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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28화 최후의 결전
작성일 : 23-06-06 22:54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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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적한 바닷가

 

 아란, 소라, 황비서, 뷰띠크, 똠양꿍이 승합차에서 차례로 내린다.

 

 수현은 차 안에서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푸른빛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일행의 마음에 파도처럼 밀려들어온다.

 

  

 

  

 

  “여기가 가가 말한데 맞제?”

 

  “그라제~ 대단혀네! 조용하니 이런데를 어찌 아라쓰까?”

 

  

 

  “한 두 번이야 이런게! 근데 이제 어떡해 우리?”

 

  

 

  

 

  소라의 물음에 다들 먼 바다만 응시한다.

 

  

 

  

 

  “글세... 일단 기다려보자구... 다른 방법이 없구만...”

 

  

 

  “그려~ 일단 기다려보면서 생각해 봐야쓰겄네...”

 

  

 

  “언니... 꼭 올거야... 온다고 그랬어...”

 

  

 

  

 

  아란의 말을 끝으로 다시 먼 바다만 응시하는 일행.

 

 청량한 바람만이 대화를 이어간다.

 

  

 

  

 

  “지원 아직 도착안한거야? 언제 오는거야?!”

 

  

 

  “그냥 한 번 움직여 볼까유우우. 구라일수도 있으니께유우우”

 

  

 

  “먼저 가 봐~ 임 형사~ 특진 시켜줄게~”

 

  

 

  

 

  박반장의 특급 제안에 임형사가 바로 일어나 출구로 걸아간다.

 

  

 

  

 

  뚜벅 뚜벅 뚜벅 -

 

  

 

  삐삐삐삐삐!!!~~~~ -

 

  

 

  

 

  “임형사 멈춰~~~!!!”

 

  

 

  “히익!!!”

 

  

 

  

 

  사방에서 들리는 경고 소리에 다시 되돌아오는 임형사.

 

 때마침 출구에 모습을 드러내는 지원팀.

 

 폭발물 처리반이 이리저리 조사한다.

 

  

 

  

 

  “반장님! 이거 해결 안되겠습니다. 생체 인식까지 되 있어서...

 

   폭탄 주위 1m에 30초 이상 있으면 자동 폭발하게 돼있습니다.”

 

  

 

  “그럼 어떡해 우린!?”

 

  

 

  “...”

 

  

 

  “이런 씨발! 다 나가~~~!!!”

 

  

 

  “예, 반장님!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저런 띱때끼가!! 여기 있어!!!”

 

  

 

  

 

  좀 있다 죽을 사람들만 늘어났다.

 

 대책없는 상황에 박반장의 이마에 두려움이 가득하다. 다른 형사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건물 옥상...

 스산한 바람만 이리저리 나부낀다.

 

 

  끼~익! -

 

 

  옥상 문을 열고 나오는 발렌타인.

 오른손에 든 권총 한자루가 애처롭다.

 맞은편 끝에 등을 보이고 뒤돌아서 있는 지옥의 개.

 

  그녀의 오른손엔 소음기 달린 권총 한자루.

 왼손엔 원격조정기.

 그리고 짧은 미니 스커트.

 거추장스런 원피스 치마를 짧게 찢어버린듯 하다.

  천천히 뒤돌아선다.

 

  제자리에 서서 미동도 않는 발렌타인의 눈과 딱 마주친다.

 

  때마침 구름이 자욱히 하늘을 가린다.

 

  여전히 말 없이 세찬 눈빛만을 주고받는 둘.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지옥의 개가 먼저 침묵을 물리친다.

 

 

  "어째 예전이랑 분위기가 비스꾸리한데...

 니 내한테 디지게 쳐맞고 쳐자빠진 날...

 니는... 내 한테... 그 때나 지금이나... 안 돼~"

 

  "그러네... 드디어... 리벤지 타임~"

 

  "리벤지 같은 소리하네, 미친년아!

 니는 이번에도 그냥 리 뺀찌다!"

 

 

  동시에 낮은 자세로 달라붙는 둘.

 

 

  탕탕! -

 

 

  헤드샷을 노리는 지옥의 개의 총구를 머리만 까딱거리며 '휙휙' 피해버리는 발렌타인.

 

  동시에 왼발로 지옥의 개의 왼손을 쳐서 원격조정기를 바닥으로 떨궈낸다.

 

  '타그락' 거리며 그것은 바닥 저편으로 흘러가고 1초도 안되는 사이에 한 바퀴 '휙' 돌며 지옥의 개의 왼뺨을 왼팔꿈치로 빽스핀블로우를 먹인다.

 

 

  빠각! -

 

 

  뼈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엊어터진 지옥의 개가 휘청거린다.

 

  발렌타인이 서전트 점프로 지옥의 개의 머리를 양 사타구니에 끼우고 360° 회전하여 바닥을 뒹군다.

 

 

  우당탕! -

 

 

  둘은 재빨리 일어난다.

 서로의 팔이 교차하고, 총구가 서로의 이마에 맞딱드린다.

 

 

  탕탕! -

 

 

  이번에도 서두른건 지옥의 개다.

 발렌타인은 매트릭스 남주인공처럼 '휙' 돌아누우며 얼굴을 지옥의 개의 겨드랑이 사이로 붙이고 활처럼 휜 배를 지옥의 개의 팔아래 붙이면서 오른발을 쳐올려서 발등으로 지옥의 개의 면상을 후려갈긴다.

  

 

  빠각! -

 

 

  코뼈가 아작나는 소리와 함께 주춤거리며 뒷걸음치는 지옥의 개.

 왼손으로 코주위를 움켜쥔다.

 그러면서도 오른손은 계속 발렌타인의 이마를

 향하고 있다.

 발렌타인의 총구도 마찬가지다.

 

 

  "윽! 씨발!! 얍씰이는 어서 배아가꼬!"

 

  "사람들은 그런걸 보통 실력이라고 그러지.

 찐 실력. 찐찐찐찐 찐이야~"

 

 

  코를 감싸던 손을 펴 보는 지옥의 개

 

 

  "와 씨발! 피바라!! 와, 오랜만에 계왕권 풀

 파워 쓰야겠네!!"

 

  "오케이. 풀이든 본드든 다 받아줄게.

 드루와이~ 쌍년아~~~!!!"

 

  "씨발년! 쳐돌았나!! 이제 마이턴..."

 

 

  타타탁! -

 

 

  뛰어오던 지옥의 개가

 발렌타인의 얼굴을 향해 총을 집어던진다.

 이번에도 살짝 고개만 까딱해서 피해버린다.

  '그 것을 노렸다' 는 듯이 힐쭉 입꼬리가 올라가는 지옥의 개.

 

 

  탕탕! -

 

 

  발렌타인은 코앞까지 드러오는 지옥의 개에게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기다렸다는 듯이 지옥의 개는 월드컵 세레모니처럼 두 무릎을 꿇고 두팔 벌려 '벌렁' 드러누운채 슬라이딩하여 미끄러지듯이 그녀에게 몸을 던진다.

 

  '아차' 싶은 발렌타인이지만, 이미 미끄러져 들어온 지옥의 개에게 아랫도리를 잡힌다.

 권총을 쥔 오른 손목도 어느새 지옥의 개의 왼손에 의해 제압당해버리고,

 지옥의 개의 오른어깨가 발렌타인의 사타구니 사이까지 바짝 깊게 감아챈다.

 발렌타인의 오른 손목을 감아채며, 어깨로 그녀를 번쩍 들어올린다.

  딱 해외 프로레슬링 선수인 브록 레스너의 필살기 F5 자세다. 그대로 점프해서 발렌타인을 바닥에 내다꽂는다.

 

 

  빠각!

 

  역시 뼈 동강나는 소리와 함께 둘은 땅바닥에 나뒹군다.

 또 다시 일어서는 둘.

 총은 어디갔는지 알 수 없다.

 총 챙길 정신까지는 없다.

 

  '스르륵' 이마를 타고 흐르는 선혈에 얼굴을 훔치는 발렌타인.

  '피슉'하고 터져나오는 코피에 코를 훔치는 지옥의 개.

 

  경기종목이 맨손 격투로 바뀌는 찰나다.

 

 

  우르르 꽝!! -

 

 

  하늘이 요동친다.

 ‘우르르’ 거리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쏴아아~! -

 

 

  막상막하로 격투를 벌이던 둘은 점점 체력이 한계까지 소모되어 간다.

 둘의 몸은 말 그대로 피투성이가 된 채,

 만신창이가 되어 간다.

 그때와 똑 같다.

 10년전 그 날. 소나기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

 

  둘은 동시에 생각한다.

 

 

  '한 방이다... 이번 한 번에 끝난다...'

 

 

  번쩍!!! -

 

 

  번개가 치고 탐조등이 켜진듯 환해진다.

 함께 서 있는 마지막 카운트 다운.

 

 

  이야아아아아앗~~~!!! -

 

 

  지옥의 개가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날리고,

 발렌타인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피한다.

 '예상했다' 는 듯이 지옥의 개의 입꼬리가 '씰룩' 올라간다.

  발렌타인의 목을 빰 클린치로 감아채고

 니킥을 올려부치는 지옥의 개.

 하지만, 고개 숙인 발렌타인의 입꼬리도 '씰룩' 올라간다.

  얼굴로 다가오는 무릎을 양손으로 누른채,

 발렌타인이 머리를 번쩍 쳐올린다.

  발렌타인의 정수리가 지옥의 개의 턱주가리를 반으로 접어 올린다.

  순간 아득해지는 지옥의 개.

 하체가 풀려버려서 주저앉으며 무릎꿇는다.

 고개를 '푹' 숙인채, 망부석처럼 소나기를 맞는다.

  

 

  터벅 터벅 -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발렌타인.

 지옥의 개의 등 뒤에 바싹 다가가 멈춘다.

 

  왼손으로 미동도 않는 지옥의 개의 턱을 잡아 올린다.

  그제서야 게슴츠레 눈을 가늘게 뜨는 지옥의 개.

 

 

  "소나기... 구경 잘 했지?"

 

 

  발렌타인의 눈가에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흘러 넘쳐댄다.

 

 

  "그래... 소.. 나.. 기.. 구경 잘 하고.. 간다..

 근데... 머한다꼬 빙시같이.. 울고 지랄이고..

 머한다꼬.. "

 

  "마지막 선물이야.."

 

  "졸라 뜬금 없네.. 소나기처럼.."

 

  "나도 너랑 다를게 없었어..

 근데 누군가를 만나고부터..

 소나기가 오듯이 그렇게..

 낭만이 생겼나봐.."

 

  "낭만?.. 우리가?..

 ...

 그렇게 사는거.. 살아있을때는 못 해봤네..

 ...

 내는 이름답게.. 지옥으로 떨어져서..

 개 노릇이나 할란다.. 거기서는 그럴란다..

 낭만 있게..

 ...

 인자.. 고마 보내도.."

 

  

  "그래. 거기서는.. 낭만 있어라.."

 

 

  말을 마친 발렌타인이 오른손을 높이 든다.

 지옥의 개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평온한 표정이다.

 

 

  빡! -

 

 

  발렌타인의 오른팔꿈치가 지옥의 개의 정수리에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지옥의 개는 외마디 비명도 없다.

 그 자리에서 조용히 최후를 맞이한다.

 

 

  투룩 투룩.. 뚝.. -

 

 

  웅장하게 내리던 소나기가 차츰 잦아든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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