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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나의 유치찬란했던 시절(1981~1987)
작가 : 레빈
작품등록일 : 2020.9.8

제가 요즘 여러가지 일이 겹쳐 심신이 말이 아닌데 며칠 전 잠자리에 누워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이걸 글로 한 번 써 보면 어떨까?, 쓰다보면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남들 앞에 내어놓기에 심히 부끄러운 글을 치기어린 고딩 때의 마음으로 낯짝에 철판을 깔고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본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니 재미없더라도 크게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35화 : 군대시절 재밌었던 몇 가지 일들
작성일 : 22-05-01 12:03     조회 : 164     추천 : 0     분량 : 3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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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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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에 제가 쓰려고 했던 건 이런 무거운 얘기가 아니라 군대시절 재밌었다고 생각되는 몇몇 얘기들인데 쓰다보니 그만 옆길로 새고 말았네요.ㅠ

 

  썼던 걸 다시 지울 수는 없고 아무튼 얘기를 되돌려 그렇게 인생에 다시 없을 훈병생활을 이어가던 중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우스운 일이 벌어지고 마는데...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들은 겨울 기수라 이 '빵빠레'란 훈련을 인내심과 체력을 기르기에 좋다고 생각해서인지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는데 그러다보니 자칫 잘못 하면 팬티를 못말려 젖은 걸 입고 다니거나 노팬티로 다녀야 할 판이라 팬티 말리는 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 때 우리들은 훈련소에서 일명 '알리팬티'(헤비급 권투선수였던 알리가 입었던 흰색 트렁크와 비슷하다고 그렇게 이름붙임)라 불리는 무명사각 흰색팬티 3장을 보급품으로 받았는데 여차하면 도난당할 수도 있어 대부분 팬티에다 자기이름을 큼지막하게 써 놓았었습니다.ㅋ 그리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팬티를 말리지 못해 곤란을 겪어야 했고요..

 

 

  그럼 대체 그 많은 인원이 어떻게 팬티를 말렸을까요? 그건 바로 화장실에 스팀이 빵빵하게 나오는 라디에이터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위에다 팬티를 늘어 놓으면 금방 말랐는데 자리 차지하기가 쉽지 않아 '빵빠레'가 끝나갈 때 쯤이면 그 곳을 선점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빠로 자리를 잡아야 순검 전에 팬티를 말리고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제 얘기를 들으시곤 왜 내무실에서 말리지 않느냐고 하실 분들이 분명 계실 텐데 그건 내무실이 너무 추워 팬티를 늘어놔도 잘 마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시절 해병대는 상륙훈련을 위해 상륙함이나 LST에서 생활할 때도 있었으므로 이에 익숙해지기 위해선지 이층침상을 썼는데 이걸 쓰다보니 천장이 높아 내무실 공간이 커져 난방을 아무리 해도 닿지 않는 곳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문제의 그날, 아마도 이경# 소대장(TV에도 나온 적 있음)이었을 겁니다, 이 신참 소대장이 출근할 때 보니 눈자위가 푸르스름한 게 꼭 누구하고 싸운 것 같아 보여 다들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당직완장을 두르기가 무섭게 우리들을 잡도리하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소방호스를 빼어들고는 우리들을 향해 물폭탄을 날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식전 댓바람부터 벌써 한 차례 소동을 벌인 우리들은 날씨도 꾸물꾸물한게 영 일진이 안 좋다 느꼈는데 계속되는 훈련에서도 찐빠가 나 이번에는 양동이에 물을 담아다가 그 물을 조금씩 벌거벗은 몸에 뿌려주는 것으로 '빵빠레'를 대신했습니다. 그리고는 이건 도대체 뭘 하기 위한건지 모르겠지만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 같기도 함) 우리들을 무릎 꿇게 한 후 대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에다 20대씩의 매를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전에 벌써 두 차례나 빤스바람으로 훈련을 받았던 우리들은 이렇게까지 했는데 설마 오늘 또 '빵빠레'를 하겠느냐며 팬티를 말려야 한다는 생각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역시나 우리가 예상한대로 오후에는 무장구보등의 체온을 끌어올리는 훈련으로 과업을 진행해 모두가 안심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이런 일이 있는지 순검까지 다 마치고 소대장들마저 퇴근해 아무런 걱정 없이 모두 다 깊은 잠에 빠져 자정에 이른 시각, 느닷없이 '비상 사이렌'이 울리며 중앙현관 앞으로 '총 병사 떠나' 라는 중대장 고유의 카리스마 쩌는 목소리가 마치 환청처럼 들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건 훈련계획에도 없던 특별?훈련을 중대장이 독단적으로 실시한 것이었는데, 모두들 오랜만에 마음 놓고 깊이 잠들었던 터라 도무지 잠이 깨이질 않아 어떻게 집합장소로 나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는 겁니다.

 

 그러자 우리들을 집합시킨 중대장은 이래 가지고서야 너희들이 어떻게 빨간명찰을 달 수 있겠느냐며 총원 빤스바람으로 다시 모일 것을 명해 내무실로 되돌아 온 우리들은 정신을 가다듬어 아까 말리지 못하고 젖은 채로 짱박아 두었던 팬티를 찾아 갈아 입고 총알같이 중앙현관으로 다시 모여 오와 열을 맞춰 도열했는데 아직 어둠에 적응이 안 된 상태라 주변상황이 어떤지 구분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태 그대로 중대장의 구령에 따라 '좌로 소이동, 우로 소이동, 쪼그려뛰기' 등의 얼차레를 받던 우리들은 그 구령이 '원산폭격'에 이르자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는데, 그 때 중대장이 누군가를 향해 고함을 질러 불러내는게 아닙니까?

 

  "어이! 거기 제일 가에 있는 새끼!, 너 말이야 너! 너 뭐하는 새끼야! 앞으로 튀어 나와?"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고, 연단을 향해 뛰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본 우리들은 너무나도 적나라한 그의 모습에 그 엄혹한 상황에서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어찌할 수가 없는데...

 아 글쎄 이 녀석이 내복 상의로 중요부위만 가린채 엉덩이를 다 드러내고 뛰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ㅋ 

 

  아까 비상이 걸렸을 때 짱박아 놓았던 팬티를 찾다가 못찾은 이 녀석이 당황한 나머지 엉겹결에 이렇게 하고 집합장소로 나왔던 것인데...

 

  이윽고 앞으로 나온 그의 황당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중대장은 어이 없어 하며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니가 타잔이야 뭐야?, 너 여기 타잔놀이 하러 왔어?" 하는 것이 아닙니까?

 

   중대장의 그 말에 더더욱 웃겨 죽을 지경인데, 훈련할 땐 엄격해도 쉴 때는 재미졌던 중대장은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여기서 멈추지를 않고 우리들 중 코미디언 생활을 하다 온 녀석과 여자보다 더 이쁘게 생겨 우리를 놀라게 했던 녀석 둘을 불러내어 뭔가를 지시하는데...

 

  "아~ 아아~~ 아아아아, 아~ 아아~~ 아아아아!

 

  중대장이 들릴 듯 말듯 이 녀석들에게 뭐라고 말을 하자 먼저 내복을 두른 녀석이 타잔 특유의 고함소리를 흉내내는데 놀랍게도 그걸 타잔만큼이나 잘 하는 것이었습니다.ㅋㅋㅋㅋ

 

  그러자 아무 잘못도 없이 불려나가 당혹스러워하던 두 녀석도 이에 고무되었는지 처음엔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나중엔 애드립까지 섞어가며 각각 제인과 치타를 흉내내는데, 얼마나 잘하는지 이 세상 천지에 다시 없을 멋진 케미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중대장님이 잘 하면 훈련을 빨리 마쳐준다고 했다더군요.)

 

  이렇게 해서 이 녀석들은 이 날 나락에 빠질 뻔한 우리들을 구했는데 그때 그들이 보여준 미친 퍼포먼스는 단합심과 동기애의 귀감이 되어 널리 아니 우리 동기들에게만 군 복무 시절 가장 웃펐던 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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