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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열의 지향성
작가 : 가따벼
작품등록일 : 2022.11.2

 
7화 엘우라가 돈을 버는 법
작성일 : 22-11-13 16:26     조회 : 144     추천 : 0     분량 : 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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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엘우라가 돈을 버는 법

 

  시안은 말 없는 체라가 불편하다.

 

 팔이 부러져 화가 난 체라는 시안이 아무리 말을 걸어도 단답으로 할말만 할뿐이다.

 

 차를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한 그웬은 밤이 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시안은 그웬이 잘못 됐을 까봐 걱정하는 거 보다 그웬 없이 체라와 단둘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가 더 걱정 되었다.

 

 

 

 "체라 배고프지 않아?"

 

 "네, 고파요."

 

 어제 먹은 건 전부 토해냈고 어젯밤부터 오늘 저녁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듯 했다.

 

 시안은 닭고기 팩을 꺼내 가스버너에 올렸다.

 

 식기를 준비하고 차를 끓이고 있는데 체라가 먼저 와서 앉아 있었다.

 

 처음 봤을 때 처럼 고분 고분 한 태도로 바뀌어 있었다.

 

 "고맙습니다 잘 먹을게요."

 

 

 

 상차림이 끝나자 체라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멍어 흘리는 게 절반이다.

 

 켈륵 컥.

 

 급하게 먹다 목에 걸렸는지 체라가 기침하자 시안은 따뜻하게 끓인 차를 권했다.

 

 "천천히 먹어, 그렇게 먹다 도로 토할지도 몰라."

 

 "네."

 

 뭔가 말도 잘듣고 대답도 잘하는게 화가 가라 앉은 거라 생각해 시안은 괜히 한마디 더 붙여 보았다.

 

 "팔은 괜찮아? 아프지는 않고?"

 

 시안의 말에 체라는 입에 있는 읍식을 씹는 것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안을 보기만 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랬지만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던 체라는 다시 먹기 시작했다.

 

 시안은 이 분위기가 숨이 막혀 의자를 뒤로 기대고 한숨을 내쉬었다.

 

 

 

 말 걸기를 포기한 시안은 식사 전 기도하려 목걸이를 손에 꽉 쥐고 눈을 감았다.

 

 "믿는 거예요? 그런거."

 

 필요한 말만 할 줄 알았던 체라는 기도에 관심이 가는지 먼저 질문했다.

 

 시안은 손에 쥐고 있던 황금 문 모양의 목걸이를 자세히 보여 주었다.

 

 "아니, 나도 이런 거 안 믿어."

 

 체라는 눈만 꿈뻑이며 별다른 말을 하지않고 시안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내 실력이 너무나도 완벽한 나머지 '대체 뭘 더 잘해야 할까?' 스스로 물었어. 한가지 부족한게 있는데 뭔지 알겠어?"

 

 체라는 기분 나쁘게 입에 있는 음식을 오물거리며 쳐다보다가.

 

 대화를 그만 두고 음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체라가 신경쓰건 말건 시안은 할 말을 이어 갔다.

 

 "운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더 완벽해지기 위해 믿어 보는 거야."

 

 

 

 체라는 시안의 말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

 

 시안은 입을 꾹 다물고 미소를 지어 보이며 체라가 보이게 고개를 숙여 눈을 맞추며 말을 걸었다.

 

 "요즘 어딜 가나. 사장님에 관한 이야기 밖에 안들리던데. 그것 때문에 이곳에 온 거야?"

 

 그 말에 체라는 인상을 쓰며 입에 있는 음식을 씹는 걸 멈췄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 있냐?'라고 말하려 입을 때려 했는데 시안이 먼저 말했다.

 

 

 

 "힘들었지? 너 잘못도 아닌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속에서 반항심의 불이 미쳐 꺼지지 못 한 체 입에서 감정 상하는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시안은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밀노란이 트랜드가에 진 빚이 얼마나 큰데? 이렇게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준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겨야지."

 

 체라는 속에서 울컥하고 올라오는걸 참느라 고개를 숙였다.

 

 여기서 눈물을 흘리면 정말로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울 거 같아 억지로 눈물을 참아냈다.

 

 그리고 진정한 체라는 입에 남은 음식을 씹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니 고맙기도 하네요."

 

 그 자존심 때문에 빈정대는 다답에 시안도 살짝 질려 버렸는지 웃음 지었다.

 

 

 

 "체라 너는 왜 여기 있는거야? 너는 꿈 많은 부잣집 아가씨잖아?"

 

 "여기 있는게 트랜드 라는 이름이랑 상관 없을수 있어요."

 

 "그래? 역시 힘들구나."

 

 끝까지 공감 섞인 친절한 말투로 체라를 대하던 시안은 갑자기 인상을 쓰면서 체라를 쳐다 보았다.

 

 

 

 "냄새나네. 얼마나 안 씻은 거야. 날이 저물면 샤워실에 빛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미리 씻어 두는게 좋을 거야. 팔 때문에 불편하면 내가..."

 

 "아니. 됐어요!"

 

 얼굴이 빨개진 체라는 시안을 밖으로 쫓아내듯 내보내고 불만 섞인 혼잣말을 했다.

 

 

 

 "얼마나 냄새 나낟고 지도 안 씻었을 거면서. 함 봐봐."

 

 체라가 어깨에 대고 냄새를 맞자 시큼한 치즈 냄새와 달콤하게 썩은 냄새가 올라왔다.

 

 당장 옷가지를 챙겨 샤워실로 당장에 뛰어들어갔다.

 

 

 

 부러진 팔 때문에 수건에 물을 적셔 씻으려 수도꼭지에 수건을 대고 물을 틀었다.

 

 이틀 전과 다르게 물이 콸콸 나오지 않았다.

 

 그 조금씩 나오는 물 마저 금방 나오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 된거야?"

 

 당황한 체라는 수도꼭지를 쳐보고 잘못된 점을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문제로 보이는 건 없었다.

 

 체라가 밖에 있는 시안을 불러 물이 나오지 않는다 봐달라 했지만 고칠수 없었다.

 

 

 

 "이상하다. 몇 년을 와도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건 그렇다 치고 밖에도 수도가 하나 더 있잖아요? 그걸 창문에서 이쪽으로 넘겨 주세요."

 

 시안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에 있는 수도관에 연결된 호스를 샤워실 창문으로 던져 주었다.

 

 "틀게!"

 

 

 

 호스는 침묵했다.

 

 체라는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라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시안이 말하기 전까지 몸에 냄새 따윈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머리를 쓸어 올린 손에서 마저 냄새가 났다.

 

 지금 본부에 연락해서 돌아가 버리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다.

 

 

 

 빵!!!! 빵!!!!

 

 

 

 초소에 있는 사람을 부르기 위한 경적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뭐 그리 급한 일이 있다고 경적을 눌러 대는 건지 체라는 짜증 나서 막사를 나와보았다.

 

 시안이 차분히 차트를 들고 서 있는데 차에 있는 남자는 왜 그렇게 다급한지 온몸이 땀에 젖어 있다.

 

 "물이 차서! 빨리 가야해요! 장군 저택에서 한도 끝도 없이 물이 흘러 내려와서 남부가 전부 물에 짐기고 있다고요!"

 

 

 

 체라가 나와서 들은 대화의 내용이 쉽게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저택에서 물이 흘러 남부의 도시를 잠기게 하고 있다는 건데 그게 뭔소린지 곱씹어도 알수 없다.

 

 남자의 얼굴을 보니 거짓말이 아닌 듯 땀을 뻘뻘 흘리고 눈은 크게 뜨고 겁에 질려 있었다.

 

 혹시 약이라도 한 게 아닐까 의심되어 체라는 멀찍이 서서 다가가지 않고 흘러가는 상황을 보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도 대피하는 중인가요? 지금 홍수가 난거예요?"

 

 "아니, 저는 저택 바로 밑에 살아서 금세 잠겨 버렸지만 도시는 아직 잠기진 않았어요. 하지만 조금 있으면 사람들이 몰려올 거예요."

 

 

 

 남자는 다급해 보였지만 약을 했거나 정신 상태가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시안은 언안이 벙벙해져서 무심코 체라를 빤히 바라보는데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둘이 책임질 수 없음으로 본부에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지시대로 움직이는 게 맞는 행동이다.

 

 "체라! 본부의 번호는 001이야. 막사에 있는 수화기를 들고 번호만 누르면 돼."

 

 시안이 결심 한 듯 그렇게 말하자 체라는 망설이며 코만 훌쩍였다.

 

 

 

 체라 속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체 돌기 시작했다.

 

 선택에 따른 결과를 차근 차근 줄지어 나열했다.

 

 4명이 모이지 않는 근무지에서 본부에 전화를 걸어 사람이 온다면 근무를 제대로 서지 않아 징계를 받게 될 것이다.

 

 남부가 물에 잠기는 비상 상황에 그걸 보고 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대처를 못했다고 그 이유에 대해 파고 들 것이고 그러다 보면 근무 태만을 그대로 들켜 버리고 말 것이다.

 

 둘다 좋은 쪽으로 흘러가진 않지만 후자 보단 전자의 선택이 맞다고 결론 지었다.

 

 저울질이 끝난 체라는 본부에 전화 하기로 마음먹고 걸음을 옮겼다.

 

 

 

 막사 한구석에 있는 수화기를 들고 한참을 망설이던 체라는 훈숨을 깊게 내쉬며 001을 눌렀다.

 

 번호를 누르자 바로 신호음이 가면서 연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본부에서 연락을 받지 않앗다.

 

 그리고 또 전화를 걸었는데 이젠 신호음도 가지 않는다.

 

 그 후 20분 동안 혼자서 열심히 이것저것 만지면서 확인해 보았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함을 느껴 선을 쭉 당겨보니 선이 끊어져 있었다.

 

 

 

 체라는 지체할 거 없이 당장에 뛰쳐나가 막사 뒤쪽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당연하다는 듯 덩치 큰 사람의 뒷 모습이 보였다.

 

 "어? 일주일도 안됬는데 벌써 다친거야? 하하하."

 

 

 

 체라가 그렇게 오길 바랬던 엘우라가 제발로 왔음에도 싸한 기분이 들었다.

 

 엘우라는 오른손을 뒤로 숨기고 있고 잡아당긴 전화 선은 엘우라 쪽으로 부터 끌려 나왔다.

 

 "남부가 물에 잠기는 중이라 해서 본부에 보고 하려고 했는데 전화선이 끊어져 있네요."

 

 "아! 아! 그거 말이야. 쥐가 갉어 먹었나? 이걸 어쩐다."

 

 엘우라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 하면서 턱을 긁고 있을 때 체라가 인상을 쓰면서 선을 자신 쪽으로 쭉 잡아 당겼다.

 

 선의 끝은 깔끔하게 절단 되어 있었다.

 

 

 

 무슨 이유로 잘랐건 간에 엘우라가 초소에 있고 자신의 팔이 부러지고 남부는 물에 잠기는 상황에 본부에 연락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저, 팔이 부러졌어요. 시안은 이미 돌아 왔고 전 남은 두 명만 오길 기다렸어요. 4명이 있어야 본부에서 사람들이 와도 아무 문제 없게 하려고요. 근데 전화 선을 끊어 버리는 건 대체 뭐예요? 이 정도 전화선 그냥 이어 붙이면 연결 되는 거 알고 있어요. 주세요."

 

 엘우라가 멋쩍게 크게 웃으며 뒤에 숨긴 공구를 체라에게 전해 주었다.

 

 체라는 멍한 표정으로 받으려 하자 엘우라가 공구를 손에 꽉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줘요!"

 

 "하하. 잠깐 체라 . 우리는 굉장한 기회를 눈앞에 누고 있는 거야"

 

 "뭐요?"

 

 "들어봐. 남부는 아주 천천히 물에 잠긱고 있어. 남부에서 밀노란으로 향하는 길목은 단 두군데 밖에 없지. 우리가 반대편으로 향하는 길목을 막았어 그렇다면 사람들은 전부 이쪽으로 오게 될 거야!"

 

 피난민들을 상대로 돈을 뜯겠다는 소리다.

 

 체라가 그런 걸 용납 할리가없다.

 

 "싫…."

 

 

 

 하지만 엘우라는 비장의 수가 있다는 듯 체라의 말을 막고 말했다.

 

 "남부가 물에 잠긴다 해서 화폐가 종이 쪼가리가 되는 건 아니야. 남부는 다른 지역이랑 화폘르 공유하고 있어. 통신이 단절된 순간부터 얼마간 본부에서 사람들이 오는 게 지연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린 2억은 벌수 있을 거야. 그럼 4명이 나누면 5천이라고!"

 

 

 

 체라가 3년은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다.

 

 체라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 침을 삼키고 입맛을 다셨다.

 

 

 

 자존심을 세운다 해서 은빛 선박의 빚을 대신 갚아 줄수 있는 것도 아니였다.

 

 지금 하는 일이 현실 도피에 불과 하단 걸 체라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간단했으면 자신의 아버지가 망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쉽게 쉽게 남의 돈을 등쳐 먹는 일을 하다간 똑같이 쉽게 쉽게 무너지는 거다.

 

 

 

 "싫어요. 여기 물도 안나와서 씻지도 못했어요. 여기엔 오래 있을 순 없을 거예요."

 

 "아까 시안에게 이야기를 듣고 곤드라 보고 물을 길러오라 했어."

 

 그 말은 곤드라도 와 있다는 소리다.

 

 "그래도 싫어요. 이건 말이 안되는 거 같아요. 전 끼고 싶지 않아요. 놔주세요."

 

 엘우라는 순순히 공구를 놓아 주었다.

 

 체라의 팔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엘우라는 혼자 눈을 끔뻑이더니 뭔가 속으로 결정한 듯 입을 열었다.

 

 

 

 "까다로운 손님이네. 그렇담 나도 방법이 있지."

 

 엘우라가 인상을 쓰면서 체라에게 다가왔다.

 

 체라는 순간 놀라서 다가오는 엘우라를 밀치려 손을 뻗었는데 아무 소용 없었다.

 

 엘우라는 위협적으로 체라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다.

 

 

 

 "번 돈의 절반을 너에게 줄게. 2억을 벌었으면 니가 갖는 건 1억이다.

 

 그런게 통할거 같냐고 속으로는 생각하는데.

 

 체라의 고개는 멍청하게 위아래로 흔들렸다.

 

 돈의 액수에 홀렸다기 보다는 자신보다 두배는 큰 남자가 위협적으로 다가와 놀라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이다.

 

 

 

 엘우라는 체라의 양어깨를 잡고 만족 스럽게 웃었다.

 

 그러던 엘우라의 웃음이 점점 사그라 들고 아까 시안과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정말 씻어야겠다. 남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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