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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재회(2)
작성일 : 22-03-24 22:34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7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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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2층 건물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카쟝은 주위를 경계하며 한 걸음씩 다가갔다. 건물 앞에 서자 문틈으로 시끄러운 음악이 새어 나왔다.

 

 더 이상 선택지는 없었다. 카쟝은 문을 살짝 열었다.

 

 쿵. 쿵. 쿵. 쿵. 쿵.

 

 안에서 파워풀한 음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카쟝은 목만 내밀어 내부를 살폈다. 안은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했지만 네온사인이 구석구석에서 자신의 휘황찬란한 외모를 뽐내고 있었다. 카쟝의 시야로 중앙 무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과 그 주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술집인가? 여긴 완전히 만원이네?”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바깥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건물 내부에는, 건물을 꽉 채울 만큼 많은 사람이 술과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카쟝은 머리를 다시 빼고 살포시 문을 닫았다.

 

 “어쩌지?”

 

 여기까지 와서 돌아갈 리가 없는 카쟝이었다.

 

 “어쩌긴 어째, 들어가야지.”

 

 카쟝은 다시 문을 열고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무도회 분위기 속에서 카쟝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이름 모를 시끄러운 노래, 곳곳에서 풍기는 알코올 냄새, 그리고 미묘하게 풍겨오는 자극적인 향. 무도회의 손님들은 그 모든 분위기에 취해있었고, 그 덕에 카쟝은 무도회장을 아무런 방해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아까 그 사람들이다.”

 

 후드티 4인방이 카쟝의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카쟝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그들을 따라갔다. 그들은 인파를 헤쳐 나가며 무도회장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그런 그들이 도착한 곳은 건물 좌측 구석에 있던 방이었다. 그들은 문에 노크하고는 대기했다.

 

 잠시 후 안에서 문이 열리고, 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카쟝은 열려있는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어!”

 

 카쟝의 동공이 커졌다. 방안에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리브였다. 리브는 후드티의 사내가 건넨 USB를 돌려받고 있었다.

 

 “리브!”

 

 카쟝의 목소리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파묻혀 리브까지 닿지 않았다. 카쟝은 사람들을 헤쳐 나아갔다. 하지만 후드티의 사내들과 달리 카쟝은 혼자였기에 사람들을 밀어내기 쉽지 않았다.

 

 "리브!"

 

 카쟝이 소리치며 인파를 뚫는 동안 리브는 그들의 설명을 묵묵히 들었다. 주변의 음악소리 때문에 카쟝도 그들의 대화가 들릴 리 만무했다.

 

 리브는 그들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곧이어 후드티의 사내들은 방에서 나왔고 방문은 다시 닫혔다.

 

 카쟝도 그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카쟝은 사람들을 비집고 나와 겨우 방앞에 도착했다. 그가 방문 손잡이를 잡으려는 순간이었다.

 

 탁.

 누군가 카쟝의 어깨를 잡았다. 반사적으로 뒤돌아보니 얼굴에 문신을 가득 채운 사내가 프라이팬만 한 손으로 카쟝을 잡고 있었다.

 

 “야, 그 방을 네가 왜 들어가?”

 “용무가 있어서요.”

 “용무? 어디서 이름도 모를 새끼가 나타나서. 너 같은 찌끄레기한테 그렇게 중요한 용무는 없어 보이는데?”

 

 문신의 사내가 카쟝을 끌어당겼다. 카쟝은 문도 열지 못하고 그 사내의 악력을 견뎌야 했다.

 

 “뭐야? 왜 안 와?”

 

 문신 사내는 카쟝이 안 당겨지자 당황했다.

 

 “어쭈? 요 녀석 힘쓰는 것 봐라?”

 

 그는 팔에 힘을 가득 주고 카쟝을 다시 당겼다. 그러자 카쟝도 힘에 이끌려 그의 코앞까지 왔다. 동시에 카쟝의 주먹도 그의 얼굴까지 도착했다.

 

 퐁.

 

 해골 문신이 그려진 얼굴 앞으로 손톱만 한 무언가가 터졌다.

 

 “흐읍.”

 

 털썩.

 

 문신 사내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카쟝은 그의 손을 재빨리 뿌리치고 다시 방 앞으로 달려갔다.

 

 “리브!”

 

 카쟝은 손잡이를 당겨 지체없이 문을 열었다.

 

 벌컥-

 

 “어, 어떻게 된 거야? 리브! 어디 있어?”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테이블 위 술잔과 먹다 남은 음식이 전부였다. 사람이 있었던 흔적만 남아있을 뿐 정작 사람이 없었다. 카쟝은 시선을 이리저리 돌려서 방안을 관찰했다.

 

 “리브는 어디로 간 거야? 뒷문으로 나갔나?”

 

 홱.

 

 카쟝은 갑작스런 완력에 뒤로 넘어졌다. 쓰러진 카쟝의 앞으로 건장한 사내 한 무리가 섰다.

 

 “야, 너, 뭐 하는 놈이야?”

 “그게, 이 방에 계셨던 분한테 용건이 있어서요.”

 

 카쟝은 주위를 둘러봤다. 열 명 남짓한 남성이 카쟝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 방에 계셨던 분은 너랑 얘기할 정도로 한가한 분이 아니야!”

 

 그때 카쟝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의 시야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어깨가 보였다.

 

 ‘뱀 문신이다.’

 

 흑사단이었다. 카쟝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흑사단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이 현장을 탈출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수면제로 쓰러뜨리기엔 인원이 너무 많아.’

 

 카쟝은 소란을 일으키기 싫었다. 하지만 여차하면 연막탄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대치상태였다. 카쟝은 연막탄을 꺼내기 위해 손을 허리 뒤쪽으로 가져갔다.

 

 ‘최대한 신속하고 확실하게 현장을 빠져나가자.’

 

 탁.

 

 뒤에서 누군가 갑자기 카쟝의 손목을 잡았다.

 

 “누가 청보르님 앞에서 손 뒤로 빼래?”

 

 어깨에 뱀 문신을 가진 사내의 이름이 청보르인 듯했다. 청보르의 부하들은 총을 들이밀며 카쟝에게 양팔을 올리도록 명령했다. 카쟝이 양팔을 들자 청보르가 앞으로 나섰다.

 

 “일단 이 새끼 팔부터 묶어.”

 

 청보르의 부하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수갑을 꺼내 들었다.

 

 “야! 팔 앞으로 내밀어!”

 

 카쟝이 팔을 앞으로 모으자 그는 카쟝의 팔목을 채웠다.

 

 “경찰한테서 훔친 건데, 이제야 써보네.”

 

 카쟝은 팔을 결박 당한 채 고개를 들었다. 청보르는 카쟝과 눈을 마주쳤다.

 

 “야, 너. 오늘의 암호를 대봐.”

 

 ‘암호?’

 

 카쟝이 알 턱이 없었다.

 

 “까먹었습니다.”

 “까먹을 수가 있나? 원래 암호 같은 건 없는데.”

 

 청보르 일당은 다같이 카쟝을 비웃었다. 카쟝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청보르는 그대로 정색하며 카쟝을 아래위로 훑었다.

 

 “너, 어디 소속의 누구인지 밝혀.”

 

 청보르는 의심의 눈초리를 카쟝에게 보냈다. 카쟝은 애써 미소지으며 머리를 굴렸다.

 

 “흑사단 소속... 블릭컨이라고 합니다.”

 

 카쟝은 아무 이름이나 만들어서 불렀다. 청보르는 대답을 듣더니 폭소를 터뜨렸다.

 

 “블릭컨?”

 

 청보르는 손가락을 들어서 구석에서 꿀렁거리며 춤을 추던 남자를 가리켰다.

 

 “블릭컨은 쟤가 블릭컨이고. 난 흑사단에 블릭컨이 2명이라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 너희는 들어봤어?”

 

 나머지 일당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고개를 저었다. 가장 당황한 사람은 카쟝이었다.

 

 ‘블릭컨이 진짜 있었어?’

 

 청보르는 좌우의 부하에게 턱으로 카쟝을 가리켰다.

 

 “이 쥐새끼 잡아.”

 

 카쟝은 포박된 손으로 연막탄을 터뜨리려 했다. 하지만 양팔이 하나로 묶인 상태에서 손을 허리 뒤로 빼는 일은 쉽지 않았다. 카쟝이 연막탄을 손에 넣는 사이 흑사단원들이 카쟝에게 몸을 던졌다.

 

 우당타당.

 

 카쟝은 가까스로 잡은 연막탄을 아깝게 놓쳤다.

 

 “여기서 소란 피우면 사장님이 싫어할 테니까 일단 밖으로 끌고 나가!”

 

 흑사단원들은 넘어진 카쟝을 들고 건물 바깥으로 데려갔다. 그들은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바닥에 카쟝을 던진 뒤 카쟝을 빙 둘러쌌다. 청보르는 넘어져 있는 카쟝의 가슴팍을 밟으며 물었다.

 

 “어이, 가짜 블릭컨. 너, 경찰이지?”

 “경찰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뭔데?”

 

 카쟝은 자신의 정체를 밝혀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밝힌다고 이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진 않았다. 카쟝이 고민한는 모습을 본 청보르는 카쟝을 세게 밟았다.

 

 “야, 이 쥐새끼, 경찰 맞네.”

 “형님, 이 녀석이 진짜 경찰이면 어떻게 해야 하죠?”

 “그러게.”

 “우리의 쉼터도 알아버렸잖아요.”

 

 청보르는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답했다.

 

 “당연히 살려 보내면 안 되지.”

 “형님, 좋은 선택이십니다!”

 “요새 명령도 안 떨어져서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잘됐습니다.”

 “깔끔하게 없애버리자.”

 

 한 단원이 총을 꺼냈다. 하지만 청보르가 막았다.

 

 “야, 총은 쏘지 마. 지금은 해가 져서 총성이 너무 크게 울려 퍼질 거야. 그리고 이 새끼 정도면 칼로도 충분히 끝낼 수 있어. 얘한텐 총알도 아깝지.”

 “히히, 그러네요.”

 

 청보르의 말에 흑사단원들은 준비물이라도 꺼내는 것처럼 나이프를 동시에 들었다.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정체를 얘기하면 목숨은 살려주지.”

 “저 진짜 흑사단입니다.”

 “얘 이거 안 되겠네. 구멍을 몇 개 내줘야 사실대로 말하려나?”

 

 단원들은 단도를 들고 카쟝에게 다가왔다. 그때 카쟝이 몸을 휙 틀어 청보르의 다리를 걸었다. 청보르는 카쟝의 다리에 걸려 그 자리에 자빠졌다. 카쟝은 청보르가 놓친 칼을 주웠다.

 

 “가까이 오면 청보르의 목숨은 없다.”

 “잘됐네.”

 

 단원들은 오히려 카쟝에게 접근했다.

 

 “어서 죽여봐.”

 “청보르 형님 정도면 죽을 때도 됐지.”

 “어서 찔러. 너도 청보르 형님 길동무로 삼아줄게.”

 

 카쟝의 당황한 발걸음을 본 단원들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떼처럼 카쟝에게 달려들었다. 카쟝은 허리춤에 챙겨놨던 연막탄을 꺼내려 했다.

 

 “어? 없어?”

 

 아까 넘어지면서 연막탄을 전부 떨어뜨린 것이었다. 그 순간 대머리의 사내가 카쟝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카쟝은 허리를 뒤로 꺾어 공격을 피했다. 동시에 그는 주머니에서 수면가스가 담긴 캡슐을 꺼냈다.

 

 톡.

 털썩.

 

 수면가스를 마신 흑사단원은 그 자리에서 곯아떨어졌다. 하지만 단원은 그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비갈 녀석 갑자기 왜 쓰러진 거지?”

 “몰라. 저 경찰 녀석이 요상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다들 조심해.”

 

 카쟝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계산했다.

 

 ‘수면 캡슐은 5개밖에 안 남았어. 이럴 줄 알았으면 대용량도 준비해 놓을 걸.’

 

 또 다시 흑사단원들이 달려들었다. 카쟝은 그들의 공격을 원숭이처럼 피하며 그들의 얼굴에 수면가스를 터뜨렸다.

 

 톡.

 털썩.

 

 또 한 명이 쓰러졌다.

 

 “이 녀석!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톡.

 털썩.

 

 흑사단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카쟝은 전부 회피하며 한 명 한 명 쓰러뜨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카쟝의 주머니에 남은 수면캡슐이 다 떨어졌다. 카쟝은 재빨리 쓰러져있던 흑사단원의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냈다.

 

 “다들 한 발짝만 다가와 봐. 방아쇠를 당길 테니까!”

 

 카쟝이 그들의 이마를 향해 총구를 겨누자 그들도 선뜻 접근하지 못했다.

 

 “다들 자기 이마에 구멍 나기는 싫은가 보지?”

 

 그때 술집의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

 

 “경찰이 왔다며?”

 “경찰이 어디 있어?”

 

 또 다른 일당이 튀어나왔다. 흑사단원들은 카쟝을 가리켰다.

 

 “저기 총 들고 있는 저 녀석이에요. 청보르 형님을 죽이려고 했어요.”

 

 카쟝은 그들을 바라봤다. 딱 봐도 30명은 넘는 인원이었다.

 

 ‘연막탄도 없고, 수면 캡슐도 떨어졌고, 총을 쏜다 치더라도 저 인원이면 총알이 모자를 거야.’

 

 카쟝이 주춤하는 동안 흑사단 일당 중 한 사람이 무리 뒤편에서부터 천천히 걸어왔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흑사단원들은 좌우로 갈라져서 길을 만들었다.

 

 “그, 그분이다.”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갈라진 인파 중심에서 날카로운 눈매 한 쌍이 나타났다. 카쟝은 서둘러 총구를 그에게 겨눴다.

 

 “가까이 오지 마!”

 

 그는 머리카락이 새빨간 남자였다. 카쟝은 그에게 총구를 겨누다가 특이점을 발견했다.

 

 ‘뱀 문신이 목까지 올라와 있어.’

 

 지금까지 봤던 뱀 문신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으며 진짜처럼 선명했다. 어쩐지 다른 흑사단원들도 카쟝보다 그에게 더 집중한 듯한 모습이었다.

 

 “GAN 대장이다.”

 “진짜 GAN 대장이야.”

 “드디어 대장이 나섰구나.”

 “이제 저 녀석은 죽은 목숨이야.”

 

 빨간 머리의 사내는 걸음을 멈추고 카쟝을 향해 입을 열었다.

 

 "히하하하!"

 

 사내는 다짜고짜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미친 새끼. 혼자서 여기까지 온 거야? 이거 완전 신박한 새끼네."

 

 그는 카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너는 우리의 현상금을 노리고 여기까지 왔겠지만. 한 가지 고려하지 못한 점이 있어.”

 

 빨간 머리의 사내는 카쟝의 눈을 주의 깊게 응시했다.

 

 “우리도 경찰의 목에 걸린 현상금이 있거든? 네 목을 가져가면 흑사님이 돈을 두둑이 쳐줄 거야. 근데 그거 알아? 난 널 죽이지 않을 거야. 이왕이면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거든. 너처럼 용기 있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겁먹은 표정. 나에겐 그 장면이 현상금보다 더 값진 보상이야.”

 

 사내는 한 발짝 더 다가갔다.

 

 “가까이 오지 마.”

 

 카쟝은 총구를 정확히 그의 이마를 향해 고정시켰다. 하지만 GAN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난 네 놈의 눈빛을 알아. 사람한테 한 번도 총을 쏴본 적 없는 눈빛. 나한테도 쏘지 못할 거라고 장담하지.”

 

 마음을 읽는 듯한 그의 말투에 오히려 카쟝의 총구가 요동치고 있었다.

 

 ‘이걸 어쩌지?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질 않아.’

 

 카쟝이 깊은 갈등에 빠진 순간이었다.

 

 “히얍!”

 

 뚱뚱한 흑사단원 하나가 카쟝의 등 뒤에서 뛰어들었다. 카쟝은 그의 공격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카쟝은 놓친 총을 다시 주우려 했으나 팔이 뻗어도 닿지 않는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뚱뚱한 단원이 소리쳤다.

 

 “다들 봤어? 내가 이 녀석을 눕혔다고!”

 

 뚱뚱한 사내가 소리치는 동안 빨간 머리의 단원은 카쟝을 비웃었다.

 

 “뭐야? 별것도 아니었네. 시시하긴.”

 

 그는 이내 흥미를 잃은 듯이 술집을 향해 걸었다. 그의 뒷모습을 향해 단원들이 물었다.

 

 “GAN님,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요?”

 

 “너희끼리 넌더리 날 때까지 데리고 놀다가 나한테 바쳐. 숨통은 끊지 말고. 여러 가지로 쓸모가 있어 보이거든. 여기까지 혼자 들어온 용기도 가상한데 그 용기에 걸맞는 고통을 줘야지. 목숨 붙은 채로 나한테 바치면 흑사 님이 쳐주는 현상금보다 두둑하게 쳐주지. 내가 주는 돈으로 아마 일주일은 삼시 세끼 고기만 먹을 수 있을 거다.”

 “아싸!”

 

 GAN은 환호하는 부하들을 뒤로 한 채 홀로 술집으로 돌아갔다. 남아있던 흑사단원들은 카쟝을 빙 둘러쌌다. 80개 가까이 되는 눈동자가 카쟝 한 명을 노려보고 있었다.

 

 “일단 손발을 묶을까?”

 “그럼 기절부터 시켜야지.”

 “오케이!”

 

 뚱뚱한 단원은 카쟝을 보며 혀를 날름거렸다.

 

 “어떻게 때려야 할지 벌써 설레네.”

 “고기 먹을 생각에 설레는 거겠지!”

 “응? 그것도 맞아.”

 

 톡. 톡.

 

 누군가 뚱뚱한 단원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뭐야?”

 

 뚱뚱한 단원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의 얼굴 정면으로 주먹이 날아왔다.

 

 푹.

 

 뚱뚱한 단원은 코가 뭉개지며 그대로 기절했다.

 

 “어떤 새끼야!”

 

 모든 단원이 시선이 그곳으로 집중했다. 카쟝도 그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낯익은 얼굴이 서 있었다.

 

 “대구치 씨!”

 

 뚱뚱한 단원을 때려눕힌 사람은 대구치였다.

 

 “야! 저 방해꾼 새끼부터 죽여!”

 

 대구치는 자신에게 덤벼드는 흑사단원을 한 팔로 들어 차례차례 바닥에 내리꽂았다. 단원들은 거구의 괴력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이 덩치 새끼 처음 보는데? 너 어디 도적단이,"

 

 퍽.

 

 대구치가 그 근방을 정리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구치는 마지막 단원을 건물 반대편으로 던진 뒤 카쟝에게 걸어왔다.

 

 “다친 곳은 없어?”

 “조심해. 여기 흑사단이 한두 명이 아니야.”

 “일단 일어나.”

 

 카쟝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다시 그곳을 봤을 땐 카쟝을 둘러쌌던 흑사단원 전부가 바닥에 누워있었다. 대부분 수면가스로 인해 잠든 것이었다. 끝까지 남아서 저항하던 단원들은 코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그들 옆에는 손을 털고 있는 견치와 소구치가 있었다.

 

 “후, 별것도 아니네.”

 

 카쟝은 반가움의 인사를 전했다.

 

 “막실라팀이었구나. 정말 반가워요.”

 

 중절치가 카쟝에게 다가왔다.

 

 “다친 데는 없어?”

 “네. 전혀요. 덕분에 한시름 놨네요.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예요?”

 

 구석에 있던 측절치가 나오면서 답했다.

 

 “도하이 경매장에 권성환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는 정보를 얻고 마루까지 건너왔지.”

 “게적그룹에게 빼앗겼지만.”

 

 그들은 며칠 전 도하이 경매장에서 일어났던 그 사건을 언급하고 있었다.

 

 “그냥 돌아가려다가 지치 네가 근처에 있다고 해서 얼굴이나 볼 겸 왔어. 근데 안 왔으면 큰일 날 뻔했지 뭐야?”

 “제 위치는 어떻게 아셨어요?”

 “GPS 아직 잘 작동하던데?”

 

 측절치는 자신의 목을 톡톡 치며 GPS의 존재를 인식시켰다.

 

 “그랬군요. 이거 아직 안 꺼졌구나. 그나저나 이거 배터리가 오래 가네요?”

 

 그때 견치가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다가왔다.

 

 “봐. 고맙다는 말은 절대 안 한다니까?”

 “견치 씨도 반가워요. 고맙고요.”

 

 소구치도 견치 옆에 섰다.

 

 “뭐해? 지금 만남의 광장을 열 때가 아니야.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해. 술집에 있는 사람들 죄다 몰려 나오면 골치 아파져.”

 

 하지만 카쟝은 난처한 표정으로 막실라팀을 바라봤다.

 

 “견치 씨. 지금 저 건물 안에 제 친구가 있어요.”

 “응. 그런데? 그러면 나오라고 하든가.”

 “근데, 사라졌어요. 찾으려면 다시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해요.”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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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5차 계획서 2022 / 3 / 17 226 0 7875   
82 비서와 우 박사 2022 / 3 / 17 243 0 7927   
81 비서실 2022 / 3 / 17 233 0 7845   
80 흑사단의 거점 2022 / 3 / 16 231 0 7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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