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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열의 지향성
작가 : 가따벼
작품등록일 : 2022.11.2

 
4화 혼자 서는 근무
작성일 : 22-11-06 08:54     조회 : 170     추천 : 0     분량 : 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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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세 명이 같이 여기 있었던 게 거짓말 같았다.

 

 혼자 남은 체라는 초소 2층에서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엘우라의 말대로 아무도 초소를 찾아오지 않았다.

 

 해가 지면 감시등을 켜라는 말이 떠올라 체라는 스위치를 올렸다.

 

 그러자 갈대밭을 불태울 듯이 밝은 불이 들어왔다.

 

 

 

 체라는 초소에서 내려와 씻기 위해 막사로 들어갔다.

 

 샤워실은 뒷문에 비닐 천막으로 공간을 만든 간이 샤워실이다.

 

 간이로 만든 샤워실에는 불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문을 닫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겁이 났다.

 

 간이 창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밖이 깜깜하니 아무 소용없다.

 

 체라는 샤워실 천막을 반쯤 열고 텅 빈 막사를 빼꼼 내다 보았다.

 

 "어짜피 아무도 없는데."

 

 

 

 깜깜한 샤워실 문제는 문을 여는 걸로 해결했지만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샤워기를 보고 이런 샤워기에서 제대로된 물이 나오기나 할까 걱정했다.

 

 하지만 보기와 다르게 물을 틀자 엄청난 수압의 물이 체라의 얼굴을 강타했다.

 

 제대로 된 수도 시설도 없을 동떨어진 막사에 이렇게 물이 콸콸 나올 수 있는지 체라는 수업 시간에 배워 알고 있었다.

 

 

 

 밀노란의 높은 구릉지대가 비 구름을 막는다.

 

 그래서 밀노란에는 비가 쏟아지고 쏟아진 비는 지하로 매장된다.

 

 밀노란과 남부의 고도 차이 때문에 지하수에는 큰 압력이 생긴다.

 

 그래서 남부의 평지 어디든 땅만 파면 물이 콸콸 나오게 된다.

 

 

 

 농업용수도 넘치겠다.

 

 강을 타고 침전물이 내려와 비옥하겠다.

 

 평지겠다.

 

 밀노란 처럼 비가 많이 오는 것도 아니겠다.

 

 

 

 체라는 이런 곳에서 농사를 짓지 않는 건 죄라고 생각했다.

 

 특히 곡물 한 톨 생산해 낼 수 없는 밀노란에서 말이다.

 

 

 

 시원한 물로 긴 여정의 피로까지 전부 씻어 내버리고 막사의 불을 끄고 누우니 아무 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다.

 

 너무나도 조용하니 미뤄 두었던 잡념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점점 야위어 가는 아버지, 심해지는 동생의 폐병, 말이 없어지는 어머니.

 

 밀노란의 사업이 잘 됐을때는 아버지의 의견에 토도 달지 않았던 사람들인데.

 

 이젠 대놓고 말로 하지는 않지만 트랜드가의 사람들을 꺼림직한 눈으로 봤다.

 

 

 

 체라는 그런 눈빛을 볼 때 마다 가던 길을 멈추게 하고 '내'잘못이냐고 따지고 싶었다.

 

 그렇게 돈을 벌 때 좋아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하는게 얼마나 추잡한 일인지도 설명해 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심장이 뛰고 몸에 열이 나 이블을 바닥으로 치워 버렸다.

 

 그래도 이 화가 진정되지 않아 체라는 열을 식히러 막사의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순간 입김이 보일 만큼 차가워진 공기에 놀라 체라는 움찔했다.

 

 '대체 뭘까? 특별히 알아야 했던 게 있었나?'

 

 

 

 이상했다. 이 차가운 공기는 저 앞에서만 흘러 나오고 있었다.

 

 체라는 초소 2층으로 올라가 조명을 멀리 비춰 보았다.

 

 하지만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차가운 공기 때문에 몸의 화는 전부 가라앉았다.

 

 묘한 긴장감이 체라의 목덜미를 당기지만 반나절 버스를 타고 온 체라는 피곤했기에 금세 잠에 들 수 있었다.

 

 

 

 빵!!!

 

 

 

 다음날

 

 꿈도 꾸지 않고 단잠에 들었던 체라를 자비 없이 깨우는 경적.

 

 체라는 재빨리 옷을 챙겨 입고 총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차단기 앞에서 차가 얌전히 있는 걸 보니 막사 안에 박혀 있다 보면 필요한 사람이 경적을 울릴거라는 엘우라의 말이 맞았다.

 

 

 

 "여 보소! 난 통행증을 받았으니까. 차단기를 열어줘."

 

 감자 같이 생긴 노인네의 말투가 짜증 났다.

 

 체라는 인상을 쓰면서 통행권을 받았는데 그 통행권은 정말로 밀노란에서 발급하는 것과 같았다.

 

 "이걸 누구한테 받은 거죠? 여기서 발급…."

 

 "아니야. 아니야! 난 돈을 냈다고! 이거 지나 가는거야!"

 

 

 

 앞뒤 설명도 듣지 않고 자기 해야 할 말만 하는 남자가 짜증났다.

 

 "이걸 누구한테 받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 이건 여기서 발급하게 되어 있으니 여기서 짐을 확인 받고 그에 해당하는 관세를 내고 가면 됩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체라는 감자 같은 노인네가 말하기 전에 말을 끊고 말했다.

 

 "그렇게 되는 게 맞는 데. 우선 이표를 대체 누구한테…?"

 

 "그게 아니라니까! 나는 이 표가 있으니까 가야 되는데…!"

 

 "그러니까! 이 표를 누가한테 받았냐고!…. 요."

 

 

 

 체라가 남자의 말을 똑같이 끊고 성질내려다 언성을 낮추고 물었다.

 

 노인네는 그런 체라의 모습에 기붕니 상한 듯 툴툴거리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수염 나고 키 크고 머리 긴 남자. 아! 생각났어. 여기오면 아가씨 하나가 초소를 지키고 있을 거라고. 자기 이름을 말해 주면 지나 가게 해준다 했는데."

 

 

 

 체라는 굳이 그 사람이 누군지 이름을 묻지도 않았다.

 

 "지나가도 돼?"

 

 "아니요."

 

 "아! 왜?"

 

 

 

 체라는 트렁크 쪽으로 걸음을 옮기더니 손가락으로 트렁크를 두들겼다.

 

 노인네가 체라의 행동을 무시하고 가만히 있자 체라는 막사 쪽 으로 걸어 들어 가려 했다.

 

 "알았어! 열면 되잖아. 성격이 그래서 시집 가겠어?"

 

 '뒤질래?'라는 말을 속으로 삭이고 열린 트렁크로 향했다.

 

 

 

 그곳에는 비싸 보이는 술들이 네박스는 있었다.

 

 술은 더 많은 관세가 붙는다.

 

 15퍼센트 정도는 도니 한 병에 10만짜리라 쳐도 24병이면 36만의 관세는 내고 지나가야 하는 게 맞다.

 

 "얼마 줬어요? 그 표."

 

 "아니! 나는 지나갸야 하는 게 맞…."

 

 

 

 다시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하자 체라는 막사 안으로 들어 가려 했다.

 

 그러니 가는 체라를 붙잡고 차근 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술집에서 엘어라? 하여간 그 남자를 만났고 같이 술을 마시는 김에 술값 대신에 여기 관세를 조금 내고 지나가게 해주겠다고 해서 내가 이 표를 산 거야."

 

 "얼마에 샀는데요?"

 

 "5만."

 

 체라의 얼굴은 5만 이라는 단어와 함게 꾸겨졌다.

 

 체라가 받은 통행권은 2만 짜리는 그냥 사람 한명 분의 도로 사용료였다.

 

 그러 3만운 엘우라가 챙겨 갔다는 말이 된다.

 

 

 

 "역시! 사기 당한건가. 내가 그 놈을 찾아서 죽여 놔야지!"

 

 "아니, 됐어요. 지나가요."

 

 남자가 차에 다시 올라타고 차단기를 올려 주길 기다리고 있는데 체라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왜 안열어?"

 

 "억울해서 안 돼 겠어요. 36만을 내야하는데 아저씨 5만에 지나가는거죠? 한 병 주고 가요."

 

 도적을 마난 것 같은 표정을 하는 노인의 얼굴만 보면 체라는 완전 악당이었다.

 

 남자는 대머리를 손으로 쓸어 올리며 아무 말 없이 차에서 일어나 트렁크로 향했다.

 

 그리고 병 하나를 꺼내 헤라에게 넘겨 주었다.

 

 그때의 눈빛은 순간 체라의 양심을 찔리게 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 사람도 불법을 저지른 건 똑같았다.

 

 

 

 차가 지나가고 나서 체라는 막사에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닭고기 팩을 꺼내 물에 데웠다.

 

 입도 짧은 주제에 다른 세 명분의 음식까지 모두 조리했다.

 

 한상 차려 놓았지만 똑같은 닭고기팩, 닭고기팩, 닭고기팩 이다.

 

 체라는 술과 고기를 미친 듯이 먹어 대기 시작했다.

 

 위장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먹어 속에 있는 걸 전부 토해내고도 체라는 돌아와 다시 먹었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체라는 비틀 거리며 나왔다.

 

 사격 내기에서 진 게 너무 억울해 다시 쏴보기로 했다.

 

 당연히 신중하게 쏘건 대충 쏘건 맞는 건 단 한발도 없었다.

 

 

 

 하나도 맞지 않는 캔을 자세히 바라보니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체라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캔들이 쓰러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기어갔는데 단 하나도 쓰러져 있지 않았다.

 

 체라는 주먹으로 캔이 올려져 있는 받침대를 내리쳐 캔을 전부 떨어 트렸다.

 

 그리고 갑자기 받침대에 기대 눈물을 한방울 떨어트리더니 펑펑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후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눈을 뜨니 초소의 2층에 올라와 있었고 체라의 주변은 토사물로 가득했다.

 

 날은 완전히 저물어 밤이 되어 있었다.

 

 

 

 체라가 눈을 뜨게 된 건 숙취 때문도 있었지만 지나칠 정도로 몸이 추웟기 때문이다.

 

 체라는 저리는 몸을 일으켜 빨리 조명을 켜고 막사에 내려가 얼굴을 씻으려 했다.

 

 하지만 조명을 킨 순간 그곳 갈대밭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지금 시간에 누구지?' 하며 자세히 보니 눈앞에서는 잔인한 광경이 보였다.

 

 

 

 누군가 엉망진창으로 두들겨 맞은 사람이 대검이 목에 절반 정도 박힌 사람을 끌고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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