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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전쟁(2)
작성일 : 22-03-31 22:04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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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더 가까이 이동하면 쏘겠다.”

 

 경찰들이 총구를 겨누자 도적단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부우우우웅우우웅

 

 그때 텅 빈 도로가 요동쳤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벌집을 건드려 벌떼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부우웅우우우우우웅우웅

 

 경찰은 총을 든 채 주변을 살폈다. 그때 저 멀리서 무언가 보였다. 강렬한 전조등이 이쪽을 비추고 있었다.

 

 “오토바이?”

 

 무수한 오토바이들이 질주해오고 있었다. 물소 떼처럼 달려오는 모습은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냈다.

 

 "저게... 흑사단?"

 

 흑사단과 처음 맞닥뜨린 경찰은 그들의 압도적인 등장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동안 도적단과 맞서 싸워왔던 경찰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저, 전원 사격 준비!”

 

 경찰들은 총구를 오토바이 쪽으로 돌렸다. 수많은 오토바이의 전조등 때문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는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부우우우웅우우우웅

 

 경찰들의 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흑사단의 출현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땅바닥이 정말 지진이 난 것처럼 뒤흔들리고 있었다.

 

 오토바이들은 순식간에 경찰들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전원, 도적단을 향해 사격 개,”

 

 타다다당!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이들이 먼저 경찰을 공격했다. 경찰들도 뒤늦게 반격했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수준이었다. 경찰의 저지선은 젓가락으로 휘저은 두부마냥 무력하게 무너졌다. 흑사단의 오토바이 부대는 메뚜기 떼처럼 경찰들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선두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사람이 외쳤다.

 

 “시위대는 죽이지 말고 보내줘라! 경찰, 군인 중 죽지 않은 이가 있다면 포로로 삼아라! 하지만 포로가 되길 거부한다면 언제든 죽여도 좋다!”

 

 흑사였다. 흑사는 오토바이 부대의 선두에서 모든 지휘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들은 경찰과 군인의 목숨이 붙어있으면 죄다 포박하고 끌고 갔다. 혹여나 끝까지 저항하는 이들은 그 자리에서 가차 없이 죽였다.

 

 “자! 이제 적벽관까지 후진은 없다!”

 

 와아아아아-!

 

 흑사단은 경주라도 하듯 적벽관을 향해 달렸다. 그러나 경찰들도 그들의 움직임을 그저 내버려 두지는 않았다. 흑사단의 앞으로 경찰들의 임시 바리케이드가 나타났다.

 

 “흑사단, 멈춰라! 이곳부터는 못 지나간다!”

 

 임시로 만든 바리케이드였지만 사람 키가 넘는 철제 울타리였다. 오토바이로는 돌파하기 힘들어 보였다.

 

 "가까이 오면 쏜다!"

 

 그러나 경찰의 명령으로 흑사단의 폭주가 멈출 리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경찰들도 달랐다.

 

 “발포해!”

 

 탕다다당-!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사격에 흑사단의 오토바이가 10대 넘게 쓰러졌다. 흑사는 오른팔을 올려 손목을 좌측으로 살짝 꺾었다. 흑사의 제스처와 함께 오토바이 부대가 좌우 골목으로 빠졌다.

 

 “어딜 도망치는 거냐!”

 

 경찰들은 오토바이 부대가 도망치자 추격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추격을 할 때가 아니었다.

 

 드릉드릉드르르릉

 

 오토바이 부대가 걷히자, 그 뒤에 있던 트럭 부대가 나타났다.

 

 “이런! 다들 자리 지켜!”

 

 트럭들은 육중한 몸집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속도로 접근했다.

 

 “사격 개시!”

 

 탕! 타당! 탕!

 

 그러나 트럭은 오토바이와 달랐다. 그들은 차체에 박힌 총알을 무시하며 바리케이드에 그대로 몸통을 꽂았다.

 

 콰과앙!

 

 임시 바리케이드였기에 트럭 몇 대가 지나가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총격을 가하던 경찰들은 트럭에 치여 그대로 고꾸라졌다. 트럭 부대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적벽관을 향해 가속을 시작했다.

 

 부와아아앙-!

 

 골목으로 빠졌던 오토바이 부대도 트럭을 방패 삼아 다시 등장했다. 오토바이의 거친 엔진 소리가 트럭의 뒤에서 울려 퍼졌다.

 

 “적벽관까지는 얼마나 남았지?”

 “약 5km 남았습니다!”

 

 곳곳에서 경찰들이 끊임없이 나타났지만 폭풍우와 맞닥뜨린 촛불일 뿐이었다. 그들은 싸움 다운 싸움도 해보지 못하고 흑사단의 무력에 힘없이 쓰러졌다. 장애물을 세우면 트럭들이 강력한 파워로 밀어냈고, 살아남은 경찰들은 오토바이 부대가 처리했다.

 

 “보인다.”

 

 얼마 안 가서, 저 멀리 적벽관 광장이 보였다. 적벽관 주변 1km 이내에는 건축물을 세우지 못하도록 정해졌기에 생긴 넓은 공간이었다. 즉, 흑사단이 적벽관 코앞까지 도달한 것이었다.

 

 “오늘의 전장이다.”

 

 흑사단이 도달한 넓은 공간 뒤로는 적벽관이 우뚝 위치했다. 흑사의 시야로도 적벽관이 들어왔다. 대략 2km 정도 되는 거리였다. 하지만 적벽관에 앞에는 이미 군대가 포진한 상태. 흑사는 오른팔을 올려 주먹을 꽉 쥐었다. 동시에 흑사단 전체의 움직임이 서서히 멈췄다.

 

 “포로들 앞으로 데리고 나오도록.”

 

 뒤에서 트럭 20대가 나란히 전진했다. 트럭들의 앞에는 사람이 한 명씩 묶여있었다. 경찰복이나 군복을 입은 이들이었다. 흑사단이 포획한 포로들이었다. 이전까지 생포했던 이들까지 합치면 100명이 넘었다. 흑사 뒤로 포진해있던 100대가 넘는 트럭에는 포로가 1명씩 묶여있었다.

 

 흑사는 흑사단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탱크의 포신이 흑사단을 향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흑사단도 방패막이 필요했다. 그런 까닭에 포로들을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세워놓은 것이었다.

 

 “앞에 세웠습니다.”

 

 경찰이나 군인이였던 자들은 이제 흑사단의 포로가 되어 최전방에 섰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었기에 차마 고개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흑사단에게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전원 전진!”

 

 흑사단은 포로를 앞세운 채 천천히 적벽관을 향해 전진했다.

 

 “진영을 넓혀라!”

 

 흑사단은 좌우로 진영을 벌렸다. 흑사단의 인원수가 굉장히 많았기에 군대를 빙 둘러싼 진영을 만들어갔다. 마치 거대한 뱀이 적벽관을 향해 입을 벌리는 형상이었다.

 

 부릉-부르릉-

 

 군인들의 입장에서는 사방에서 엔진 소리가 고막을 흔들고, 지면은 차량에 의해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천둥과 지진을 동시에 겪는 느낌이었다.

 

 “포로를 그대로 앞세우고 적벽관까지 접근하라!”

 

 흑사단은 군대와 서서히 거리를 좁혀갔다. 원거리에서는 군대가 월등히 유리했다. 거리를 좁혀서 근거리전을 만드는 것이 승리의 요건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은 국방부도 알고 있었다.

 

 퍼엉-!

 

 적벽관으로부터 무언가 날아왔다. 어두운 밤이라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그 물체는 빠른 속도로 흑사단을 향해 접근했다.

 

 “모두 엎드려!”

 

 흑사단이 진입하던 길 앞으로 미사일이 떨어졌다.

 

 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연기가 걷히자 움푹 꺼진 땅바닥이 드러났다.

 

 “자기 부하들이 포로로 있는데도 미사일을 쏘다니.”

 

 탱크가 발사한 미사일이었다. 흑사단의 접근을 본 김달성 장관이 명령한 공격이었다.

 

 “김달성.”

 

 2km 밖에서도 김달성이 흑사단을 노려보는 눈빛이 느껴졌다. 이어서 달성은 확성기를 들었다. 그는 흑사단 선두에서 자신을 겨누어 보고 있는 흑사에게 외쳤다.

 

 “즉시 진격을 멈추어라! 더 가까이 오면 이번엔 진영 중앙을 향해 발포하겠다!”

 

 달성의 포고와 동시에 탱크들의 포신이 흑사단을 향해 일제히 돌아갔다. 겁 없이 다가오던 흑사단도 탱크의 위력 앞에서는 주춤했다.

 

 “다시 한 번 말한다! 흑사단은 포로를 풀어주고 순순히 항복하라!”

 

 흑사단 전체가 흑사의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흑사는 허공으로 거침없이 팔을 올렸다. 흑사단 전체가 그의 손을 주목했다. 흑사는 검지를 펴고 전방을 향해 팔을 뻗었다.

 

 “전쟁이다!”

 

 으아아아아!

 

 흑사의 명령이 떨어지자 거대한 흑사단이 적벽관을 향해 동시에 돌진했다. 오토바이가 가장 앞서서 달려갔고 그 뒤를 트럭이 쫓아갔다. 트럭 뒤로는 무수한 단원들이 적벽관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음박질했다.

 

 "최대한 거리를 좁혀라!"

 

 오토바이 부대가 2km 안쪽으로 들어오자, 김달성은 단호하게 명령했다.

 

 “발포!”

 

 명령과 함께 탱크들은 흑사단을 향해 일제히 발포했다.

 

 펑-

 

 콰과과광!

 

 흑사는 미사일이 날아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질주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공격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흑사가 적벽관과의 거리를 절반으로 줄였을 땐, 이미 오토바이 부대의 1/3이 사라져 있었다.

 

 김달성은 계속 명령을 지시했다.

 

 “계속 발포하라! 절대 흑사단이 적벽관에 닿지 못하게 만들어!”

 

 달성의 명령이 떨어지자 군대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다.

 

 펑- 펑- 퍼벙-!

 

 탱크에서는 굉음이 계속 이어졌고 공격 받은 대지는 크게 울렸다. 앞에서 포탄이 날아오는 상황이면 선두에서도 겁을 먹고 우와좌왕할 법도 했다. 하지만 흑사는 그런 여지도 주지 않았다. 그는 더욱 박차를 가했다. 흑사가 더 속력을 높여 달리자 각 구역을 담당하던 대장들도 겁을 상실한 사람마냥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3번대는 나를 따르라!”

 

 3번대 대장 합보는 우측으로 크게 돌아 군대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5번대는 무조건 전진이다!”

 

 5번대는 흑사를 뒤따르는 1번대 옆으로 따라붙었다. 5번대 대장인 GAN이 흑사에게 외쳤다.

 

 “흑사님, 대통령의 목은 제가 따겠습니다!”

 

 흑사는 GAN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GAN은 환호하며 흑사를 앞질러 갔다.

 

 “저 새끼들 싹 다 죽여버리자!”

 

 6번대 대장 명정운은 그나마 군인이 적은 좌측으로 꺾어 들어갔다.

 

 "우리도 한 번 해보자!"

 

 대장으로는 처음으로 나서는 정운이었다. 하지만 흑사의 앞에서 긴장한 척을 할 수 없었기에 단원들을 이끌고 진격했다.

 

 흑사단은 이제 뱀이 입을 벌려 긴 혀를 내미는 형상으로 진격했다. 하지만 군대의 포격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제 오토바이의 절반이 파괴되어 있었다.

 

 반대로 흑사단도 적벽관과의 거리를 많이 좁혔다. 이제 흑사단의 시야에도 탱크 무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가장 선두에 있던 GAN은 탱크의 포신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발사가 되기 직전에 그 경로에서 벗어났다.

 

 펑!

 

 미사일은 GAN과는 전혀 상관 없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새끼들아! 그런 공격은 나한텐 안 통한다!”

 

 쾅!

 

 GAN은 5번대 부하들이 공격을 받는데도 눈도 깜짝하지 않고 더욱 더 신이 난 모습을 보였다.

 

 “씨바! 이래야 전쟁이지!”

 

 GAN의 5번대는 엄청난 속도로 적벽관과 가까워졌다.

 

 “흑사단이 계속 접근하고 있다!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사격을 개시해라!”

 

 GAN이 200m 안까지 들어오자 군인들이 총을 들었다.

 

 “사격 개시!”

 

 탕! 탕! 탕! 탕! 탕!

 

 군인들은 가장 선두에서 달려오던 5번대를 향해 난사하기 시작했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5번대는 속속 사상자가 발생했다.

 

 탕-!

 

 GAN의 왼팔에도 총알 하나가 박혔다.

 

 “제길!”

 

 GAN은 고통 속에서 각성했다.

 

 “이젠 너희를 갈기갈기 찢어주마!”

 

 그는 자세를 낮추고 속도를 미친 듯이 올렸다.

 

 부와아아아앙-!

 

 이제 GAN은 5번대와도 거리가 벌어졌다. 그만큼 군대와의 거리는 줄어들었다. GAN은 자신의 가방에서 수류탄을 꺼냈다. 그는 군대의 바리케이드를 넘어 아무 망설임 없이 군대 진영을 돌파했다.

 

 “캬아, 내가 1등이다!”

 

 군인들은 진영에 처음 들어온 적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진영에 들어온 녀석부터 처치해라!”

 

 GAN이 군인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그의 수고로 GAN의 5번대도 하나둘 군대의 진영을 돌파했다.

 

 “씨바! 가자!”

 

 GAN을 필두로 5번대 대원들은 치아로 안전핀을 뽑고 수류탄을 사방에 던졌다.

 

 “이거나 먹어라!”

 

 적들을 죽이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더 큰 목적은 진영을 무너뜨리는 데에 있었다. 군인들은 다가오는 적보다 주변에 떨어진 수류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흑사단이 사방에 수류탄을 던졌다!"

 

 펑! 펑!

 

 군인들이 생존 본능에 충실한 것으로 보아, 5번대의 공격은 아주 효과적으로 통했다. 모두 흑사의 지시였다. GAN은 군대의 모든 시선을 끌며 더욱 깊숙이 침투했다. 그는 자신이 가는 곳곳마다 수류탄을 던져 군인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으하하! 살고 싶으면 발버둥 쳐보라고!”

 

 그 사이에 1번대도 국방부의 최전선에 도달하고 있었다. 흑사는 적진을 뚫고 있는 GAN을 확인하고는 방향을 틀어 탱크가 진을 친 곳으로 향했다.

 

 “흑사가 이쪽으로 온다!”

 

 탱크 5대가 동시에 흑사 쪽으로 포신을 돌렸다. 흑사는 탱크로 접근하며 오토바이 안장 위로 다리를 올렸다. 흑사와 포신이 직선상에 놓이자 탱크의 굵은 포신에서 붉은빛이 났다. 흑사는 그 찰나에 안장을 밟고 높이 뛰었다. 흑사가 날아오르자마자 탱크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펑!

 

 흑사가 타고 있던 오토바이는 포격을 받고 폭발했다.

 

 휘익-

 

 흑사는 그대로 탱크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육중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몸놀림이었다. 그는 포신도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탱크 위에 안착했다. 탱크에서는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흑사는 탱크의 출입구를 열고 수류탄을 넣었다. 안에서는 소란이 일어났다.

 

 퍼벙!

 

 짧은 폭발음과 함께 탱크는 움직임을 멈췄다. 흑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 탱크로 달려갔다. 사납게 질주하는 흑사 앞에서 탱크는 오히려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흑사는 지체없이 탱크의 내부에 폭탄을 투하했다.

 

 “군대의 지원군이 오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한다!”

 

 현재 적벽관을 지키고 있는 군대는 전체 군대에 1/3 정도였다. 온드리안 곳곳에 흩어져있는 군대 병력이 모이면 흑사단 입장에선 급격히 곤란해졌다. 흑사는 그 점이 신경 쓰였다.

 

 “상황을 빨리 종결시켜야 해!”

 

 그는 적벽관을 뚫기 위해 더욱 빨리 움직였다.

 

 “탱크부터 노리자!”

 

 흑사가 3번째 탱크로 접근하는 동안 오토바이 부대는 군대의 진영으로 들어가 군인들을 이리저리 헤집어놨다. 오토바이 부대 탓에 군인들은 진영을 유지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뒤이어 흑사단의 트럭들이 지축을 뒤흔들며 진격해왔다.

 

 “탱크 앞까지 달리자고!”

 

 트럭 부대를 이끌던 이는 4번대 대장 영해성이었다. 탱크의 입장에서 트럭을 맞추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트럭의 앞범퍼마다 매달려있는 포로는 탱크가 섣불리 공격하지 못하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

 

 “이걸 쏴, 말아?”

 

 트럭은 적벽관까지 치고 달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방부의 탱크가 너무 촘촘히 서 있는 통에 트럭이 지나갈 공간이 나오질 않았다.

 

 “적군이 전방에 탱크를 집중했습니다!”

 

 영해성은 씨익 웃었다.

 

 “전방 수비를 꽤나 탄탄하게 만들었네!”

 

 탱크와 탱크 사이는 승용차 정도만 지나갈 수 있을 거리를 유지했다. 오토바이로는 들어갈 수 있었으나 트럭은 절대 못 지나가는 간격이었다.

 

 “탱크도 다 부셔!”

 

 용기 있는 흑사단원 몇 명이 트럭을 몰고 탱크에 들이받았으나 그 결과는 처참했다.

 

 쿠웅!

 

 트럭은 그대로 접혔고 운전자는 앞 유리를 깨고 날아갔다. 짐칸에 타고 있던 단원들도 차에서 굴러떨어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차체로는 탱크를 절대 이길 수 없었다.

 

 “트럭을 일렬로 세워라!”

 

 결국 흑사단의 트럭들은 탱크와 거리를 두고 멈췄고 단원들은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4번대 단원들은 뒤편에서 발로 뛰는 단원들을 위하여 트럭으로 적의 시야를 가렸다. 하지만 멈춘 트럭은 군인들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군인들은 흑사단원들이 트럭에서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사격을 개시했다.

 

 타다당-탕탕아타앙-!

 

 “이런. 꼼짝도 못하겠어.”

 

 트럭이 흑사단에게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주기는 했지만 전진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들에게 최고의 병기로 무장한 군인들과 일대일로 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동수단이 없던 단원들도 트럭까지 도달했지만 더 이상 나아가는 건 자살행위였다.

 

 “어떡하죠?”

 “잠시만 대기하자! 군대 진영에 들어간 이들이 신경을 분산시키면 우리도 들어갈 기회가 생길 거야!”

 

 하지만 작전은 말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4번대의 후방 진격이 예상보다 더뎌지자 앞서 들어갔던 오토바이 부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적진을 휘젓던 GAN도 왼팔과 왼 다리에 부상을 입고 적진에서 빠져나왔다.

 

 “아니, 씨바. 우리가 후벼놓으면 와서 지원해줘야 할 거 아니야?”

 

 지원군이 들어오질 않으니 GAN과 5번대에 공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후우.”

 

 GAN은 뒤를 돌아봤다. 그를 따라 들어왔던 오토바이 부대는 현재 반의반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씨바!”

 

 아직 적벽관을 뚫지도 못했는데 그의 병력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성급한 돌격이 원인이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흑사단의 분위기가 이전과 사뭇 달랐다. 모두가 겁없이 질주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주춤거리는 모습이 전장 곳곳에서 보였다.

 

 "겨우 이 정도로 겁먹은 거냐?"

 

 꾸준히 싸우고 있는 곳도 있었다. 적벽관 오른쪽으로 돌아간 합보의 3번대였다. 합보는 GAN과 달리 3번대를 미세한 부분까지 지휘했다. 합보의 지휘에 따라 3번대는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며 야금야금 적벽관과 가까워져 갔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듯했지만 3번대의 병력은 전투 초반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병력을 유지한 채로 적벽관을 돌파하는 것도 가능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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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비서와 우 박사 2022 / 3 / 17 243 0 7927   
81 비서실 2022 / 3 / 17 233 0 7845   
80 흑사단의 거점 2022 / 3 / 16 231 0 7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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