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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비범인(非凡人)들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2.4.15

죄를 짓고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 악인들을 처벌하기 위해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이 사람들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데...

 
2화. 시작점
작성일 : 22-04-15 11:35     조회 : 152     추천 : 0     분량 : 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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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시작점

 

 병선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 같아 테이블에 손을 대고 잠시 숨을 골랐다.

 

 역시나 다른 사람들도 무척 놀란 표정으로 유강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잠시 흐르던 정적을 깬건 역시나 성질 급한 한상주였다.

 

 “당신이 요한 리베르트 라고?

 십몇 년을 정체도 숨기고 모습도 보이지 않던 사람이 지금 여기서 갑자기?

 이걸 지금 나더러 믿으라고?”

 

 “이해합니다.

 당연히 믿기 힘드시겠죠.

 경수야, 이분들께 확인 좀 시켜드려 줄래?”

 

 유강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팀장은 태블릿을 들고 와 모두에게 유강산이 보유하고 있는 MJ코인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게 도대체 몇 개야! 백만 개?

 이거 조작한 거 아니야?”

 

 한상주가 아직도 못 믿겠다는 듯 손사래를 치자 나희재가 조용히 나무랐다.

 

 “거 참, 평생을 남들 뒤통수만 때리고 다녔으니 남들도 다 지같은 줄 아는구만 그려. 쯧쯧.”

 

 “뭐요? 이 할망구가 날 언제 봤다고, 뭐라는 거요?”

 

 “네 이놈! 어디서 그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리는 게냐!”

 

 겉모습은 한없이 힘없는 노인처럼 보였지만 한상주를 향해 호통 치는 모습에선 엄청난 기개가 느껴졌다.

 

 살짝 놀란 한상주가 한걸음 뒤로 물러나자 손지상이 나섰다.

 

 “할머니, 진정 하세요.

 아저씨도 그만 좀 하시구요.

 저하고 희재 할머니하고는 여러분들을 찾는 일로 이미 코인을 받았어요.

 그러니 이제 의심은 그만 하시고 얘기 좀 들어 보는 게 어때요?”

 

 장내가 조용해지면서 흥분을 가라앉힌 한상주가 자리에 앉자 병선도 따라 앉을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다시 일 얘기를 하도록 하죠.

 그 전에 이야기 하나만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민재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어린 딸을 둔 젊은 부부였죠.

 그날도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저녁식사 후 집 근처를 거닐며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숨을 고른 유강산이 말을 이어갔다.

 

 “그 순간 한 차량이 갑자기 일가족을 덮쳐 아내와 어린 딸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남편은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혼수상태에 빠져 10년이란 시간을 식물인간으로 지내게 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적적으로 10년 만에 깨어난 남편은 아내와 어린 딸의 죽음을 알고 오열합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가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도망쳤는데 경찰이 목격자나 증거가 나오질 않자 수사를 그대로 마무리 지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10년이나 누워있던 자신을 죽이고 싶도록 원망했습니다.

 왜냐하면 사고가 난 후 기억을 잃기 전 술 냄새를 풍기며 허겁지겁 달려와 자신들을 바라보던 한 사람의 얼굴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한동네에 살던 이웃이었죠.

 남편은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결국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왜죠? 사람이 둘이나 죽었는데...”

 

 박태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공소시효가 지났답니다.

 뺑소니 사망사고의 경우 10년이 지나면 처벌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일순간 장내에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결국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며칠을 술만 먹으며 자포자기 상태로 죽기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유강산의 눈이 붉게 충혈 되어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이 이야기가 유강산 본인의 이야기라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묵묵히 곁에서 지켜보던 이팀장이 손수건을 건네자 유강산은 괜찮다는 듯 손짓을 하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하.... 여러분들도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그 남편이 바로 저였습니다.

 그렇게 의미 없는 삶을 연명해가던 와중에 지금 제 옆에 서 있는 이경수 팀장이 절 찾아 왔습니다.

 사고로 죽은 제 아내의 동생이었죠.

 10년간의 병원생활을 뒷바라지 해준 것도 이 친구였고 제 집과 자산도 관리를 해 주었더군요.

 외국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귀국한 후 제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4년 전.

 

 “형님.... 이러다 형님까지 어떻게 되겠어요.

 형님 마음이 어떤지 이제 알겠으니까 우선 저랑 같이 밥이라도 먹으러 나갑시다.”

 

 “다 필요 없어.

 나 혼자 살아서 뭘 어떻게 하라고?

 그냥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둬.”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누나가 형님 그렇게 되면 잘 했다고 마중이라도 나와 줄 것 같아요?”

 

 “그럼 나더러 뭘 어쩌라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이렇게 지옥 같은데!”

 

 유강산은 휠체어에서 쓰러지듯 내려와 절규하며 양손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이경수는 그런 유강산을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그러더니 갑자기 몸을 일으킨 유강산은 이경수의 다리를 붙잡고 말했다.

 

 “잠깐만! 그래, 그게 좋겠어!

 경수야, 우리 돈 많다고 그랬지?

 네가 사람 좀 사서 그 인간 찾아내서 죽여 달라고 하면 되겠네.

 응?”

 

 “형님!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유강산에게 화를 내며 소리친 이경수였지만 그 역시 잠깐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그에게 누나 이혜정은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읜 후부터 유일한 가족이자 버팀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짓은 누나가 바라는 게 절대 아니란 걸 알고 있기에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형님, 누구보다 형님이 누나에 대해서 잘 아시잖아요.

 만약에 그런 일을 벌였다가 나중에 누나 얼굴 똑바로 볼 수나 있겠어요?”

 

 장시간의 설득 끝에 겨우 집을 나서 근처에 있는 국밥집을 찾아 자리에 앉자 유강산은 소주부터 시켜 들이키기 시작했다.

 

 밥만 먹는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약속한 터라 이경수는 이도 저도 못하고 그냥 한숨만 내쉬며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뒤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한 노인이 이상한 소리를 했다.

 

 “거, 내 여지껏 별의별 놈들을 다 봐왔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구만.....”

 

 유강산은 누가 뭐라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술만 들이켰고 이경수가 대신 그 노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그 노인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내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을 구별해내는 눈이 있거든.

 저 인간 재물운이 남들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구만.

 이건 뭐 죽을 때 까지 금은보화가 끊이지 않고 들어오겠어.”

 

 “아.... 네.”

 

 이경수는 속으로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 사기꾼인 것 같아 대충 얼버무리고 돌아앉았다.

 

 하지만 그 노인은 멈추지 않고 계속 혼잣말을 하는 것이었다.

 

 “근데 이거 불쌍혀서 어쩌나?

 그 재물들이 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목숨 값이니 말이여.

 에휴....”

 

 그 말을 듣자마자 이경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대학생이었던 유강산이 벤처회사를 창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투자로 많은 수익을 내었을 때 군에 있던 그의 형이 의문사를 당했고 그 후 창업한 회사가 대박이 나 대기업이 나서 인수하자마자 화재로 인해 그의 부모님 두분이 다 돌아가셨다.

 

 그리고는 실의에 빠져 힘든 시기를 보내다 우연히 만난 누나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고 얼마 후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딴 MJ코인을 개발했지만 끔찍한 사고가 생겼고 그 뒤 코인의 가치가 몇 년 새에 말도 안 되게 폭증을 했기 때문이었다.

 

 “저, 어르신.

 정확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요?

 

 노인은 대답 대신 주인장을 불러 종이와 펜을 가져다가 주소 하나를 적어주며 말했다.

 

 “저놈, 술 좀 깨고 정신 들면 나한테 데리고 와.”

 

 그리고는 일어서 나가려다 다시 한 번 유강산을 힐끗 쳐다보더니 이경수를 향해 말했다.

 

 “꼴을 보아하니 항시 저 놈 옆에 붙어있어야 할 것 같은데 너도 제명에 죽고 싶음 조심혀.”

 

 다음날 아침 이경수는 잠에서 깬 유강산을 막무가내로 끌고 나와 자신의 차에 태워 노인이 남긴 종이에 적힌 주소로 찾아갔다.

 

 유강산이 어디로 가는지 몇 번을 물어봐도 묵묵부답인체 차를 몰고 가 도착을 해 보니 무슨 보살이니 그런 간판도 없는 그냥 일반 가정집이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십여 명의 사람들이 노인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일처리를 도와주는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어서 오세요.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이경수가 어제 있었던 이야기와 종이를 보여주자 이 여성은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둘을 안내했다.

 

 휠체어를 타고 올라갈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이경수가 유강산을 등에 업고 계단을 올라가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제 봤던 그 노인이 둘을 맞이했다.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유강산을 향해 노인이 다짜고짜 이상한 말들을 늘어놨다.

 

 “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어.

 무슨 일을 벌이든 네 손에 엄청난 재물이 들어오는 능력.

 그런데 하늘은 공짜로 뭘 주시는 법이 없지.

 그 대신에 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험한 꼴을 당하게 되어 있어.

 무슨 소린지 알아?

 넌 두 번 다시 누구에게도 마음 따윈 줘선 안 된다 이 말이여.

 동정이든 존경이든 애정이든 절대 선을 넘지 마.

 그래야 다른 사람이 살아.”

 

 유강산은 어이가 없었다.

 

 ‘저 노인네가 뭐라는 거야?

 경수 이 자식은 어쩌자고 이런 데로 날 데려온 거고...

 하.... 미치겠네.’

 

 유강산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경수를 바라보며 얼른 나가자는 눈짓을 보내자 노인이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게냐!

 부모 형제에 지 처자식까지 잡아먹고서도 부족한 게야!”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그걸 어떻게....

 경수, 네가 말한 거야?”

 

 놀란 유강산이 묻자 이경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어제 국밥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노인은 더 이상 해줄 얘기가 없다는 듯 나가라는 손짓을 했고 반쯤 넋이 나간 유강산을 이경수가 다시 들쳐 업고 방문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치부했던 말들이 점점 진짜 사실이라면 어떡할까라는 생각이 유강산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자 깨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일이 죽을 것만큼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는데 그보다 더한 지옥문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다 나 때문이었다고?’

 

 유강산은 갑자기 구역질이 나와 급하게 차를 갓길에 세우게 하고 길바닥에 엎드려 그대로 속에 있는 것들을 다 게워냈다.

 

 이경수가 다가와 휴지를 건네주자 유강산이 물었다.

 

 “경수야, 넌 그 말들을 다 믿을 수 있겠니?

 진짜 나 때문에 혜정이하고 민재가 그렇게 된 거라고?”

 

 이경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사실이 아니길 바랐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정해야만 할 것 같은 현실에 가슴이 아파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유강산에게서 갑자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경수야, 네가 날 좀 도와줘야겠다.”

 

 “형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또 이상한 부탁 하실거면....”

 

 “그런 거 아니니까 일단 우리집으로 와.”

 

 이경수는 통화가 끝나자마자 유강산이 헛된 짓을 하진 않을까 걱정되어 부리나케 유강산의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의외로 유강산은 아주 말끔한 모습으로 이경수를 맞이했다.

 

 그리고 나서는 자신의 계획을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1. 나희재의 능력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능력자들을 찾아낸다.

 2.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력을 동원하여 그들을 포섭해 팀을 꾸린다.

 3.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보를 입수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증거자료들을 모아 경찰에 넘긴다.

 

 “어떻게 생각해?”

 

 자신의 생각을 묻는 유강산의 눈빛엔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그렇게 엄청난 분노와 고통, 충격을 받은 와중에도 이런 계획을 세우고 담담하기까지 한 모습에 자연스레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제 힘이 닿는 한 형님 곁에서 최대한 돕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유강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경수의 두 손을 꼭 붙잡았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혜정이하고 민재를 만났을 때 웃으면서 인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지옥문이라 생각했던 문틈사이로 한줄기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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