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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27화 악연의 재회
작성일 : 23-06-06 12:58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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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총알이 빗발치는 부둣가...

 경찰차 수 십대가 들어선다.

 총격 소리가 잦아들고 사방이 조용한 가운데

 어디선가 미풍이 불어와 그 곳의 모든 사람들의 콧등을 간지럽힌다.

 그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미풍이 불어온 곳에서 현란한 총소리가 연이어 불어 닥친다.

 

  동시에 하나 둘 땅바닥에 맥없이 쓰러져 가는 경찰의 주검들.

 어느샌가 흔적없이 사라져버린 발렌타인.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고, 지옥의 개의 입가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한참을 그렇게 죽어가고 경찰도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자

 어느샌가 흔적없이 사라져버리는 지옥의 개.

 

 

  헉헉헉헉! -

 

 

  건설이 중단되어 앙상한 뼈대만 남은 건물.

 온 몸이 피로 범벅이 된 발렌타인이 적막한 시멘트 바닥을 뛰어가고 있다.

 건물 중간쯤 다다라서 그녀는 웅장한 기둥에 음폐하여 주변을 살핀다.

 조용하다.

 

 

  후~~~ -

 

 

  숨 한 번을 고른다.

 ‘이제 다시 움직여 볼까’ 하고 낮은 자세로 한 발을 뗀다.

 

 

  ”여~ 니! 오랜만이네! 그자 ... 가시나야.“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이미 그녀의 정수리에 꽉! 박혀있는 소음기 달린 권총의 총구.

 그리고 그 정수리에 지옥의 개의 매서운 눈초리도 함께 꽉! 박힌다.

 잊을 수 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천천히 올려다 본다.

 

  때마침 미풍이 불어온다.

 지옥의 개는 그 시선을 즐기며 한 손으로 머리칼을 ‘쓰~윽’ 쓸어 넘긴다.

 그녀의 검정 원피스 밑 트인 부분으로 길고 섹시한 다리가 눈부시게 드러난다.

 금발에 웨이브 진 머리칼은 배꼽까지 내려온다.

 세련된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자 파란색 눈동자가 눈부시게 빛을 발한다.

 앵두처럼 작고 빨간 입술로 다음 말을 이어간다.

 

 

  ”그 지랄 같은 곳에서 용케 졸업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근데... 내가 니 선배인거는 알고 있제~“

 

  ”알고 있지, 썅년아~“

 

  ”헤헤헤 여전하네... 씨발년!!... 내만 아니었어도

  니가 그해 졸업했을 낀데, 맞제!... 내가 넘버 원이고!..

  니가 넘버 투였다 아이가!!.. ㅋㅋㅋ... 1등만 졸업하는 학교는~

  거밖에 없을 끼다, 아마... 그래도 뭐... 다음 해엔 1등 했는 갑쥐... ㅋㅋㅋ...

  아이고~ 우리 학교도 마, 수준 마~이 떨어졌네...

  옛날 생각하니까... 아이고 마, 더 지~삐고 싶네, 콱!!...

  썰은 이쯤하고... 내도 마, 바빠서리...

  고마... 잘 가자이...“

 

 

  두 걸크 눈빛이 중간에서 폭발한다.

 

 

  ”내가 왜 소나기 인지 모르지?“

 

  ”안물~ ㅋㅋㅋ 어떤노? 기분 드릅제 ㅋㅋ 나도 첨엔 개드러벘다. ㅋㅋㅋ

  하이고 ㅋㅋ 자, 인자.. 진짜 가자이...“

 

  ”언제 올지도 모르고... 한번 퍼붓기 시작하면.. 피할 수도 없기 때문이야!“

 

  ”씨발년아! 뭥미!! 냉무!! 헐!! 대박!! 쩔어!! 즐이다~!!!“

 

 

  지옥의 개가 갓 배운 철 지난 유행어를 끝으로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의문의 총탄이 그 곳으로 날아든다.

 

 

  탕탕탕탕!!! -

 

 

  의문의 총탄을 피해 지옥의 개는 축지법이라도 쓰는 듯이 저 멀리 사라진다.

 어느새 기둥 사이에 음폐엄폐 중인 발렌타인의 눈에 기둥꼭대기마다 설치되 있는

 C4폭탄과 벽 사이사이에 설치된 크레모아, 먼지로 인해 드런난 바닥에 가느다랗게 보이는 지뢰선이 들어온다. 각각 50개씩은 되어 보인다.

 

 

  ”칫! 역시 씨발 썅년이야...“

 

 

  출구를 찾아 닌자보행을 하는 그녀 뒤로,

 박반장, 박형사, 김형사, 임형사가 사이 사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뒤로 고회장의 비서가 암행과 뱀눈으로 그들을 주시한다.

 

 박 반장을 필두로 다른 형사들이 조금씩 건물 중앙쪽으로 전진한다.

 

 

  “멈춰!”

 

 

  화들짝 놀라서 기둥 뒤로 피신하는 형사들. 이어지는 발렌타인의 목소리.

 

 

  “기둥 꼭대기 봐봐!”

 

 

  서서히 드러나는 무시무시한 C4 폭탄

 

 

  “벽에는 크레모아, 바닥엔 지뢰가 수두룩해... 근데 이 중에 한 개라도

  터지면, 여기 폭삭 내려앉아... 그리고 원격으로도 폭파되는 설계야...”

 

  “누,누,누구야!”

 

  “...”

 

  “반장님, 일단 철수하시죠. 되돌아 나가면...”

 

 

  박반장의 외침엔 고요한 대답뿐이고, 김형사가 철수를 권한다.

 조용히 뒷걸음치는 그들을 향해 그녀가 다급히 외친다.

 

 

  “멈춰! 자세히 봐!”

 

 

  두리번거리는 그들 앞에 뽀얀 먼지를 입은 지뢰선이 출구까지 수두룩 깔려있다.

 

 

  “어떻게 벌써!?”

 

  “원격으로도 터지는 폭탄들이야! 폭발을 막는 건 원격조종기를 가져와서

  리셋하는 것 뿐이야. 내가 찾아올테니까 그때까지만 기다려!

 

  ”어떻게 믿어 그걸!“

 

  ”다른 방법 있어?!“

 

  ”...“

 

  ”약속은 지킨다! 내가 여길 빨리 벗어날수록 너희 생존 가능성도 높아져!

  날 보내줘! 싸울 시간 없어!“

 

 

  박반장의 이마에 잠시동안 고뇌의 미간이 작동한다.

 

 

  ”오케이! 기다릴테니까! 약속 지켜라!“

 

 

  고요함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발렌타인.

 

 

  ”지원요청해! 폭발물 처리반 부르고!“

 

  ”예! 반장님!“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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