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열의 지향성
작가 : 가따벼
작품등록일 : 2022.11.2

 
6화 검은 단말기
작성일 : 22-11-06 08:56     조회 : 160     추천 : 0     분량 : 539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팔이 부러진 체라는 빨갛고 통통하고 날개 소리가 시끄러운 벌래 처럼 화가 나 있었다.

 

 부러지지 않은 왼손을 쥐락 펴락하며 울지 않으려 눈을 감지도 않았다.

 

 

 

 그웬은 그런 체라가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하면서 나가지도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기만 했다.

 

 "어떡해? 빨리 본부로 돌아가서 치료를 받는게 좋겠어!"

 

 그웬에 말에 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초소에 있는 연락소로 향했다. 그러자 체라는 시안을 불러 세웠다.

 

 "잠깐. 지금 초소에 네명 다 있는 것도 아닌데. 들키면 징계받을 거예요."

 

 할 말을 빠르게 내뱉은 체라는 더 이상의 말을 안 할 거라고 알려주듯 말의 끝을 딱 잘라 끊었다.

 

 "그러면 그웬, 차를 가질러 가자 남부의 병원이라도 가는게 좋겠어."

 

 "차가 물에 잠겨서 시동도 못 걸어. 우리 둘만의 힘으로는 빼낼 수 없을 거야. 징계 받더라도 내 탓으로 해. 내가 어떤 변명이라도 해줄 테니까. 본부에 연락하자."

 

 

 

 체라는 절대로 징계받고 싶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서라도 사람들의 입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체라에게 있어서 그건 죽음보다 더 싫은 고통이다.

 

 "싫어요. 그냥 부러진 거 뿐이잖아요. 4일이면 내기근무가 끝나는 날이니 전부 모이면 그때 본부로 돌아가도록 할게요."

 

 

 

 다시금 말을 딱 잘라 끊고 입을 꾹 다물며 이를 갈기 시작했다.

 

 본인은 그냥 부러진 것 뿐이라 하지만 굉장한 고통이 있는 걸 숨기지도 않았다.

 

 그웬은 안절부절 못해 하며 시안에게 질문했다.

 

 "응급 상자 어디에 있어?"

 "나도 여기 근무하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찾아봐야 하는데."

 

 

 

 시안은 목덜미를 긁적이며 중얼 거렸다.

 

 그리고 한 30분을 막사 이곳저곳을 뒤지고서야 체라가 누워있는 간이 침대 밑에 있는 걸 발견했다.

 

 그웬은 흙먼지가 잔뜩 쌓인 응급 상자를 열어 보았다.

 

 액체로 되어 있는 약들은 전부 쏟아져 말라 있었고 사용기한이 쓰인 약들은 기한이 적어도 2년은 지나 있었다.

 

 

 

 그웬은 골머리를 앓으면서 얼마 없는 약을 한참을 뒤지다 갈색 병을 들고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앉고 무언가 곰곰히 생각했다.

 

 고개를 한번 갸우뚱 거리며 체라에게 약을 건내 주려다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고 다시 응급 상자를 한참 뒤진 후에야 다시금 아까의 갈색 병을 들고 탁상 한 쪽에 올려 두었다.

 

 체라는 당연히 그 갈색 병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시안, 체라 옷에 토도 너무 많이 묻어있고 갈아 입히고 부목을 해야 하니까 잠깐 나가 있어 줄래?"

 

 그웬의 부탁에 시안은 숨을 들이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막사의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그웬은 갈색 병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체라에게 가져다주었지만 체라는 아무 사람도 없는 거 처럼 천장만 바라보았다.

 

 "체라 이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그게 뭔지 알고 먹어요?"

 

 "수면제야. 지금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 거냐 묻겠지만 한숨 자고 나면 한결 괜찮아져 있을 거야. 나를 믿어줘."

 

 체라는 그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면서 그웬을 노려보았다.

 

 

 

 "어떻게 만난지 하루도 안된 사람을 믿어요?

 

 악에 받친 차가운 말투에 그웬은 두 걸음 정도 뒤로 물러나 고개를 돌렸다.

 

 이윽고는 히끅거리며 울기 시작하는데 체라는 냉정하게 고개만 저을 뿐이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미안해."

 

 

 

 그웬은 오열하며 다치지 않는 체라의 팔에 매달려 사과를 받아 달라 사정했다.

 

 그웬이 한 마디 할 때마다 몸이 흔들려 팔의 고통이 느껴지는 체라는 그웬이 빨리 떨어지는게 낫겠다 싶어 확김에 그웬이 올려둔 약을 입에 넣었다.

 

 물도 없이 약을 삼키는 걸 보자 그웬은 그제서야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다.

 

 

 

 "믿어줘서 고마워. 팔은 정말 미안해. 흐흑."

 

 "시끄러워요. 그만 나가…요."

 

 체라는 혀가 점점 무거워 지는 걸 느꼈다.

 

 점점 천장이 돌더니 혀가 중력에 이끌리 듯 바닥으로 기어 내려간다.

 

 수면제를 한 번도 먹어보진 못했지만 체라도 이건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게 느껴졌다.

 

 체라의 눈이 감겨오고 이명이 들리며 의식이 끊어진다.

 

 

 

 그웬은 잠든 체라의 오른 팔을 조심스럼게 들어 돌렸다.

 

 너무 말랐고 피부도 좋지 않았다.

 

 단 하룻밤을 새웠다고 이정도로 몸이 망가지지 않는다.

 

 체라의 일에 대해 아는게 없었지만 그웬은 체라가 안쓰러워 체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검은색 단말기를 꺼낸 후 막사의 문이 잘 닫혔는지 열린 창문에서 시안이 볼 수 있는지 확인했다.

 

 확인을 마친 그웬은 단말기를 체라의 팔에 올려 두었다.

 

 "다행이야. 회전 골절은 아니야. 뼛가루도 없어. 살짝 대각선. 운이 좋아."

 

 척골이 부러지려면 누군가 내려 친 방망이를 팔뚝으로 막아야 할 정도다.

 

 근데 넘어져서 부러질 정도면 평소에 얼마나 안 좋은 생활 습관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웬은 체라의 팔을 붙잡고 살살 뼈를 맞추며 단말기를 뼈에 갖다 댔다.

 

 단말기는 윙윙 거리는 소리를 내며 체라의 뼈를 약하게 고정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그러고 있는데 시안이 막사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웬은 황급히 단말기를 숨기려 체라를 몸으로 감쌌다.

 

 

 

 "지금 갈아 힘히는 중이라 나중에 와줄래?"

 

 "아 뭐야? 아직 이야? 미안 나가 볼게."

 

 사안이 나가자 그웬은 단말기를 품속에 넣었다.

 

 조심스레 체라의 옷을 갈아 입히고 팔에 부목을 대주었다.

 

 응급 처치가 끝나고 아직 토가 묻어 있는 체라의 턱을 닦아 주었다.

 

 '어짜파 이런 여자애가 이런 곳에 있는 걸까? 어떤 사연이 있을까' 궁금해하며 막사 밖으로 나갔다.

 

 

 

 답답한 막사를 나오니 그웬은 죄를 덜어낸 기분이 들었다.

 

 날은 저물고 풀벌레들은 울기 시작한다.

 

 "어이! 그웬 한잔 할래?"

 

 

 

 2층에서 체라가 먹다 남은 술을 발견한 시안은 술병을 흔들며 소리쳤다.

 

 그웬이 고개를 끄덕이자 시안은 2층 초소의 조명을 키고 내려왔다.

 

 그리고 허접한 나무 의자 두 개를 가져와 초소 옆 벽에 나란히 기대 놓으니 운치가 있다.

 

 

 

 둘은 나란히 앉아 독한 수을 한 모금씩 했다.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 할 말은 많았는데 머릿 속으로 모든 일이 정리 되지 않아 대화 주제로 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어제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이런 분위기 였지? 어디서 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대화 했었잖아."

 

 시안의 말에 그웬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만 끄더경ㅆ다.

 

 

 

 "그러다 다음낳 저택 마당이 물에 잠겼고 차가 침수되고, 초소에 힘들게 도착하니 막내가 우리에게 총을 겨눴지.

 

 그래서 왜 그런지 물으니 어떤 남자가 사람을 질질 끌고 가고 있었다 하고, 가서 확인해 보니 그게 뭔지도 모를 조각상이라니."

 

 시안은 어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담뱃불을 켜고 고개를 돌려 그웬이 없는 곳에 연기를 내뿜었다.

 

 

 

 "있잖아. 이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게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반대로 일상을 이어나가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있어?"

 

 그웬의 말에 시안은 헛웃을 치며 말했다.

 

 "그러면 세상은 원래 혼돈의 도가니여야 정상이라는 거야?"

 

 "아니, 그것 보다는 '없다'라는 거에 가까워."

 

 그웬은 자신이 괜히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닐까 해서 시안에게 물었다.

 

 

 

 "흥미 있어? 내가 생각하는 세계의 모습에 대해서 들어볼래?"

 

 "응, 흥미로운데."

 

 시안이 담배를 저 멀리 던지자 그웬이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생은 우리들의 시간으로 보면 정말로 긴 시간이지만. 입김이 나왓다 잠깐 사라지는 것 처럼 의미가 없는거야. 기록도 기억도 되지 않는 순간에 불과해. 그 순간이 지나면 원래 그랬던 것 처럼 원래대로 '없는'거야."

 

 "'없다'는 뭘 의미 하는거야? 허공 처럼 아무것도 없다는 소린가?"

 

 "응, 맞아. 발을 디딜 곳도 없고 빛도 없는 공간에 있는거야. 둘이 만약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둘을 확인 할수 있는 매개가 없어. 그래서 타인도 자신도 '있다'라고 느낄수 없어. 그러니 없는거나 마찬가지지."

 

 

 

 시안은 어려운 듯 인상을 썼다. 그웬은 그런 시안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어려워 할거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 개념은 어떤 사람도 완벽히 이해 할수 없어. 중요한 건 우리가 그 순간의 우연이라는 거지. 그 순간에는 당연히 규칙적인 일보다 규정할수 없는 일들이 일들이 더 많을거야."

 

 "혼돈이 더 자연 스러운 모습 이라는 거지?"

 

 그웬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시작은 어떻게 되는거야? 입김은 대체 어디서 부터 오는 건지 알려줄래?"

 

 그웬은 어깨를 으쓱였다.

 

 "알 수 없는 이야기야. 잠깐 있다 사라지는 입김의 작은 물방울이 지성을 가지고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의 존재에 관해 공부하고 연구해서 자신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파악하는 거랑 비슷해."

 

 시안은 그웬의 말에 크게 웃었다.

 

 그 소리에 체라가 잠에서 깼는지 않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웬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선 시안을 보며 말했다.

 

 

 

 "저 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힘들어 보여."

 

 시안은 트랜드 가의 이야기에 대해 모를리가 없었다.

 

 "저 애 잘못은 아닌데 집 안에 문제가 생겨서. 영향이 간 거 겠지. 나도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렇게 징계 받는 게 싫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거야?"

 

 "나도 어제 처음 만나서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잘몰라. 짐작 하기론 사람들의 눈초리가 싫은거야 자신을 보면서 수근 거리는 것도 이젠 지겨워 진 거 겠지."

 

 

 

 그말을 듣고 그웬은 가만히 있다가 결심한 듯 말했다.

 

 "알겠어.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 어제 갔던 저택에 물이 빠졌나 보고 올 게 그럼 차를 가지고 돌아와서 체라를 병원에 데려가자."

 

 "마음은 알겠는데. 이제 해가져. 어제까지 칼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했잖아."

 

 

 그 짧은 순간 그웬이 입을 다물고 한숨을 내쉬는 걸 시안은 포착했다.

 

 그 한숨은 그 미친 사람을 생각하면 나오는 감저으이 자동적인 반사 같았다.

 

 

 

 "왜 그렇게 봐?"

 

 "아니, 무섭지 않아? 그 대검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무서워."

 

 "근데 왜 한숨을?"

 

 

 

 물!!!! 물!

 

 

 

 시안의 질문을 뚫고 체라의 앓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안이 막사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웬은 황급하게 초소에서 멀어지며 소리쳤다.

 

 "빨리 돌아올게 걱정은 하지 마!"

 

 

 

 시안은 떠나가는 그웬을 말리고 싶었지만 체라를 내팽개 치고 갈 수 없어 막사로 뛰어 들어갔다.

 

 그웬은 달려 나가다 시안이 막사로 들어간 걸 확인하고 방향을 바꿔 조각상이 있던 갈대 밭으로 달려갔다.

 

 점점 조각상이 있던 곳에 가까워 질수록 어제의 얼음이 녹아 질척해진 땅이 나타났다.

 

 

 

 그 쪽에는 여전히 조각상이 누워 있었다.

 

 어제랑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형체가 애매해졌다.

 

 사람의 얼굴 같아 보이는 것도 녹아 사라진 듯이 보였고 몸통과 얼굴은 분리 되어 있었다.

 

 

 

 "살아 있으면 대답해 주세요."

 

 그웬이 조심 스럽게 물어봐도 당연히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웬은 고개를 속이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조심스레 조각상의 머리 부분을 들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가 노을이 비추는 양지바른 언덕에 세워두며 조각상에 대고 혼잣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안일한 탓에 이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엔 절대 망설이지 않을게요. 반드시 끝을 내고 오겠습니다."

 

 그웬은 정말로 정중히 조각상에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러고 나서 단말기의 화면을 보기 위해 노을 빛을 등졌다.

 

 단말기에는 빨간 점이 표시되었다.

 

 그웬은 차가 있는 저택 방향이 아닌 남부의 중심으로 발걸음을 돌려 앞으로 나아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0 10화 의약품을 구하자 2022 / 11 / 14 152 0 5710   
9 9화 부러진 팔 2022 / 11 / 14 146 0 4124   
8 8화 내기 근무 2022 / 11 / 13 154 0 6263   
7 7화 엘우라가 돈을 버는 법 2022 / 11 / 13 145 0 5589   
6 6화 검은 단말기 2022 / 11 / 6 161 0 5390   
5 5화 갈대밭에 있는 건? 2022 / 11 / 6 165 0 3932   
4 4화 혼자 서는 근무 2022 / 11 / 6 171 0 3842   
3 3화 남부의 평원 2022 / 11 / 6 165 0 7002   
2 2화 체라의 친구 2022 / 11 / 2 170 0 4528   
1 1화 밀노란 2022 / 11 / 2 282 0 596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디미어
가따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