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한밤의 질주
작성일 : 22-03-26 17:36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784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비서는 그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기 위해서 속도를 늦췄다.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자 정문 앞에 있던 사람들이 자동차로 슬금슬금 접근했다.

 

 “백민관 자동차 맞지?”

 “맞네. 백민관도 안에 있는 거 같은데?”

 “어디에 타고 있는데?”

 “저기 뒷좌석에 보이는 사람. 백민관 아니야?”

 “어두워서 잘 안 보여.”

 

 민관은 불안감이 엄습하자 곧바로 경비팀을 호출했다.

 

 “경비팀, 빨리 정문으로 나와. 시위대 때문에 밖으로 나가질 못하고 있어. 내 차에서 사람들 좀 떼어내.”

 

 민관이 경비원들을 부르는 동안, 사람들은 점점 불나방처럼 민관의 자동차로 달라붙었다. 그때 비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사장님.”

 “무슨 일이야?”

 “이 사람들 이상한데요?”

 “뭐가?”

 “이 시간에 여기 있는 것도 이상하고. 시위대인데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도 없어요.”

 

 맨몸에 그저 백민관만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사람들 같았다. 민관도 기존 시위대와의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게 말이야. 뭐 하는 사람들이지?”

 

 다행히 민관의 호출을 받은 경비팀이 명장제약 건물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어이! 거기 앞에 서 계신 분들! 양옆으로 비키세요! 사장님 차가 못 나가고 있잖아요!”

 

 경비팀의 말에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사장님 차?”

 “그럼 여기 탄 사람이 백민관이 맞는 거네?”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웅성거리는 사이 경비원들은 자동차까지 도달해서 사람들을 떼어냈다.

 

 “자, 사장님 나가야 하니까 비켜주세요!”

 

 경비원들은 사람들을 손으로 밀어냈다. 경비팀이 시위대 중간에 서서 그들을 밀치는 순간, 가짜 시위대는 동시에 총을 품에서 꺼냈다.

 

 “이, 이게 뭐야.”

 

 탕. 탕. 타앙. 탕.

 

 경비원들은 영문도 모르고 총격을 받았다. 경비원 5명이 손도 못 쓰고 민관의 차 주위에 고꾸라졌다.

 

 “뭐야? 이것들 미친 놈들아니야?”

 

 곧이어 총구는 자동차 뒷좌석으로 향했다.

 

 탕. 타앙. 탕. 탕. 탕. 탕.

 

 민관의 자동차는 방탄유리였기에 총알이 민관까지 닿지 않았다. 하지만 방탄유리가 언제까지 버텨주지는 않았다. 금이 간 유치창을 보며 민관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정 비서! 빨리 악셀 밟아!”

 

 부와앙-!

 

 자동차는 속도를 높였다. 그 앞을 가짜 시위대가 가로막았지만 정 비서는 그들을 그대로 밀어냈다. 시위대 중 몇몇은 백민관의 자동차에 매달렸다.

 

 “사장님, 꽉 잡으세요!”

 

 비서는 대로로 나오자마자 좌우로 자동차를 흔들면서 사람들을 떼어냈다.

 

 “정 비서, 어서 적벽관으로 가!”

 

 이어서 백민관은 경찰에게 전화했다.

 

 “거기 경찰이죠? 저 백민관입니다. 지금 대통령을 만나러 적벽관을 가는 길인데 도적단이 쫓아오고 있습니다. 보호 요청합니다. 방금 막 명장제약에서 나와서 신중대로를 달리는 중입니다.”

 

 그때 뒤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경찰이 벌써 도착한 건가?”

 “아닙니다.”

 “그럼 뭔데?”

 

 민관은 뒤를 돌아봤다. 뒤에 쫓아오던 자동차를 확인한 민관은 콧등으로 식은땀이 흘렀다.

 

 “아니, 저게 왜 따라오지?”

 

 백민관의 자동차와 똑같이 생긴 자동차 5대가 백민관을 쫓아오고 있었다. 경찰일 리가 없었다. 민관도, 정 비서도, 저 자동차들에게 따라잡히면 안 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정 비서, 일단 저 차들부터 따돌려.”

 “그러겠습니다.”

 

 말은 쉬웠지만 꽁무니를 바짝 쫓는 5대의 차량을 떼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정 비서는 좌로 우로 급히 꺾는데도 차들은 끈질기게 쫓아왔다. 이어서 민관의 양옆으로 자동차가 붙었다. 그 두 차량은 샌드위치처럼 백민관의 차를 조여왔다.

 

 “정 비서. 절대 저 차들이 붙도록 만들지 마!”

 

 비서는 급브레이크를 밟고는 우측 골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떼어낸 것도 잠시뿐, 그들은 먹잇감을 포착한 하이에나처럼 끈기 있게 쫓아왔다. 그렇게 5분을 달렸을 무렵, 경찰차의 사이렌이 들렸다.

 

 삐요옹-

 

 “됐다. 경찰이야.”

 

 민관은 구세주의 등장에 환성을 지르며 뒤돌아봤다. 저 멀리 경찰차가 보였다.

 

 “겨우 4대? 이것 참 야단났네.”

 

 도적단보다 적은 숫자였다. 하지만 한밤중에 급히 부른 것치고는 많은 수의 경찰차였다. 문제는 경찰도 어느 자동차가 백민관의 차인지 분간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민관이 창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차들은 백민관의 차가 어떤 건지 판단하면서 일제히 쫓아오고 있었다.

 

 그때 도적단의 차량이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갑작스런 움직임에 경찰차들은 우왕좌왕했다. 어느 차가 민관이 차인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경찰차들은 도적단의 차를 각자 한 대씩 맡아 흩어졌다. 이제 민관의 차를 따라오는 도적단의 차량 두 대와 경찰차 단 한 대였다.

 

 “아오, 도움이 안 되네, 도움이.”

 

 민관은 경찰의 대응에 속이 터졌다.

 

 “경찰에게 도움 받으려던 내가 잘못이지. 정 비서, 적벽관까진 얼마나 남았지?”

 “아직 거리가 좀 있습니다. 20분 정도 더 달려야 합니다.”

 

 그 사이 도적단의 차가 다시 민관의 양옆으로 접근했다.

 

 “안 되겠어. 일단 큰길을 벗어나서 좁은 골목으로 달려.”

 

 민관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 비서는 왼편 골목길로 방향을 틀었다. 길이 좁아지니 도적단은 양옆으로 붙을 방법이 없었다. 자동차들은 길을 따라 일렬로 질주했다. 민관은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더 안심되었다. 도적단 입장에서는 끽해야 뒤에서 받는 수밖에 없었다.

 

 “좋아, 정 비서. 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정 비서는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는 모든 집중력을 총동원하여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질주했다. 한밤중이었기에 길에서 행인과 맞닥뜨리는 일은 다행히도 없었다.

 

 “끈질기네, 정말.”

 

 도적단의 차량을 떼어내려고 해도 전혀 거리를 벌릴 수 없었다. 좌우로 붙지만 않았을 뿐, 뒤를 보니 뱀 꼬리처럼 줄줄이 따라오고 있었다. 속도를 조금만 줄여도 바로 뒤에 붙은 차량에 받힐 듯했다.

 

 “절대로 따라잡히면 안 돼.”

 

 민관은 속도를 더 올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자동차는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고, 정 비서의 얼굴은 온통 땀범벅이었다. 민관은 심호흡을 했다.

 

 “그래도 조금씩 적벽관과 가까워지고 있어.”

 

 적벽관에 도달하면 그곳을 지키고 있는 군대에게 보호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뒤에 따라오는 차량들은 순식간에 폐차 신세였다.

 

 “사장님, 다시 큰길로 나갑니다. 안전띠 꽉 매세요!”

 

 민관은 재빨리 허리에 안전 벨트를 채웠다. 건물 사이를 누비던 자동차가 우리를 탈출하듯 시원하게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어?”

 

 쾅-!

 

 백민관과 정 비서는 공중으로 붕 떴다. 골목을 나오자마자 대로를 달리던 차량과 충돌한 것이었다. 그들이 승차한 자동차는 그대로 한 바퀴 반을 굴렀다.

 

 텅더덩- 쿠웅.

 

 민관은 눈을 떴다. 자동차는 뒤집혀있었다. 운전석을 보니 정 비서는 목이 꺾인 채 얼굴 전체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정... 비서....”

 

 따라오던 자동차들의 엔진소리가 들렸다. 민관은 안전 벨트를 풀었다. 그는 그대로 자동차 천장으로 떨어졌다.

 

 “이제, 어떡하지?”

 

 민관이 창밖을 확인했을 땐 이미 도적단의 차량이 앞뒤를 가로막고 있었다. 민관은 모든 걸 포기한 채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때였다.

 

 삐요옹-

 

 뒤따라 오던 경찰차 한 대가 도적단의 차량을 밀고 들어왔다. 도적단원들은 경찰차의 돌진을 가까스로 몸을 던져 피했다. 이윽고 경찰차가 백민관의 앞에 섰다.

 

 끼익-

 

 민관은 눈을 떴다. 경찰차의 운전석이 열리고 경찰관이 내렸다.

 

 “사장님! 어서 뒤에 타세요!”

 

 조수석도 열리며 무장한 경찰이 내렸다. 그들은 차 문을 방패 삼아 도적단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탕- 탕- 탕-

 

 민관에게는 마지막 탈출구였다. 그는 주위를 확인했다. 경찰의 총격 때문에 도적들도 함부로 접근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 두 명이 2배 인원의 도적단원을 상대하는 모습은 분명히 버거워 보였다.

 

 “사장님! 빨리요!”

 

 민관에게 기회는 그때뿐이었다. 고민은 사치였다.

 

 턱.

 

 민관은 문을 열고 나왔다.

 

 투다닥.

 

 민관은 자신이 두 발로 뛰는지 네 발로 뛰는지도 모를 정도로 재빨리 경찰차 뒷좌석에 탔다.

 

 “최 경사! 백 사장님 타셨어. 얼른 승차해!”

 “예!”

 

 경찰들은 서둘러 경찰차에 탑승했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자고!”

 

 운전석에 앉은 경찰관은 엑셀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도적단들도 민관을 놓칠 새라 자동차로 돌아가 경찰차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경찰은 뒤따라 오는 도적단을 향해 총을 겨눴다.

 

 “최 경사! 뒤에 오는 놈들 좀 따돌려봐.”

 “알겠습니다.”

 

 탕- 탕-

 

 수차례의 사격 끝에 선두에 있던 차량 앞바퀴가 터졌다. 그 차는 휘청거리다가 중심을 못 잡고 그대로 좌측 건물에 처박았다. 민관은 그 장면을 목격하고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탕- 탕- 탕-

 

 경찰의 사격은 계속되었고 도적단도 무턱대고 쫓기에 부담스러웠는지 서서히 거리를 벌렸다. 민관은 식은땀을 닦으며 숨을 돌렸다. 그때 운전자가 백미러로 민관의 상태를 확인했다.

 

 “사장님 몸은 좀 어떠십니까?”

 “괜찮네. 덕분에 아주 괜찮아졌어. 고맙네.”

 “당장은 도적단에게서 벗어난 것 같은데 이제 어디로 갈까요? 가까운 병원으로 모실까요?”

 “아냐. 저기, 적벽관으로 가줄 수 있겠나?”

 “적벽관이요?”

 “그래. 대통령님과 약속이 있어서 말이지.”

 “그렇군요. 대통령님과의 약속이라. 알겠습니다.”

 

 경찰은 운전대를 우측으로 돌렸다. 경찰차는 대로에서 벗어나 골목으로 진입했다. 민관은 의아해했다.

 

 “적벽관이면 큰길로 가는 게 빠를 텐데?”

 “지금 도적단 후발대가 사장님을 찾고 있을 겁니다. 들키지 않게 골목길로 들어간 겁니다.”

 “그렇군. 역시 경찰이라 믿음직스럽다니까.”

 

 경찰차는 건물들 사이를 요리조리 돌았다. 하지만 어째 대로와는 멀어지면서 길도 점점 더 어두워지는 듯했다.

 

 “차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 맞나?”

 “그럼요. 이 근방 길은 훤합니다, 훤해요.”

 

 민관은 생명의 은인인 그들을 믿었다. 하지만 길눈이 훤하다는 말을 꺼낸 지 1분도 안 되어 자동차가 속도를 늦췄다.

 

 “왜 멈춘 거지?”

 “이것 참. 막다른 골목이네요.”

 “그럼 얼른 후진해서 나가야지.”

 “싫은데?”

 

 자동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

 

 민관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다.

 

 “방금 뭐라고 한 겁니까?”

 “싫다고.”

 

 운전자는 시동을 껐다. 이어지는 정적. 두 경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뭐해 다들. 어서 시동 켜고 여기서 빠져나갑시다!”

 “흐흐....”

 

 민관은 가느다란 소리를 따라 운전자를 바라봤다.

 

 “흐흐흐.”

 

 두 경찰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머리가 좋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나 봐?”

 “아까 사고가 나서 정신이 없겠지.”

 

 민관은 어안이 벙벙하여 두 사람에게 물었다.

 

 “뭐야? 두 사람 왜 그러는 겁니까?”

 

 민관이 물었지만 두 사람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때 막다른 길 끝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수고했다.”

 

 어둠 속에서 뻗어 나오는 남성의 우렁찬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두 경찰은 자동차에서 빠릿빠릿하게 내렸다. 그들은 차 문도 닫지 않은 채 막다른 길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어둠을 향해 소리치는 두 경찰의 모습을 본 민관은 어이가 없었다.

 

 “경찰관분들! 날 여기 놔두고 내리면 어떡합니까?”

 

 민관의 핀잔에도 경찰들은 민관 쪽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어서 숙소로 돌아가. 더 중요한 일을 준비하고 있어라.”

 “알겠습니다.”

 

 경찰들은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자동차에 홀로 남겨진 민관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곳은 가로등도 하나 없는 후미진 골목 그 자체였다.

 

 뚜벅. 뚜벅.

 

 자동차 앞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민관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누구세요?”

 

 뚜벅. 뚜벅.

 

 어둠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보는 외모였지만 민관은 그가 누군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흑사.”

 

 민관의 손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자동차에서 나가려고 했다.

 

 달칵. 달칵.

 

 손잡이를 잡고 흔들어봤으나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게 왜 안 열리지?”

 

 달칵. 달칵.

 

 그 사이 흑사는 어둠을 뚫고 자동차를 향해 걸어왔다.

 

 뚜벅. 뚜벅.

 

 흑사는 어느새 자동차 앞까지 접근했다. 이제 민관과 흑사를 가로막는 것은 자동차 창문뿐이었다.

 

 “오랜만입니다. 백민관 사장님.”

 

 흑사와 민관이 일대일로 마주하는 첫 순간이었다.

 

 “왜,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 이러냐고?”

 

 흑사는 주먹을 공중으로 들었다가 그대로 차창을 내리찍었다.

 

 쩌억.

 

 차창은 깨지지 않았지만 창문 전체에 금이 갔다. 방탄유리도 흑사의 주먹을 버티진 못했다. 민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얘졌다.

 

 "후우."

 

 흑사는 다시 주먹을 들었다. 민관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흑사 씨. 내가 좋은 제안을 하지.”

 “제안?”

 

 흑사는 주먹을 내렸다.

 

 “무슨 제안이지?”

 “지금 나를 명장제약으로 돌려 보내주면 당신에게 내 전 재산의 1/3을 주겠네.”

 “삼 분의 일?”

 

 흑사는 즉각 주먹을 창문에 강하게 꽂았다.

 

 쩌어억.

 

 유리 파편들이 차 안으로 튀었다. 민관은 급박해졌다.

 

 “전 재산의 1/2을 주겠네!”

 

 흑사는 대답 대신 주먹을 뻗었다.

 

 쩌어어억.

 

 방탄유리에 동전만 한 구멍이 났다.

 

 “아니,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네. 저, 전 재산을 주면 될까?”

 

 민관의 제안은 소용이 없었다. 흑사는 구멍으로 손을 넣어 창문을 잡았다. 그의 손은 차창을 세차게 당겼다.

 

 으드득.

 

 차창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흑사는 차창을 건물 벽에 던졌다.

 

 와장창-

 

 더 이상 민관과 흑사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었다. 민관의 입장에서는 안전장치가 싹 다 사라진 셈이었다.

 

 달칵 달칵

 

 민관은 반대편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당겼으나 헛수고였다. 경찰차 뒷좌석은 바깥에서만 열렸다.

 

 "이, 이런."

 

 민관은 반대편으로 몸을 최대한 붙인 채 물었다.

 

 “도대체 왜 나를 여기로 데려온 거야?”

 “왜냐니? 내가 당신 정체를 모를 것 같아? 당신 백민관 아니잖아?”

 “나? 나 백민관 맞아.”

 “웃기지 마. 카쟝이잖아.”

 “카쟝이 아니고 백민관이라니깐?”

 

 백민관의 얼굴로 차츰 화색이 돌기 시작하였다.

 

 “이거, 이거, 착각을 하고 있는 가본데. 난 백민관이 맞아. 카쟝이 내 행세를 하고 다닌 적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내가 그 자리를 되찾았거든.”

 

 민관은 흑사의 목표가 자신이 아닌 카쟝이라는 사실이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방금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아까의 제안은 아직도 유효해. 내가 전 재산의 절반을 주지. 그리고 당신도 알겠지만, 나도 당신 못지않게 카쟝을 잡고 싶어.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카쟝은 우리 손아귀 안에 있어.”

 

 흑사는 민관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무표정한 그의 얼굴이 민관을 위축시켰다.

 

 “당신이 카쟝이 아니라, 백민관이라는 소리인가?”

 

 민관은 이 상황의 해결책을 찾은 사람처럼 당당히 대답했다.

 

 “그래, 백민관이야.”

 “그럼 DTS 바이러스를 만든 사람이겠군.”

 

 민관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했다. 흑사는 대화를 하면서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다시 한 번 묻지. 당신이 백민관이다. 그 소리인가?”

 

 흑사의 묵직한 한마디에 민관은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당신이 DTS 바이러스를 만들어서 달구시에 퍼뜨린 그 백민관이다. 그 소리인가?”

 “아니, 그게,”

 “바이러스를 달구에 퍼뜨리고, 학목강 다리를 분리시켜 달구 시민들이 못 달아나도록 만드는 데 일조한 백민관이다. 그 소리인가?”

 

 민관은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차 안은 텅 비어있었다. 민관은 갑자기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그는 팔을 뻗었다. 민관의 손에는 전기 충격기가 있었다.

 

 치직-

 

 “가, 가까이 오지 마.”

 

 흑사는 전기 충격기 끝에서 흐르는 전류를 응시했다.

 

 “고작 그게 최후의 발악인가. 명줄이 길었던 사람치고는 영 심심하군.”

 “날 명장제약으로 보내줘.”

 “아까는 적벽관으로 가서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면서?”

 "다 듣고 있었군."

 

 민관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전기 충격기를 꽉 쥐었다.

 

 “당신이 카쟝이든 백민관이든 내가 한번 타깃으로 세운 이상 보내줄 마음 없어.”

 

 대화는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이어지는 단 한 번의 총성.

 

 탕.

 

 골목으로 어둠과 고요가 돌아왔다.

 

 

 ***

 

 

 “지치, 저거 봤어? 백민관이 실종됐대.”

 “저 사람 저번에 명장제약 30층에서 봤던 사람 맞지?”

 

 카쟝과 막실라팀은 청화 여관 305호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TV에는 백민관의 얼굴이 커다랗게 걸려있었다.

 

 경찰은 한밤중에 명장제약을 나온 뒤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백민관을 찾고 있었다. 명장제약 앞에는 경비원들의 시체가 있었고, 새벽 1시 10분경에 백민관이 직접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내역이 있었다. 그리고 백민관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차는 사고가 난 채 뒤집어져 있었고, 운전자인 정민석 비서는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도 도적단의 소행이 틀림없다는 입장이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09 분란 2022 / 4 / 10 209 0 7741   
108 회복 가능성 2022 / 4 / 7 209 0 7840   
107 개국선언 2022 / 4 / 5 206 0 7839   
106 전쟁(5) 2022 / 4 / 3 215 0 7769   
105 전쟁(4) 2022 / 4 / 2 223 0 7855   
104 전쟁(3) 2022 / 4 / 1 242 0 7869   
103 전쟁(2) 2022 / 3 / 31 220 0 7908   
102 전쟁 2022 / 3 / 30 214 0 7781   
101 비린내 2022 / 3 / 29 224 0 7772   
100 리브의 숙소 2022 / 3 / 28 224 0 7939   
99 리브를 찾아서(2) 2022 / 3 / 27 204 0 7799   
98 리브를 찾아서 2022 / 3 / 27 216 0 7748   
97 한밤의 질주 2022 / 3 / 26 213 0 7842   
96 3인 회의 2022 / 3 / 26 228 0 7790   
95 백민관 사장 2022 / 3 / 26 223 0 7749   
94 대통령과 백민관(2) 2022 / 3 / 25 233 0 7941   
93 대통령과 백민관 2022 / 3 / 24 223 0 7970   
92 재회(2) 2022 / 3 / 24 215 0 7866   
91 재회 2022 / 3 / 22 214 0 7773   
90 어둠 속 인사 2022 / 3 / 21 608 0 8094   
89 귀빈과 불청객(2) 2022 / 3 / 20 223 0 7781   
88 귀빈과 불청객 2022 / 3 / 20 237 0 7806   
87 흑사단 등장 2022 / 3 / 19 233 0 7820   
86 넝쿨째 굴러온 호박 2022 / 3 / 19 236 0 7757   
85 학목강 전투 2022 / 3 / 18 217 0 7939   
84 진짜와의 만남 2022 / 3 / 18 235 0 7833   
83 5차 계획서 2022 / 3 / 17 226 0 7875   
82 비서와 우 박사 2022 / 3 / 17 243 0 7927   
81 비서실 2022 / 3 / 17 234 0 7845   
80 흑사단의 거점 2022 / 3 / 16 231 0 7751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