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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인류를 위하여>메이:밖으로 나간 여인
작가 : 쉼표
작품등록일 : 2022.6.3

인류 멸망 300년 후 살아남은 인류가 치열하게 계속해서 살아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인류를 위하여>홍윤:조직을 버린 사내' 후속작으로 1년 뒤의 내용입니다.
전작을 읽지 않으셔도 큰 무리는 없으나 '인류를 위하여'라는 시리즈로 이야기를 계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니 전작을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화. 올림포스
작성일 : 22-07-04 18:49     조회 : 173     추천 : 0     분량 : 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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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르마게돈에서 2 지역은 다른 지역들과 달리 귀족들의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었다. 물론 신들의 세계라 불린 1 지역 같은 백두 계급이나 정부의 고위 기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1 지역처럼 출입을 금지한 것이 아니므로 다른 지역과 왕래가 자유롭다는 점을 봤을 때는 특이한 지역이었다. 아마도 하르마게돈 건설 초기 당시, 낮은 숫자의 지역에 살수록 상류층이라는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인식이 남아있어서 부유한 귀족들은 죄다 2 지역으로 몰려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잘사는 귀족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입양아를 데려와 노예로 부리기보단 믿을만한 금강 계급의 사람들을 하인으로 고용하여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거리나 건물들도 대체로 깨끗하고 1 지역과 가장 긴밀한 관계라 혜택도 많이 보고 있는 지역이었지만, 그런데도 이곳에서도 가난한 하층민이나 불법 출생아들은 똑같이 존재했다. 다른 점은 그 수가 적다는 점과 그들은 더욱 숨어서 지낸다는 점이었다. 2 지역 중심가에서 멀지 않는 곳이었지만 조금만 지나가면 그런 이들이 모여 사는 불법촌이 있었다. 정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동네였지만 귀찮아서 내버려 두는 그런 동네였다. 대신 불법촌에 사는 사람들은 철저히 그곳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고 자기들끼리 의식주를 해결하며 살아가야 했다. 그렇기에 항상 먹을 것도 모자랐고, 무엇보다 의학의 혜택은 전혀 볼 수가 없었다.

 W컴퍼니의 의학기술 덕분에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하르마게돈에서 의학은 무척이나 신성한 존재로 여겨져서 아무나 함부로 다룰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W컴퍼니에서 만든 의학 교육기관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 정식으로 의사가 될 수 있었고 그 의사들은 전부 군의 구조부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이 법이었다.

 그 때문에 범죄자나 불법 출생아들은 물론이고 가난한 국민들 또한 제대로된 의학을 접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물론 W컴퍼니나 군을 피해 독학하여 공부한 민간인 의사나 사설 병원이 있긴 했지만, 그 또한 불법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눈을 피해야 했고 실력 있는 의사를 만나기도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 여기 불법촌에는 뜻밖의 귀중한 손님이 찾아왔었다. 판자로 대충 지은 집과 움막으로 지어진 집을 지나 나름 불법촌의 광장과도 같은 조그마한 공터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다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옷도 누더기에 마스크도 쓰지 않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 그들과 반대로 멀끔히 차려입고 마스크를 쓴 세 사람이 눈에 확 들어왔다. 어두운 계열에 사복 차림을 하고 있었으나, 꼿꼿이 서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잘 훈련된 경호원임을 느껴지게 하는 젊은 사내 두 명과 머리까지 두건을 눌러쓴 키가 작은 소녀 한 명이었다.

 불법촌의 사람들은 저마다 걱정되면서도 신기한 표정으로 의식이 없는 노인의 옆구리에 손을 올리고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찡그린 얼굴에는 식은땀 범벅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소녀의 얼굴이 아니라 노인의 옆구리에 올린 소녀의 손이었다. 손에서 연신 하얀 빛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그 빛을 쐴수록 의식이 없는 노인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소녀의 뒤에 서 있는 사내 중에 레게 머리를 한 ‘샘’이 체격이 다부지고 구레나룻을 기른 옆에 서 있는 ‘비탄’을 슬쩍 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저 꼬마의 실력이 생각보다 많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다 죽어가는 노인네를 살리는 것은 무리겠죠? 비탄님?”

 그러자 비탄은 표정 변화 없이 나지막하게 답했다.

 “꼬마가 아니라 ‘데메테르’님이다.”

 “네?”

 “아직 정식으로 임명되신 것은 아니시지만 이번에 W컴퍼니로 돌아가게 되면 우리 캡틴인 ‘아테나’님과 같은 올림포스의 일원이 되실 분이다. 올림포스의 일원은 적어도 군의 대령급의 신분이야. 그러니 네가 함부로 꼬마라 말할 수 있는 분이 아니란 말이다.”

 비탄의 따끔한 말에 샘은 얼른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샘은 뻘쭘했는지 잠시 비탄의 눈치를 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원래 데메테르님 호위는 ‘아레스’님의 담당이 아니었습니까? 왜 갑자기 저희 맡게 된 건지….”

 “데메테르님의 실험 총 책임자가 ‘피에노’이사님으로 바뀌면서 담당 호위를 직접 아테나님에게 부탁하셨다고 들었다.”

 “와…. 백두 계급 분에게 직접 부탁이라니…. 이거 아레나님께서 또 화가 나셨겠네요? 안 그래도 아테나님과 사이가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끝났군.”

 말을 하던 샘은 뜬금없는 비탄의 말을 못 알아듣다가, 그의 시선이 데메테르에게 가 있는 것을 보자, 얼른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까까지 죽어가던 노인이 천천히 눈을 뜨며 숨을 크게 뱉어냈다. 데메테르는 얼굴에 흐르는 땀을 자신의 옷소매로 닦으며 노인에게 말을 걸었다.

 “천천히 호흡하세요. 폐를 정상화하긴 했지만, 기력까지 되돌린 것은 아니니 무리하시면 안 돼요.”

 데메테르의 말에 노인의 가족인 듯 젊은 사내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희 아버님이…. 뭐라 감사를 해야 할지…….”

 젊은 사내가 연시 눈물을 흘리자, 데메테르는 어색하게 웃으며 비탄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비탄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건네며 말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마워요, 비탄.”

 데메테르는 땀을 닦으며 젊은 사내에게 말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 오염된 공기 때문에 생긴 폐병이었습니다. 이곳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같은 증상이었으나, 워낙 고령이라 유독 심했던 거고요. 그래도 이렇게 죽지 않고 잘 버티신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러자 노인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모두…. 홀리교의 신께서 보살펴주신 덕입니다….”

 “홀리교요?”

 데메테르가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홀리교라면 하르마게돈 국민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종교가 아닌가요? 의술이 아닌 종교로 병을 견디게 한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질 않군요.”

 그러자 젊은 사내가 웃으며 말했다.

 “의술은 몸을 고쳐 주지만, 종교는 마음을 고쳐 주니까요.”

 “그것 참 대단하군요. 저의 능력으로는 몸은 몰라도 마음까지 치료하는 건 불가능한데…. 왜 정부와 W컴퍼니에서는 그들을 싫어하는지-”

 데메테르의 물음을 비탄이 막으며 말했다.

 “다 끝나셨으면 이동하시지요.”

 “아, 네. 이 마을의 환자는 이제 없으니 그만 출발하시지요.”

 

 데메테르의 일행은 2 지역 중심가로 돌아와, 한적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감자를 으깬 수프와 빵이 전부였지만 데메테르는 맛있는 듯 허겁지겁 음식을 입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비탄이 물이 담긴 컵을 데메테르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천천히 드십시오.”

 “2 지역에서 먹는 것치고는 별 볼 일 없는 음식인데 그렇게 맛있으십니까?”

 샘이 신기한 듯 묻자, 데메테르는 힘겹게 음식을 꿀꺽 삼키며 놀란 눈으로 말했다.

 “이게 별 볼 일 없는 음식이에요? 와…. 전 실험실에만 있어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땐, 필요한 영양분을 주사로 몸에 투입만 했으니까 맛을 볼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밖에 나와서 먹는 음식은 그냥 다 맛있어요.”

 그 말에 샘은 헛기침을 하며 데메테르의 눈을 피해 자신의 수프로 떠다 입에다 집어넣었다. 그러나 데메테르는 여전히 해맑게 웃으며 신이 난 듯 말했다.

 “게다가 세상이 이렇게 넓고 재미있는 줄도 처음 알았다니까요. 훈련 때문에 여행하는 거지만 너무 즐거워요.”

 그러자 비탄이 감정 없는 말투로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데메테르님의 훈련 성과가 좋아서, 생각보다 W컴퍼니 복귀가 앞당겨질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데메테르가 몸이 굳어버리자, 샘이 눈썹을 찌푸리며 비탄을 몰래 흘깃 째려보았다.

 “아,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같이 가시죠.”

 “아니에요. 금방 갔다 올게요.”

 데메테르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를 뜨자, 샘이 작게 혀를 차며 말했다.

 “이렇게 보면 영락없는 10대 초반의 소녀인데…. 아, 아까 거기 불법촌은 어떻게 할까요? 국가정보국에 신고해서 철거시키고 모두 죽여버릴까요? 생각보다 규모가 큰 것 같던데요.”

 “국가정보국에? 아니, 데메테르님의 치료능력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니 일단 두도록 하지. 나중에 다른 ‘올림포스 스피어’들이 알아서 처리 할 거야.”

 샘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자, 비탄이 물을 마시고는 말했다.

 “국가정보국 출신인 것은 알겠지만 우린 군인이 아니란 걸 명심해. 아테나님과 같은 올림포스 일원들만 군의 소속일뿐, 우린 그분들을 보좌하는 사병과 같은 존재야. 올림포스 스피어란 명칭도 그저 껍데기나 다름없어. 민간인과 다를 게 없지. 그러니 너와 나는 우리의 캡틴인 아테나님의 부하로서 시키는 것만 잘하면 돼.”

 “알겠습니다. 얼른 군인 티를 벗어야 하는데, 하하.”

 샘은 멋쩍게 웃으며 다시 수프에 집중하며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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