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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영원그림눈짓 [장편소설]
작가 : 신통한노트
작품등록일 : 2023.5.8

아직은 미정입니다.

 
3회~마지막회
작성일 : 23-05-11 13:54     조회 : 147     추천 : 0     분량 : 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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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

 

 아이들이 내게 전화를 했다. 일곱명의 아들딸들은 아빠가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며,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이제 일곱 살된 가장 큰 딸은 아빠 얼굴이 왜 그러냐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가장 막내인 한 살짜리 아들은 “아빠”라는 말만 했다. 아이들의 옆에는 새아빠가 있었다. 딸한테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물었더니, 아빠한테 전화한다고 했더니, 엄마는 마트에 뭐 사러 가야 한다고, 일하는 아줌마랑 같이 나갔다고 했다. 일하는 아줌마는 누구냐고 물었더니, 요리해주고 청소해주고 그러는 아줌마가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은 월급을 받느냐고 물었더니, 새아빠가 월급을 두둑히 챙겨준다고 했다. 그러면, 그 아줌마는 엄마랑 같이 일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항상 엄마랑 같이 요리하고 엄마랑 같이 청소도 한다고 했다. 그럼, 엄마는 정말로 행복한 거 맞냐고 물었더니, 나랑 같이 살 때는, 그걸 혼자서 다 해서 힘들어했다고 했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이들이 이제 새아빠랑 놀이동산에 놀러가기로 해서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 잘 다녀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더니, 또 다시 외로움이 밀려왔다. 나는 신문사 지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국장이 이 시간에 웬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신문 3개를 보는데, 서비스신문 없냐고 물었다. 지국장이 알았다고 너는 특별히 배달사원이니까, 2개 신문을 더 서비스로 받으라고 했다. 나는 지국장에게 고맙다고 했다.

 

 심심해서 신문을 펼쳐들었다. 신문을 다섯 개나 볼 수 있다. 드디어, 외롭지 않겠다 싶었다. 신문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나오니까. 외로운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신문이 있어서 나는 좋았다.

 

 나는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저녁 오토바이 배달일을 그만두었다. 하나를 그만두지, 나를 왕따시키던 같은 신문배달사원이 내게 저녁에 오토바이 배달일에 대해서 물었다. 새벽에는 신문배달일을 하고, 저녁에는 오토바이 배달일을 하고 싶다고 내게 알아봐줄수 있느냐고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한 노하우를 그들에게 전수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왕따에서 벗어났다.

 

 아내는 떠났다. 아이들도 떠났다. 나는 아내가 떠난 집의 월셋방에서 TV 하나도 없는 집에서 지낸다. 신문이 내게 주는 유일한 위안거리다. 책이라고는 단 한권도 없다. 나는 그래서, 노트북을 샀다. 와이파이가 가능한 노트북을 샀고, 와이파이가 나올 수 있는 장치를 해 놓았다. 오토바이 배달일을 그만두니 시간이 많았다. 특히 일요일은 완전히 쉬게 되니, 정말로 내게는 시간이 많았다.

 

 시간이 많은 것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일요일이면 노트북을 하고, 신문을 읽었다. 1주일치 몰아서 읽었다. 그렇게 외로움을 모르게 지내던 어느 날, 나는 어딘가에서 아내를 보았다. 아내의 얼굴에 있던 볼살이 다 빠져나갔다. 아내는 더 이상 통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통통하고 건강해 보였다. 나는 아내가 행복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고, 그냥 아내를 모른 척 하고 지나쳤다. 아내도 나를 못본 듯 했다. 그러나 그날 저녁 아이들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 아까 우리 못 봤어?”

 “으, 응?”

 “아빠 그냥 가면 어떡해!”

 “그, 그게!”

 

 새아빠가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왔다, 아빠, 나중에 전화할게.”

 아이들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또다시 외로워졌다. 아이들에겐 더 이상 내가 필요없었다. 아내도 나를 잊어가는구나.

 

 

 4회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서, TV를 구입했다. TV를 보고, 인터넷을 보고, 신문을 보았다. 그래도 견딜 수 없어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뉴스를 보고, 연예프로그램을 보고, 드라마를 보고, 또 소설을 읽고 시를 읽었다. 지국장에게 얘기해서, 우리 지국에서 발행되는 신문 7종을 모두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지국장은 내게서 더 이상 6만원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국배달사원 특권으로 신문 일곱종을 모두 무료로 보았다. 지국장이 내게 성실한 배달 사원이라며, 표창장까지 수여하기도 했다. 우리 지국은 내 덕분에 유료배달부수 전국 탑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는 신문배달만으로 수입이 500만원을 넘게 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택배일과 우유배달일도 모두 그만두었다. 지국장이 내게 신문부수관리도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고, 나는 다른 일을 그만두고 새벽에는 신문배달을 낮에는 지국에서 지국장 보조로 일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새벽 두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했다. 그리고 토요일은 새벽에 배달만 하면 되었다. 나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시간이 많이 남았고, 나에겐 돈의 여유도 조금씩 생겨갔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아내는 나에게서 점점 잊혀갔고, 나의 아이들도 더 이상 내게 연락해 오지 않았다. 나는 점점 더 나의 가족들에게서 멀어져갔다.

 5회

 

 어느 덧 10년이 흘렀다. 나는 지국장이 되었다. 지국장은 신문사 본사로 들어갔다. 신문사 본사에서 전국지점을 관리하는 본부장을 돕는 본부차장이 되었다. 지국장은 내게 신문사를 맡으라며 지국장을 물려주었다. 내가 관리하는 배달사원은 무려 24명이다. 우리 지국은 갈수록 신문을 배달시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져갔다.

 

 나에게 가족은 잊힌 지 오래다. 나는 지금은 본부차장이 된 전 지국장에게 가족에 대해서 물었다. 전 지국장이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자신도 가족과 헤어진 지 오래라고. 아내도 아이도 모두 떠났다고. 그러나 외롭지 않다고.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있고, 동료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겼다.

 

 주말이었다. 나는 마트에서 오랜만에 실컷 먹고 싶은 걸 먹고 있었다. 마트에서 파는 시식용 음식으로. 그러다가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누, 누구세요?”

 “여보, 나야!”

 “응?”

 “응, 여, 여긴 왠일?”

 “여보, 요즘 뭐해?”

 “신문사 지국장 되었어”

 “그래? 그럼, 잘됐네. 오늘 나랑 데이트하자. 한가하지?”

 “응?”

 “괜찮지?”

 “응, 응, 그래...”

 

 아내였다. 얼굴이 몰라보게 말라 있었다. 남편이 있는 사람이 왜 나한테 데이트신청을 하는 건지 이해는 안 되지만, 나는 그녀의 넉살에 넋을 잃고 말았다.

 

 “남편은?”

 “저, 저기, 나 다시 이혼했어”

 “으, 응?”

 “애들은?”

 “애들은....”

 “응?”

 “애들은 나 혼자 키우고 있어”

 “응?”

 “위자료로 70억 벌었어”

 “으, 응?”

 “그래서 그 돈 가지고 생계 유지해”

 “그, 그래?”

 “응”

 “애들은 새아빠 좋아하지 않아?”

 “새아빠는 좋아는 했는데, 새아빠가 어느 날 나랑 같이 사는 거 싫증났다며 위자료 많이 줄테니 이혼하자네. 그래서 이혼했어.”

 “으, 응, 그, 그래?”

 “응, 그래서 말인데.”

 “응?”

 “우리 다시 결혼하자”

 “뭐, 뭐라고?”

 “애들한테는 아빠가 필요하고 나한텐 남편이 필요해”

 “그, 그래?”

 “응”

 “그, 그럼, 그래야 되나?”

 “그럼, 그래야지!”

 

 나는 그렇게 아내와 다시 결혼했다.

 

 

 6회

 

 아이가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있었다. 첫째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고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나는 또다시 한숨이 나왔다. 아내는 돈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아내가 그러면서 고백했다. 자기도 돈을 번다고. 무슨 돈을 어떻게 버냐고 했더니, 자기는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자기가 쓴 책이 “영원그림눈짓”이라고 했다. 처음 듣는데 그게 무슨 베스트셀러냐고 했더니, 책을 보긴 본 거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러면서, 아내가 인터넷을 검색해 주더니, 영원그림눈짓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그것돈 무려 24주간 연속 1위였다. 주요 서점 싸이트 모두 1위였다. 대체 이 책으로 얼마를 버냐고 물었더니, 한달 수입이 3억이 넘는다고 했다. 그러니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한숨쉬지 말라고 했다.

 

 그제서야 궁금해졌다. 나를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 나랑 왜 다시 합칠 생각을 했는지. 아내는 말했다. 내가 너무 힘들게 일하는게 안쓰러웠다고. 자기가 떠나면, 내가 행복해질 줄 알았다고. 그리고 또 있었다. 아이들도 아빠가 매일 없어서 힘들어 했다고.

 

 그러면서 고백하기 힘든 말을 했다. 그 중소기업 사장과는 서로 합의했다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자기기 지겨워질 때까지만 같이 살아주면 위자료 충분히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소기업 사장이 지겨워질 때까지만 같이 살아준 것이라고. 그리고, 같이 사는 조건은 아이들이 자기를 즐겁게 해주는 조건이라고. 아이들이 크면, 자기를 즐겁게 못해줄 테니까 그때까지만 같이 살아달라고.

 

 나는 궁금해졌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대체 아이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물었고, 너한테는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물었다. 아내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 중소기업 사장은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덕분에 자신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다고 했다고. 아이들의 순수함이 필요했다고. 그리고 아내하고는 항상 다른 방을 썼다고. 아이들한테도 새아빠랑 즐겁게 지내면, 아빠를 다시 만나는 날이 올 거라고 얘기했다고.

 

 나는 아내한테 화를 냈다. 아니, 아무리 그랬어도,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내가 아무리 힘들었어도, 나랑 같이 살았어야 한다고. 그 중소기업 사장의 방법은 잘못된 거라고. 자신의 상처를 왜 그런 식으로 치료하려고 하냐고.

 

 아내가 눈물을 흘렸다.

 

 좋은 방법 아니란 건 안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그래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아내는 그때의 나랑 같이 살던 시간들이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고. 아내가 펑펑 우는 바람에 나는 아내를 말없이 바라보아야만 했고, 아내는 한참을 울었다.

 7회 – 마지막회

 

 아이들이 나를 모두 쳐다보았다.

 

 “왜들 그래?”

 “아빠, 나 내일 소풍 가”

 “아빠, 나 내일 미술시간 있어”

 “아빠, 나 내일 점심 사먹어야 돼”

 “아빠, 나 내일 수학여행 가”

 “아빠, 나 내일 시험 있어”

 “아빠, 나 내일 친구들하고 영화보러 가”

 “아빠, 나 내일 친구네 생일이야”

 

 다들 한결같이 용돈을 달라는 소리였다.

 

 “그래, 알았다. 내가 챙겨주지 않으면 누가 너희들을 챙겨주겠냐”

 

 엄마가 옆에서 거들었다.

 

 “여보, 걱정마. 여보꺼 용돈은 내가 챙겨줄 테니까”

 “그렇지, 내 팔자가 그렇지.”

 

 아내한테 전화가 왔다.

 전 남편인 중소기업 사장이었다.

 

 “네, 잘 지내죠. 네, 네. 아이들도 고마워하고 있어요”

 

 저 너머로 그 사장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제가 더 고맙죠. 덕분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네요”

 “네, 잘 사시니, 다행이네요”

 

 아내가 전화를 끊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아내에게 살짝 찡그린 미소를 보냈다.

 아내가 웃었다.

 

 아이들이 그런 아내를 보고 까르르 웃었다.

 창문 밖으로 바라보이는 하늘이 더욱 파랗게 보였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행복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보고, 나도 아이들을 따라 웃기 시작했다.

 아내가 그런 나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나를 부른 소리가 들렸다

 “아빠, 아빠, 아빠…”

 나의 눈에서 살짝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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