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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3인 회의
작성일 : 22-03-26 13:23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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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는 아직도 흑사에게 잡혀있는 거야?”

 “응.”

 “리브를 흑사단에서 빼내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 거야?”

 “설명하자면 긴데, 간단히 말하자면 그런 거지.”

 

 그때 견치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지치, 이제 곧 올라가야 해. 경찰들도 슬슬 빠지고 있을 거야. 백민관이 경호팀을 데리고 내려오면 피곤해져.”

 

 민관의 경호팀은 견치가 승강기 내부에 터뜨린 수면가스에 취해 잠들어있었다. 지금쯤이면 하나둘 눈을 뜰 시간이었다.

 

 “알겠어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카쟝은 실험실 문으로 다가가 비밀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빨간 불이 떴다. 카쟝은 다시 한 번 눌렀다.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다.

 

 “카쟝. 고맙지만 헛수고야. 백민관이 나를 가두자마자 비밀번호를 바꿔버렸어. 마스터키도 가져갔고. 어차피 이 몸으로 나가봤자 어디 돌아다니기도 힘들어.”

 “제길.”

 

 카쟝은 깊게 탄식했다. 어떻게서든 일호를 꺼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일호를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옆에서는 견치가 자꾸 보챘다.

 

 “얼른 나가야 한다니까? 경호팀이 무장하고 내려오면 어떻게 도망가려고? 아직 중절치 형도 정신을 못 차렸는데.”

 

 그때 일호가 유리창을 두드렸다.

 

 똑. 똑.

 

 “카쟝. 내가 하는 말 까먹지 말고 잘 기억해.”

 “무슨 말이야 그게?”

 “내 신분증은 내가 살던 집에 가면 서재 책상에 있어. 통장은 책상 서랍에 있고.”

 “일호,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는 보헌 은행으로 가서 내 이름을 대고 돈을 받으면 돼. 강일호가 되는 거지. 너라면 굳이 나로 변장할 필요는 없으니까 간단할 거야. 이미 몇 번 해봤으니까 잘 하겠지. 비밀번호는 1231이야. 회사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번 돈이 들어있고, 저번에 약 개발도 성공해서 계약금도 상당히 받았어. 통장을 확인해보면 백민관까지는 아니더라도 돈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모였을 거야.”

 “아니야. 일단 너부터 구해줄게.”

 

 카쟝은 문을 강제로 열어보려 했다. 하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괜히 헛수고 안 해도 돼. 어차피 난 여기까지인 것 같아.”

 

 일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 카쟝은 미안한 얼굴로 일호를 바라봤다. 일호는 모든 것을 체념한 얼굴이었다. 이미 자신의 몸을 비롯한 인생을 잃었기에 남은 기운도 없었다.

 

 “꼭 리브를 구하길 바랄게.”

 

 그때 승강기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지치, 여기에 아예 눌러살 거야? 서두르자고.”

 

 중절치도 정신을 차렸는지 벽에 의지하며 일어섰다.

 

 “으어, 여긴 어디야....”

 

 카쟝은 어떻게든 일호를 꺼내려 했으나 힘으로는 절대 열 수 없는 구조였다.

 

 “이게, 왜, 안 열리는, 거야!”

 

 카쟝은 마지막으로 유리창을 세게 내려쳤다. 하지만 유리에는 자국도 나지 않았다.

 

 “지치!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 이러다가 우리도 같이 갇히겠어.”

 

 견치는 중절치를 부축하고 카쟝에게 다가왔다.

 

 “얼른 나가자.”

 

 견치는 카쟝의 팔목을 잡고 당겼다. 카쟝은 일호를 볼 낯이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일호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꼭 구하러 올게.”

 

 카쟝은 일호에게 인사를 남기고 비상구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

 

 

 아무도 없는 공간을 홀로 걸어 다니기에 구두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또각. 또각.

 슥.

 

 흑사는 자신의 개인 예술 감상실에서 작품들을 감상 중이었다. 그동안 경매장에서 낙찰 받거나(물론 본인이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부하를 시켜서 받았다.), 도적단 활동을 해서 얻은 작품들 전시해 놓은 방이었다. 모든 예술품을 합친다면 100개가 넘는 작품이 감상실에 전시되어있었다. 감상실은 관리자에 의해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감시도 철저해서 감상실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흑사의 지문과 감상실 관리자의 열쇠를 함께 갖춰야 했다. 철저한 감시와 엄격한 관리를 받는 개인 감상실을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흑사뿐이었다.

 

 “흐음.”

 

 하루에 한 번씩은 보는 작품들이었지만 흑사는 모두 처음 보는 작품처럼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는 감상시간을 언제나 즐겼다.

 

 또각. 또각.

 슥.

 

 흑사의 앞에는 ‘미소 짓는 소녀’가 있었다. 권성환 화백이 유명해지는데 일조한 작품이었다. 흑사와 눈을 마주친 소녀는 거짓말이라도 들킨 사람처럼 수줍게 웃고 있었다. 처음 ‘미소 짓는 소녀’가 흑사의 개인 감상실에 걸렸을 때, 흑사는 그 작품을 1시간 가까이 감상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 오늘은 그 만큼은 아니었지만 소녀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발걸음을 뗐다.

 

 “오늘은 이만 나가야겠어.”

 

 흑사는 ‘미소 짓는 소녀’를 마지막으로 감상실을 나왔다. 감상실 문을 열고 나가니, 밖에는 오 교수가 대기하고 있었다.

 

 “오 교수. 언제 왔나?”

 “방금 도착했습니다. 감상은 충분히 즐기셨습니까?”

 

 흑사의 작품 감상시간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불가침의 시간이었다. 허용되는 상황은 비상상황뿐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함부로 문을 여는 건 절대 용납되지 않았다. 그런 연유로 오 교수도 감상실에 도착해 복도에 서서 한참을 기다린 것이었다.

 

 “할 얘기가 있는 모양인데, 우선 회의실로 가지.”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회의실로 향했다. 복도에 있던 흑사의 부하들은 개인 감상실을 자물쇠로 잠갔다.

 

 오 교수는 걸음을 옮기며 대화를 열었다.

 

 “흑사님. 요즘 들어 군인들의 순찰이 더욱 꼼꼼해지고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그래. 경찰들과 군인들이 협력해서 마루시 전역을 구석구석 수색하는 것 같더군.”

 “오늘만 하더라도 전단지를 붙이다가 잡혀간 단원이 100명 가까이 됩니다. 이젠 밤낮이 따로 없을 정도로 자주 순찰을 돌리고 있습니다.”

 

 오 교수는 전단지를 붙이는 일에도 한계가 생겼음을 토로했다.

 

 “그런가. 경찰과 군인들도 피로도가 슬슬 높아지겠어.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일 수도 있지. 그래도 그동안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지 않았나?”

 “그게 말입니다. 시민들이 대통령에게 불만을 가지고 시위하고 있는 건 사실이긴 합니다만,”

 

 오 교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군인들이 시위하는 시민들을 격리 병동에 강제로 잡아넣고 있답니다. 학목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혁명의 불씨를 모조리 잘라내려는 정부의 술수였다.

 

 “꽤나 강경하게 대응하는군.”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도 정부가 시위대를 강제로 격리시킨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잘만 먹힌다면 이전 전단지 내용 못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 좋은 계획이야. 그 소문이 퍼지면 그 소문 나름대로 반발이 생기겠어.”

 “맞습니다. 이미 우리가 사실을 밝혔기에 정부가 발악할수록 우리에게 더 유리해집니다.”

 “이대로라면 민심을 흉흉하게 만드는 건 일사천리야.”

 “하지만 정말 안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흑사도 무슨 소식인지 아는 눈치였다.

 

 “뉴스에서 보도하는 내용을 말하려는 건가?”

 “예. 벌써 보셨군요. 정부가 학목 바이러스를 우리 흑사단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나날이 거대해지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그 불신의 불길을 우리 흑사단에게 돌리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나도 그 뉴스를 보고는 단번에 눈치챘어. 정부가 불신의 화살을 우리 쪽으로 돌려놓으려고 발악을 하더군.”

 “맞습니다. 이제 누가 먼저 신뢰를 회복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그 부분에선 정부가 유리하겠다고 여기겠지. 정부는 그쪽이 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진행했을 테고.”

 

 오 교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흑사님.”

 “그래. 오 교수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

 “더 질질 끌면 우리에게 불리해집니다. 이미 시민들의 불신이 커질 만큼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동감이야. 더 이상 기회만 엿볼 순 없어. 이제 우리 쪽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야.”

 “맞습니다. ‘때’가 다가왔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두 사람은 회의실에 다다랐다. 흑사는 회의실을 열었다.

 

 “오셨습니까?”

 

 먼저 와있던 리브가 흑사와 오 교수에게 인사를 건넸다.

 

 “리브, 먼저 와있었군. 어서 회의를 시작해볼까?”

 

 오늘 회의의 참석자는 그들 3명이 전부였다. 흑사는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흑사단의 현 상황부터 물었다.

 

 “지금 흑사단의 병력은 어떻게 되지?”

 

 흑사의 질문은 오 교수가 자연스레 받았다. 현재 청사를 대신해서 흑사단을 총괄적으로 책임하고 있는 사람은 오 교수였다.

 

 “총 병력은 5만 5천 명, 그중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숫자는 4만 명입니다.”

 “현재 국가의 군대 병력은 얼마나 되지?”

 

 이번엔 리브가 질문을 맞받았다.

 

 “군대 병력도 이전보다 증가해서 지금은 2만여 명 됩니다.”

 

 흑사는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고 잠시 숙고에 빠졌다. 오 교수는 흑사가 숙고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덧붙여 말했다.

 

 “흑사님, 우리 흑사단이 머릿수는 많지만 병기가 한참 모자랍니다. 지금 당장은 전투원 한 명 당 총 한 자루도 못 쥐여주는 실정입니다.”

 “그럼 당장은 몇 명이 무장을 할 수 있지? 정확히 말이야.”

 “최대로 잡아도 2만 5천 명에게만 무장을 시킬 수 있습니다. 계속 무기를 공수하고 있어서 점차 무장 가능 인원이 늘어날 예정이지만 비밀리에 공수를 하다 보니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후로는 더 빠듯해질 것 같습니다.”

 “알겠어.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전쟁을 준비하는 것뿐이니 합법이든 불법이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최대로 공수해봐.”

 “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단원들은 다들 자기 위치를 잘 지키고 있겠지?”

 “다들 흑사님의 명령을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단원은 몸이 근질근질해서 미칠 지경이라고 합니다. 전단지를 붙이러 외출하는 것만으로는 단원들의 욕구를 해소하지 못합니다. 그마저도 요즘에는 경찰과 군인들의 순찰이 강화되어서 활동 반경도 상당히 좁아졌습니다. 철창에 갇힌 새가 된 기분이겠죠.”

 “단원들이 그런 부분에서 힘들어하고 있었군.”

 

 한 달 전까지도 돈 냄새를 쫓아 사방팔방 뛰어다니던 흑사단이 마루에 들어오고 나서는 이렇다 할 활동이 전혀 없었다. 흑사도 단원들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다.

 

 "국민들의 불만을 일으키려다가 덩달아 우리 흑사단 내부의 불만도 만들어버렸어. 이것 참 난감하군."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곧바로 해소될 겁니다."

 

 흑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리브를 바라봤다.

 

 “요즘 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달구시민은 이제 흑사단의 편에 섰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마루 시민 대부분도 흑사단에서 매일 같이 전단지를 배포한 덕분에 전단지 내용은 인지했습니다. 언론사들도 팩트 체크를 하고서는 그 사실에 맞게 기사를 내고 있기는 합니다만, 정부의 개입이 있어 시원하게 풀어내지는 않네요. 그래도 시민들 중 태반은 그 내용을 믿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시위도 예전보다 훨씬 더 크게 진행하고 있고요. 지금은 시위대가 나오면 거리를 가득 메울 정도입니다.”

 

 오 교수도 대화에 참여했다.

 

 “게다가 학목 바이러스 감염까지 대량으로 터져서 분노 들끓고 있죠. 지금 정부가 우리에게 돌리려는 분노의 불씨를 잘만 회피한다면, 시민들은 정부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릴 겁니다.”

 “그렇겠어. 국민들이 혼란에 빠질수록 우리의 출발신호도 가까워지는 법이야. 정부에 대한 불만이 더욱 지속 되어야 할 텐데.”

 “대책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장관들의 상황은 파악했나?”

 “폭발 사고 후 중상을 입고 모두 병원으로 실려 간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응급수술을 끝낸 뒤에 모두 다른 곳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새벽에 비밀스럽게 이송을 진행해서 아무도 장관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단원들을 풀어 마루의 병원을 하나씩 뒤지는 중입니다.”

 

 폭발 작전의 총책임자였던 오 교수가 자신 있게 나섰다.

 

 “그래도 걱정하실 까닭은 없습니다. 폭발을 직격으로 맞은 사람이 없어서 즉사한 사람이 없을 뿐입니다. 제 눈으로도 확인했듯이, 폭발이 워낙 컸기에 기껏해야 생명만 겨우 연장하는 중일 겁니다. 우리는 그들이 죽을 날만 기다리면 됩니다. 어쩌면 죽었는데 발표를 하지 않는 걸 수도 있고요. 그 규모의 폭발을 당하고도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겁니다.”

 

 그때 리브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 사실은 의식을 차린 장관이 있다고 연락받았습니다.”

 

 오 교수는 당황한 얼굴로 리브를 쳐다봤다.

 

 “뭐? 그게 사실이야?”

 

 흑사도 시선을 돌려 리브를 바라봤다. 리브는 신중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저도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정보원의 말에 의하면 대통령이 직접 장관이 살아있다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마, 말도 안 돼! 어느, 어느 장관이 되살아났다는 거야?”

 

 흑사가 오 교수를 진정시켰다.

 

 “오 교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어느 계획에서나 예상 밖의 결과는 발생하기 마련이야. 우리는 그 예상 밖의 결과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움직이면 돼. 일단 그 장관부터 해치워야겠어. 그래야 일이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지. 우리와 협력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줄 수도 있고.”

 “정확한 상황과 병원의 소재를 파악해 놓겠습니다.”

 “좋아. 저번 폭발 작전으로 인해 정부도 더욱더 어수선해지고 있어. 이건 우리에게 좋은 기회야.”

 

 국민뿐만 아니라 정부 내부에서도 혼란은 가속화되고 있었다. 흑사단에게 유리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맞습니다.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오 교수는 흑사를 봤다. 흑사는 리브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

 

 

 고요하던 마루의 밤. 그리고 그것을 깨뜨리는 굉음.

 

 콰쾅! 쾅! 콰과광!

 

 마루시 서쪽에 위치한 가브로 병원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병원의 한 병실이 형체도 없이 사라질 정도로 큰 사고였다. 추가 폭발이 없었기에 그 병실을 제외한 다른 구역은 큰 피해가 없었다.

 

 가브로 병원의 폭발사고는 신속하게 민관에게 전달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민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가 쳐놓은 함정에 보기 좋게 생쥐가 걸려든 셈이었다.

 

 "계획대로야."

 

 얼마 안 가서 대통령에게 연락이 왔다.

 

 “백 사장, 지금 적벽관으로 올 수 있겠나?”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고 했습니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민관은 즉시 정 비서를 호출했다.

 

 “정 비서, 지금 나오겠나? 지금 당장 대통령님을 봐야겠어.”

 

 연락을 마친 민관은 서둘러 움직였다. 그가 분주하게 외출을 준비하는데 전화가 크게 울렸다. 민관은 전화를 받았다.

 

 “백 사장님.”

 

 민관이 셔츠 단추를 잠그는 동안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폭발사고가 한 건 더 발생했다고 합니다.”

 “폭발사고가 또? 어디서 말인가?”

 

 올텐 병원이었다. 올텐 병원의 소식을 들은 민관은 살짝 당황스러웠다.

 

 “스파이가 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상황의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졌다. 흑사단이 정부 쪽으로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이거 빨리 손쓰지 않으면 큰일 나겠어.”

 

 민관이 외출 준비를 끝내자마자 정 비서가 사장실에 도착했다. 느닷없는 호출에 정 비서의 머리도 까치집이었다.

 

 “정 비서 왔군. 당장 출발하지.”

 

 민관과 비서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자동차에 탑승했다.

 

 “사장님, 출발하겠습니다.”

 

 뒷좌석에 자리를 잡은 민관은 폭발이 발생했던 병원들을 떠올렸다.

 

 “이제 누가 스파이인지도 확실해졌어.”

 

 공격을 받은 병원은 외교부 장관과 경제부 장관에게 알려줬던 병원들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앞으로가 문제군.”

 

 민관은 그들을 추궁해서 흑사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낼 생각이었다.

 

 “차분하게 생각을 해보자. 그래, 잘하면 그 둘을 이용해서 흑사를 끌어낼 수도 있어.”

 

 게다가 흑사단이 병원을 터뜨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여론을 유리하게 몰아갈 수 있었다. 회사 건물을 터뜨리는 것과 병원을 터뜨리는 것은 여론몰이 측면에서 천지차이였다.

 

 “이번 건으로 마루시에 흑사단에 대한 반발심을 키우는 거야. 그러면 도적단을 소탕하는데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지. 그걸로도 충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엔 지금은 너무 혼란스러웠다. 우선은 대통령과 상의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사장님.”

 “왜?”

 “이 시간에도 시위대가 많이 있습니다.”

 

 새벽 1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시위대가 정문 앞에 버티고 있었다. 그 시위대 탓에 민관의 차는 아직도 명장제약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저것들은 이 시간까지 잠도 안 자고 뭐 하는 거야?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민관은 명장제약 정문에 서 있는 사람들을 흘기는 눈으로 봤다.

 

 “속도 줄이고 슬쩍 지나가자고.”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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