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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열의 지향성
작가 : 가따벼
작품등록일 : 2022.11.2

 
2화 체라의 친구
작성일 : 22-11-02 05:47     조회 : 169     추천 : 0     분량 : 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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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비가 많이 오는 새벽에 우체국에 다녀 오면서 맞은 비로 방바닥은 흥건했다.

 

 

 

 비는 그치고 구름은 한 가득 한 회색빛 아침이 찾아왔다.

 

 조용하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체라는 몸을 일으키려다 알람을 끄고 다시 침대에 푹 빠진다.

 

 다시 눈을 떴을대 30분이나 늦었다는 걸 알았지만 체라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아주 천천히 옷을 입었다.

 

 

 

 2층에 있는 방문을 열고 바로 앞 계단을 내려 가려는데 계단 밑에 있는 현관문이 열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온건 체라의 아버지인 허비어 트랜드다.

 

 

 

 체라는 반사적으로 눈을 찡그리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허비어는 초췌한 얼굴을 가리려 코를 비비는 척했다.

 

 "어디 가니?"

 

 "순찰이요."

 

 모녀간의 이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허비어는 더 대화 해보려 할 말을 생각했다.

 

 

 

 허비어는 어제 로체에서의 참극을 보고 도망치듯 오늘 아침 밀노란에 도착했다.

 

 밀노란에 도착해 우체국에 먼저 들려 볼일을 보려 했는데 자고 있던 로지 곁에 있던 체라의 편지를 발견했다.

 

 

 

 그 누구 보다도 밀노란에서 벗어나길 원하던 애였는데 로체에 가는걸 포기해야 할거 같다고 말하지 않아도 체라는 알아서 꿈을 접었다.

 

 스스로 순찰대에 들어가 조용히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체라의 편지 내용은 정반대였다.

 

 "저 늦었어요."

 

 

 

 허비어가 해줄 수 있는 말을 떠올리지 못해 시간을 너무 끌었는지 체라가 제촉했다.

 

 "그래, 잘 갔다 와라. 다치지 말고."

 

 체라는 우비의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체 최대한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않고 나가려는 듯 했다.

 

 

 

 체라는 한참을 걸어가 집결지에 도착했다.

 

 느긋하게 걸어와 한 시간이나 늦었지만 체라를 찾는 사람은 딱히 없어 보였다.

 

 다들 넓은 창고에 앉아서 강의가 시작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체라는 진학을 생각하고 있어 순찰조에 들어올 일이 없는데 그래서 여기엔 친한 사람도 딱히 없다.

 

 그래도 유일하게 아는 친구 '슈가스'가 있었는데 그는 덩치가 크고 좋은 말로 해서 단순한 사람이고 나쁜말로 해서도 단순한 사람이였다.

 

 슈가스의 집은 부유한 편이라 진학반에 있었는데 성적이 부진하고 본인도 공부하는 걸 원하지 않아 몇 년 전부터 순찰조에 들어왔다.

 

 

 

 대화를 나눌 사람도, 기대어 잘 벽도 없어서 체라가 턱을 괴며 눈을 감고 있으니 체라를 깨우는 슈가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체라. 어제 못잠?"

 

 어제 비를 맞으며 우체국에 갔던 일을 떠올렸다.

 

 "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리집 창고 배수로를 다시 파느라 나도 잠을 못 잤어. 어제 너무 심했어."

 

 "어."

 

 

 

 체라의 힘없는 단답에도 슈가스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마구 구겨진 체라와 구김살 없는 슈가스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체라의 머릿 속에는 오늘 아침 아버지의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그러다가도 계속 그런 생각을 해봤자 창고에 앉아서 기다리는 신세는 전혀 달라질게 없다고 생각한 체라는 모자를 벗고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 우체국에 갈 일이 있어서 나갔는데 비가 많이 오긴 하더라."

 

 "뭣 때문에 비가 그렇게 오는데 우체국에 갔어?"

 

 "로지 있잖아? 매일 나와서 잠만 자는 사람. 그 사람 괴롭히러 간 거야."

 

 

 

 원래가 체라는 마을의 보건소 시청 할 거 없이 행정에 참견하는 걸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우체국이 가장 집하고 가까우니 그럴 만도 하다고 슈가스는 생각했다.

 

 "어제는 우체국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좀 들어서."

 

 "뭘 잘못 했길래?"

 

 "아니, 난 잘못한거 없고, 우리 집 사정에 대해 당사자도 아닌게 말이 많잖아. 짜증나게."

 

 체라는 잠시 꿈뻑이다 하고 싶었던 말을 떠올렸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잔소리를 해대서 우체국을 나왔는데 얼마 안가서 말 두 마리 하고 마차를 끌고 다니는 노인네가 있는 거야."

 

 "비가 오는데 밀노란에서 마차를 끌고 다녀? 차도 아니고?"

 

 "몰라, 노친네니까 이상한 짓 하는게 당연하지. 그래서 어디가면 비를 피할수 있는지 물어 보더라. 내가 바로 우체국 안으로 들어 가라 했어 말도 데리고 오늘 일 끝나고 가면 대체 어떤 표정으로 나를 맞이 할까 기대 돼네."

 

 

 

 정말로 오랜만에 흡족하게 웃는 체라의 얼굴에 슈가스는 마음이 놓였다.

 

 최근의 체라는 조금만 나쁜 일이 있어도 그걸 크게 받아 들려 금방 표정에 드러나니 말 걸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이야기를 마치니 타이밍 좋게 강단에 처음 보는 남자가 올라왔다.

 

 자신을 '캠퍼'라 소개 하는 남자는 사각턱에 멋있게 기른 수염 깔끔한 옷메무세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신뢰를 사기에 좋아 보인다 생각하던 중 체라는 눈을 잠시 깜빡인다는 게 뜨는 걸 잃어 버렸다.

 

 

 

 "일어나 끝났어."

 

 눈을 뜬 체라는 슈가스의 무릎에 누워서 자고 있다는 걸 알고 나서 빨리 몸을 일으켰다.

 

 친한 친구 사이라 둘 사이에 어색해질게 없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체라는 슈가스를 한 톨만큼도 이성으로서 생각하지도 않았다.

 

 

 

 창고의 사람들이 하나 둘식 나다가고 체라와 슈가스는 모두가 나갈 때 까지 기다렸다.

 

 "근데 왜 저렇게 큰 도로를 밀노란에 깔을수 있었으면서 여탯것 그렇게 하지 않은 걸까?"

 

 체라는 듣지 않아서 몰랐지만 저 강연에서 남자는 도로에 대한 말을 했던 모양이다.

 

 체라는 그 답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밀노란은 꼬장을 부리고 있었던 거야. 사실 도로만 깐다면 그걸 유지 보수할 사람도 필요없어지고 밀노란의 사람들이 직접 일을 하지 않아도 돼. 주변에서 도로를 설치할 수 있는 돈과 지원을 해주겠다는 데도 무시하면서 불편함을 유지 한 거지. 그러면서 마치 자신들이 없으면 밀노란을 지날 수 없다고 거짓말 하면서 사업을 이어 나간 거야."

 

 "근데 지금은 왜 도로를 깐다는거야?"

 

 슈가스는 그렇게 말하고 한참 있다 아차 싶어서 체라에게 사과 하려 했는데 체라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아버지가 투자에 실패 했으니까. 밀노란의 전부를 빼앗기는 거지. 그런 추잡한 거짓 위에 있는 사업도 그 속이 들춰질 명분이 생기니 그 안에 숨어 있던 벌레들이 어떻게 될라나?"

 

 

 

 체라의 껄끄러운 대답을 듣고도 슈가스는 기분 나빠 하지 않았는데 체라는 내색하지 않아도 슈가스가 하는 말에 전부 단바으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오늘 둘이 한조로 순찰 하고 와야 하는데 슈가스는 오늘 하루가 길어질 거라 생각했다.

 

 

 

 슈가스가 멀리 떨어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체라를 대신해 교대 체크를 하고 순찰에 필요한 장비와 총을 받았다.

 

 오늘 하필이면 제일 긴 순찰지를 배정받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걷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을 걷가 보니 체라는 자기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한마디도 하지 않는 슈가스가 바보 같았다.

 

 

 

 체라는 점점 마음이 가라 앉았다.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닌 말들인데 바람에 무너지는 갈대가 아니라 스스로 다리를 걸어 넘어지는 술취한 사람처럼 마음이 쉽게 무너졌다.

 

 '대체 왜 그런걸까?' 속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가시 돋친 언동을 후회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자신이 이렇게 된건 모두 밀노란 때문이라 탓했다.

 

 

 

 "야!"

 "왜?"

 

 "총 줘봐."

 

 체라가 적막을 깨면서 장난 스러운 말투로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싫어, 저번에도 총 줬는데 바로 한발 쐈잖아. 내가 그거 변명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씨."

 

 체라는 너스레를 떨면서 총을 쏜 이유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사슴이 공격해 와서 너는 아무것도 못 할 때 내가 결단을 내려서 사슴을 쫓아 줬잖아."

 

 

 

 저번의 그 사슴은 얌전히 물을 마시던 도중이였고 체라가 총을 쏘자 놀란 사슴은 총소리의 방향을 파악하지 못해 둘이 있는 쪽으로 돌진해 오히려 더 위험할 뻔했다.

 

 "완전히 기척을 숨기고 한 사격이였지? 사슴은 가만히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사슴 한테 상처 하나 입히지 못한게 웃기는 점이지. 근데 체라? 왜 뭐만 보이면 쏘려고 안달이 난거야?"

 

 "기분이 좋아져. 나만 손해 보고 사는 거 같은 인생에 다른 무언가도 그랬으면 좋겠거든."

 

 "왜 다른 사람도 손해를 같이 봐야 하는건데?"

 

 "사람이라고 말 안 했잖아."

 

 "꼬였구만."

 

 

 

 슈가스 입에서 그런 소릴 들어본 적이 없어 체라는 얼타다가 웃었다.

 

 "니말 틀린게 없어. 근데 말이야…."

 

 

 

 스스슥

 

 

 

 체라가 비아냥 대면서 슈가스 놀리려 하는데 무언가 수풀에서 움직였다.

 

 체라가 자연스레 슈가스가 들고 있던 총을 빼앗아 자세를 낮추고 수풀을 조준했다.

 

 

 

 그러니 사슴보다 작고 하얀 털을 가진 짐승이 쫄래쫄래 걸어 나왔다.

 

 그리고 경계 하는듯 하지 않는 듯 둘을 쳐다보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아마 땅의 남새를 맞고 둘을 눈치도 보느라 그런 것 같았다.

 

 

 

 평생에 본 적 없는 동물이 그러헤 애매모호한 경계심으로 주변을 맴도니 체라가 슈가스에게 가보라 고갯짓 했다.

 

 그러자 그 짐승은 의도치 않게 그 까닥거리는 고갯짓에 체라에게 달려왔다.

 

 체라는 순간 쫄아서 총을 쏘기는 커녕 총으로 머리르 감싸 막아 내려했다.

 

 

 

 가드 자세로 한껏 움츠러든 체라와는 다르게 그 동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천천히 다가와 체라의 무릎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더니 이윽고 배를 뒤집고 헉헉 거리는 숨소리를 냈다.

 

 뭔 동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의는 없어 보였다.

 

 

 

 체라의 몸에 아무 상처도 없었는데 너무 긴장한 탓일까?

 

 식은땀이 흘렀고 머리가 핑도는 느낌을 받았다.

 

 호흡조절이 불가능해졌고 점점 시야기 좁아진다.

 

 "체라! 체라! 괜찮아? 체라! 일어나! 체라!"

 

 

 

 퍽하고 쓰러진 체라를 슈가스가 다급하게 깨우려 했지만 체라는 눈이 완전히 풀려 있었다.

 

 그 짐승은 쓰러진 체라의 얼굴을 햝고 있었다.

 

 슈가스는 쓰러진 체라를 일으키려 뛰어가다 넘어 졌다.

 

 

 

 아까 까진 맑았는데 밀노란의 하늘엔 점점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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