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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귀빈과 불청객(2)
작성일 : 22-03-20 23:03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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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번 작품은 고 권성환 화백의 ‘만찬’이라는 작품입니다. 권성환 화백이 무명 시절에 밥을 굶어가며 겨우 완성한 작품입니다. 화백이 굶으며 그린 음식 그림이라는 아이러니한 작품입니다.”

 

 그림 중앙에는 잘 구워진 고기가 놓여있었고 그 주위로는 녹색 채소와 갖가지 반찬들이 놓여있었다. ‘만찬’은 권성환이 죽기 전에도 100억 환 이상에 거래되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권성환이 없는 지금에는 적어도 10배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

 

 “이번 작품은 800억 환에 시작하여 10억 환씩 올라갑니다.”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번호표가 분주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910! 920! 930! 940! 950! 960! 970! 980! 990! 1000! 1000억 환부터는 20억 환씩 올라갑니다. 1020! 1040! 1060!”

 

 경매장이 작품을 향한 열기로 달아올랐다. 경매가가 1100억을 돌파하던 순간이었다.

 

 쿠궁- 쿠궁-

 

 별안간 경매장 바닥이 흔들렸다. 하득산은 즉시 이상한 낌새를 감지했다. 하지만 입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번호표를 올렸다.

 

 쿠궁- 쿠궁-

 

 건물은 점점 세게 흔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도 하나둘 그 진동을 인지하고 있었다.

 

 “뭐야? 지진인가?”

 

 득산은 잠시 경매를 중단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건물이 흔들리고 있어 경매를 잠시 멈추겠습니다. 안전이 확보되면 이어서 진행하겠습니다.”

 

 하득산은 귀빈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건물의 흔들림은 멈추지 않았다.

 

 쿠궁- 쿠궁-

 

 득산은 천천히 외투를 벗었다.

 

 쿠궁- 쿠궁-

 

 난데없이 경매장 천장에 “쩍!”하고 금이 갔다. 사람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위험에 처했음을 깨달았다.

 

 “다들 대피하세요!”

 

 꽈지직!

 

 동시에 경매장 천장 한쪽이 무너졌다.

 

 쿠우웅!

 

 천장으로부터 검은 그림자들이 쏟아졌다. 그 그림자들은 어림잡아도 수십 명이었다. 그와 동시에 강렬한 락 음악이 울려 퍼졌다.

 

 지이잉~ 콰광 콰광!

 

 경매장을 가득 메우던 손님들은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무너지기 전에 나가야겠어!”

 

 하지만 그들의 비명도 폭발적인 락 음악에 가려져 들리지 않았다.

 

 “꽁지 빠지게들 도망가라고!”

 

 그 침입자들은 손님들의 탈출을 따로 막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

 

 흑사는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는 거룩한 경매장을 침범한 자들을 향해 무지하게 화난 상태였다. 게다가 자신이 진행하던 경매의 좋은 흐름을 흩트렸다는 점에 더욱 성질이 났다.

 

 “뭐 하는 놈들이지? 경찰은 아닌 것 같고.”

 

 먼지가 가라앉으며 불청객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들은 얼굴에 파란 복면을 쓰고 어두운 상의와 하의를 입고 있었다. 흑사도 처음 보는 복장이었다.

 

 “역시 도적들이었군. 달구에서는 본 적 없는 복장이긴 한데.”

 

 흑사는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우선 그는 근처 책상으로 몸을 숨겼다. 그사이 파란 복면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한 명이 손가락을 올렸다.

 

 “저기 있다!”

 

 그가 가리킨 것은 단상 위에 있던 권성환의 작품 ‘만찬’이었다. ‘만찬’을 발견한 파란 복면들은 그 작품을 향해 질주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달리기 경주를 하듯 분주하게 다리를 움직였다.

 

 “내가 1등이다!”

 

 가장 앞서가던 파란 복면이 자신 있게 소리쳤다. 하지만 곧 그의 앞으로 덩치 큰 사내가 등장했다. 흑사였다.

 

 “뭐야?”

 

 휘릭- 쿵!

 

 파란 복면은 흑사의 엎어치기 한방에 기절했다.

 

 “어디 신성한 경매장에서 소란이야.”

 

 흑사는 ‘만찬’ 앞을 가로막았다. 그 모습은 나머지 파란 복면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야, 저 새끼 뭐냐? 겁도 없네.”

 “저 새끼 어쩔까?”

 “뭘 어째. 얘들아 죽이자!”

 

 정면에 있던 파란 복면이 허리에서 총을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파란 복면이 막았다.

 

 “아니야. 총은 쓰지 마. 괜히 빗나가서 그림이 뚫리면 말짱 도루묵이야.”

 “에잇 씨, 알겠어. 칼은 써도 되지?”

 “그림만 찢지 마.”

 

 그 대화를 들은 흑사도 그들의 목표가 ‘만찬’이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그러니 더욱더 그들을 통과시킬 수가 없었다. 이윽고 파란 복면들이 흑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야앗!”

 

 흑사는 경매장에서 싸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경매장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자들에게 예절 교육을 시켜줘야 할 것 같았다. 그는 파란 복면들의 단도를 피하며 턱에 정확히 주먹을 꽂았다.

 

 “흡!”

 

 흑사의 주먹을 맞은 불청객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하지만 파란 복면은 한둘이 아니었다.

 

 “오냐. 감히 우리 게적그룹에게 대들어?”

 “게적그룹?”

 

 흑사도 그 도적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옆 나라에서 활동하는 도적단이었기에 마주칠 일도, 이렇게 싸울 일도 없었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그들이 흑사의 직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흑사는 또 달려오던 게적그룹원을 들어 올려 벽으로 던졌다.

 

 퍽.

 

 게적그룹원은 끊임없이 밀려왔고 흑사는 그들을 한 명씩 때려눕혔다. 게적그룹원 두 명이 동시에 뛰어들어도 흑사는 그 둘을 동시에 들어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솜인형을 다루는 듯한 가벼운 움직임이었다. 흑사의 괴력을 목격한 게적그룹원들은 슬슬 몸을 사렸다.

 

 “이, 이 새끼 뭐야!”

 

 흑사는 자신에게 몸을 던진 그룹원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았다. 그는 그대로 그룹원을 바닥에 내리쳐 얼굴을 뭉개버렸다.

 

 “이러다간 끝도 없겠어.”

 

 하필 흑사단을 경매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도록 명령을 내린 상황이었다. 그런 탓에 주변에 흑사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얼마나 더 밀려들지도 모르는 게적그룹원들을 혼자 상대하기에는 흑사도 막막했다.

 

 “이 새끼 보통내기가 아니야! 사방으로 벌려!”

 

 이전과 달리 지금은 게적그룹원 8명이 동시에 흑사를 노리고 있었다. 게다가 360도 방향에서 공격 태세를 갖추니, 흑사도 뒤통수에 눈이 달리지 않은 이상 모든 공격을 완벽히 방어할 수 없었다.

 

 “공격해!”

 

 사방에서 게적그룹원이 흑사에게 뛰어들었다. 흑사는 노련하게 앞으로 뛰어 먼저 한 명을 잡은 뒤 그를 방패 삼았다. 그때 단상에서 누군가 외쳤다.

 

 “내가 잡았다!”

 

 게적그룹원 중 한 명이 ‘만찬’을 손에 든 것이었다. 그 순간 흑사의 눈동자가 새까맣게 변했다. 그는 손에 잡았던 게적그룹원을 한 손으로 던지고 단상을 향해 뜀박질했다.

 

 하지만 단상 앞에도 벌써 많은 게적그룹원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들은 흑사를 보자 주먹을 내밀고 싸울 태세를 갖췄다.

 

 "으아아!"

 

 흑사의 안중에 그들은 없었다. 그는 ‘만찬’을 들고 있는 파란 복면만 응시하고 돌진했다. 다수의 게적그룹원들이 그에게 덤볐지만 흑사는 불도저처럼 강력한 힘으로 그들을 밀쳐냈다.

 

 “무슨 저런 미친놈이 다 있어?”

 

 투우처럼 달려오는 흑사의 모습에 ‘만찬’을 들고 있던 그룹원은 온몸이 떨려왔다. 흑사가 뿜어내는 위압감에 압도되어 다리도 말을 듣지 않았다.

 

 “젠장!”

 

 그는 흑사가 단상 위로 뛰어오르는 순간 ‘만찬’을 냅다 반대편으로 던져버렸다. 흑사의 눈동자가 ‘만찬’을 따라서 움직였다. 흑사는 다리를 반대로 꺾어서 오던 방향과 반대로 몸을 날렸다.

 

 쿵.

 

 흑사는 스스로 바닥에 엎어지며 ‘만찬’을 받아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만찬’의 손상 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흠집이 난 곳은 없었다.

 

 쑥.

 

 “....”

 

 흑사는 뒤를 돌아봤다. 그의 시야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두 눈동자가 보였다.

 

 “너, 무슨 짓을 한 거지?”

 

 흑사는 등에서 저릿저릿한 고통이 느껴졌다. 게적그룹원이 그의 등에 나이프를 꽂은 것이었다. 이내 그 그룹원은 다리가 풀려 자리에 주저앉았다.

 

 “내, 내가 해냈어!”

 

 흑사는 움직일 때마다 등에서 고통이 느껴졌기에 그 자리에 잠시 멈춰있었다.

 

 “네가 날 찔렀어?”

 

 게적그룹원은 바닥에 풀썩 앉은 상태로 뒤로 슬금슬금 도망쳤다. 그때 다른 그룹원들이 또다시 흑사를 둘러쌌다.

 

 “도탄이가 해냈어. 저 녀석 등에 칼이 꽂혀있는 거 봐!”

 

 흑사의 등에 꽂힌 나이프로 인해 게적그룹원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저 새끼 별것도 아니었잖아?”

 

 구석에서 졸아 있던 그룹원들까지 부상 당한 흑사를 확인하고는 하이에나처럼 서서히 접근했다. 그중 빨간 머리를 한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저놈 지금 등에 칼 찔려서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거야. 다들 그림은 건드리지 말고 저 덩치 새끼 심장에만 칼을 찔러넣자고! 알았지?”

 “알겠습니다!”

 

 빨간 머리의 사내는 능숙하게 그룹원에게 양쪽으로 퍼지라고 지시했다. 그룹원들도 그의 지휘에 따라 전투 대형을 만들었다. 흑사는 등에 꽂힌 칼도 뽑지 못한 채 10명이 넘는 도적들에게 둘러싸였다. 수적으로는 게적그룹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하지만 그룹원 누구도 흑사에게 선뜻 달려들지 못했다. 그때 빨간 머리가 외쳤다.

 

 “저 녀석은 고작 한 명이라고! 겁먹지 말고 다같이 달려들자! 자, 하나, 둘, 셋!”

 “으야아아앗!”

 

 10명이 한꺼번에 덤벼들자 흑사는 뒤로 물러나면서 먼저 오는 사람부터 노렸다. 선두에 있던 사람은 공격 개시를 외치던 남자였다. 하지만 빨간 머리 사내는 흑사의 코앞에서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뭐야?”

 

 그는 흑사의 오른쪽 다리에 매달렸다.

 

 “쳇.”

 

 흑사는 벌레를 털어내듯 다리를 뻗어 그 사람을 떨쳐냈다.

 

 쿵.

 

 그러자마자 뒤에 달려오던 다른 사람이 또 흑사의 오른쪽 다리에 붙었다.

 

 “뭐하는 짓들이야?”

 

 흑사가 그 사람을 털어내려는 순간, 뒤에 달려오던 사람이 흑사의 왼쪽 다리에 매달렸다. 다리마다 쌀 포대가 묶여있는 중량감이었다. 그들은 온몸으로 다리를 꽉 껴안았다. 흑사의 움직임을 봉쇄하려는 빨간 머리의 작전이었다.

 

 “성가시군.”

 

 흑사가 당황하는 동안에 흑사가 떨쳤던 빨간 머리까지 다시 흑사의 다리에 달라붙었다. 흑사가 빠져나오려 할수록 게적그룹원들은 더욱더 달라붙었다. 흑사는 마치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 그 작전으로 인해 흑사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가 되었다. 흑사는 다리에 붙은 불청객들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썼으나 그사이에 또 다른 4명이 각각 흑사의 양팔과 허리를 붙잡았다.

 

 “꽉 붙잡고 있어! 절대 놓지 마!”

 

 흑사는 그들을 뿌리치려 몸을 홱 돌렸다. 하지만 그들을 떼어낼수록 그보다 많은 게적그룹원들이 달라붙어 이제 12명의 그룹원이 흑사를 속박하고 있었다. 그들은 흑사가 호흡하는 것도 불편할 정도로 압박해왔다. 마지막으로 키가 큰 그룹원이 칼을 들고 흑사의 앞으로 다가왔다.

 

 “덩치 믿고 깝죽거리더니. 이제 끝이다.”

 

 그는 칼을 들었다.

 

 “게적그룹한테 대들면 이렇게 되는 거야.”

 

 그는 정확히 흑사의 심장을 향해 긴 팔을 뻗었다.

 

 쓱.

 

 흑사를 감싸던 게적그룹원들의 얼굴로 피가 쏟아졌다.

 

 “성공했나?”

 “죽였어?”

 

 게적그룹원들은 압박을 풀고 고개를 올렸다.

 

 “으아아아악!”

 

 소리를 지른 사람은 칼을 들고 있던 그룹원이었다.

 

 “으악! 내 팔!”

 

 땅바닥을 보니 칼을 쥐고 있던 그의 오른팔이 뒹굴고 있었다. 게적그룹원들은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들의 앞으로 또 다른 덩치가 등장했다. 그 덩치는 늑대의 눈빛으로 게적그룹원들을 노려봤다. 곧 그는 게적그룹원을 하나씩 베기 시작했다.

 

 “어딜 감히! 흑사님께!”

 

 게적그룹원들은 곧장 그에게 덤볐지만 힘이면 힘, 속도면 속도 전부 싸움이 되질 않았다. 게다가 칼도 잘 다뤘기에 함부로 뛰어들었던 그룹원들은 가차없이 몸에 구멍이 뚫렸다. 흑사를 휘감던 그룹원들을 모두 제거한 그는 흑사에게 다가갔다.

 

 “어서 탈출하시죠. 여긴 너무 위험합니다.”

 “청사. 누가 여기에 들어오라고 했지?”

 “...안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밖에서 대기하던 청사에게 보인 것은 폭포수 물방울처럼 많은 도적이었다. 청사는 경매장 건물을 검게 감싼 수많은 인원을 보며 안 들어올 수가 없었다. 그렇게 흑사의 명령을 어긴 것이었다.

 

 “그럼 들어온 김에 이것 좀 뽑아.”

 

 흑사는 청사에게 등을 돌렸다. 그의 등에는 단도가 꽂혀있었다. 청사는 망설임 없이 칼을 뽑았다. 흑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 청사는 뽑은 단도를 바닥에 버렸다.

 

 “다행히 길지 않은 칼입니다. 급소도 피한 것 같고요. 아직 밖에 게적그룹이 무수합니다. 지혈만 마치고 바로 탈출하시죠.”

 “아니야. 조금 있으면 경찰도 도착할 거야. 당장 밖으로 나가자.”

 

 흑사가 말하기 무섭게 밖에서는 익숙한 소리가 울렸다.

 

 삐요오옹-

 

 경찰차의 사이렌이 가까워졌다.

 

 “소리로 들어선 한두 대가 아닌 것 같군.”

 

 사이렌 수십 개가 동시에 들리니 들개 떼가 동시에 추격하며 짖는 소리 같았다. 그동안 흑사와 청사는 ‘만찬’을 들고 비상구에 다다랐다.

 

 “흑사단! 너희는 포위됐다. 저항하지 말고 어서 나와라!”

 

 경찰의 눈에는 그렇게 많은 숫자의 도적단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흑사단으로 보였다. 그 사이 진짜 흑사단인 두 사람은 비상문을 열었다.

 

 끼익.

 

 비상구 밖으로 좁은 골목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라? 두 마리나 나왔다. 크큭.”

 “저거 두목이 가져오라던 그림 아니야? 이거 잘됐네. 수고를 덜었어.”

 

 흑사의 앞에 2명의 사내가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엄청난 거구의 사내였다. 그는 흑사보다 거대한 몸집의 소유자였다. 2m가 훌쩍 넘는 키에 살집도 있었다. 거구의 사내 옆에는 키 작고 삐쩍 마른 게적그룹원이 비열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흑사는 두 사람을 위아래로 훑었다.

 

 “또 파란 복면이야.”

 

 그들도 흑사를 노려봤다.

 

 "자, 손에 들고 있는 그거 이리로 넘겨."

 "그림을 내놓으면 목숨은 살려주지."

 

 몸집의 사내는 흑사가 들고 있던 ‘만찬’을 가리켰다. 하지만 흑사는 그 그림을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흑사는 ‘만찬’을 청사에게 맡겼다.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는데.”

 

 등 뒤에서는 경찰차 사이렌이 귀가 따갑도록 울리고 있었다. 흑사는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상대 앞에 섰다. 덩치 큰 게적그룹원은 흑사를 내려다봤다.

 

 “호오. 덤벼보시게?”

 

 그 그룹원도 흑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어디서 쪼그만 게 나한테 덤비려고!”

 

 덩치 큰 사내는 흑사에게 오른손 훅을 날렸다. 흑사는 날아오는 주먹을 왼손으로 막았다.

 

 “어?”

 

 자신의 공격이 한 손으로 막히자 그 사내는 당황했다. 하지만 흑사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사내의 팔을 잡은 채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오른 주먹으로 그의 배를 송곳처럼 날카롭게 강타했다.

 

 “끄억!”

 

 덩치 큰 사내는 내장이 뒤틀리는 고통과 함께 구역질이 왈칵 쏟아졌다. 동시에 흑사는 사내의 다리를 걸고 넘어뜨렸다. 거대한 몸뚱아리가 바위가 구르듯 넘어갔다.

 

 쿵.

 

 사내는 누운 채로 구토했다. 흑사는 넘어진 사내의 얼굴을 향해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 했다. 그때 뒤에서 구경하던 게적그룹원이 총을 꺼냈다.

 

 "이, 이 자식, 내 부하 로쿠먼을!"

 

 승산이 보이지 않자 총기를 든 것이었다. 그는 흑사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안 돼!”

 

 청사는 ‘만찬’을 버리고 흑사를 향해 몸을 던졌다.

 

 탕-!

 

 “흑사님, 괜찮으세요?”

 

 청사는 흑사를 훑어보았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삐쩍 마른 게적그룹원은 자신의 시도가 실패했음을 확인하고 재장전했다. 청사도 재빨리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려고 했다. 그러나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니, 오른팔로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청사는 자신의 팔을 내려다봤다.

 

 “헙.”

 

 청사의 오른쪽 팔뚝이 뚫려있었다. 방금 전 공격으로 관통상을 입은 것이었다.

 

 “젠장.”

 

 청사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을 억지로 움직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 모습을 확인한 흑사는 청사의 허리에서 대신 총을 뽑았다. 그동안 게적그룹원도 장전을 마쳤다.

 

 탕!

 

 삐쩍 마른 게적그룹원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청사, 자네 괜찮나?”

 

 흑사는 권총을 다시 청사의 허리춤에 넣었다.

 

 “이 정도야, 별것도 아니죠.”

 

 하지만 청사의 팔은 죽은 물고기처럼 축 처져있었다.

 

 “얼른 여기서 빠져나가자. 닥터 하에게 치료 받으면 회복할 수 있을 거야.”

 

 흑사는 청사를 부축하고 일어섰다. 그는 청사가 놓고 온 그림을 가지러 가기 위해 한 걸음씩 옮겼다. 우여곡절 끝에 흑사는 ‘만찬’을 다시 손에 넣었다.

 

 “양손 머리 위로 들어!”

 

 흑사가 고개를 들자 골목 끝에 제복을 입은 한 사람이 있었다.

 

 “결국 경찰까지 만났군.”

 

 경찰은 흑사와 청사를 향해 권총을 들고 있었다.

 

 “움직이면 쏜다. 두 팔 전부 귀에 붙여.”

 

 경찰은 한 손으로 무전기를 들었다.

 

 “경매장 옆 골목에서 수상한 자 발견. 그림을 손에 들고 있다.”

 

 그때 청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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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5차 계획서 2022 / 3 / 17 226 0 7875   
82 비서와 우 박사 2022 / 3 / 17 243 0 7927   
81 비서실 2022 / 3 / 17 233 0 7845   
80 흑사단의 거점 2022 / 3 / 16 231 0 7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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