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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한식에 반하다
작가 : 씨큐씨큐
작품등록일 : 2022.1.4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요식업계 일인자를 꼽으라면 단연 백한식으로 통한다.
백한식은 신이내린 미각과 특출난 미모 덕에 스타덤에 올랐을진데.
그만 코로나 후유증으로 미각상실이 오고야 말았다!
절대미각을 잃고 언론을 피해 시골로 숨어들어 은둔생활을 시작한 백한식,
동네 중국집 딸내미 정다은에게 그만 정체를 들키고 만다?
여기 본격 먹방 로맨스가 시작될지니.
배고픈 자여, 당장 클릭을 멈추라.

 
향기로운 편지
작성일 : 22-03-18 11:11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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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내 이름은 최향기.

 꽃상어로 통하는 프로 기자지.

 아, [한식에 반하다] 를 읽어서 이미 나를 알고 있다고?

 그래. 주인공들 계약연애가 끝난 지도 벌써 1년이나 흘렀구나. 그 동안 소설 속 인물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그래서 내가 짤막한 편지를 남기기로 했어.

 

 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흠….

 TMI지만…, 말해줄까?

 원래 작가는 [한식에 반하다] 여주인공을 나로 점찍어 뒀었어. 뭐, 자고로 여주라는건 나처럼 아름답고 매력이 팡팡 터져야 하는 법이잖아?

 작가 첫 소설 여주로 낙첨됐다는데, 은근 우쭐해졌지 뭐야. ‘그러마, 까짓것 내가 여주 해줄게’ 막 그러고 다녔지.

 그런데 처음 소설 시놉시스를 딱 받아 보니까! 어우, 남주가 내 타입이 아니더라고.

 그래서 고민 좀 하다가, 1화 초고 중간까지 썼을 땐가? 내가 작가 불러다가 여주인공 못 하겠다고 딱 잘라서 거절해 버렸거든.

 대기실까지 쫓아온 작가가 막 악에 받쳐서 그러데?

 ‘여기서 관두는게 어딨어! 안돼! 니가 여주인공이야!’

 그러면서 막 꺼이꺼이 울고불고 매달리는 거 있지. 아,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진저리가 난다.

 아, 그런데 어떻게 다은이가 여주가 된거냐고?

 작가가 막 지랄하고 자빠졌을 때, 마침 내 친구 정다은이 대기실로 들어오지 뭐야? 다은이가 굉장히 다정한 친구거든. 여주 됐다고 했더니 축하해주러 온거였어. 나 주려고 커피까지 사들고 왔더라니까.

 아, 근데 작가가 징징거리니까 일단 다은이가 사온 아아 먹이고 진정시켰지, 뭐.

 그런데 진짜 신기한게, 내가 다은이를 보자마자 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여주는 다은이가 하면 괜찮겠는데?’ 라는 생각!

 말 그대로 적당한 여주가 짜잔 하고 나타난 기분이었달까. 사실 다은이가 평범하긴 해도 사람이 참 괜찮아. 진국이거든. 거기에 사랑스럽기도 하고. 아, 내 친구라서가 아니라 다은이 진짜 괜찮은 애야.

 

 그래서 내가 작가를 꼬시면서 좋게 좋게 구슬렀지.

 ‘작가야, 요즘 이렇게 진짜배기 캐릭터를 또 어디서 구하겠니? 여주는 다은이가 딱 인거 같아.’

 그렇게 물 한 잔 털면서 몇 마디 했더니, 작가가 또 은근 귀가 얇아요. 팔랑팔랑 하더라?

 그러면서 은근히 조건을 내거는 거야.

 ‘나는 최향기가 내 소설에 꼭 같이 해줬으면 하는데.’

 

 뭐, 별 수 있나?

 어쩔 수 없이 소설 나오긴 하는데, 여주인공 매력이 반감될까봐 변장하고 출연하기로 했어.

 그래서 탄생한거야 [최향숙] 이란 캐릭터는.

 인간적으로 이 몸의 미모를 숨길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말이 안 되는거 아니니?

 하여튼 소설 끝자락 까지 도수 높은 안경 써가면서, 찰랑이는 고운 머리 아무렇게나 묶어 가면서, 내 스타일도 아닌데 추리닝만 주구장창 입고 다니느라고 고생 깨나 했다 이거야.

 

 “어머, 사장님. 오랜만이죠? 어휴. 나 요즘 바빠서. 호호. 오늘 중요한 일정 있어서 손질 받으러 온 거니까 이쁘게 해주세요.”

 

 아, 미안미안. 내가 오늘 좀 정신이 없네. 어디까지 얘기 했더라?

 흐음. 내 얘기만 줄줄 했구나? 그래, 최향기 스토리는 이쯤 해두자.

 어차피 안물안궁일거 아냐? 그래 그래. 주인공들 이야기나 하자고.

 아, 그래서 정다은하고 백한식은 소설 끝나고 어떻게 된 거냐고?

 계약 연애가 아니라 진짜 연애 시작했지, 뭘 물어.

 

 다은이 퇴원하고 백한식이 아주 공주님 대접을 하더라. 둘이 얼마나 꽁냥대는지 눈꼴 시려워서, 원.

 다은이는 퇴원하고도 한동안 화상 치료 받느라 고생했어. 지금은 흉이 좀 생겼지만 괜찮다고 그러더라고. 정말 다행이지.

 백한식은 미각이 돌아왔으니까 방송 복귀 했고. 그렇게 서울 생활 쪼금 하다가, 지금은 둘 다 애봉리로 내려갔어.

 왜냐고?

 뭐긴 뭐야. [애봉반점] 운영 때문이지. 진짜로 하냐고?

 어! 진짜 해.

 

 그 뿐인 줄 알아?

 나피디가 재밌겠다고 따라붙어서 무슨 새로운 프로그램 찍는답시고 열심히 촬영도 했다더라.

 그게 아마…, [애봉세끼] 라던가? 아무튼 얼마 안 있으면 방영한다고 들었어.

 아, 맞다! 백한식 아버지가 미국에서 엄청 잘 나가는 사업가라는 건 알고 있지? 미국에 무슨 중식 체인점을 인수했었다던데. 하여간 거기 메뉴가 전부 애봉반점에서 나온다고 보면 돼.

 뭔 소리냐고?

 아이참, 이제 다은이가 그냥 평범한 시골 중식당 딸내미가 아니라고! 미국 체인점 굴리는 CEO가 된거라니까! 정말 대단하지?

 내 친구지만 진짜 자랑스럽다.

 

 “아, 예쁘게 잘 됐네. 사장님, 고마워요. 어우, 오랜만에 와도 이렇게 나를 잘 안다니까. 마음에 쏙 들어요. 그러게. 어휴, 요즘 통 외모에 신경 쓸 시간이 없네. 자주 오도록 노력할게요.”

 

 아아. 미안 미안. 스타일링 받느라고. 응, 내가 이 집 단골이었거든. 최근엔 뜸했지. 오랜만에 스타일 바꾸니까 기분이 다 좋네. 요즘은 미용실 다닐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응? 그래, 맞다. 그 얘기 중이었지?

 다은이가 이제 기업체 굴리는 사장님이라고. 그리고 백한식은 여전히 잘 나가는 셰프고.

 지금 둘이서 애봉반점 운영 중인 거랑 나피디가 애봉반점에서 촬영하는 것도 얘기 했고?

 그럼 뭐, 거의 다 했네.

 어어! 뒤에 차 조심해! 안 쪽으로 걸으라고. 그래.

 

 자, 빨리 가자. 이러다 늦겠다.

 뭘 늦냐고?

 결혼식!

 어? 내가 말 안했나?

 오늘 정다은하고 백한식 결혼식이라고.

 아하하! 뭘 그렇게 놀라? 눈치 깠으면서!

 어우, 속도위반은 무슨. 그런 거 아니거든? 너 은근 저질이구나?

 

 “어! 오빠, 여기 여기! 아니다, 내가 거기로 갈게. 기다려!”

 “뭐야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미용실 다녀오느라. 오늘 사진 찍을텐데 최향기가 구질구질하게 찍히면 좋겠어?”

 “아니이. 나 여보 보고싶었잖아아.”

 “구래쪄여? 보고 싶어쪄여?”

 

 아? 누구냐고?

 신동철.

 

 “웅, 그런데 여보야, 기저귀 가방 어딨어? 결혼식 시작 전에 갈아주고 들어가야지.”

 “오빠가 챙겼잖아. 아까 차에서 봤는데? 오구오구, 우리 왕자님 쉬야 했어요? 시원해쏘요?”

 “뭐야, 셈나게. 여보 요즘 나보다 아들만 더 이뻐하는거 같애.”

 “으이구, 애냐. 아들한테 셈을 내게? 가서 기저귀 갈고 와. 난 다은이한테 가볼테니까.”

 “알겠옹.”

 

 오호호호! 뭘 그렇게 놀라!

 그래. 속도위반은 우리가 했지.

 나 저질이다, 어쩔래?

 자, 이쯤에서 해어지자.

 난 신부대기실 들어가 봐야 하니까, 여기 앉아있으라구!

 

 ***

 

 사회를 맡은 오세덕 셰프가 연신 마이크를 만지작댔다.

 

 “아아, 들리시나요? 마이크 테스트. 완투, 완투.”

 

 웅성웅성 시끄럽던 장내가 차츰 조용해졌고.

 

 “아, 반갑습니다. 오늘 같이 좋은 날 이렇게 함께 해주신 화객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제 곧 식이 시작되니 모두 자리에 착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대의 조명이 환히 켜지고, 객석의 불빛이 어두워짐이라.

 엄숙한 예식장의 분위기가 사람들을 압도하나니.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쏟아지는 불빛 아래 놓인 꽃길을 감상했다.

 

 “신랑! 입장!”

 

 - 따다다단. 따다다 단 다다다단.

 

 조명을 받아 한껏 빛나는 백한식이 예복을 차려입고 무대를 척척 걸었다. 하객들이 환호와 박수로 신랑의 입장을 맞았는데.

 어랍쇼? 가만보니 굵은 눈물 줄기를 흘리며 울고 있더라.

 

 “신부! 입장!”

 

 - 빠바바밤. 빠바바밤 빠바바밤.

 

 으레 결혼식 입장에는 수많은 감정이 얽히는 법. 새하얀 드레스를 짊어진 신부의 걸음 걸음 마다 눈물 방울이 흩어 떨어지리니.

 어허. 그 것은 정상덕의 눈물이로다.

 조심스레 다가오는 신부의 맑은 얼굴을 보며, 백한식의 눈물줄기는 더 거세어졌고. 한식에게 딸을 데려가는 정상덕의 눈물은 폭풍과도 같았도다.

 어째 방글방글 웃는 신부의 앞에 백한식과 정상덕은 저리도 섧게 울고 있단 말인가. 하객들이 여기저기서 웃음 참느라 이를 악 물었더라.

 

 주례를 맡은 이현복이 무대에 오르니, 최애가 축복해주는 결혼을 맞은 신부 정다은의 얼굴에 참된 웃음꽃이 피었는데.

 

 “아, 제가 백한식 군을 알고 지낸지 오래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는 모습은 처음 보네요. 주례를 맡아달라기에 긴장을 많이 하고 왔는데 눈물을 보니까 마음이 풀어졌습니다. 하하. 오늘따라 공기가 촉촉하고 참 좋네요.”

 

 이현복의 농담 섞인 이야기에 하객들이 편안히 웃었고, 계속해서 주례가 이어졌다.

 

 “제가 지켜본 신부 정다은 양은 늘 꿈을 꾸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발전하면서 새로운 고민을 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며, 만날 때마다 꿈꾸는 목표를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야기 합니다.”

 

 애봉리 주민들이 ‘그라제’ 하며 주례에 깊이 공감했다.

 

 “제가 지켜본 신랑 백한식 군은 늘 꿈을 이루는 사람이었습니다. 목표로 한 일이라면 뜻을 굽히지 않고 한결같이 달려가는 우직한 성품을 가졌기에, 끊임없이 대단한 결과를 일궈왔습니다.”

 

 방송 관계자들과 요식업 지인들이 ‘신랑 멋있다!’하며 호응했다.

 

 “여기 꿈을 꾸는 신부와 꿈을 이루는 신랑이 만났습니다. 부부의 인연을 맺고, 앞으로도 계속 꿈을 향해 걸어가십시오. 그리하면 두 사람의 앞날에 사랑만이 가득할 것입니다.”

 

 짧은 주례가 끝나자 사회를 맡은 오세덕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부의 행복한 앞날을 위해 다함께 뜨거운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

 

 - 딴 딴따단. 딴 딴다단.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는 부부.

 백한식은 축축해진 볼을 닦으며 정다은에게 속삭이듯 물었다.

 

 “꼬봉, 지금 꿈이 뭐야?”

 “행복해지는 짜장면을 만드는 거죠. 숙수님은요?”

 “내 꿈은 너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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