나 같은 속도.

 

 그런 그가 목이 막혔는지 콜라를 원샷을 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트림을 해 위장을 가스를 빼냈다.

 

 은비칼이 피자 2조각을 채 먹지 못할 때 피자 한 판을 다 해치운 나채국.

 은비칼이 볼 땐 참으로 경이로웠다.

 

 결국 피자와 콜라까지 다 먹은 나채국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아쉬운 듯 혀를 내밀어 입 주변에 묻은 소스를 핥았다.

 예사롭지 않은 그의 혀 놀림에 은비칼은 이상하게 얼굴이 붉어졌다.

 

 순간 나채국이 은비칼과 눈이 마주자 깜짝 놀랐다며 작은 눈을 크게 떴다.

 마치 은비칼이 쳐다보고 있는 걸 예상 못해 놀랐다는 듯.

 그러던 그가 갑자기 은비칼을 향해 윙크를 했다.

 

 순간 숨이 턱 막혀온 은비칼.

 

 -이건 정말 노골적인 신호다.

 

 그리고 은비칼이 나채국을 안 이래로 그가 이런 류의 제스처를 보내는 건 처음이었다.

 

 은비칼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 신호를 받아들여 할 지.

 -무시해야 할 지.

 

 분명 나채국은 지금 은비칼에게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감정일지도 모른다.

 

 -말도 안돼.

 나채국 씨가 나를 좋아한다고?

 설마 그래서 내가 부탁한 날 밤 새우기를 다 들어줬던 것인가?

 정말 무리한 부탁도 다 들어줬다.

 이건 보통 감정과 생각으로 힘들 일이다.

 하지만 이건 확실한 것이 아닌 추측일 뿐이다.-

 

 지금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나채국 때문에 불편해진 은비칼은 욕을 먹더라도 물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저기.. 나채국 씨? 혹시.. 서..성.. 소..”

 

 순간 은비칼은 말을 하다 말고 스스로 말 문을 닫았다.

 차마 물어 볼 수 없어 그랬다.

 만약 그가 혼자 한 오해라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이다.

 신중함을 선택한 은비칼은 말을 하는 걸 접고 손에 들린 피자를 입에 넣었다.

 

 한편 나채국은 자꾸만 얼굴을 붉히며 말 못하고 있는 은비칼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눈도 게슴츠레한 걸 보니 정말 이상했다.

 

 “할 말 있으면 하세요. 실장님. 성소라고 한 거 같은데? 무슨 게임 아이템인가요?”

 

 나채국의 물음에 은비칼이 얼버무렸다.

 

 “아이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근데 실장님.”

 

 “네?”

 

 “실장님은 나이도 저랑 같은데 왜 아재 말투로 말하는 거죠? 이제 겨우 26살이잖아요.”

 

 은비칼의 머릿속은 온통 나채국의 신호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들어온 엉뚱한 질문에 은비칼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그가 말투가 그런 건 원래 그랬던 게 아니다.

 관리자로서의 직책 때문에 말투가 그렇게 변한 것.

 뭔가 근엄해야 되고 또 무거워야 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또 낙하산 출신인 그가 권위를 더 내 새울 수 있는 건 말투가 확실했다.

 하지만 이렇게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다.

 

 “허, 이런. 제가 그렇게 나이가 많아 보이게 말했나요?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이야. 정말 눈을 감고 들으면 40대 아저씨 같아요.”

 

 40대 아저씨 같다는 소리에 기문이 살짝 나빠진 26살 은비칼.

 그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미소를 지어본다.

 하나 누가 봐도 기분 나쁘다는 걸 알 수 있는 웃음이었다.

 

 그렇게 어색하게 웃던 은비칼의 눈에 순간 나채국의 입 주변에 그가 혀로 다 핥지 못한 피자 소스가 묻은 걸 발견했다.

 보아하니 나채국의 혀의 사정거리에 절대 닿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먹으면 거기까지 소스가 묻어 있는 것인가?

 

 신기함에 또 한번 감탄한 은비칼이 손으로 그 부분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기.. 나채국 씨. 입에..”

 

 “어? 뭐 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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