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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진짜와의 만남
작성일 : 22-03-18 01:03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7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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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 박사님이?”

 

 이어지는 기사를 읽어보니 우 박사는 뇌에 손상이 온 모양이었다. 다시 일어날 기미는 없어 보였다.

 

 "아니. 어쩌다 이 지경이 되신 거야?"

 

 민석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자는 동안 이 정도로 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전혀 몰랐던 자신이 어처구니없었다. 그는 사장실로 들어가 창밖을 보았다. 명장제약 정문에는 언제나처럼 시위대가 무리 지어 있었다. 하지만 어제 사건 때문인지 시위대는 이전보다 정문에서 거리를 두고 멀찌감치 서있었다. 정문 앞에는 경찰차 3대가 서있었고 경찰들이 시위대를 경계하고 있었다.

 

 “신문 기사가 사실인 거야? 도대체 뭐가 어떻게 일어난 거지? 우 박사님이 왜 그렇게 되신 거야?”

 

 뭘 어디서부터 확인해야 할지도 감이 안 잡혔다. 그 찰나에 민석은 어제의 마지막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사장님이 왔었지!”

 

 하지만 사장은 온데간데없었다. 민석은 비서실로 걸어가며 어제 일을 되짚어봤다.

 

 “분명히 사장님이 비서실로 찾아오셨고. 같이 대화하던 일도 기억나. 그러고 나서, 그 이후의 기억이 없어. 일어나보니까 사장님은 사라지셨고, 우 박사님은 병원에 입원하셨고.”

 

 민석은 잠시 고민하다가 승강기를 향해 발걸음을 뗐다.

 

 “우선 지하 3층으로 가보자.”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 가면 의문이 풀릴 것만 같았다. 민석은 승강기에 몸을 싣고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승강기 문이 열리고 지하 3층이 나타났다. 하지만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민석은 승강기에서 내려 천천히 안으로 걸어갔다.

 

 “역시 아무도 없나? 사장님은 대체 어디로 가신 거지?”

 

 민석은 구석에 있는 실험실로 접근했다. 그 실험실에 도착하고 내부를 들여다봤으나 역시 텅 비어있었다.

 

 “그래, 여기 계실 리가, 읍!”

 

 민석은 자신의 목을 움켜쥐었다.

 

 “느그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민석의 등 뒤에서 누군가 끈으로 민석의 목통을 졸랐다. 엄청난 살기와 함께 강한 압박이 느껴졌다. 민석의 목 주위로 엄청난 힘이 들어갔다. 그의 머리로 피가 쏠려 터질 것처럼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후욱.

 

 누군지도 모르는 암살자를 떨치기 위해 그는 온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민석이 움직일수록 끈은 목살을 더욱 파고들었다. 그는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

 

 “으으읍!”

 

 그는 젖 먹던 힘까지 뽑아 뒷걸음질 쳐서 벽에 부딪혔다. 잠시 끈이 느슨해졌다. 하지만 곧 다시 그의 목을 짓눌렀다. 민석은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계속 벽을 향해 몸을 던졌다. 수차례 몸을 던지자 암살자의 악력이 점차 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민석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의 반동을 이용해 그를 엎어뜨렸다.

 

 쿵!

 

 암살자가 바닥에 퍼졌다.

 

 "으악!"

 

 암살자의 손에는 민석의 목을 조르던 구두끈이 들려있었다. 민석은 그의 얼굴부터 확인했다.

 

 "켁, 뭐야? 웬 노인네가 이렇게, 켁, 힘이 세?"

 

 민석은 목에 가시가 박힌 느낌에 계속 기침을 뱉었다.

 

  "당신 일어나봐! 여기, 켁, 어떻게 들어왔어?

 

 민석은 여차하면 반격할 생각이었다. 그는 공격 자세를 취하고 노인을 노려봤다. 하지만 민석은 곧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의 눈앞에 낯익으면서도 놀라운 얼굴이 있었다.

 

 “백민관 사장님...?”

 

 백민관은 바닥에 누워 헉헉거렸다.

 

 “확실히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백민관은 숨을 고르고 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민석은 다시 한 번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백민관 사장님 맞죠?”

 

 민석이 TV나 신문에서 보던 백민관이었다. 새까만 머리와 탱탱한 피부의 젊은이가 아닌, 흰 머리와 쭈글쭈글한 주름을 가진 노인이었다. 민석은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아니면 진짜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인물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그 인물의 목소리는 현실보다 선명했다.

 

 “나도 묻지. 너 누구야?”

 “저는 성민석이라고 합니다. 백민관 사장님의 비서인데요....”

 “눈빛을 보아하니 내가 찾던 놈은 아닌 것 같군. 근데 난 당신 같은 비서를 둔 적이 없는데?”

 

 민석이 그를 부인하기에는 민석이 TV에서 봐왔던 백민관의 모습 그대로였다.

 

 “저... 그럼 제가 모시던 백민관은 누구일까요?”

 “누구긴 누구야. 가짜인 거지.”

 

 민석은 자신의 지금까지의 업무가 모조리 부정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노인이 백민관이라는 사실은 틀림없었다. 외모, 말투, 그리고 풍기는 분위기까지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럼... 난 누굴 모신 거고... 어제 만난 건 누구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민석을 향해 민관이 다가갔다.

 

 “우 박사는 어디 있지?”

 “아, 우 박사님이요.”

 

 민석은 뜸을 들이다가 어제 저녁에 일어난 사건을 전달했다.

 

 “...그러니까 우 박사가 동물보호협회 시위대한테 폭행을 당했다는 말이야?”

 “네. 지금 스트링 병원에 계신다고 하는데 의식은 없으시다고 합니다.”

 "회복 가능성은?"

 "힘들다고 합니다."

 

 모든 내용을 들은 백민관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우 박사가 시위대한테 당했다고?”

 

 적잖이 충격 받은 표정이었다. 민관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민석은 조심스레 물었다.

 

 “사장님, 어쩌다 여기에 계시게 된 거예요?”

 “내가 먼저 묻지. 당신은 여기 어떻게 들어온 거지?”

 “저는 그 사장님이, 아니, 예전 사장님이, 아니,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쨌든 제가 모시던 사장님의 행방을 쫓다가 이 공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랬군. 비서도 놔두고 혼자 잘도 돌아다녔군.”

 

 민석이 직접 만난 백민관은 예상과 조금 다른 인상이긴 했다. 하지만 민석의 앞에 있는 사람은 그가 학창시절 꿈꿔왔던,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던 그 백민관이 확실했다.

 

 “사장님. 저는 그냥 제가 모시던 사장님이 지시한 일만 했을 뿐이에요. 저는 지금 이 사태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가? 간단히 말하지. 어떤 도적놈이 나를 여기에 가두고 지금까지 내 행세를 한 거야.”

 

 민석은 그동안 사장을 따라다니면서 느꼈던 이질감이 이해되고 있었다.

 

 “우 박사님이 그 도적이라는 사람과 아무렇지 않게 지내셔서 그 사람이 당연히 사장님일 거라고 여겼어요.”

 “우 박사도 당한 거야. 가엾은 우 박사. 하필 고약한 놈한테 걸려서.”

 “그러면, 어제 일도.”

 “그래. 100퍼센트 그 도적놈이 저지른 만행이야. 애꿎은 우 박사만 그 꼴이 되도록 만든 거야.”

 

 민석의 마음속에서는 당황, 분노, 그리고 배신감이 한데 섞여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럼 내가 곯아떨어진 것도 그 사람 탓이잖아! 예전에 한환기 과장님이 감지했던 이상함이 틀린 게 아니었어! 어쩌면, 한 과장님의 죽음에도 그놈이 관련되어있는 거 아닐까?’

 

 “사장님, 지금껏 제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제가 사장님을 도와드릴 방법이 있을까요?”

 “그래. 말 잘했어. 안 그래도 도움이 필요해. 지금 날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어.”

 “어떻게 할까요? 언론사에 이 사실들을 전부 넘길까요? 세상 사람들이 전부 그 도적놈한테 속은 거잖아요.”

 “아니야. 지금 당장은 무리야. 그리고 완벽한 계획이 없다면 그 도둑놈한테 도리어 당할 수도 있어.”

 “그런가요? 제가 그 도둑놈이 어떤 놈인지를 몰라서요. 그럼 뭘 어떻게 하죠?”

 “우선 부탁 한 가지만 들어주게.”

 

 성민석은 기시감을 느꼈지만 백민관의 눈동자에서 나오는 의지가 너무나 선명했다.

 

 “네. 뭐든 말씀하세요.”

 

 민관은 민석에게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했다. 민석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민관은 전화기를 들고 지하 3층 구석으로 갔다.

 

 “이 방법까지 사용하기는 싫었는데.”

 

 백민관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수화기 너머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나야. 백민관.”

 

 상대방은 민관의 목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뭐야? 백민관 맞아? 갑자기 무슨 할아버지 목소리야?”

 

 민관이 전화를 건 상대는 루베였다. 그녀는 수화기로 백민관의 예전 목소리, 즉 노인의 음성이 들리자 당혹스러웠다.

 

 “그 수술로 젊어진 거 아니었어? 아니면 목소리만 원래대로 돌아간 거야 뭐야?”

 “그 수술을 한 적 없어. 하려고 시도했던 적은 있지만.”

 “그럼, 모든 게 거짓말이었어?”

 “내 연구는 거짓말이 아니야!”

 

 백민관은 버럭 소리 질렀다.

 

 “말은 잘하네.”

 “진짜야. 개발했다니까! 하나하나 따져서 알려주고 싶지만 지금 설명하기엔 너무 길어.”

 “설명할 필요 없고. 관심도 없어. 한 가지 확실한 건, 당신이 예전 그대로인 걸 알면 투자자들이 돈을 다시 회수할 거야. 아무리 명장제약이라도 그 정도 타격엔 휘청거리겠지.”

 “그건 나도 알고 있어. 나도 안다고.”

 

 민관은 루베의 비아냥을 들으며 전화 건 것을 후회했다.

 

 “그래. 연구는 성공했다고 쳐. 근데 그걸 총책임 했던 우 박사는 죽었다며?”

 “죽은 건 아니고 의식을 잃은 거야.”

 

 민관은 분노를 삼키고 대화를 이어갔다. 지금으로서는 루베에게 도움을 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문에 나온 기사로 봐서는 의식을 잃은 정도가 아니던데? 당신, 너무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는 거 아니야? 내 입장에서 우 박사는 없다고 치는 게 맞다고 보는데?”

 “이미 수술 방법은 우 박사가 전부 정리해놔서 다른 연구원들도 익히 알고 있어. 우 박사만 가능한 수술법이라면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어.”

 “그래.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렇게 자존심 쎈 백민관 사장님이 왜 나한테 전화한 거지?”

 “당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으니까.”

 “흐음.”

 

 전화상이라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루베는 필시 만족스런 미소를 띠고 있었다. 민관에게 인정을 받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 능력이라, 좋아. 당신에게 평생 들어온 말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군.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하지?”

 “실력 좋은 의사 하나를 구해줘. 그리고 카쟝을 잡아줘.”

 “카쟝? 카쟝은 작년에 명장제약에서 죽은 거 아니었어?”

 

 그때 민관은 혹시나 민석이 들을라 그에게서 등을 지고 루베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아니야. 그 녀석은 아직 살아있어. 실은, 내 복제인간이거든. 그래서 나와 똑같이 생겼지.”

 

 루베는 그 말을 듣고는 불현듯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럼 설마, 당신 행세를 하고 다니던 그 젊은 백민관 사장이?”

 “그래. 그 녀석을 생포해서 내 앞으로 데려와 줘.”

 “좋아. 그럼 이번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 것 같은데. 내가 당신 부탁을 들어주면 당신은 나에게 뭘 해줄 거지?”

 “지금 달구에 지어지는 연구소. 그 연구소를 전부 당신에게 주지.”

 “아 그거? 원래 우 박사한테 주려고 했던 건데 우 박사가 가망이 전혀 없으니 나한테 주는 거 아닌가?”

 

 민관은 뜨끔했다. 루베는 민관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어차피 그 정도는 백민관 당신한테는 식은 죽 먹기잖아? 그것보다 이런 건 어때?”

 “뭘 원하지?”

 “연구소도 주고. 우 박사가 개발했다는 그 수술법. 그 수술법을 나한테 넘겨.”

 “그게 무슨 말이지?”

 “그 수술법을 내가 개발했다고 하는 거지.”

 “그게 무슨....”

 “뭘 그리 놀래? 당신이 늘 하던 짓이잖아? 남들이 연구해놓은 보고서에 당신이 제1 저자로 들어가는 거 말이야.”

 

 루베가 RB project의 총 책임자로 등록되어버리면 그 연구로 인해 얻게 되는 부와 명예는 모두 루베의 것이었다. 루베는 민관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잘 알고 있었다. 뺏겨본 사람만이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법이었다.

 

 “싫으면 말고. 난 아쉬울 것이 없으니까.”

 

 민관은 자신의 머리를 한 웅큼 쥐었다. 하지만 다른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알겠어.”

 

 민관은 전화를 끊고는 민석에게 다가갔다. 그는 휴대폰을 돌려주며 민석의 손을 잡았다.

 

 “성민석이라고 했나?”

 “네!”

 “나 좀 도와주게. 나를 도와주면 당신을 나의 정식 비서로 채용하겠네. 그리고 모든 것이 원상으로 복귀되면 내 재산의 1%를 당신에게 주지.”

 

 민석은 놀랐다. 비록 1%였지만 백민관의 재산이 어마어마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꿈과 같은 액수였다.

 

 “아, 알겠습니다! 뭘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우선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그리고 지금 당장은 할 일이 없으니 쉬고 있어. 아니다. 배가 출출하니까 밖에서 음식 좀 사다 줘. 삶은 감자와 데친 채소, 그리고 고기가 들어간 식단으로. 고기는 구운 거 말고 찐 걸로.”

 

 민관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야. 구운 고기도 괜찮겠어. 어떤 고기든 가져다 줘"

 

 민석은 그에게서 진짜의 향기가 낫기 때문에 백민관을 믿고 따르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

 

 

 “장군님! 학목강 왼편에 몰래 정박해있던 배를 폭격해 침몰시켰습니다!”

 “좋아. 배에 있던 인원은?”

 “100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잘했어. 탑승한 사람들은 흑사단 맞았지?”

 “네. 쓰러진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하나같이 뱀 문신이 있었습니다.”

 “좋았어. 흑사단의 최대 이동수단을 없애버렸으니 흑사단은 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서는 마루로 못 들어와.”

 

 남기훤 장군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학목강 방어를 맡은 군대의 대장이었다.

 

 “그럼 다들 위치를 잡도록!”

 “알겠습니다!”

 

 밤인데도 학목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내려져 있었다. 모든 상황이 국방부의 계획이었다.

 

 “우리가 받은 정보에 의하면, 흑사단은 학목강 근처에 주둔해있다.”

 

 1시간 뒤면 흑사단의 새로운 거점을 향해 무차별 폭격이 시행될 예정이었다. 물론 그들의 퇴로도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공격을 퍼붓는 계획이었다. 도주로는 단 하나, 다리 뿐이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흑사단원들은 폭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리를 건너야 했다. 그런 그들의 앞에는 전투를 준비한 군대가 대기했다. 군인들은 남기훤 장군의 지휘하에 그들을 제거한다는 전략이었다.

 

 “방심하지 말고. 긴장 늦추지 마. 오늘 밤이 가장 중요한 밤이니까.”

 

 만약 흑사단원들이 다리를 건너게 된다면 그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강철로 된 바리케이트였다. 바리케이트 뒤로는 무장한 군인, 군용트럭, 그리고 탱크가 든든히 자리 잡고 있었다. 아무리 발이 빨라도 맨몸으로 바리케이트를 뚫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즉, 예정대로라면 흑사단은 오늘부로 전멸했다.

 

 “오늘을 위해 사흘을 버텼다.”

 

 군대는 3일째 그곳에 주둔해있었다. 일찍이 달구에 미사일을 날리지 못한 것은 달구에 남아있을 마루 시민들 때문이었다. 학목강에 주둔하던 군인들은 3일 동안 달구에서 마루로 건너오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들여 보내주는 작업을 했다. 허나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자가 들어오려고 하면 곧바로 구속시켰다. 그야말로 흑사단이라면 쥐새끼 한 마리라도 들이지 않겠다는 계획이었다.

 

 3일이 지난 지금, 마루 시민들은 전부 마루로 돌아온 상태였다. 즉, 달구에는 달구 사람들만 있었다. 공격을 더 이상 미룰 까닭이 없었다. 모든 군인의 목표는 흑사단, 그중에서도 최종 목표는 흑사였다.

 

 밤하늘로 주위가 어둑어둑해지고 강바람은 차갑게 불어왔다.

 

 “슬슬 시작하겠어.”

 

 그 시각, 바리케이트 뒤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군인 구영훈과 여한호. 영훈은 쭈그려 앉아 몰래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옆에 있던 한호가 그를 봤다.

 

 “야, 담배 피우면 불씨 때문에 들켜.”

 “아, 몰라. 어차피 3일 밤낮으로 이 짓하고 있는데 아무 일도 없잖아. 진짜, 무슨 도둑을 잡는데 군대를 끌고 와?”

 “오늘이 작전개시일인 거 몰라? 나중에 문책당하면 다 네 책임이야.”

 “그러든가.”

 

 한호는 담배 연기를 내뿜는 영훈을 무시한 채 혼자 망원경을 들었다. 그는 주어진 임무에 따라 주위를 감시했다. 그렇게 다리 위를 관찰하던 한호는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그는 영훈의 어깨를 툭툭 쳤다.

 

 “영훈아.”

 “아, 또 왜?”

 “담배 끄고 앞에 봐봐.”

 “아, 뭔데?”

 “그냥 잔말 말고 봐봐.”

 “아, 귀찮게 정말.”

 

 영훈은 담뱃불을 대충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별 거 아니면 담뱃값 물어내.”

 

 영훈은 망원경을 들었다. 곧 그의 시선은 다리 맞은편에 고정되었다.

 

 “저게 뭐야?”

 

 다리 끝에 거대한 무언가가 우뚝 서 있었다.

 

 "저거 형태가, 설마 사람 아니야?"

 

 거대한 실루엣은 사람의 실루엣이었다. 여러 명도 아니었다. 단 한 사람이었다.

 

 “와, 저 사람 뭐지?”

 

 검은 실루엣만 보였으나 어둠도 숨기지 못하는 큰 키와 우람한 덩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홀로 서 있음에도 학목대교가 꽉 차 보일 지경이었다.

 

 “위압감이 장난 아니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군인은 영훈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다리 끝에 위치한 사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모든 군인들은 직감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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