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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니야
작가 : 소설사랑
작품등록일 : 2022.1.16

자유로운 삶을 마음 한구석에서 꿈꿔왔던 어린 소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집안을 만나며 변화해나가는 성장 스토리

 
11화.
작성일 : 22-03-25 22:45     조회 : 171     추천 : 0     분량 : 1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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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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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리아의 질문에 머뭇거리던 니야는 한숨을 쉬더니 아리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아리야는 좀 특이한 케이스라고 제가 말씀드렸었죠. 아리야는 다른 쥐들처럼 로렌시아 백작부인이 데려온 아이가 아니라 제가 직접 데려온 아이예요.”

 

 “니야 네가 직접 데려온 아이라고?”

 

 “네..제가 쥐들 중에서도 입지가 다져졌을 때 쥐로 쓸만한 녀석 한명만 데려오라고 명령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마을에 잇는 고아원들을 다 뒤져보고있을 때 아리야를 발견했어요. 그때 제가 쥐를 권유했고 아리야는 쥐가 됐죠.”

 

 “오랜만에 과거 얘기하니까 재미있다.”

 

 “재미있어?”

 

 “응! 언니랑 대화하는것도 오랜만이고 과거 얘기하는것도 정말 재미있어! 빨리 돌아가서 좀 더 얘기하고싶어!”

 

 “....돌아가서?”

 

 “응! 나 언니를 우리의 보금자리로 데려오려고 온거야. 어머님이나 아버님의 쥐 명령도 무시하고 온거라서 혼날 각오한거니까 나는 꼭 언니를 데려가야해.”

 

 “아리야..”

 

 “언니. 빨리 우리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자. 응? 언니가 없어지고나서 아버님은 다른 동생들에게 좀 더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고 어머님은 항상 울고계신다고.”

 

 “아직도..그들을 어머님이랑 아버님이라고 부르는거야?”

 

 “당연한거 아니야? 아, 오해하지마. 어짜피 나에게 진짜 가족같은 존재는 언니뿐이니까.”

 

 “...미안해..아리야. 나는 돌아가지 않아.”

 

 “...어째서? 내가 명령도 무시하고 언니를 데려가려고 온건데..좋아하지도 않는거야? 그곳은 우리들의 보금자리라고?”

 

 “확실히 과거의 나는 그곳을 보금자리라고 생각하고 지내왔어. 거기엔 내 진짜 부모님도 있으니까. 하지만..지금은 아니야.. 지금의 나는 이곳을 내 보금자리라고 생각하고있어.”

 

 “여기가..언니의 보금자리라고..?”

 

 “응. 그리고...솔직히 얘기하자면 나는 그동안 그림자처럼 지내왔어. 이곳도 내 자리가 아니구나..여기도 내 자리가 아니구나..항상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내왔어. 하지만..여기에는 나에게 있을 곳은 여기라고 말해준 사람들이 있어. 그래서 나는 이곳을 내 보금자리라고 생각해.”

 

 “있을 곳..그래..언니는..있을 곳을 찾은거구나.”

 

 “응.”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여기에서 계속 살아. 새로운 이름도 받은 것 같으니까.”

 

 “어..? 하지만..이대로 돌아가면 너는...”

 

 “뭐..죽겠지..명령도 위반했고 찾지 말라던 언니도 무작정 찾으러 왔으니까..아마 언니랑 같이 돌아갔어도 죽지 않았을까?”

 

 “아리야..”

 

 “뭐..그래도 언니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 언니랑 과거 얘기도 해봤고..정말 좋았어. 미련도 없고.”

 

 “꼭 돌아가야 하는거야? 돌아가면 죽는다는거 알고있잖아.”

 

 “...티아 언니 외의 사람과는 대화하지 않는다..가 내 원칙이지만 너무 멍청해보이니까 말해줄게.”

 

 테리트의 질문에 아리야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줄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보여? 이게 뭐~게.”

 

 “그거야..목줄이잖아.”

 

 “잠깐..평범한 목줄이 아니야..뭔가..이상한게 느껴져.”

 

 “감은 좋은가보네. 맞아. 이 목줄 안에는 아까 이쪽 언니가 부쉈던 독가스 결정체가 들어가있어. 이 목줄을 누가 나한테 걸었을 것 같아?”

 

 “로렌시아..”

 

 “내가 그녀석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목줄을 벗어야하는데 이 목줄을 벗는 즉시 죽는다는거지. 그것도 독에 중독되서 서서히..그리고 괴롭게.”

 

 “...저기..엘 씨. 혹시 아까 부쉈던 독가스 결정체를 이루고있던 독가스에 대해 알고계세요?”

 

 “응? 응. 이름은 쉐도우 리퍼. 갖가지 독초들을 구한 뒤 즙을 짜서 섞으면 나오는 최악의 독이야. 대신 제조는 많이 어려워. 비율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거든.”

 

 “그럼 해독제는 있어요?”

 

 “?!”

 

 “쉐도우 리퍼의 해독제라...내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은데.”

 

 “그럼 테리트 네가 찾아봐! 네 고유 스펠 {지혜}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기만 해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내 지혜로..? 한번 해볼게, 테리아 누나. {하늘이 그대에게 명하는게 아니다} {땅이 그대에게 명하는게 아니다} {세상의 모든 지혜는 이곳에 모여있으니} {그대를 권속하고있는 주인의 이름으로 명한다} 고유 스펠, 지혜!”

 

 테리아의 말에 바로 자신의 고유 스펠을 쓴 테리트는 눈을 감고 뭔가를 찾는듯한 행동을 하더니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없어?”

 

 “아니..있긴 해.”

 

 “있다고? 쉐도우 리퍼의 해독제가?”

 

 “네..고대 고서들 중에 고대 종족들이 쓰던 독을 정리해놓은 책이 있는데 그 책의 내용중에 쉐도우 리퍼와 아주 비슷한 방법으로 제조한 독의 해독제가 적혀있어요.”

 

 “그럼 만들면 되잖아!”

 

 “하지만 불가능해요. 해독제를 만드는데 필요한 약초를 찾는게 거의 불가능한 난이도라..”

 

 “그거 방법 있어.”

 

 “사나야?”

 

 “방법이 있다고?”

 

 “어떤 약초인데?”

 

 “전설속에 나오는 유니콘의 뿔. 그 뿔 안에 세계의 모든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즙이 있다고 알려져있거든. 하지만..유니콘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

 

 “유니콘의 뿔..이라면 아마 가능할 수도 있어.”

 

 “어떻게?”

 

 “니야의 고유 스펠..생성자로.”

 

 “생성자로?”

 

 “유니콘의 뿔 또한 이론적으로 보면 5원소로 이루어져있는 물체야. 그렇다면 5원소를 이용해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니야의 고유 스펠로 만들 수 있어.”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유니콘의 뿔을 구성하는 것 중 어느 하나라도 5원소에 벗어나있다면 구성은 실패할거야.”

 

 “..니야, 해볼래?”

 

 “...네.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쉽게 허락해도 괜찮겠어? 아직 마력 안티게이져 효과가 다 사라지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어지럼증도 남아있잖아.”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리야를 살리고 싶거든요.”

 

 “티아 언니..”

 

 “아리야, 나는 너랑 살고싶어. 예전처럼 너랑 대화하면서 편하게..그러니까..살아줘.”

 

 “티아 언니..저도..언니랑 같이 살고싶어요..같은 곳에서 살지는 못하겠지만..그래도..티아 언니랑 같은 세상에서..”

 

 “아리야..”

 

 “그렇다면 해보자, 니야!”

 

 “네!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고있는 5원소여} {나의 손 안에 모여} {그대의 주인이 원하는 것을 창조하라} {지금 이 순간} {5원소의 주인은 나, 생성자이니} {내 뜻대로 움직여 형체를 만들어내라}”

 

 니야가 생성자 스펠을 외우자 니야의 손에 5원소로 보이는 가루들이 수도 없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곧 커다란 뿔 하나를 생성해냈다.

 

 “됐다!”

 

 “테리트, 이제 해독제를 만들어줘! 그럼 내가 타이밍을 맞춰서 아리야의 목줄을 뜯을게. 그 틈에 니야는 아리야에게 해독제를 먹여.”

 

 “네. 엘 씨!”

 

 엘의 말에 테리트는 생성된 유니콘의 뿔을 갖고 자신의 연구실로 가 두꺼운 책을 꺼내 아까 알아냈던 쉐도우 리퍼와 거의 같은 독의 성분과 해독제 만드는 법을 다시 기억해내 쓴 다음 그거에 맞게 약초들을 자르고 찧고 빻은 뒤 물이 끓기 시작한 솥에 모두 넣었다.

 

 그런 다음 유니콘의 뿔을 조심스럽게 빻아 즙으로 만들고 그것도 솥에 넣은 뒤 오랫동안 저어 해독제를 만들었다.

 

 ‘책에는 해독제는 차가운 상태에서 중독자에게 먹이면 그 효력이 배가 된다고 적혀있었어. 그렇다면..’

 

 “{겨울을 다스리는 여신께 바라오니} {그대의 힘으로} {이곳에 겨울을 다시 한번 찾아오게 하소서}”

 

 책에 쓰여있던 구절을 생각해낸 테리트가 해독제에 얼음 디스펠을 걸자 뜨거웠던 해독제가 점차 식기 시작했고 다 식은걸 확인한 테리트는 해독제를 작은 플라스크에 넣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다 만들었어! 솔직히 생각보다 쉬워서 이게 약인지 의심이 들긴 하지만..”

 

 “그런 생각 하지마. 그냥 해독제라고 생각하자. 그럼..시작한다?”

 

 “나는 언제든지 시작해도 상관없어~”

 

 “저도 준비됐습니다.”

 

 “그럼 간다.”

 

 아리야와 니야의 대화가 끝나자 엘은 들고있던 단검으로 아리야의 목줄을 베었고 목줄 안에 있던 독가스 결정체가 함께 베여져 아리야를 중독 상태로 만들었다.

 

 “큽...커헉..!”

 

 “아리야!”

 

 독에 중독된 아리야는 몰려오는 극심한 고통에 중심을 잃었고 옆에 있던 니야는 예상했다는 듯 침착하게 아리야를 편한 자세로 받쳐주었다.

 

 “아리야, 괜찮아? 버틸 수 있겠어?”

 

 “아..왠만해서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좀..아프긴 하네..”

 

 “테리트 오빠, 해독제 주세요.”

 

 “오케이.”

 

 테리트는 들고있던 해독제의 뚜껑을 열어 니야에게 건넸고 니야는 플라스크를 받아 괴로워하던 아리야의 입에 천천히 넣어주었다.

 

 그러자 독에 중독되어 보라색으로 변했던 아리야의 얼굴색이 점차 돌아오더니 상태가 나아져갔다.

 

 “아리야..지금은 괜찮아?”

 

 “응..아직 머리가 좀 어지럽긴 하지만..아까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같아..”

 

 “다행이네..”

 

 “..? 그러고보니..니야, 네 목줄은 어떻게 끊은거야?”

 

 “네?”

 

 “방금전에 아리야가 자신의 목줄에 대해서 설명할 때 리그나이트 가문 지하실에 살고있는 모든 쥐들은 들어오자마자 목줄을 찬다고 그랬었잖아..그러면 니야 너도 목줄을 차고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아...저는 원래부터 목줄이 없었어요.”

 

 “그게 말이 돼? 니야도 쥐였다면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처음부터 쥐였던건 아니였어서 목줄을 안 채웠던걸수도 있고..”

 

 “어쨋든 잘 모르겠다는거지?”

 

 “네..”

 

 “알겠어.”

 

 “....그럼 나는 슬슬 돌아가볼게.”

 

 “어, 벌써? 니야랑 대화 더 하고싶었던거 아니었어?”

 

 “확실히 티아..아니 니야 언니랑 너무 오랜만에 만난거라서 대화할게 무척이나 많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내가 오랫동안 있을만한 곳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럼 어디에 있을건데?”

 

 “글쎄다~ 지금의 내가 있을만한 곳은..테일러티 하우스겠지. 그곳에는 가문에서 버려져 힘이 없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내가 가면 있을 곳을 찾음과 동시에 그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거야.”

 

 “하지만...테일러티 하우스는...”

 

 “티아 언니가 뭘 걱정하고있는건지는 알아. 하지만 나 정말 괜찮아. 언니한테 더 이상 폐 끼치고 싶지 않아.”

 

 “아리야..”

 

 “그러지말고 그냥 이곳에서 살지 그래?”

 

 아리야의 말에 걱정하는 듯한 니야의 표정을 본 루티아르가 갑작스러운 제안을 꺼냈다.

 

 “...어머님?”

 

 “지금 나보고 여기에 살라고 말한거야?”

 

 “그렇게 말한건데?”

 

 “내가 여기에 살면 받을 수 있는게 뭔데?”

 

 “네가 너무 좋아하는 니야 언니랑 같이 살 수 있다는거? 그리고 네가 새롭게 언니로 받아들인 엘과도 같이 훈련받을 수 있고.”

 

 “흐음..내가 받을 수 있는 메리트는 확연하게 보이는데..네가 받을 수 있는 메리트는?”

 

 “니야의 호위무사?”

 “....!”

 

 “네가 최근까지 니야 양을 감시하고 있었다면 아마 알고있을거야. 바로 오늘, 니야 양이 골렘형 수호자한테 당했다는 사실을.”

 

 “그래. 아주 잘 알고있지. 티아 언니가 혼자서 싸우고 골렘에게 밟히고 온갖 도움을 다 주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저 세명까지 말이야.”

 

 “윽..”

 

 “뭐..한명은 봉인법진을 펼치고 있었다고 치자..이 둘은 뭐하고 있었던거야? 하다못해 무통증 스펠이라도 걸어주던가. 티아 언니가 골렘에 밟히고 혼자서 싸우고 마력 안티게이져 효과 때문에 어지러워 하고있을 때 뭐하고 있었던거냐고? 감탄?”

 

 “그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있어..”

 

 “그걸 보고나니까 이 세명보다는 내가 티아 언니를 더 잘 지킬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지? 그러니까 나는 니야 양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는 니야 양의 전속 경호원을 얻게되는거고 너는 니야 양이랑 같이 지내면서 엘의 훈련을 받을 수 있는거지.”

 

 “흐음...티아 언니랑 같이 지내고..티아 언니를 지킬 수도 있고..엘 언니의 훈련까지..좋아! 그 제안, 받아들일게.”

 

 “호오..꽤나 쉽게 받아드리네?”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 그런 의미로..티아 언니! 엘 언니! 잘 부탁해!”

 

 “응. 나도 잘 부탁해, 아리야.”

 

 “내 훈련은 혹독하다고?”

 

 “이렇게 간단하게 우리 가문에 들어오다니..세삼 우리 어머니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어..”

 

 “나도..”

 

 “그럼 슬슬 일들이 다 해결됐으니까 각자의 일을 하러 가볼까?”

 

 “네!”

 

 루티아르의 말에 한 방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일제히 방에서 나갔다.

 

 니야와 테리아와 아리야는 테리트를 따라 약초실로 갔다.

 

 “자, 다들 자리에 앉았지?”

 

 “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약에 대해서 배우는거죠?”

 

 “오늘은 저주 {귀혈}의 해독제에 대해 배울거야.”

 

 “저주 해독제라..언니랑 되게 오랜만에 배워보네~”

 

 “아리야랑 니야는 배워본 적 있어?”

 

 “응. 우리 쥐들은 암살이 주 일이라 독을 이용한 암살도 배웠어야 하거든. 그래서 왠만한 해독제 만드는 법도 알고있어.”

 

 “그럼 가볍게 만들 수 있겠네?”

 

 “아니, 나는 예외. 약초 암살쪽은 완전 젬병이었거든. 나는 행동암살이 더 몸에 잘 맞는 파였지.”

 

 “그럼 지금 테리아 누나랑 같이 배우면 되겠네. 모르는게 있으면 니야한테 물어봐.”

 

 “응.”

 

 “그럼 먼저 해독제를 만들려면 재료가 필요하겠지? 옆 방에 약초들이 있으니까 종이보고 각자 가져와.”

 

 “네~~”

 

 테리트의 말에 테리아와 아리야와 니야는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옆방으로 이동해 약초들을 꺾었다.

 

 “티아 언니, 이거랑 이거는 뭐가 다른거야?”

 

 “아, 그건 많이 헷갈려하는 약초야. 이건 이쪽 줄기가 더 짧고 이건 이쪽 줄기가 더 길어.”

 

 “구별하는 법이 그렇게 뚜렷하지가 않네?”

 

 “약초는 다 풀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나눠져. 그래서 다른 점이 그렇게 뚜렷하지가 않아. 약초는 더욱더 세심하고 세밀하게 관찰해야 다른 점이 보이는거야.”

 

 “그렇구나..”

 

 “니야, 이 약에는 어떤 약초들이 대표적으로 들어가는거야?”

 

 “{귀혈}은 상대방의 피에 걸어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는 저주라 피를 좋게만드는 약초가 필요해요. 하지만 그런 약초는 없죠. 그래서 독초를 쓰는거예요. 잠깐만요..”

 

 테리아의 질문에 답하던 니야는 자리를 옮겨 독초가 있는 탁자로 가더니 눈으로 살짝 스캔하고는 바로 한 독초를 집어들었다.

 

 “이게 {귀혈}의 해독제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독초인 리븐스틱이예요. 길게 쭉 뻗어있어서 스틱이고 위에 이 줄기모양이 리본처럼 생겼다고해서 리븐스틱이죠.”

 

 “생김새에 맞게 이름이 붙여지는구나?”

 

 “내가 아까 얘기했지? 약초는 풀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나눠지는 형제같은 존재들이라고. 그래서 세밀하게 구별해야한다고. 그래서 이름을 생김새에 맞게 붙이는거야.”

 

 “그렇구나..”

 

 “그럼 거의 다 찾은 것 같으니까 연구실로 돌아가볼까?”

 

 “응!”

 

 약초에 대해 열띈 강의를 펼친 니야는 약초가 가득 담겨있는 바구니를 들고 테리트가 기다리고있는 연구실에 들어가 각자 자리에 앉았다.

 

 아리야와 니야, 테리아가 약초를 챙겨오는동안 각자 자리에는 적당한 크기의 솥과 솥 크기에 맞는 크기의 주걱, 그리고 칼과 도마, 약초를 빻을 때 필요한 도구들이 준비되어있었다.

 

 “약초는 다 구해온거야?”

 

 “네.”

 

 “꽤나 오래걸렸네? 어짜피 내가 가르쳐주는거라 일일이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틀린 약초가 있다면 내가 다시 가져왔을텐데.”

 

 “테리트 오빠 번거롭게 하기 싫었거든요.”

 

 “에휴..그래. 약초에 대해서는 나보다는 니야한테 배우는게 훨씬 쉽겠지. 그럼 다음 루트부터는 같이 만들어가면서 해볼까?”

 

 “네!”

 

 “좋아. 그럼 약초를 손질하기 전에 탁자 위에 있는 장갑을 껴줘. 그 장갑을 끼면 맨손으로 만진 것처럼 풀들의 촉감을 세심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

 

 “이미 끼고있어요.”

 

 “응? 어떻게?”

 

 “장갑을 끼지 않고있었다면 아까 약초나 독초들을 가져올 때 이미 누구 하나는 쓰러졌겠지.”

 

 “약초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티아 언니가 미리 말해줬어. 독초를 맨손으로 만지면 위험하니까 장갑 끼고 들어가라고.”

 

 “아..그렇구나..”

 

 “테리트, 너 긴장하고 있는거야?”

 

 “아..그게..오랜만에 약초 수업이라서 그런지 긴장한 것 같기도 해..설마 약초를 가져오라고 했을 때 장갑을 끼라는 말을 안 했을줄이야..니야, 고마워.”

 

 “저는 보조 역할을 제대로 하고있는 것 뿐인걸요. 그리고..”

 

 긴장한 듯 식은땀을 흘리고있는 테리트를 본 니야는 탁자 옆에 둔 지팡이를 지지대 삼아 자리에서 일어난 뒤 테리트의 옆으로 가 손을 위로 올리고 스펠을 외웠다.

 

 “{그대의 감정은 한순간} {그대의 공포도 한순간} {그대는 이겨낼 수 있으니} {깃털처럼 훌훌 털고 일어나라}”

 

 니야가 스펠을 외우자 테리트의 머리 위에 환한 빛과 함께 깃털이 떨어지며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줬다.

 

 “이건..마음 안정화 스펠?”

 “제가 이런 쪽의 스펠은 완전 젬병이라 4계제 스펠로밖에 외울 수 없지만..그래도 테리트 오빠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외워드릴게요.”

 

 “..고마워, 니야. 덕분에 조금은 긴장이 풀린 것 같아.”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네요.”

 

 “그럼 다시 수업을 시작하자.”

 

 “네!”

 

 “일단 첫 번째, 커다란 솥에 물을 가득 담고 끓인다.”

 

 “네.”

 

 “두번째. 물이 끓는동안 도마에 리븐스틱을 놓고 칼로 5등분한다. 크기는 달라도 좋아. 칼을 쓸때는 조심하고.”

 

 “네.”

 

 “세번째. 다른 약초들도 모두 찧기 좋게 잘게 썰어준다. 적당한 크기라면 몇 등분이라도 상관없어.”

 

 “네.”

 

 “네번째. 리븐스틱을 먼저 절구에 넣고 찧어 즙을 낸다.”

 

 “네.”

 

 “다섯번째. 리븐스틱 즙을 끓기 시작한 솥에 넣는다.”

 

 “네.”

 

 “여섯번째. 잘게 썰은 약초들도 절구에 넣고 찧는다.”

 

 “네.”

 

 “마지막. 약초 즙들도 솥에 넣고 잘 섞으면 저주 {귀혈}의 해독제, 완성~”

 

 “...이게 끝이야?”

 

 “더 끓여야 되긴 하지만 일단 실질적인 레시피는 이게 다야. 그런데 왜?”

 “아니..약초가 활성화되게 해주는 스펠을 걸거나 그러지는 않아?”

 

 “그건 좀 더 강력한 저주에 걸렸을 때. {귀혈}은 강한 저주에는 속하지 않아.”

 

 “다른 경우는 없어?”

 

 “있지. 앞에서 설명한 경우에 속해있는 저주들보다 더 강력한 저주에 걸렸을 때. 그랬을때는 약화 스펠을 써서 저주를 약화시켜. 그 다음에 해독제를 먹이는거야.”

 

 “약화 스펠을 쓰면 저주에 걸린 상대방도 같이 약화되지 않아?”

 

 “그렇긴 하지. 그래도 저주가 가지고있는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 저주에 걸린 사람이 잘 버텨줘야되는것도 있지.”

 

 “잘못하다가 죽을수도 있으니까.”

 

 “저주로 사람이 죽을수는 없어. 저주는 말 그대로 사람의 말에서 말로 전해지는 저주처럼 쟤가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말이 형상화되서 나타나는 스펠이니까. 그래서 완전히 나을수도 없어. 가벼운 후유증이 남게 되.”

 

 “저주를 완전히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거야?”

 

 “음..고대 스펠서를 보면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은 남아있지 않는걸 보면 뭔가 스펠에 문제가 있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거겠지.”

 

 “테리아 언니는 저번에 {귀혈}에 걸리고 난 다음에 후유증이 남았었나요?”

 

 “응. 어머님의 대처와 테리트가 만들어준 약을 먹어서 그다지 티는 나지 않지만 팔을 드는게 좀 힘들어졌었거든..아마 그때 수호자의 저주를 팔에 정통으로 맞았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아까 아리야가 들어올 때 이상한 움직임을 취했었지?”

 

 “윽..”

 

 “음..솔직히 아까 움직임은 좀 이상했지..”

 

 “아리야, 너도 테리아 언니의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응. 아까 내가 언니 뒤에 나타났을 때 테리아 씨가 바로 검을 뽑아들었었거든. 근데 어딘가가 아픈건지 검을 들고있던 팔을 바꾸더라고? 그것도 아주 느린 속도로. 1분 1초가 중요한 기사단의 일원이라면 그 작은 움직임조차도 빠르게 움직였겠지.”

 

 “눈썰미가 좋은데? 맞아. 그때 실수를 했었어. ...네 말대로 1분 1초가 중요한 기사단의 일원이라면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걱정마. 나랑 저기 있는 사람 정도의 눈썰미가 아닌 이상 그런 작은 움직임은 포착하기도 힘들테니까. 게다가 엘 언니정도의 움직임은 아니지만 테리아 씨도 꽤나 좋은 움직임을 가지고있는 것 같거든.”

 

 “아리야..”

 

 “뭐! 그래도 우리 티아 언니나 엘 언니랑은 차원이 다르겠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덕분에 힘이 됐어.”

 

 “저기..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런 질문은 그런 분위기를 깨버리는 내용인 것 같아서 하지 않았지만..”

 

 “응?”

 

 “왜 나는 저기 있는 사람인거냐?”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 테리아 누나를 달래줄 때 나를 저기 있는 사람이라고 했었잖아.”

 

 “내가 이름을 꼭 불러줘야 하는 사람인건가? 난 아직 그쪽 실력을 몰라.”

 

 “윽..”

 

 “뭐..그정도 크기의 골렘을 한방에 봉인해버릴 정도의 봉인법진을 새길정도라면 센 사람이겠지만 직접적인 실력은 인정하지 않았거든.”

 

 “언젠가는 너에게 실력을 인정받아서 꼭 제대로된 이름을 불리도록 하겠어!”

 

 “그러던지~”

 

 “그럼 다음 저주 해주약으로 넘어가볼까?”

 

 “저기..테리트 오빠..수업 시간 끝났는데요..?”

 

 “어? 진짜? 이런..대화가 너무 길었던건가..하는 수 없지. 다른 저주 해주약은 다음 수업에서 바로 알려줄게. 오늘 수업은 끝!”

 

 “수고하셨습니다~”

 

 “약초수업이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은 처음이야! 집에서 약초공부할때는 닥치고 독 성분만 머리에 때려박으라고 그렇게 얘기해서 재미없었는데..”

 

 “그래? 재미있었다니 다행이네. 그럼 슬슬 저녁시간이니까 식당으로 가볼까? 아리야도 같이 갈래?”

 

 “식....당?”

 

 ‘아차..!’

 

 “응. 곧 저녁시간이니...”

 

 챙!

 

 테리트의 입에서 식당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아리야의 표정은 삽시간에 어두워졌고 테리트가 얼굴을 돌림과 동시에 아리야가 단검을 든 채 테리트의 목을 향해 달려왔다.

 

 하지만 테리트에게 해를 입히지는 못했다.

 

 아리야의 표정이 달라진걸 미리 눈치챈 니야가 아리야의 단검을 막았고 어느새 나타난 에리카가 테리트의 옷깃을 잡아 뒤로 조금 당겨줬기 때문이다.

 

 “티아 언니..?”

 

 “에..어라..에리카 씨?“

 

 “니야, 나이스 끼어들기~ 스피드가 조금 더 빨라진 것 같은데?”

 

 “칭찬 고마워요, 에리카 님.”

 

 “에리카 씨, 여긴 어떻게..”

 

 “곧 저녁시간이잖아. 루티아르한테 니야랑 테리트랑 테리아랑 아리야라는 아이랑 약초 수업을 하고있다고 들어서 마중나오는 길이었지. 그런데..이건 뭘까나?”

 

 “단검..? 너..날 공격하려고 그랬어?”

 

 “당연한거 아니야? 식당이라니..역시 여기도 편한 곳은 아니었어..너희들은 그저 티아 언니를 홀리고있는 요괴일뿐이야!”

 

 “아리야, 원위치.”

 

 “..!”

 

 샤악-

 

 니야의 말에 아리야는 니야와 맞부딪히고있던 단검을 거둬들여 허리벨트에 꽂아넣고 얌전히 섰다.

 

 “티아 언니..”

 

 “죄송해요, 테리트 오빠. 아리야는 그저 식당에 대해 잘못된 오해를 하고있던 것 뿐이예요.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식당이라는 단어가 어때서? 식당은 다같이 한 식탁에 모여 밥을 먹거나 대화를 하는 아주 화목한 곳이잖아.”

 

 “뭐...? 그게 뭐야..다같이 한 식탁에 모여 밥을 먹는다고? 바보야? 그런 문화가 어디에 있다고..”

 

 “그건 아주 당연한 문화야. 아니..애초에 문화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지. 당연한 행동이니까.”

 

 “....그런 행동을 하는 곳이 식당이라는거야..? 이해가 안돼..”

 

 “...니야, 네가 알려줘. 아리야가 식당이라는 단어에 왜 이렇게 과민반응을 하는건지.”

 

 “...쥐였던 저희들에게 식당은 생체실험을 하는 곳을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

 

 “그게 무슨...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로렌시아 루탠배르크 백작부인..쥐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그녀는 쥐들은 명문가들은 물론이고 서민보다 아래의 직위를 갖고있는 사람도 아닌 존재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흔히 밥 먹는 곳을 통칭하는 식당을 생체실험을 하는 곳을 뜻하는 단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쥐들은 루탠배르크 백작과 로렌시아 백작부인이 식당에 간다고하면 생체실험을 하러간다는 뜻으로 알아듣고 공포에 질려 벌벌 떨어야했죠.”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하다니..그자식들 미친거 아니야?”

 

 “어머님이랑 아버님을 욕하지마!”

 

 “..!!”

 

 “아무리 우리에게 단어의 뜻을 이상하게 가르쳐줬다고 해도 거리에서 떠돌아다니고 일자리도 없어서 굶던 우리에게 먹을 것과 잠잘 곳을 줬던 고마우신 분들이야. 내 목숨을 구해주고 티아 언니를 지키는 일을 부여한 너희들이라고 해도 그분들을 욕하는건 내가 용서하지 않아!!”

 

 “너..”

 

 “그래, 아리야. 네 말이 다 맞아. 그러니까 조금만 진정하자.”

 

 “...후으..”

 

 아리야의 말에 테리트가 반박하기 전에 니야는 한쪽 손으로는 아리야의 눈을 가리고 한쪽 손으로는 아리야의 머리를 감싸 안아주듯이 자신쪽으로 끌어당긴 뒤 천천히 쓰다듬으며 진정시켰다.

 

 “..그곳에 있는 쥐들은 항상 이렇게 살고있어요. 아무리 가혹한 훈련을 시키고..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먹을 것과 잠잘 곳은 제공을 해주고 있으니까..뒷골목 생활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거죠..”

 

 “...미안..우리 말이 좀 심했던건 사실인 것 같네.”

 

 “....”

 

 “우리가 얘기한 식당이라는 단어의 진짜 뜻은 다같이 함께 한 식탁에 모여 밥을 먹거나 대화를 하는 장소야. 그 사소한 단어가 너한테 다른 뜻으로 들릴줄은 꿈에도 몰랐어. 정말 미안해..”

 

 “..됐어..사과하지 않아도 돼..나도 민감하게 받아들인건 인정하고 있으니까..”

 

 “그럼 어느정도 해결된 것 같으니까 식당으로 가볼까? 루티아르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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