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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전쟁(5)
작성일 : 22-04-03 22:24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7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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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것도 아닌 게.”

 

 곧바로 영해성은 주먹으로 강 경장의 얼굴을 뭉개버렸다.

 

 퍽. 퍽. 퍽. 퍽. 퍽.

 

 영해성은 무자비하게 폭력을 가했고 강 경장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강 경장....”

 

 이제 남은 것은 운전자 없는 경찰차와 그 안에 있던 경찰청장, 그리고 대통령이었다.

 

 “가까이 오지 마!”

 

 오성한은 땀에 젖은 손으로 권총을 들고 사방을 겨눴다.

 

 “가까이 오면 쏜다!”

 

 흑사단원들은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며 흑사의 지시를 기다렸다. 흑사는 피부가 까진 손바닥을 확인하며 오성한을 불렀다.

 

 “오성한 청장! 제 발로 여기까지 들어온 모습은 용맹하지만 섣부른 판단이었어. 당신이 살아남으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을 모두 죽여야 하지. 그런데 권총에 있는 총알을 다 써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절대 못 죽여. 그럴 거면 순순히 항복하고 죄를 달게 받는 게 좋아.”

 

 자신이 살아서 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오성한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성한은 흑사를 쳐다봤다.

 

 “그래. 총알이 모자라긴 하겠지.”

 

 성한은 경찰차의 문을 열었다. 그가 총구를 이곳저곳 돌리자 단원들은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흑사는 성한의 총구를 유심히 관찰했다. 성한의 총구는 점점 한 곳으로 집중하고 있었다.

 

 “맞아. 당신 말대로야. 이 많은 인원을 다 죽이기엔 턱없이 부족한 총알이야.”

 

 성한은 주위를 경계하다가 총구를 멈췄다.

 

 “하지만 당신을 위한 한 발은 있지.”

 

 성한은 흑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성한의 총구를 주의 깊게 지켜봤던 흑사였다. 그는 총알의 궤도를 예측하고 성한의 사격을 피해 그에게 달려들었다. 흑사는 성한의 목덜미를 꽉 잡고 넘어뜨렸다. 성한도 넘어지며 다리로 흑사의 허리를 휘감았다. 그 탓에 흑사도 성한과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쿵.

 

 키는 흑사가 훨씬 컸지만 성한은 속이 꽉 찬 바위 같은 사내였다. 그는 다리로 흑사를 조이며 흑사의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일차적으로는 흑사단원들이 함부로 총을 쏘지 못하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최종적으로는 흑사를 지치도록 만들 작정이었다.

 

 “흡!”

 

 흑사는 숨이 턱 막혔다. 성한이 양손으로 흑사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이 자식이!”

 

 하지만 흑사는 느끼고 있었다. 성한의 오른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그가 눈을 내려 성한의 다리를 보니 다리가 퉁퉁 부어있었다.

 

 “다리가... 부러졌나 보군.”

 

 흑사는 그대로 성한의 다리를 내려찍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성한은 흑사의 집중공격에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동시에 성한의 손에도 힘이 풀렸다. 성한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흑사의 오른팔을 입으로 깨물었다. 그가 받은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듯이 흑사의 살점을 뜯어냈다.

 

 “이 새끼가!”

 

 흑사는 몸을 흔들어 성한을 떼어내려 했지만 그럴수록 성한에게 물린 살점이 쭈욱 뜯겨나갔다.

 

 “으읍!”

 

 적벽관에 있던 흑사단원들도 두 사람의 싸움에 집중하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흑사는 팔뚝이 찢어지는 통증을 감수하며 몸을 거칠게 흔들었다.

 

 “으아아아!”

 

 흑사는 왼손으로 성한의 얼굴을 밀어냈다. 그의 악력에도 성한이 버티자 흑사는 손가락으로 성한의 두 눈을 찌르며 밀었다.

 

 “으갸악!”

 

 성한은 멈추지 않고 흑사의 목을 조르면서 살점을 뜯었다.

 

 “으아아악!”

 

 흑사의 손가락이 성한의 눈으로 들어가며 그의 양 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흐읍!”

 

 흑사의 손가락 한 마디가 성한의 눈으로 들어갔을 때, 성한의 팔이 스르륵 풀렸다.

 

 “끈질긴 새끼.”

 

 흑사는 성한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성한은 두 눈이 움푹 파인 채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흑...사....”

 

 흑사는 그런 성한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콰직.

 

 “이제 남은 건 한 사람인가?”

 

 대통령은 경찰차 안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흑사가 오른팔에 피를 뚝뚝 쏟아내며 다가오자 혁원은 오들오들 떨었다.

 

 “내려.”

 “네?”

 

 흑사는 경찰차를 활짝 열었다.

 

 “내리라고.”

 

 혁원은 도저히 거역할 수가 없었다. 그는 흑사의 눈치를 보며 천천히 자동차 밖으로 나왔다.

 

 “미안하네.”

 

 혁원은 자연스레 무릎을 꿇었다. 극도의 긴장감은 자신의 허벅지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흑사는 단호했다.

 

 “이제부터 처형식을 진행하겠다.”

 “아니...”

 “벌을 달게 받도록.”

 

 흑사는 원래 대통령을 죽을 만큼 고통스럽게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오른팔이 완전히 걸레가 되었기에 상황을 빨리 종결시키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당신, 운 좋은 거야. 살짝 따끔하면 끝날 거야."

 

 흑사는 총을 꺼내려 했으나 그의 허리춤엔 권총이 없었다. 그 대신 아까 오성한이 싸우면서 떨어뜨린 총이 보였다. 그는 그 권총을 줍기 위해 성한의 옆으로 이동했다.

 

 “완전히 의식을 잃었군.”

 

 성한은 미동도 없었다. 흑사는 그의 옆에 놓인 총을 집었다.

 

 틱.

 

 “무슨 소리야?”

 

 흑사는 뒤돌아봤다. 적벽관의 로비가 하얀 연기로 가득했다.

 

 “이게 무슨 연기야?”

 

 시야가 뿌연 연기로 인해 완전히 가로막혔다. 흑사단원들이 서둘러 흑사의 주위로 달려와 그를 둘러쌌다.

 

 “흑사님을 지켜!”

 

 부상을 당한 흑사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흑사님 어떻게 할까요?”

 

 단원들은 이리저리 총구를 겨누며 어디서 발생할지 모를 공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흑사는 침착하게 오른팔을 들었다. 대기명령이었다.

 

 “다들 가만히 있어.”

 

 흑사는 모든 신경을 귀에 모았다.

 

 타다다닷-

 

 흑사는 발소리에 집중했다. 발소리는 멀어지고 있었다.

 

 “저기다.”

 

 그는 적벽관 깊숙한 방향을 향해 총을 들었다.

 

 탕! 탕!

 

 “저 방향으로 발사해!”

 

 흑사의 명령이 떨어지자 주위의 단원들은 연기 속에서 총격을 가했다. 하지만 총알이 벽에 박히는 소리가 들릴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흑사는 총을 쐈던 방향으로 걸어갔다. 역시 어혁원이 있던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바닥에 보이는 핏자국. 핏방울이 촘촘하게 떨어져 길을 만들고 있었다.

 

 “대통령은 큰 부상을 입었다. 멀리 못 갔을 거다! 이 핏방울을 쫓아서 추격해!”

 “알겠습니다.”

 

 흑사단원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기 속에서 핏방울을 추적했다. 핏방울을 따라가니 출입문 하나가 나타났다.

 

 "이거, 뒷문으로 이어지잖아?"

 

 흑사단은 후문을 열었지만 그곳에는 텅 빈 정원 뿐 대통령은 없었다.

 

 

 ***

 

 

 “오케이, 다 뚫었어.”

 

 크로스 호텔. 호텔의 옥상에는 호텔 직원 복장을 한 네 남자가 있었다.

 

 “이제 대구치 형이 조금만 힘을 주면.”

 

 대구치가 드릴로 뚫은 절취선을 따라 발을 구르니 바닥이 꺼지며 구멍이 생겼다. 구멍은 맨홀 뚜껑보다 살짝 넓은 크기였다.

 

 “1단계 완수.”

 

 막실라 팀은 흑사단이 숙소를 비울 시간을 파악해서 크로스 호텔로 온 것이었다. 정확히는 흑사단이 방송으로 전쟁을 선포하자마자 크로스 호텔로 이동했다. 그들은 크로스 호텔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들의 목표는 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3001호. 권화백의 작품이 있다고 추정되는 방이었다. 그들은 바로 그 3001호 위에 구멍을 뚫기로 계획했다.

 

 쾅! 쾅!

 

 때마침 마루시 번화가에서부터 폭발음이 들렸다.

 

 쿵! 쿵!

 

 대구치는 폭발음에 맞춰 드릴을 사용했다. 본래는 30층 복도에서 3001호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 했으나, 3001호는 문을 포함한 모든 벽면이 강철판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예상대로 침입하기 까다로운 구조였다. 강철판을 뚫으려면 뚫을 수 있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막실라팀은 취약부를 발견했다. 환기 때문인지 천장엔 강철판이 없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드릴을 들고 옥상으로 온 것이었다.

 

 “측절치 형, 이제 수고 좀 해줘.”

 

 옥상에 난 구멍은 체구가 왜소한 측절치에게는 꽤 널널한 크기였다. 측절치는 준비해온 밧줄을 타고 3001호로 내려갔다.

 

 삐요옹-

 

 3001호 전체에 경보음이 울렸다. 도난 경보시스템이었다. 경보시스템을 따로 차단하지 않았기에 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없었다. 호텔 전체가 텅 비었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고, 실상은 밖이 더 난리통이었다. 하트원 호텔뿐만 아니라 마루시 거리 곳곳에서 끊임없이 경보음이 들려왔다.

 

 3001호에서는 측절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해! 지치의 말대로야!”

 

 측절치는 밧줄을 2번 당겨 다른 형제가 내려와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 뒤이어 견치가 3001호로 내려갔다.

 

 “이야, 지치가 말한 그대로네.”

 

 3001호실은 예술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엔간한 미술관보다 굉장한데?”

 

 보통의 미술관보다 예술품이 더 빽빽하게 전시되어있었다. 하나하나 값어치가 나가는 예술품이었고, 그들이 원하던 권성환 화백의 작품도 보였다.

 

 “여기에 ‘지상 낙원’도 있어!”

 

 ‘지상 낙원’은 권성환 화백의 작품으로 이번 경기에 나온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번 경기에서 굉장히 높은 점수가 걸려있던 작품이었다. 견치는 탄식을 뱉었다.

 

 “이것만 있었어도 2등이었는데.”

 “지금 한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 운반하자!”

 

 측절치와 견치는 작품들을 하나씩 벽에서 떼어냈다. 소구치는 그들이 떼어낸 작품들을 천장 구멍으로 올렸다. 올려진 작품들은 대구치가 받아서 옥상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와아!”

 

 분주하게 작업하던 측절치에게서 환호성이 들렸다. 소구치와 견치도 놀라서 그쪽을 바라봤다.

 

 “‘백민관의 초상화’야!”

 

 이번 경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부여돼있는 바로 그 작품이었다.

 

 “이야, 이건 어떻게 올리냐?”

 

 3m 가까운 거대한 크기 덕에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채 전시되어있었다. 그 작품을 떼어내는 것도 상당한 일이었다. 측절치가 앞장 섰다.

 

 “내가 한 번 들어볼게.”

 “안 상하게 조심조심 옮겨야 해”

 

 지켜보던 소구치와 견치도 자연스럽게 측절치의 좌우로 이동했다. 결국엔 세 사람이 모두 ‘백민관의 초상화’에 붙어 종종걸음으로 움직였다.

 

 “이야, 확실히 큰 그림이라 무게도 있네.”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조심히 들어.”

 

 세 사람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나서야 ‘백민관의 초상화’는 옥상으로 올려졌다. 그렇게 다른 작품들도 챙기다 보니 30분이 더 지나갔고, 3001호는 점차 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거의 모든 작품이 천장 구멍을 통과하고 난 뒤에야 그들의 목표가 달성되었다.

 

 “좋아. 이 정도면 충분해.”

 

 3001호는 추수가 끝난 논처럼 쓸쓸해졌다.

 

 "얼른 올라가자."

 

 세 사람은 다시 옥상으로 올라왔고 그들이 가져온 작품들을 둘러봤다.

 

 “이건 정말이지 최고의 성과야.”

 

 이번 경기에서 소재가 밝혀지지 않았던 권성환의 작품 2개가 방금 막 막실라팀의 손에 들어왔다.

 

 “이것들만 있어도 우리가 1등이야!”

 

 그들은 그림을 소중하게 챙겨서 1층으로 내려갔다. 호텔 뒤편에는 흰 승합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운전석에는 늘 그렇듯 중절치가 앉아있었다.

 

 “수고 많았어. 어서 타!”

 

 그들은 뒷좌석에 그림을 차곡차곡 넣었다.

 

 “작품이 너무 많아서 뒷좌석이 꽉 차네.”

 "백민관의 초상화 조심해."

 "안 그래도 조심히 잘 넣었어."

 

 작품을 뒷좌석에 채우고서야 네 사람도 자동차에 탔다. 그들이 차에 타자 중절치는 그림부터 확인했다.

 

 “작품들은 전부 챙겼어?”

 “별로 가치 없어 보이는 거 몇 개 빼고. 비싸게 보이거나 경기에 필요한 건 전부 챙겨왔지.”

 

 3001호에는 보기 힘든 작품들로 가득했었다. 가치로 따져봤을 때 이후의 Speed-T1 경기에 나올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흑사의 예술품을 가져갈 기회가 앞으로 없을 듯해서 최대한 챙겨온 것이었다. 작품을 더 가져왔어도 넣을 자리가 없었다. 현재 승합차 뒷좌석은 그림으로 가득 차서 대구치도 중간 좌석에 앉아야 하는 신세였다.

 

 “그래. 수고했어.”

 

 중절치는 시동을 걸었다.

 

 “이제 어디로 가?”

 “지치 데리러 가야지.”

 

 견치는 못마땅한 눈치였다.

 

 “아무래도 불안한데. 우리까지 휘말리면 어떡하려고?”

 “그래도 놓고 갈 수는 없잖아. 지치는 우리 형제야.”

 “하지만 우리는 경기 중이잖아. 지금 솔코라인으로 넘어가면,”

 “지치 덕분에 저 작품들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잊지 마.”

 “쳇.”

 

 막실라 팀의 승합차는 정해진 목적지로 출발했다. 그들의 목적지는 적벽관이었다.

 

 쾅! 콰광!

 

 적벽관과 가까워질수록 굉음과 진동도 커졌다.

 

 “조심해. 이러다 우리도 총 맞겠어!”

 “걱정 마. 지치가 알려준 루트로 갈 거니까.”

 

 카쟝은 적벽관 광장을 거치지 않고 적벽관 후문에 닿을 수 있는 경로를 중절치에게 알려주었다. 중절치는 그 경로를 따라서 운전하고 있었다. 나머지 형제들은 창밖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와, 처참하네.”

 

 1km 밖에서 보이는 장면인데도 모든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오토바이는 터지고 트럭은 불타고 시체는 나뒹굴었다. 이따금 근처에 터지는 폭탄들은 측절치를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형, 좀 더 광장에서 멀어져야 할 것 같아.”

 “최대한 떨어져서 가고 있어.”

 

 측절치는 망원경을 꺼내서 적벽관 광장을 관찰했다. 군대, 흑사단 할 것 없이 수많은 시신이 전장에 쓰러져있었다.

 

 “....”

 

 펑! 쾅! 쾅!

 

 아까보다는 폭발음이 잦아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총성이 끊임없이 들렸다. 고막이 너덜거릴 정도였다.

 

 끼이익-

 

 중절치는 차를 급하게 세웠다. 막실라팀은 급정거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허리가 꺾였다.

 

 “중절치 형, 무슨 일이야?”

 “길 위에 사람이 있어.”

 

 그들이 달리던 길은 전장과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그 길목에 군복을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막실라팀에게 다가왔다.

 

 “살려, 살려주세요.”

 

 군인은 승합차에 다다랐고, 피 묻은 손으로 차 문을 열려고 했다.

 

 “제, 제발 태워주세요.”

 

 하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있어 열리지 않았다. 군인은 막무가내로 문을 당겼다.

 

 "제발요.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그 군인은 몇 차례 시도하다가 문이 열리지 않자 버럭 화를 냈다.

 

 “태워달라고!”

 

 그는 매고 있던 총을 들었다.

 

 “중절치 형! 빨리 출발해!”

 

 중절치는 서둘러 가속 페달을 밟았다. 다행히 군인은 총만 겨냥할 뿐 발사하지는 않았다.

 

 “휴, 위험할 뻔 했어.”

 “조심해.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아.”

 

 다른 형제들의 눈에도 적벽관과 반대편으로 도망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공통점은 전부 군복을 입고 있었다. 길목에 서서 차를 세우라고 소리치는 군인들도 있었지만 중절치는 무시하고 지나쳤다. 그쯤 되니 어느 쪽이 전쟁에서 우세한지 짐작이 갔다.

 

 “군인들이 전장 밖으로 도망치고 있어.”

 “흑사단이 적벽관에 다다른 것 같아.”

 “어서 지치를 구하러 가야 해.”

 

 중절치는 더욱 거세게 운전했다. 길은 포장되지 않아 거칠었다. 하지만 중절치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측절치에게 멀미가 생길 무렵 적벽관의 뒤편이 나타났다.

 

 "다 왔어."

 

 얼마 안 가서 막실라팀은 적벽관에 다다랐고, 중절치는 적벽관 뒤편에 차를 세웠다. 곧 승합차의 시동이 꺼지고 막실라팀은 침묵 속에서 카쟝을 기다렸다.

 

 “여기는 조용하네.”

 “흑사단이 여기로는 안 왔나 봐.”

 “아니야. 저길 봐.”

 

 막실라팀은 중절치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봤다. 그곳엔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싸늘한 시체로 누워있었다. 적벽관의 후문을 지키다가 봉변을 당한 대통령의 경호원들이었다.

 

 “흑사단이 애초에 이곳을 처리하고 갔던 거야.”

 

 그때 총성이 들렸다.

 

 탕!

 

 “소리가 가까워.”

 “적벽관에서 나는 소리 같아.”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지치가 나올 때까진 기다려야지.”

 

 견치는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치가 안 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설마.”

 “그런 소리 하지 마. 지치는 곧 나올 거야.”

 

 중절치의 바람과는 달리, 적벽관에서 몇 번의 총성이 더 들릴 때까지 지치에게선 아무 소식도 없었다.

 

 “형, 이만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때 소나기처럼 총소리가 들렸다.

 

 탕! 탕! 탕! 탕! 탕!

 

 동시에 적벽관 후문이 열리며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지치!”

 

 중절치는 카쟝을 발견하고 시동을 걸었다. 카쟝도 막실라팀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뜀박질했다.

 

 “업고 오는 사람은 누구지?”

 

 카쟝은 어깨에 한 사람을 업고 있었다. 견치가 자동차 문을 열자 카쟝은 업은 사람부터 차에 태우고 이어서 자신도 탔다.

 

 “얼른 출발해요!”

 

 중절치는 곧장 출발했다. 카쟝은 의자를 뒤로 젖히고 짊어지고 왔던 사람을 눕혔다.

 

 “지치, 이 사람은 누구야?”

 “대통령이요.”

 “뭐?”

 

 예상치 못한 인물에 견치는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대통령 맞네. TV에서 보던 그대로야.”

 

 대통령은 의식을 잃은 채 아무 움직임도 없었다. 그때 소구치는 대통령의 바지가 피로 물든 것을 발견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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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5차 계획서 2022 / 3 / 17 226 0 7875   
82 비서와 우 박사 2022 / 3 / 17 243 0 7927   
81 비서실 2022 / 3 / 17 233 0 7845   
80 흑사단의 거점 2022 / 3 / 16 231 0 7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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