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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한식에 반하다
작가 : 씨큐씨큐
작품등록일 : 2022.1.4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요식업계 일인자를 꼽으라면 단연 백한식으로 통한다.
백한식은 신이내린 미각과 특출난 미모 덕에 스타덤에 올랐을진데.
그만 코로나 후유증으로 미각상실이 오고야 말았다!
절대미각을 잃고 언론을 피해 시골로 숨어들어 은둔생활을 시작한 백한식,
동네 중국집 딸내미 정다은에게 그만 정체를 들키고 만다?
여기 본격 먹방 로맨스가 시작될지니.
배고픈 자여, 당장 클릭을 멈추라.

 
최고의 식재료
작성일 : 22-03-12 09:09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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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볶음밥을 위해 무려 김치를 담그다니! 독도팀의 기상천외한 일품 식재료 영상은 계속 되었다.

 순식간에 [집밥 백한식]으로 변신한 화면구성에 영상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육성으로 웃음을 터뜨렸고.

 

 - “오늘은 볶음밥에 최적화된 김치를 담가볼까 합니다. 꼬봉, 준비됐지?”

 - “넵! 배추 절이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짜잔! 먼저 강원팀에서 주신 배추를 이렇게 갈라두고요. 여기에 전남팀에서 주신 천일염으로 간수로 만들어 둘게요. 그리고 여기 배추 줄기가 강한 쪽은 소금을 이런 식으로….”

 

 어설픈 다은의 손놀림에 백한식이 픽 웃었다.

 

 - “꼬봉. 그래가지고 시집가겠어? 김치 담가본 적 없나본데.”

 - “아녜요. 저 매년 부녀회장님 댁에서 같이 김장 한단말예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배추를 절여본 적은 없네요.”

 

 화면을 보던 이장은 ‘하모! 다은이캉 늘상 김장허러 가는디 잘 하제.’ 했으나, 옆에 앉은 수퍼마켙 할머니가 ‘아, 배추 절이는 거는 안 해봤을 기라. 거 요즘은 다 절여진 걸로 사들인다 안카나.’ 했더랬다.

 

 - “이리 줘봐.”

 

 백한식은 익숙하고도 미려한 동작으로 배추들을 소금물에 촉촉히 적셨다. 정신없는 나트륨 세례에도 뽀얀 속살의 배추들은 빳빳이 지조를 잃지 않았는데.

 

 - “이대로 하루면 됩니다.”

 

 화사하게 웃는 한식의 미소에 카메라감독은 적잖게 당황했다.

 

 - “네? 하루요? 오늘은 완성 못 찍어요?”

 - “예. 김장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가 않습니다. 하루 지나야 합니다.”

 - “그럼 저 내일 또 와야 해요?”

 

 당연하다는 표정의 백한식을 보니 감독은 그만 울상이 되었는데.

 어떻게 된게 고작 5분도 안 나갈 일품식재료 촬영은 이렇게 작살나게 고생고생 하며 찍어야 하는 것일까.

 배타는 것은 일상이요, 산도 탔고, 이틀에 걸친 촬영까지.

 고작 5분을 위해서?

 억울함이 치솟는 기분이었다.

 나피디가 ‘아, 우리 카메라감독님하고 이번 작품도 같이 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라고 하던 말에 기분 좋게 웃던 과거의 자신을 멱살잡이 하고 싶은 마음마저 샘솟았다.

 음흉하게 미소 짓던 나피디의 얼굴이 떠오름과 동시에 감독의 다리가 풀렸고, 카메라의 렌즈가 흔들렸는데. 이거 어째 쉬운 촬영이 하나 없구나.

 

 [다음날]

 

 굳이 자막도 넣었다. 카메라 감독의 노고와 애환이 느껴지는 씬이었다.

 감독이 불안하게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 “오늘은 완성 되는거죠?”

 - “그럼요. 걱정마세요. 감독님! 이제부턴 제가 빠싹하거든요! 순식간에 완성하겠습니닷!”

 

 다은이 맑게 웃으며 답했으니, 오늘은 촬영을 끝낼 수 있으리라. 감독은 힘을 내며 촬영에 돌입했다.

 잠시 후 다은이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절인 배추를 들고 화면에 나타났다.

 

 - “간밤에 잘 절여졌는지 확인해야겠죠? 이렇게 잎이 잘 휘어지면 안쪽을 뜯어서 맛을 봐줍니다. 끄악! 짜네요! 크헙!”

 

 정다은이 오도방정을 떨며 물을 마시자, 백한식이 큭큭대며 배추를 흐르는 물에 헹궜다.

 

 - “배추가 잘 절여졌으니 김치속을 만들면 되겠습니다. 꼬봉! 빨리 빨리 준비하자. 감독님 피곤하시겠다.”

 - “넵! 자, 먼저 제주에서 보내주신 무를 썰어보겠습니다!”

 

 감독이 기분 좋게 껄껄 웃는 소리가 오디오에 잡혔다.

 다은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며 무채를 써는 동안 백한식이 배와 사과를 갈았는데.

 채칼보다 빠른 다은의 일정한 칼질에 카메라감독이 적잖이 감동하매, 문득 떠오른 질문을 던지는 감독의 목소리.

 

 - “다은씨, 칼질 엄청 빠르네요?”

 - “많이 했더니 빨라지더라고요.”

 - “둘 중에 누가 더 빨라요?”

 - “네?”

 

 백한식과 정다은이 동시에 감독을 쳐다보았고,

 

 - “한식씨랑 다은씨 둘 중에 누가 더 칼질 잘 하는지 궁금해서요.”

 - “그야, 당연히….”

 

 다은이 한식을 향해 손짓을 하는데 질문 자체에서 자존심이 상한 백한식은 가만있을 수 없을지니.

 

 - “그럼 감독님이 심판 보시죠. 꼬봉, 대결이다!”

 

 김장 하다말고 미니 대결이 시작되었다.

 휴대폰 스톱워치를 화면에 잘 보이도록 위치한 카메라 감독이 큰 소리로 외쳤다.

 

 - “준비! 시…작!”

 

 우다다다다다!

 도도도도다닥!

 

 무 한 개가 모두 채썰려 나가는 시간, 고작 2분 남짓!

 

 [인간인가! 기계인가!]

 

 백한식이 마지막 칼질을 끝으로 채썰린 무를 슬쩍 밀어내니, 제 몸이 썰린 줄 몰랐던 무가 스르륵 흩어지며 균일한 굵기의 무채가 드러나더라.

 다은이 조금 뒤늦게 칼질을 마치고 한식의 도마를 돌아보았는데.

 

 - “끝! 아, 내가 더 느렸어요? 진짜 열심히 했는데.”

 - “에헤. 아직 멀었어. 꼬봉.”

 

 와중에 감탄한 카메라감독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는데.

 

 - “이야. 진짜 대단하세요! 두 분 다 고수 맞네요!”

 

 감독의 칭찬에 헤벌쭉 웃는 다은의 모습을 한식이 다정히 바라보았다.

 

 영상을 지켜보던 신동철이 최향기의 어깨를 톡 치며,

 

 “저 둘이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라고 했으나 향기는 말없이 계속 화면을 지켜봤다.

 

 - “다은씨, 그거 뭐에요?”

 - “오늘 김장하니까 돼지고기 먹어야죠! 우리 촬영 끝나고 김치랑 수육 먹으려고 끓이는 거에요. 히히.”

 

 어째 김치보다 정성들여 수육을 돌보는 느낌이다. 허나 고기를 보고 배가 고파진 카메라 감독은 열심히 화면에 수육을 담았고.

 이 때 백한식이 불쑥 끼어들었는데.

 

 - “자자, 서둘러야 합니다. 꼬봉! 이렇게 노닥거릴 시간 없다. 정신차려야지.”

 - “넵!”

 

 영상은 계속 김치를 만드는 장면으로 넘어갔고. 다은이 찹쌀풀을 쑤는 동안 백한식은 재료들을 늘어놓으며 하나하나 설명에 들어갔다.

 

 - “아까 썰어둔 무채랑 쪽파, 멸치액젓, 고춧가루, 새우젓, 과일은 갈아서 준비해 둡니다. 이제 찹쌀풀이 다 되면 모두 함께 섞어줄 겁니다.”

 - “아이참, 숙수님! 그렇게 찍으면 안되용! 제가 다시 할게요. 감독님 잘 찍어주세요. 아까 썰어둔 제주팀의 무, 서울팀의 쪽파, 경남팀의 멸치액젓, 전남팀의 고춧가루, 충남팀의 새우젓, 충북팀의 사과랑 배를 갈아서 준비했구요. 찹쌀풀로 재료들을 잘 섞으면 속이 완성되거든요? 시간을 조금 주면 서로 잘 엉겨서 섞일거에요. 그러면 이따 여기에 절여뒀던 강원팀의 배추에 속을 채워주고….”

 

 마치 홈쇼핑 모델마냥 재료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어느 지역에서 보내주었는지 재차 강조하는 다은.

 백한식이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 “꼬봉, 오바하지마.”

 - “에에이. 그래도 각 지역의 특산품인데 자세히 소개하면 더 좋잖아요.”

 

 해맑은 얼굴의 다은을 바라보는 한식의 얼굴에서 비죽비죽 웃음이 튀어나왔다.

 카메라감독이 오디오가 빈틈을 타서 근본적인 질문을 날리는데.

 

 - “그런데 왜 김치 만드는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시는 거죠?”

 - “해외 시청자분들을 위해서에요. 한국의 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실 수 있잖아요. 게다가 숙수님이 설명해주시면 쉽고 정확하게 핵심만 쏙쏙 남는걸요!”

 

 까르르 웃는 다은의 밝음이 화면 가득 전해졌다. 이 때를 기다렸단 듯이 백한식이 다은의 코에 고춧가루 양념을 톡 찍어본다.

 

 - “뭐에요?”

 - “아하하! 루돌프!”

 - “앗! 뭐야! 고춧가루죠?”

 

 다은도 한식에게 일격을 해봤지만 가볍게 손목을 훅 잡아채는 백한식.

 

 - “까분다?”

 - “얍!”

 

 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공격에 성공한 다은. 주방 가득 까륵까륵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구나.

 아니. 아까 노닥거릴 시간 없다고 했던 백한식이 맞는건가? 뭐, 어찌되었든 화면에 커플의 그림이 보기 좋으니 감독은 묵묵히 장면을 담을 뿐이었다.

 여느 커플과 다르지 않은 톡닥거림. 서로의 얼굴을 향한 스스럼없는 스킨쉽.

 화면에 고스란히 둘의 애정어린 장난이 몇 초간 담겼고, 영상을 보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얹어질 무렵.

 

 [잠시 후, 세수하고 온 독도팀]

 

 나지막한 자막과 함께 얼굴이 반질반질해진 한식과 다은이 연신 배추에 속을 채우고 있었다.

 

 - “요렇게 잘 여며주면 완성입니다!”

 - “오, 꼬봉 은근히 야무지게 잘 하네?”

 - “헤헤. 우리 독도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 김치로 승부를 띄우겠습니다! 파이팅! 아이 참, 숙수님하고 감독님도 같이 해요.”

 

 다은의 귀여운 질책에 카메라 감독이 되물었다.

 

 - “뭘요?”

 - “파이팅이요. 하나, 둘, 셋!”

 - “파이팅!”

 - “파이팅!”

 - “파이팅!”

 

 모두가 한마음으로 파이팅을 외쳤으니, 촬영본은 거기서 끝이 났으렸다.

 

 영상을 다 본 최향기의 얼굴에 다소 어두운 기운이 깔렸는데.

 

 ‘나피디한테 다은이 분량은 편집으로 많이 날려달라고 해야겠어. 뭐, 어차피 오늘밤에 기사 뜨면 알아서 하겠지만….’

 

 이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신동철은 향기에게 불쑥,

 

 “안 그래? 진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니까.”

 

 하며 지그시 웃었는데.

 그 하얀 얼굴이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최향기의 동공이 살풋 떨렸더라.

 

 “오, 독도팀은 일품식재료로 저 영상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들고 오신건가요?”

 

 김승주 아나운서의 물음에 다은이 맑게 답했다.

 

 “넵! 지금은 아주 알맞게 잘 익었습니다!”

 “대표 초딩입맛으로써 검증 들어가겠습니다. 이거 제가 먹어보면 딱 알거든요? 맛있게 됐는지 아닌지 제가 판가름을 하겠습니다.”

 

 헤헤 웃으며 다가온 김승주 아나운서가 김치를 한조각 맛보더니 눈을 둥그렇게 떴다.

 

 “이야. 마음에 쏙 듭니다! 정말 맛있는데요?”

 “네. 볶음밥 재료로 쓰일거라 속에 젓갈을 많이 쓰지 않았습니다. 과일로 단맛을 살렸기 때문에 깔끔하면서도 지금 딱 먹기 좋게 익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보통 볶음요리 에는 신김치가 더 좋지 않습니까?”

 

 다은이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익힘 정도가 너무 강하면 그냥 김치볶음밥이 될 수 있어요. [중식대첩]인 만큼 한국식 중국요리의 진수를 보여드릴게요.”

 “저희 독도팀의 목표는 한국을 알리는 것에 있습니다. 이 메뉴로 세계에 걸맞은 대한민국의 중식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자신감에 찬 독도팀의 발언에 경북팀은 코웃음을 쳤고,

 

 “거, 긴가 짧은가 대 봐야 안다 아입니꺼.”

 “신소리 해쌀 필요 없디. 진정한 중식이 뭔지 단디 보여줄테니까는, 잘 보고 배우라카이!”

 

 승부욕에 타오르는 무대만큼 응원단의 열기 또한 뜨거워졌다. 목이 터져라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환호성 속에 중식대첩의 결승전 분위기는 끓어올랐고.

 

 “중식대첩 결승전 볶음밥 대결! 여러분의 손맛을 보여주세요!”

 

 한국의 중식이 세계로 뻗어나갈 관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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