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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21세기 무인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6
21세기 무인 더보기

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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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열 배 강해진다면, 나는 백 배 강해질 것이다!"
임한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약자를 유린하고 서민을 괴롭히던
조직폭력배와 비리 정치인, 악덕 기업주들은
한 영웅의 출현 앞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제 악의 세력은 단 한 명의 적,
임한을 상대로 싸움을 벌여야 한다.

 
16 화
작성일 : 16-07-14 15:22     조회 : 510     추천 : 0     분량 : 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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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장 분노

 

 

 

 

 (주)흥진무역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서울의 테헤란로 한복판의 30층 건물이었다.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는 건물의 외벽은 아직도 빛이 났다. 테헤란로에 있는 수십 층 높이의 건물들이 밝은 햇빛 아래서 그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22층 흥진무역 사장실의 창가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김주혁은 오늘 날씨가 자신의 기분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다가올 이번 총회를 생각했다.

 그의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머금어졌다. 한국지회장인 윤찬경이 자신의 승진에 대해 우회적인 확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회장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는 튼튼한 몸뚱이와 회전이 빠른 두뇌, 달랑 불알 두 쪽밖에 없던 젊은 날을 생각했다.

 먹고살기 위해 돈 많은 유한마담들에게 몸 바쳐 충성하던 시절도 있었다. 조직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자신도 없는 것이다. 그의 충성심이 남다른 이유였다. 그가 끝없이 상승하는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책상 위에 놓아둔 핸드폰이 울렸다.

 “김주혁입니다!”

 “날세!”

 “회장님?”

 헤어진 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윤찬경의 목소리를 다시 듣자 그의 자세가 꼿꼿해졌다. 수화기 저편의 윤찬경의 목소리는 굳어 있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톤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우리나라의 산야는 확실히 낮고 좁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네. 쫓기는 기분까지 더해서 말일세. 자네 덕분이야!”

 윤찬경의 말투는 시니컬했다. 김주혁의 이마와 등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윤찬경은 분노하고 있었다.

 “회장님, 제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질책해 주십시오.”

 김주혁의 목소리가 극에 달한 긴장으로 갈라지자, 평소의 톤으로 돌아온 윤찬경의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겪어서 내가 좀 흥분했네. 이해하게나! 화정옥까지 자네 뒤를 밟은 자가 있어.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네? 헬기로 그곳을 떠났네. 이번 일은 실망스럽군. 다시 이런 일을 겪고 싶지는 않다네, 김 부장!”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윤찬경의 말을 들으면서 허옇게 질려가던 김주혁의 얼굴이 전화가 끊어지자 시뻘겋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가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인내심의 끈이 마침내 끊어졌다.

 “퍼석!”

 김주혁이 내던진 핸드폰이 벽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났다.

 “끄으으으, 끄으으으!”

 그의 입술 사이로 짐승 같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뻘겋게 변한 얼굴과 충혈된 눈, 부서져라 깨문 이빨.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누가 감히 자신의 뒤를 밟을 수 있단 말인가.

 “끄아아악! 도대체 어떤 새끼야?”

 김주혁의 비명소리가 사무실 안에 메아리쳤다.

 방탄도 가능할 만한 유리창이 아니었다면 그 진동에 터져나갔을 법한 비명이었다.

 “헉헉, 헉헉.”

 사무실 안은 난장판이었다. 2미터에 달하는 두터운 마호가니 책상은 절반이 뒤집혀져 배를 내놓은 채 구석에 처박혔고,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던 책장은 폭탄을 맞은 듯 그 안의 책들을 사무실 바닥에 쏟아내고 있었다.

 그 중앙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진득한 살기를 뿜어내던 김주혁이 인터폰을 눌렀다.

 전쟁터처럼 변한 사무실의 소리가 밖에서 들렸을 법했지만 차마 아무도 들어오지 못한 것이다.

 “이 전무, 지금 어디 있나?”

 “예, 사장님. 이 전무님은 오늘 성동구에 일이 있으시다고 그곳에 계시겠다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인터폰을 통해 들려오는 여직원의 목소리는 맑고 고왔지만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의 기색이 있었다.

 사장실 안에서 전쟁영화에서나 들을 만한 소리가 10여분 동안 계속되었는데 명색이 비서라는 아가씨가 귀머거리일 리는 없는 것이다.

 “당장 불러!”

 김주혁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살기가 묻어났다. 그리고 공손히 대답하는 비서의 목소리에서는 두려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김주혁을 사장으로 모신 3년 동안 오늘 같은 모습은 처음 본 것이다.

 평상시의 김주혁은 멋쟁이였다. 어떤 경우에도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사업상의 문제가 생겨도 논리적으로 상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스타일이지, 고성과 권위로 압박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자신이 새 옷을 입거나 헤어스타일이 바뀌면 늘 가장 먼저 알아주고 칭찬해주던 사람이다.

 그녀는 이제까지 연모해 오던 김주혁의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김주혁이 기다리고 있는 흥진무역 사장실에 가기 위해선 일단 비서실을 지나야 했다.

 이준형은 비서실에 들어서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김주혁이 자신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기분이 이상했다. 요즘 같이 평화로울 때 자신을 1급 비상을 걸면서까지 호출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서실 분위기는 더 이상했다. 평소 번갈아 가며 비서실장 노릇을 톡톡히 하던 두 콧대의 코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저 인형처럼 예쁜 두 비서의 코를 땅에 떨어뜨린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오셨어요? 이 전무님!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도착하시면 즉시 들어오시라는 말씀이 계셨습니다.”

 비서 중 고참인 윤미경이 그에게 어서 사장실에 들어가기를 재촉했다. 삼 년이 넘게 김주혁의 비서생활을 하는 것을 보아 왔지만 저렇게 긴장하고 있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이제 비서 일 년을 갓 넘긴 이정희는 태연하게 그에게 인사했지만 무릎을 떨고 있었다.

 그는 노크를 한 후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무실 내부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와 달랐던 비서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무실은 난장판이었다.

 그는 속으로 개판이라고 중얼거리며 뒤엎어진 책장에 걸터앉아 자신을 보고 있는 김주혁에게 인사했다.

 김주혁의 모습도 사무실보다 별로 나아 보이지 않았다.

 십여 년 전 함께 경인지부를 확대해 나가며 적들을 제거할 때 외에는 저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헝클어진 머리, 실핏줄이 터져 붉게 물든 눈이 살기에 가득 차 있었다. 그가 아는 김주혁은 웬만한 충격으로는 저런 모습을 보일 사람이 아니었다. 육체적인 능력은 그저 평균 이상에 불과했지만 두뇌의 비상함은 그도 승복하는 바였다.

 김주혁은 두뇌로 자신은 손발로 역할을 분담하며 생사의 기로를 함께 넘어왔고, 그의 지략에 쓰러져가는 적들을 숱하게 본 이준형인 것이다. 김주혁은 화를 내기 전에 적을 쓰러뜨릴 것을 먼저 생각하는 책략가 스타일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사장님?”

 “쥐새끼가 근처에 얼쩡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준형을 바라보는 김주혁의 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분노와 살기가 중첩되었다. 어지간한 이준형도 긴장했다. 김주혁이 일어나 그에게 다가왔다.

 “우리의 이십 년 공든 탑이 무너질 뻔했다. 아니, 무너지려 해. 그 쥐새끼를 잡지 못한다면 우리의 능력이 회에서 재검토 될 거다.”

 김주혁의 부러지는 듯한 어조에 이준형의 심드렁했던 표정도 굳어졌다.

 “그 정도입니까?”

 “그렇다. 윤 회장님과 내가 만나는 자리까지 추적했던 놈이 있었다. 어떤 방법으로 추적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미행당했다.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야!”

 김주혁의 말을 들은 이준형의 얼굴에 믿기 어렵다는 빛이 어렸다.

 “누군가 사장님 차를 미행했다는 겁니까? 애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말입니까?”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야. 그렇지 않고서는 회장님과 내가 만나는 자리를 그놈이 알 리가 없다. 내가 화정옥에서 회장님을 만난다는 것은 경호를 맡고 있는 진혁이와 화정옥 주인 주연옥, 그리고 자네 이렇게 셋뿐이었어. 어디에서도 정보가 샜을 가능성은 전무한 사람들이다. 미행당한 것이 확실하다.”

 김주혁의 확신에 찬 말을 듣자 이준형은 어느 정도 납득은 했지만 미진한 구석이 있었다.

 “진혁이와 애들은 최곱니다. 전직 CIA요원이 그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들의 시선을 피한 채 미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 있는 자가 사장님 뒤를 쫓고 있다면 그동안 우리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자네를 호출한 거야.”

 김주혁은 가볍게 심호흡을 하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자신이 지금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반생을 걸친 노력의 결과가 이제 막 익어가려고 하는 시점에 상상치 못한 일이 생겨 심정이 뒤흔들린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지금은 수습해야 할 때다.

 회장은 별일이 아니라는 투로 말했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그는 회장의 눈 밖에 났던 자들이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잘 알고 있었다. 단시간 내에 회장의 눈에 결과를 보여주어야 했다. 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그가 프로라는 것은 명확하다. 진혁이가 이끄는 팀이 그자의 미행을 놓쳤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시간이 많다면 자네까지 움직일 필요는 없는 일일 수도 있어. 하지만 시간이 없어. 총회가 열리기 전에 회장님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야 한다. 우리의 능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납득시켜야만 해.”

 김주혁이 회장을 언급할 때마다 그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드러났다.

 그는 이준형을 납득시켜야만 했다.

 이준형은 이유를 확실하게 알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의 부하였지만 다른 자들과는 격이 달랐다.

 이준형은 경인지부의 실질적인 힘을 이끄는 자인 것이다. 그가 움직이면 경인지부의 무력집단 500명이 함께 움직인다. 명령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상황을 설명하는 김주혁의 눈이 집요하게 번뜩였다.

 “자네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두 달 전 내가 부리던 상욱이와 다른 두 명이 정체 모를 자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초주검이 된 적이 있었다. 내 주변에서 최근에 일어난 미심쩍은 일은 그 일밖에 없어. 일단은 상욱이부터 만나보도록 하게. 그자가 누구인지 밝혀내야만 한다. 그자가 누구인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무엇을 알려고 하는지.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아.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요구하게. 가능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네.”

 “알겠습니다.”

 김주혁의 단호한 음성이 사무실을 울렸다. 이준형은 난장판의 중앙에서 이를 갈고 있는 김주혁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사람 불러서 사무실 청소를 시키도록 하지, 미스 윤!”

 이준형은 방을 나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윤미경에게 윙크를 하고 돌아섰다.

 40대 초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매력이 넘치는 그의 얼굴에 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김주혁과 자신은 공동운명체였다.

 평소 자신이 김주혁보다 못하지 않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김주혁의 밑에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의 심사를 비틀어놓긴 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김주혁을 선택한 것이 바로 회의 뜻이었기 때문이다. 회의 결정은 절대적이다. 반항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런 김주혁의 위치가 흔들리면 그의 위치도 흔들리게 된다.

 자신의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어떤 것도 그 싹을 틔울 수는 없다.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그의 인상이 한순간에 변했다. 음산한 모습이었다. 그는 등 뒤로 고참비서 윤미경이 총무과에 전화하는 소리를 들으며 비서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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